외신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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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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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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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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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반

DUMMY

신경전이 치열했다.


19. B반


남산 아카데미는 등위에 따라 반이 갈린다.


최상층 등반을 위해 구성된 정예 S반.

중위층 등반 및 재료수급을 위한 A반.

지원과 짐꾼 및 마석채굴을 위한 B반.


각 반별로 각각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S반.


최상층을 목표로 등반하는 정예 도전자.

그만한 명예와 보상이 따른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죽을 수도 있다.

빈말이 아니다.

초기 도전자 중.

최상층에 도전하며 살아남은 도전자는 30%정도.

생존율 3할이다.

그 하위층에서도 수많은 도전자가 죽어 나갔다.

지금은 그나마 아카데미의 등장으로 나아진 거다.

이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피로 쌓아 올린 것들.

탑 등반은 상상 이상으로 위험하다.

그럼에도 도전자라면 모두 꿈꿔보는 이상향.

국가 권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A반.


30층 이상부터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에는 수많은 재료가 필요하다.

재료들은 오직 탑에서만 수급 가능.

하지만.

탑 입장에는 한도가 있다.

누군가는 재료 수급을 위해 탑을 돌아야 한다.

그런 이들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클래스.

중간 단계의 리스크.

일반 회사원이 꿈 꿀 수도 없을 정도의 연봉. 

정부의 예상 목표치에 따르면.

10년간 활동했을 경우.

생존율 70% 목표.

분명 위험이 있으나 훨씬 안정적이다.

전문직 고위 공무원 느낌.


B반.


내가 배속된 반이다.

탑에 대한 개념과 상식을 알려준다.

또한 정예 도전자 팀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

마석채굴을 위한 기초 상식을 배울 수 있다.

이후에는 공무직에 지원할 수도 있다.

부모님께서 강추한 곳이 바로 여기다.

그래서 지원했다.


이런 교육이 필요한 걸까 싶기도 하지만.

원래 최다 사상자는 저층에서 발생했다.


고블린 다섯 마리가 우습게 보이냐고!

나도 죽을 뻔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B반의 창설 이후.

저층 도전자 사망률이 크게 줄었다.

이제는 생존율 95% 이상.

죽을 일이 거의 없어졌다.

안정적인 공무원 느낌.


결국 무지가 곧 재앙이다.

내가 아카데미에 지원한 이유기도 하다.


또한 아카데미 생도의 특권.

기록 보관실 이용 권한.

분명 탑 등반에 도움이 될 거다.


주위를 둘러봤다.


유명한 녀석들은 전부 다른 반에 배치돼 있다.

여기에 있는 녀석들은 대부분 공무직 준비생.


마음이 편했다.

쓸데없이 갈등 빚을 일이 없어서.


상위 반으로 올라갈수록 경쟁이 심해진다.

개인이 국가사업의 핵심이 되는 거니까.


정부와 기업의 후원 자리는 유한하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 직속 기관 협회.

그리고 일성 그룹.

이 두 곳의 경쟁률이 가장 높다.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일성 그룹의 지원이 확정된 한여름.


그때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같은 반 학생. 짐꾼 지망생. 민병수.


"너는 뭔 생각을 그렇게 하냐?"

"그냥."

"흐흐, 실없기는. 우리는 이제 적당히 서포터 역할이나 하면 돼."

"그렇지."


아주 싱글벙글한 모습.

그래.

보통 저런 모습이지.

졸업하기만 해도 공무직은 보장되니까.

하지만 나는 녀석과 목표가 조금 다르다.

목표는 탑 정상 등반.

정작 내가 할 일은 많지 않아 보이지만.

아무튼.

마냥 긴장을 놓을 수만은 없다.


수업은 그저 그랬다.


유튜브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정도.

뭐, 이제 첫 수업이니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말했다시피.


중요한 것은 기록 보관실.

그곳에 진짜 정보가 있다.


적당히 수업을 넘기고 점심시간.

백희와 약속한 장소로 이동했다.


* * *


교수 식당.


교수 전용 식당이다.

학생들에게도 개방돼 있다.


다만 학생 식당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문제 될 건 없었다.


백희가 보인다.

다가서며 외쳤다.


"윤 교수님!"

"히히, 이신 학생 어서 와요."

"점심 먹으러 갈까요?"

"그래요!"


아카데미에서는 존댓말을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입장차이는 무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주위 분위기가 심상찮다.


-윤 교수님은 항상 점심 혼자 드시지 않았나?

-가만 보니 저거 신입생 아니야?

-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윤백희 교수님 설마···!


무시하려 해도 말들이 쏟아진다.

쉽지 않네.

뭐라도 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던 그때.

햇살을 등지며 나타난 한 남자.

마치 머리에 헤일로를 쓴 것 같다.


"다들 여기서 뭐 하나. 방해되게."

"어, 박제우 강사님?"

"와. 진짜 박제우 강사님이다!"

"대한민국의 영웅! EX+ 등급 달성자!"


박제우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분위기가 역전됐다.

대한민국 도전자 버프가 개기였다.

유명세를 떨치던 박제우의 인기가 하늘을 뚫었다.


그 와중에도 박제우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할 뿐.


단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인기는 더욱 불어났다.

지금 아카데미에서 박제우의 존재감은 신과 동격.

아니 어쩌면 그 이상.


우리에게 쏟아지던 관심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박제우를 따라 모든 이들이 넘어갔다.

박제우 그는 진정 신인가?

왠지 또 도움을 받은 기분.

하지만 넘어가선 안됀다.

크르릉!


나를 보며 싱긋 웃어 보이는 백희.

가지런한 치아가 돋보인다.


"후후, 잘됐네요."

"그러게요."

"사실, 나는 상관없었는데."

"네···?"

"아니에요~ 배고프겠다. 우리 밥 먹으러 가요."

"네, 네 그렇죠."


오성급 호텔의 조리사들을 모셔 왔다던가?

교수 식당의 음식 퀄리티는 훌륭했다.


백희와 둘이서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내던 중.

슬쩍 식판을 들고 다가오는 학생들.

후 또 누가 이렇게 방해를···.

한여름과 아이리였다.


"안녕하세요. 윤 교수님?"

"어, 여름 학생. 옆에는 아이리양?"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리.

며칠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녀석이 나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일단 어떻게 넘기긴 했는데

글라키가 잘 처리했으려나.

아니면.

설마, 아직 나를 기억하려나···?

꿀꺽.

목울대가 넘어갔다.

그것을 알아챈 백희.


"흐응, 이신이 혹시 그런 취향?"

"응? 그게, 무슨?"


백희가 눈매를 좁힌다.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닌가?

너무 당황해서 반말이 튀어나왔다.


한여름이 아이리를 감싼다.

그리고선 나를 째려보더니.


"말해두겠는데. 아이리는 안돼!"

"···너는 또 무슨."


너는 나랑 알면 얼마나 안다고!

당장 며칠 전에 그 녀석이 나를 죽이려 했다고!

당연히 말할 수는 없었다.

한여름이 믿을 리도 없고.


세트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혹시 모르니.

반응을 한번 살펴볼까?


"김이신···?"

"그래, 안녕?"

"으응, 그래. 아, 안녕."


뭐야.

왜 저래?


나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한다.

거기까지는 성공적이었다.

거기까지는.

그런데.

저 모습은 뭐지?

얼굴을 붉히고.

수줍게 고개를 숙여 보이는 아이리.

안돼.

안된다.

여기서 너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흐응."

"흐음."

"뭡니까. 다들?"


백희의 눈매가 더욱 가늘어졌다.

이제 곧 흉기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


한여름의 얼굴에 혐오가 깃들어 있다.

너는 대체 뭐냐고···!


아이리는 무슨 일인지 영 반응이 없다.

글라키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등어리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때 백희의 입이 열리더니.


"아냐, 그냥. 이신이 인기가 참 많다 싶어서."

"너 우리 윤교수님 울리면 가만 안 둘 테니까."

"아이리랑은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러는 너는 뭔데 참견하는··· 아니, 백희를 울리겠다는 게 아니고···."


왜 내가 변명하는 것 같지?

그때 한여름이 흥분해서 입을 열었다.


"나? 내가 누구냐고? 윤 교수님 팬클럽 회장. 그러니까 진짜 너 윤 교수님 울리면 가만 안 둬!"

"응, 뭐?"

"와, 여름 학생이 제 팬클럽 회장이라고요?"

"···네."


이번엔 한여름이 얼굴이 빨개지더니.

그대로 고개를 숙여 보인다.


난장판이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뭘 어떻게 해결해.

되겠냐?

그냥 철판 깔아.


"밥이나 먹죠."

"후우, 쉽지 않네."

"점심시간은 금방 지나가니까요."

"응."


다행히 모두 동의했다.

그런데, 아이리.

정말 왜 그러는 거야!


* * *


몇 분 전.

A반.


따라란-.

"그럼, 수업을 마칩니다."


사라진 며칠간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바람의 정령도 여전히 응답하지 않는다.

결국 이 상태로 등교할 수밖에 없었다.

바무트는 무관심했다.


'저, 바무트···.'

'뭐? 어차피 별일 없었잖아?'

'그, 건··· 그렇지.'

'언젠간 돌아오겠지 뭐.'

'···.'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이?'


알 수 없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다만 흐릿한 얼굴만이 자꾸 떠오른다.

검은 머리 외국인···.

그의 따뜻한 품속에 안기고 싶다.

어째서? 그런 생각이.


'으윽.'


기억을 짜내려 하면 목덜미가 아려온다.

마치, 그저 받아들이라 말하는 것 같다.

이 혼란스러운 마음은 뭘까?

자꾸만 생각하게 됀다.

집착하게 됀다.

몰입.

복속.

복종.

찬미.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저어···. 아이리? 혹시 점심 같이 먹으러 가지 않을래?"

"아, 네. 그래요."


그녀를 알고 있다.

한여름.

아카데미 수석 입학생.

다가가기 무서워 보였는데.

생각보다 착한 아이일지도.

뭐, 괜찮겠지.

그녀를 따라 식당으로 갔다.


교수 식당.

제법 훌륭한 메뉴들.

본국의 5성급 호텔과 비교할만하다.

대한민국.

그저 마석 강국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조금 호감이 간다.


배식을 마치고 그녀와 이동.

어떤 남녀 앞에 멈춰 선 한여름.

말을 들어보니 교수님인 듯 하다.

인사를 해야.

그때.

그 순간.

팟-

'아읏.'

스아아.

키시싯.

손에 힘이 풀려 식판을 놓칠 뻔했다.

뭔가 기억난 것 같기도 하고.

대체 뭐지?

한여름 너머에 있는 이들을 살핀다.

예쁘장한 젊은 여성.

한여름의 눈빛이 동경으로 가득했다.

저 사람이 교수?

나랑 나이 차이도 많지 않아 보이는데.

역시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이 많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앉아있는 남자.

두근.

두근.

두근.

화아악.

뭐, 뭐지 이게?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요동치는 심장박동.

도저히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아!

고개를 숙여본다.

내가 왜 이러지?

아무래도 건너편의 남자가 문제.

그 남자의 얼굴을 바라본 것만으로 감정이 요동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김이신.

김이신.

김이신.

키시싯···!

읏.


"김이신···?"

"그래, 안녕?"

"으응, 그래. 아, 안녕."


그저 그의 이름을 내뱉는 것만으로.

깊은 곳에서 달콤한 향기가 터져 나왔다.

하앗.

아찔한 느낌.

그의 발끝에 입 맞추고 싶은 욕망을 간신히 참아낸다.

어쩌면 고문과도 같은 시간.

그녀가 지금까지 품어왔던 세상의 기준이 변화한다.

바람은 떠났고 남은 것은 타오를 듯한 욕망이었다.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

목덜미가 서서히 달아올랐다.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

하읏.

달뜬 숨이 터져 나왔다.


무언가 이상을 느낀 한여름이 나를 부른다.

하지만 무어라 답하기 어렵다.

그저 머릿속에 한명의 이름이 되뇐다.

김이신.

김이신.

김이신.

아.

나의 주인님.


"아이리···?"

"김이신.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네? 그, 그게 무슨?"

"아이리양···?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신이가 당신한테 무슨 짓이라도?"

"아, 아니 백희야 진짜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존댓말."

"윤 교수님···."


얼빠져 보이는 사내의 모습.

하지만 그 모습조차 사랑스럽다.

그래서.

머리보다 몸이 앞섰다.

스윽.

콰당.


"흐이익, 이, 이게 무슨."

"김이신."

"헤에?"

"이신씨···.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아, 아니. 저는 아무것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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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남산 아카데미 +1 24.09.08 84 4 12쪽
7 국가 정상 회담 +2 24.09.07 95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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