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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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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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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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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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04화

DUMMY


정우가 나간 후, 황재국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그냥 저렇게 맡겨두시게요? 그러기엔 사이즈가 너무 큰데?”

“감독이랑 통화까지 다 끝냈어. 일단 촬영 올스탑 하고 대체 배우부터 찾자더라. 자기도 알아볼 테니 우리 쪽에서도 후보 좀 추려달라고.”

“최경수 감독이 그랬어요? 같이 알아봐 달라고?”

“어. 상황이 이렇게 됐으면 1순위, 2순위 그딴 거 따질 때는 아니니까. 일 터지기 전에 당장 배우부터 교체해야지.”


보통 주연급 정도의 배우들은 감독이 직접 고르고 컨택까지 도맡아 한다.

이미 시나리오를 집필할 때부터 머릿속에 염두에 둔 후보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돼버리면 차순위 같은 걸 따질 수가 없게 된다.

일단 배우들은 자존심이라는 게 있어서 남에게 먼저 갔던 시나리오는 거부감부터 느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건 이미 크랭크인까지 진행된 작품.

그런 작품에 선뜻 출연하겠다고 나설 주연급 배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여주 원톱은 아니라는 거지. 인지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연기력만 된다면 얼마든 소화가 가능한 롤이니까.”

“최 감독은 신인급이어도 상관없대요?”

“일단 선입견 없이 각자 추려보자더라. 이세련처럼 숨어있는 원석을 발견할지도 모르는 거니까. 이거 최 감독이 직접 얘기한 거야. 정우한테 맡겨보자고 한 거.”

“아, 그래요? 최 감독이 그랬어요?”

“연극판에 있던 이세련을 끄집어낸 게 정우였잖냐. 그때 가장 큰 수혜자가 바로 최 감독이었고. 이번에도 안목을 한번 믿어보자는 거지. 어쨌든 최종 오디션은 최 감독이 직접 볼 거니까.”


그제야 수긍하는 반응을 보이는 황재국.

감독이 먼저 부탁을 해온 거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그나저나 대표님. 차 키를 그렇게 쉽게 내주세요? 직원한테?”

“필요하다잖아. 일분일초가 급한 상황인데 언제 대중교통 타고 돌아다녀?”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무려 더블R 이잖아요, 롤스로이스! 그거 5억도 넘는 찬데?”

“일만 해결할 수 있다면 5억이 아니라 50억짜리라도 내주지. 지금 그깟 차가 대수냐? 하마터면 회사 문 닫을 뻔했는데.”


전자담배를 꺼내며 그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생각해 봐라. 정우 아니었으면 우리 이거 기사 터지고 나서 알았을 건데, 그때 가서 수습이 됐겠어? 그때 가선 촬영도 다 끝난 상태였을 텐데.”

“......”

“제작비는 제작비대로 다 쓰고 개봉은 하지도 못하는 뭣 같은 상황이었을 거다 이 말이야. 유부남이랑 불륜 저지른 여배우가 출연한 영화를 누가 보고 싶겠어? 안 그래?”

“그거야 그렇지만.”

“우리 입장에선 진짜 하늘이 도운 거다. 아직 기자들도 모르는 일을 정우 그놈이 먼저 알아내서 알려준 거 아니냐. 그걸 토대로 한재아도 추궁할 수 있었던 거고.”


백 번, 천 번을 생각해 봐도 이건 하늘이 도왔다고밖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정우의 정보력이 아니었다면 회사는 백프로 문을 닫았을 거니까.

이번 영화의 제작비 절반을 에이엠에서 투자한 만큼 실패는 곧 부도와도 직결되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알잖아? 내가 이 회사를 어떻게 차렸는지.”

“알죠. 회사 물려받으라는 것도 마다하고 유산까지 땡겨서 설립하신 거잖아요. 강남에 있는 꼬마 빌딩 하나만 받겠다고 하고.”

“그래. 그거 팔아서 겨우 직원 열 명도 안 되는 회사 운영하고 있는데, 그동안 위기가 몇 번이나 있었냐? 정우 저놈 아니었으면 진작에 여기 문 닫았을 거다.”


그 말에 황재국은 순순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주연 배우의 하차로 영화가 엎어질 뻔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때 정우가 이세련 프로필 내밀었을 때 너 뭐라고 했냐. 영화 망하게 할 일 있냐고 했지? 인지도 하나도 없는 애를 데리고 와서 어쩌자는 거냐고.”

“아이, 그거야 상황이 그랬잖아요. 뭐 저만 그랬나? 오디션 보기 전까진 전부 다 반대했었지.”

“어쨌거나. 걔 연기하는 거 보고 다들 마음 돌리고 결과까지 퍼펙트하게 이뤘잖아. 그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고.”

“예, 뭐. 결과적으론 그렇게 됐죠.”

“정우 그놈, 보통 놈 아니다. 걔 머릿속엔 어마어마한 데이터들이 박혀있어. 아주 이 바닥을 꿰뚫고 있는 수준이지.”

“데이터요? 무슨 데이터요?”

“프로필 데이터 말이야. 언제 한번 저놈이 일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컴퓨터에 수백 개도 넘는 프로필이 저장돼 있더라. 그것도 직접 발품 팔아 엑셀로 쫙 정리까지 해두고.”

“엑셀이요?”

“쟤는 이 일에 백프로 진심인 거야. 다른 건 몰라도 캐스팅 쪽으로는 믿고 맡겨도 된다 이 말이지. 사람 보는 안목은 애초에 타고난 것 같으니까.”


그 말과 함께 강기찬이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재능에 노력까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


부으응-


회사를 나와 정우가 향한 곳은 경기도였다.

한 시간 넘게 가야 했기에 슬쩍 차 얘기를 꺼내본 거였는데.

이렇게 순순히 내줄 줄은 몰랐다. 그것도 무려 롤스로이스를!

처음엔 기대 반, 긴장감 반으로 주행을 하던 정우는 결국 얼마 못 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연비 자체가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법카 안 받아왔으면 큰일 날 뻔했네. 대체 이런 걸 어떻게 타고 다니는 거야.”


이건 뭐 거의 기름을 잡아먹는 괴물이었다.

물론 이런 차를 타는 사람들이 그런 걸 걱정하겠냐마는 쭉쭉 깎이는 계기판을 보고 있자니 탄식만 내뱉어졌다.

고가도로에서도 이 정도인데 대체 도심에선 얼마나 먹는다는 건지.

그래도 역시 좋은 차라 그런지 승차감은 이루 말할 데가 없었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찍어둔 장소에 도착하자 정우는 옷매무새부터 정리했다.

사실 정우는 살면서 딱 한 번 찝찝한 기억이 있었다.

인연의 빛이 흘러나오는 걸 보고도 그냥 무시해 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땐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간 시상식에서 한 여배우에게 초록빛이 흘러나오는 걸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와 엮일 만한 일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혹시 몰라 한동안은 계속 예의주시했는데 그럼에도 별다른 징조는 없었다.

제작사나 투자사 등에서 그녀의 이름이 나왔던 것도 아니었고, 이미 그 당시엔 촬영이 진행 중인 작품까지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절대 그렇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인연이었던 거다.

한 번의 생을 마감하고 돌아오니, 그때 그 빛이 왜 흘러나왔는지를 확실히 알 것 같으니까.


“그걸 무시한 대가가 백수 신세로의 전락이었지.”


그 빛을 보고 몇 달 뒤에 그 일이 터진 거다.

한재아와 이규만 감독의 불륜 스캔들이.

만약 그때 그 빛을 더 따라다니고 집요하게 파헤쳤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졌을 텐데.

대체 왜 빛이 사라지지 않는 건지를 찾다 보면 결국엔 진실에 도달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녀 또한 충무로에선 내로라하는 주연급 여배우 중 하나였기에.


그 스캔들이 터지고 다시 본 그녀에게선 빛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정우의 기억에서도 점차 사라져갔다.

정우에게 인연의 빛이란 그런 알고리즘인 것이었다.


“어서 오세요! 수강 등록하시려고요?”

“네. 남자도 등록 가능하죠?”

“아휴, 그럼요! 요즘은 남자분들도 얼마나 편하게 찾아주시는데요. 원하시는 수강 타입 보시고 편하게 선택해 주세요.”


몇 개의 타임 테이블이 있긴 했지만 정우는 고민 없이 맨 위에 있는 걸 골랐다.

어차피 한 달만 하고 말 생각이었으니까.

상담을 마치고 카드를 내밀며 정우가 물었다.


“혹시 오늘도 바로 가능한가요? 제가 몸이 안 좋아서 온 김에 바로 받고 갔으면 하는데.”

“아, 오늘요? 으음. 지금 들어가는 레슨이 마지막이긴 한데......”


곤란한 듯 데스크 직원이 안쪽을 살폈다.

그런 뒤 선생님께 물어보고 온다며 잠시 자릴 비웠다.

유리문 사이로 둘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는데, 자동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컥, 이건 또 뭐야?’


사실 정우가 이곳을 찾은 건 다분히 의도된 일이었다.

이미 지난 생에 그녀를 조사하다 그녀의 유일한 스케줄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망함을 감수하고서까지 이곳을 직접 찾은 거였는데.

다시 본 그녀에게선 더 이상 초록빛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왜 갑자기 바뀐 거지? 조건부로?’


자신이 한 일이라곤 미래 정보를 이용한 것밖에 없다.

6개월 뒤에 터질 스캔들을 미리 알고 빨리 움직인 것뿐.

그런데 황금빛에 가까울 정도로 빛났던 그녀의 색상이 이젠 노란색이 되어 있었다.

즉,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연이 될지 말지가 결정된다는 것.

조건부 인연은 항상 뭔가의 대가를 지급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


“아, 안녕하세요?”


당황한 나머지 빤히 쳐다만 보고 있자 그녀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자신을 알아봤다고 생각했는지 신발을 벗으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저도 여기에 다니고 있거든요. 유일한 취미가 이거라.”

“아, 안녕하세요. 실물로 보니 훨씬 예쁘시네요.”

“그래요? 그런 말 많이 듣기는 해요. 왜인지 모르겠는데 다들 화면이 더 크게 보인다더라고요?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크진 않는데.”

“실제로도 크신 것 같은데요? 저랑 별 차이 없어 보이세요.”

“네에? 말도 안 돼요! 180은 훌쩍 넘으시는 것 같은데.”


지금 정우의 앞에 서 있는 건 배우 최지아였다.

이맘때쯤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그 정도로 연기력뿐 아니라 흥행력까지 겸비한 배우고 지금껏 활동을 해오며 논란 한번 일으킨 적이 없는 배우였다.

아마도 그래서 빛이 났을 터.

한재아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대체할 사람으로 그녀만큼 완벽한 여배우는 없었을 테니까.

그 당시엔 한재아를 몰랐기에 생각조차 못 했던 일이지만.


“아, 마침 오셨네! 안 그래도 선생님이 오시면 직접 여쭤보는 게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한테요? 뭘요?”

“이분이 오늘 수강 등록을 하셨는데, 바로 레슨을 받을 수 있겠냐고 하셔서요. 근데 최지아 씨는 항상 일대일로만 해오셨어서.”

“아.”

“몸 컨디션이 좀 안 좋다고 하시네요. 근데 하필이면 딱 마지막 타임밖에 안 남아서.”


그 말에 최지아의 시선이 다시 정우에게로 향했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싱긋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같이 해요 그럼. 필라테스 복장은 챙겨 오신 거죠?”




작가의말

빠른 시일 내로 연재 시간을 확정짓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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