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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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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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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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08화

DUMMY


“상황 봐서 내가 종업원을 밖으로 내보낼 거야. 그럼 그게 사인인 줄 알면 돼.”


청담동 샵에서 서정아가 정우에게 했던 말이다.

만약 정우의 제보가 모두 사실로 판명이 나면 접객부 한 명을 가게 밖으로 내보내겠다는 것.

그리고, 여성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남성들이 우르르 지하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나 보네.’


대기하던 마약 수사팀이 현장을 급습한다는 건 정우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적중했다는 의미였다.

즉, 그 안에서 마약이 나왔다는 것.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건 여대생의 제보 덕분이었다.


“처음엔 간단한 심부름만 하면 된다고 했어요...... 대화 기록이 안 남도록 어플로 대화를 하자고. 그러다 점점 페이가 세졌던 거고요......”


오재식의 설득 끝에 의뢰인의 여자친구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SNS로 구승학이 먼저 연락을 해와 간단한 심부름제안을 했다고 했다.

한두 시간만 내주면 수십만 원을 벌게 해주겠다고.

심부름이란 지정된 장소에 가서 물건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러다 그 물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추가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이왕 돈 버는 거 더 쉽게, 더 많이 벌어볼 생각은 없냐고.

그렇게 시작된 게 접대였고, 그녀 말로는 끝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상대가 중국 사람들이라 무서운 마음에 거절을 했다는 것.


그때 정우는 팍 느낌이 왔다.

이건 백퍼센트 마약이 끼어있고, 굳이 한국까지 와서 술을 마시는 이유도 그것 때문일 거라고.


“나왔어요! 저거 구승학 대표 아닙니까?!”


그때, 오재식이 입구를 가리켰다.

시선을 돌리자 형사들에게 연행되어 나오는 구승학이 보이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망연자실한 얼굴.

그의 뒤를 이어 다른 사람들도 줄줄이 끌려 나왔고, 그들은 격하게 반항을 해대고 있었다.


“니 찌다오 워 스 수웨 마?! 어?!”

“삐 쭈에 빠! 닥치고 그냥 순순히 가자잉? 괜히 느그 나라 망신시키지 말고.”


준비된 승합차 안으로 종잇장 구겨지듯 들어가는 일당들.

문까지 닫히고 나자 그제야 서정아가 계단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이, 한정우!”


티끌 하나 다친 곳 없이 무사한 모습을 보자 그제야 정우도 안심이 됐다.

그녀가 웃으며 정우에게로 다가왔다.


“고맙다? 네 덕에 나도 첫 실적을 내게 됐네.”

“다친 덴 없고? 종업원이 엄청 급하게 뛰어나오던데.”

“살짝 손목이 꺾이긴 했는데, 그 정도야 뭐. 내가 경찰이란 거 알고는 갑자기 양주병을 들더라고? 뒤질라고.”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싸웠어?”

“바로 엎어치기로 테이블 위에 내던져버렸지. 덩치도 나만 한 게 어디 한국 경찰 무서운 줄도 모르고. 그 뒤론 선배들이 한방에 진압했어. 증거도 무사히 확보했고.”

“마약?”

“응. 네 말대로 들어가자마자 마약부터 꺼내더라. 내가 중국어 할 줄 아는 것도 모르고 지들끼리 신나서 떠들더라고. 코로 막 흡입해 대면서.”


참고로 서정아는 4개 국어를 할 줄 안다.

중국어뿐 아니라 영어와 스페인어까지.

애초에 부모님이 두 분 다 검사이니 머리 자체는 타고난 녀석이었다.


“이놈들 이거, 상습적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놈들이더라고. 이 짓거리 하려고.”

“이 짓거리?”

“마약 말이야. 중국에서 하면 최대 사형이니까 지들 나라에선 못하고 일부러 비즈니스 핑계로 들어오는 거지. 여기선 술이며 여자며 마약이며 다 알아서 준비해 주니까.”

“구승학 대표가?”

“응. 그놈들이 중국 쪽 방송은 꽉 휘어잡고 있나 보더라고. 들어 보니까 소속 배우들을 중국 드라마에 꽂으려는 것 같던데? 아는 이름도 나오고 모르는 이름도 나오는 걸 보면.”


중국 시장이 돈이 된다는 건 이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쪽과 그쪽은 출연료 자체가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은 또 아니다.

땅이 넓은 만큼 경쟁도 어마어마한 게 사실이니까.

그걸 뚫는 전략으로 구승학은 이런 식의 방법을 택한 것이었다.


“아무튼 고맙다. 이럴 땐 또 경찰 친구 있는 게 도움이 되네.”

“덕분에 나도 재밌는 경험했지 뭐. 내가 또 언제 청담동 샵에 가서 분장 받고 저런 술집엘 들어가보겠냐? 추억 하나 쌓은 셈이지.”

“그래도 용케 참았네? 손모가지 하나는 부러뜨리고 나올 줄 알았더니.”

“그러려고 했는데 조서는 써야 하니까 꾹 참았지. 아주 부글부글 끓는 걸 간신히 참았다.”

“하하.”


의뢰인의 여자친구에게 부탁해 구승학에게 서정아를 소개시켰었다.

돈이 필요한 친구인데 하루만 대신할 수 없겠냐고.

워낙 학창 시절부터 인기가 있었기에 외모만으로도 단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거기에 청담동 샵에 가서 분장까지 받았으니 정우도 놀랄 정도로 예뻤다.

당장 영화 오디션에 지원해도 합격하겠다 싶을 만큼.

찰랑거리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서정아가 정우를 바라봤다.


“아, 그리고 네가 부탁했던 거 말이야.”

“아, 응.”

“알아냈어. 그 대표라는 작자가 뭘 약점으로 쥐고 있었는지.”

“그래?”


구승학의 체포보다 정우가 더 기다리고 있던 게 바로 이거였다.

대체 그가 뭘 쥐고선 최지아를 협박했던 건지.

그래서 가능하다면 거기까지 알아내 달라는 부탁을 미리 해둔 거였는데.

다음 말을 기다리는 정우에게 서정아가 입을 열었다.


“그게 뭐냐면.”



*


“한정우 씨!”

“아, 네. 제가 너무 늦은 시간에 찾아왔죠?”

“늦긴요. 이제 막 저녁 먹으려던 참이었는데.”

“저녁을 지금요? 9시가 넘었는데?”

“저희 집은 좀 늦게 먹는 편이에요. 엄마도 저도 야행성이라.”

“아.”

“그나저나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오겠다고 해서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거든요. 작품 제안 건은 지난번에 얘기가 다 끝난 걸로 아는데.”


완곡한 거절로 이번 작품은 못 하겠다고 의사를 비췄던 최지아다.

그 이유도 설명을 했었고.

그래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야심한 밤에 찾아오겠다고 해서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그게, 상황이 좀 달라져서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논의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상황요? 무슨?”

“아직 못 들으셨겠지만 구승학 대표가 경찰에 체포가 되었습니다. 아마 높은 확률로 며칠 내로 구속이 될 거고요. 현행범으로 체포가 된 상황이라.”


그 말에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뜨는 최지아.


“네? 아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대표가 체포가 됐다니?”

“중국 쪽 사람들에게 접대를 하는 과정에서 마약이 발견되었어요. 양도 상당했고요. 구 대표가 직접 구매했다는 내역까지 드러나서 구속은 면치 못할 겁니다.”

“하, 무슨.”

“알고 계셨던 거 아닌가요? 지난번에 그런 뉘앙스로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최지아가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다.


“아뇨. 저는 비즈니스 자리에 자꾸만 소속 아티스트들을 데려가려고 해서 그랬던 거예요. 더군다나 신인들에겐 더 강요가 심했고. 그 꼴을 보기 싫어서 나가겠다고 했던 거고요.”

“아.”

“그런데 마약이라니. 그건 정말 생각도 못 했던 일이에요.”


하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은 떠올릴 수가 없다.

전 세계가 금지시키고 있는 게 바로 마약이라는 물건이니까.


“구승학 대표 본인도 투약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그동안 상습적으로 그런 짓을 벌여온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아마 기사가 터지고 나면 회사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사실이라면 당연히 그렇겠죠. 대표라는 작자가 회사 얼굴에 먹칠을 한 거니까. 어쩌겠어요, 지금이라도 멈추게 된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제가 걱정되는 건 혹시나 최지아 씨에게도 피해가 갈까 싶어서입니다. 말씀하셨던 대로 접대 자리에 한 번이라도 응했다면.”


정우의 얘기에 최지아가 걱정말라며 단호히 고갤 내저었다.


“전혀요. 애초에 구 대표랑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게 그것 때문인데요. 그쪽에서 절 보길 원했는데 제가 거절했거든요. 보고 싶으면 해가 있을 때, 낮에 식당에서 보자고. 그건 또 싫다더라고요? 그쪽에서.”

“아.”

“그러니 저랑은 전혀 엮일 것도 없어요. 어차피 계약 기간도 4개월밖엔 안 남았고.”


그렇다면 다행이다.

혹시나 작은 교류라도 있었다면 기자들이 어떻게 물고 늘어질지 모르니까.

한 번의 동석만으로도 온갖 기사들을 써댈 거고 사람들은 그걸 가지고 수많은 추측과 루머들을 양산했을 터.

해명을 해 봐야 이미지는 회복이 안 될 거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을 더 알게 됐는데. 아무래도 구 대표가 최지아 씨의 약점을 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를 찾아온 진짜 목적을 얘기하자 그녀의 표정이 또 한 번 크게 바뀌었다.


“약점요? 무슨......”

“최지아 씨 몰래 그동안 탈세를 저질러왔던 것 같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걸 터뜨릴 생각을 하고 있었고요.”

“네? 제가 탈세를요? 말도 안 돼요! 제가 왜.”

“믿기 힘드시겠지만 사실입니다. 광고 개런티 입금 시기와 상여금을 이용해 그동안 매년 신고를 누락시켰더라고요. 만일 최지아 씨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그걸 국세청에 제보할 생각을 갖고 있었고.”

“하. 무슨.”

“검색을 해보니까 몇 년 전에 모범납세자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으셨더라고요? 아마도 그걸 노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모범 납세자였던 연예인이 사실은 수년간 탈세를 저질렀다면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회사도 피해를 보는 거 아닌가요? 다 같은 세무사를 쓰는데?”

“회사는 기껏해야 추징금 얼마 내고 마니까요. 연예인은 이미지라는 게 있지만 회사는 그런 게 없습니다. 애초에 작정하고 준비를 했던 거죠.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올 것을 대비해서.”


사실 정우도 서정아에게 이 얘길 듣고는 의아했었다.

지난 생에 그런 기억은 전혀 없었으니까.

아마도 기억을 못 했거나 그게 아니라면 그걸 빌미로 최지아에게 직접 브레이크를 걸었을 확률이 높다.

덮어줄 테니 몇 년간은 다른 곳과의 계약을 막는 식으로.

그만큼 연예인에게 있어 이미지는 어마어마한 거니까.


“하아, 잠시만요. 갑자기 충격적인 얘기들을 한꺼번에 들으니까 너무 복잡해서......”


손바닥으로 이마를 덮으며 최지아가 혼란스러운 얼굴을 보였다.

그녀로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만약 정우가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을 테니까.

그로 인한 파장과 피해가 얼마나 클지는 안 봐도 훤했고.


“그런데 한정우 씨는 이걸 다 어떻게 알아낸 거죠? 아직 기사로 나오지도 않은 소식을. 소속 아티스트인 저조차도 모르는 사실을 말이에요.”

“음, 실은 그게 말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선 솔직히 얘기를 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오재식이라는 명분이 있었으니까.

거기에 마침 든든한 경찰 친구도 두고 있었고.

캐스팅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어필하기 위해 정우가 천천히 입술을 뗐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어디선가 목소리 하나가 불쑥 끼어들었다.

그러곤 어둠 속에서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녀의 입 밖으로 나온 말에 정우는 그대로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한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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