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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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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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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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18화

DUMMY


걸어오는 남녀에게서 보이는 두 개의 빛.

하나는 그토록 기다리던 초록색 빛이었고, 또 하나는 그와는 정반대되는 색상이었다.

바로 검은빛.

두 개의 빛이 동시에 보인 경우는 처음이라 정우의 표정도 짐짓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 저 사람은?’


멀리서 볼 땐 몰랐는데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그중 한 사람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정확히는 왼쪽 편에 서 있는 여자.

뮤지컬계에선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윤경아라는 배우였다.


“언니, 진짜 존예예요! 저 이거 커뮤에 올려도 돼요?”

“저도, 저도요! 언니 사진 예쁘게 보정해서 별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그렇다고 너무 심하게 보정하면 안 된다? 그럼 오히려 욕 먹어.”

“에이, 걱정마세요! 얘 별명이 셀기꾼이거든요! 진짜 티 안 나게 잘할 거예요.”

“맞아요. 저 셀기꾼이에요. 흐앙, 언니 영화 개봉하면 저희 진짜 꼭 보러 갈게요! 꼭이요!”

“그래, 땡큐. 그럼 재밌게들 놀아. 안녕!”

“네에!”


입구에 서 있던 정우에게로 최지아가 다가왔다.

그런 뒤 조금 전에 찍은 스티커 사진을 건네며 말했다.


“우리의 첫 추억이니까 이거 절대 버리면 안 돼요? 나중에 제가 확인해 볼 거예요.”

“아, 네.”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어요? 표정은 또 왜 그렇고.”


어딘가 달라진 듯한 정우의 모습에 최지아의 시선도 밖을 향했다.

그러다 갑자기 눈동자를 키우더니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경아야! 윤경아!”

“어? 언니!”


최지아와 눈을 마주친 윤경아가 똑같이 반가운 얼굴을 하고선 손을 흔들었다.

뭐지? 두 사람이 원래 아는 사이였나?

윤경아가 다가오는 동안 최지아가 정우에게 말했다.


“오늘 초청받은 공연이 경아가 하는 뮤지컬이거든요. 경아 알죠? 뮤지컬 쪽에서는 워낙 유명한 배운데.”

“그럼요, 잘 알죠. 제가 처음으로 보러 갔던 공연도 그분이 했던 공연이라. 그런데 두 분이 친한 사이셨나요?”

“경아가 원래는 드라마 쪽으로 먼저 데뷔를 했거든요. 저도 첫 작품은 드라마 조연으로 시작했었고. 그때 친해진 게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는 거예요.”

“아.”

“그러다 저는 영화 쪽에서 잘 됐고 쟤는 뮤지컬로 전향해서 빵 뜬 거죠. 원래도 재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나 잘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역시 사람마다 각자만의 분야가 있는가 봐요.”


실제로 그런 경우들이 더러 있기는 하다.

데뷔는 전혀 다른 곳에서 했지만 의외의 곳에서 터지게 되는 경우들.

재능과 실력, 거기에 운까지 따라줘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왜 윤경아한테서 빛이 보이는 거지? 뮤지컬 외에 다른 작품은 관심을 안 둘 텐데.’


윤경아 정도 되는 톱클래스의 배우들은 다른 쪽으로 관심을 둘 여력 자체가 없다.

뮤지컬 공연은 한번 시작하면 최소 반년 이상씩 진행이 되는 데다가 체력적인 소모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또 그런 공연을 전국 투어로 진행을 하다 보면 방전이 될 수밖엔 없는 것.

뮤지컬 배우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목의 상태라 다음 공연이 잡힐 때까진 온전히 회복에만 전념을 해야 한다.

자칫 잘못했다가 성대 결절이라도 오면 그대로 배우 인생도 끝나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게다가 왜 검은빛이랑 같이 다가오고 있는 거고.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텐데.’


그동안 겪은 인연의 빛의 알고리즘을 생각하면 분명 자신이 해결해야 할 숙제일 터였다.

꼭 필요한 순간에 나타나 자신의 행동에 따라 결과물을 받게 했으니까.

그럼 결국 저 검은빛을 해결해야 초록빛도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가?

두 개의 빛이 같이 보이는 건 처음이었기에 지금으로선 그게 가장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언니,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아직 공연 시간까지 많이 남았는데?”


두 사람에게로 다가온 윤경아가 놀란 듯 물었다.

옆에 있는 정우를 한번 쳐다보곤 최지아가 답했다.


“일찍 와서 좀 놀고 있을랬지. 대학로는 나도 워낙 오랜만에 오는 거라.”

“아~ 근데 옆에 분은 누구? 매니저?”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인사해. 한정우 씨야.”

“안녕하세요, 윤경아라고 해요. 언니가 남자랑 같이 있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요? 매니저 외에는?”

“한정우라고 합니다. 감사하게도 초대권 자리를 주셔서 같이 오게 됐습니다. 돈 주고도 구할 수 없는걸.”

“아휴, 그렇지는 않아요. 매 공연마다 달라서. 아무튼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와 인사를 나누며 정우는 옆에 있는 남자를 잠깐 힐긋 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조금 전 그의 얼굴이 굳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걸 느꼈다.


“승주 씨도 같이 있었네요? 오늘 두 사람이 같이하는 공연이었던가?”

“아뇨, 저는 내일 공연인데 응원차 왔어요. 오늘이 전국 투어 첫 시작일이다 보니까.”

“와, 두 사람 다 엄청 떨리겠다. 원래 뭐든 처음이 제일 긴장되는 법이니까.”

“그렇죠, 뭐.”


윤경아가 최지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언니 그러지 말고 일찍 온 김에 같이 들어가자. 공연 시작 전에 사진도 찍고 얘기도 좀 나누게.”

“지금? 그래도 돼?”

“안 될 건 뭐야. 공연 다가오면 어차피 정신없을 거라 얘기할 시간도 없어. 여기까지 와줬는데 SNS에 사진 정도는 올려야지!”

“얘는. 내가 뭐 사진 업로드 하러 온 줄 아니.”

“내가 고마워서 그렇다구요. 그게 다 우리 공연 홍보하는 일인데. 가자, 가자.”


잠깐 고민하던 최지아가 순순히 고갤 끄덕였다.

정우가 최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그럼 꽃다발 하나만 사서 가겠습니다. 먼저 들어가 계세요.”

“꽃다발요?”

“그래도 초대받은 건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죠. 두 분이서 사진도 찍는다고 하니까.”

“아.”

“금방 사서 갈게요. 먼저 가 계세요.”


정우의 센스 있는 행동에 윤경아가 입을 벌리고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와...... 얼굴도 잘생기셨는데 어쩜 센스까지. 너무 근사한 거 아니에요?”

“이런 공연을 무료로 보게 해주셨는데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죠.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헤헤, 네! 그럼 이따 봬요.”


최지아와 일행들이 공연장 방향으로 걸어갔고, 정우는 주변을 훑다 꽃집 하나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가장 큰 꽃다발로 포장을 부탁한 뒤 휴대폰을 꺼내 오늘 있을 공연을 검색했다.


-위대한 티베리.


정우가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출연진 목록이었다.

뮤지컬의 특성상 주연 배우들은 매공연마다 로테이션을 돌게 되는데 어떤 배우들이 출연하는지를 보기 위함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박승주라는 이름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네. 순간적으로 표정이 확 바뀐다 했더니.’


박승주. 아까 전 온몸에서 검은빛이 흘러나오던 남자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이번 뮤지컬 <위대한 티베리>의 남자 주연 배우이기도 했고.

아까 윤경아의 말에 표정이 급 굳는다 했더니, 역시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예매 현황이 이렇게나 차이가 나니까 그럴 수밖에. 당장 내일이 공연인데.’


전 좌석이 다 매진된 오늘 회차의 공연과 달리, 내일 예정된 회차엔 아직도 절반가량의 좌석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고작 하루 차이인데 이렇게나 큰 격차를 보이는 건 사실 흔한 경우는 아니었다.

뮤지컬은 작품 자체를 보고 오는 관객들이 훨씬 많으니까.

그럼에도 이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딱 하나뿐이었다.

그 정도로 주연 배우 간의 인지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이돌은 기존 팬덤이 클 수밖엔 없으니까. 그게 곧 티켓 파워로 이어지기도 하고.’


윤경아와 달리 박승주를 바로 알아보지 못한 건 그가 뮤지컬계에서만 활동하는 배우였기 때문이다.

평소 뮤지컬을 자주 즐겨보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에겐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으니까.

방송이나 예능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을 했던 것도 아니다.


그에 반해 다른 주연 배우인 이주민은 현직 아이돌 그룹의 멤버.

그룹 <프라이 데이>의 메인 보컬을 맡고 있는 그는 이미 엄청난 팬덤을 보유하고 있었다.

<프라이 데이>라는 그룹 자체가 인기가 많은 것도 있지만 리더이자 메인보컬이기에 개인의 팬덤도 어마어마한 것.

그런 그가 뮤지컬로 진출해 주요 배역으로 공연까지 하게 됐으니 일찌감치 매진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실제로 그런 효과를 기대하고 아이돌 출신을 캐스팅하기도 하니까.


‘그런데 대체 왜 검은빛이 나오냐는 거지...... 그거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지금 정우가 해결해야 할 건 이번 영화의 유일한 공석을 채우는 것이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촬영이 재개되기 때문에 이번 주 내로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만 한다.

그래야 전체 일정에 지장이 없고 제작비도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하루, 하루가 딜레이될수록 제작사의 입장에선 손해를 볼 수밖엔 없는 상황.

하지만 그 두 개의 빛의 연관성을 도무지 파악을 못 하겠다는 거다.


“주문하신 꽃 포장 완료됐습니다, 고객님.”

“아, 네. 여기 있습니다.”


카드를 건네고 꽃다발을 받는 정우.

워낙 공연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꽃의 상태나 포장 솜씨가 상당히 훌륭했다.


“살면서 이렇게 예쁜 꽃다발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을 수밖엔 없겠어요.”

“어머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원래는 더 예쁘고 촘촘하게 포장이 됐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하면 괜히 피곤해져서요. 괜히 의심만 받고.”

“의심이요? 꽃 포장에 무슨 의심을.”

“말도 마세요. 그 안에 카메라를 숨겼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공연장에서 찾아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몇 달 전에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처음 듣는 얘기에 정우가 고갤 까딱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누가 꽃다발 안에 카메라를 숨겨 놓기라도?”

“어머, 모르셨어요? 기사까지 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 왜, 유명한 남자 배우 하나가 한때 인성 논란으로 떠들썩했었잖아요. 대기실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그거 찍은 사람 누군지 찾는다고 여기저기서 찾아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소속사랑 공연장 사람들이.”

“그래요?”

“모르셨구나? 그거 결국 못 찾았잖아요. 누가 동영상까지 찍어서 올렸는데 그게 누군지 찾아내지를 못해서. 안에 있던 스태프들은 아니라고 하고.”

“으음.”

“결국 그 배우 자진 하차하고 아직까지도 활동 못 하고 있어요. 담배 피면서 욕도 막 서슴없이 내뱉어서. 이미지가 한방에 떨어져 버린 거죠.”


뮤지컬계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런지 정우엔 기억엔 있지가 않았다.

기사까지 났을 정도면 생각이 날 법도 한데.

유명한 남자 배우라고 하니 기사라도 찾아볼까 싶어 정우가 꽃집 주인에게 물었다.


“그 남자 배우가 누구였죠?”






작가의말

연휴 마지막날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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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02화 +8 24.09.02 7,682 1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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