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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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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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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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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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06화

DUMMY


그 길로 정우는 최지아를 집까지 데려다줬다.

최지아의 집은 필라테스 강습실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왜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집을 얻었냐고 묻자 엄마를 위해서라고 했다.

복잡한 서울보다는 한적한 곳을 원해 이곳에 전원주택을 구매했다고.

집 앞에서 본 전경은 역시나 으리으리했다.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 살아도 이상할 게 없는 연예인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에 비하면 여긴 땅값도 훨씬 싸고 애초에 인테리어부터 다 하고 들어왔을 테니까.


그렇게 최지아를 내려준 뒤, 정우는 곧장 강남으로 향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모여있는 압구정에 도착해 강기찬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뭐? 계약 문제 때문에 당분간은 작품 활동을 안 할 거라 했다고?

“네. 아무래도 소속사 대표랑 트러블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묻지는 못해서 정확한 내용까진 모르지만.”

-흠, 최지아가 엠블럼 엔터였지? 거기 대표가 좀 유명하긴 하지.


유명하다는 말에 정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유명하다고요? 뭘로요?”

-뭐겠어, 로비지. 그 자리까지 술, 인맥으로 갔다고 봐도 무방한 사람이야. 오죽하면 별명이 곰이겠어? 아무리 들이부어도 간 하나만큼은 끄떡없다고 해서 곰이야, 곰. 그것도 불곰. 덩치도 아주 산만하거든.

“흠. 근데 대표님도 술자리는 자주 가지시잖아요? 그것도 다 로비에요 그럼?”

-야, 인마! 술을 어디서 먹고 어떤 분위기에서 먹느냐에 따라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른 거지. 내가 언제 여자 끼고 먹는 거 봤어?

“그럼 그 사람은 여자를 끼고 마신다는 거예요? 항상?”

-애초에 프라이빗 술집이 아니면 가지를 않는다더라. 보통 기본 술값이 천만 원부터 시작하는 그런 곳들 있잖냐. 그런 곳은 기본적으로 술값에 접대부 가격이 포함돼 있다고 봐야지.

“아.”


아무래도 최지아가 얘기한 더러운 짓이라는 게 이걸 얘기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버는 족족 로비와 접대를 위해 지출하는 것.

게다가 접대부까지 동석한다고 하니 최지아의 입장에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듣기론 국내뿐 아니라 중국 쪽 사람들과도 많이 어울린다더라. 아무래도 그쪽이 돈이 되는 시장이니까.

“중국요? 그럼 일부러 초대까지 하는 거예요?”

-초대를 할 때도 있고 본인이 갈 때도 있겠지. 대게 그런 건 다 기브 앤 테이크니까. 이쪽에서 한 번 접대를 하면 저쪽에서도 한번 하는 식으로. 그렇게 서로 파트너 관계를 맺어 가는 거야.

“대표님은 어떻게 그런 걸 잘 아세요? 안 해보셨다면서?”

-야! 내가 이 바닥에 몸담은 세월이 얼만데. 이쪽 세계 돌아가는 사정이야 훤하지. 나라고 뭐 그런 요구 안 받아봤겠어? 죄다 거절한 통에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거지.

“아.”

-아? 이 자식이 인정한다는 거야 뭐야?


아차 싶어 정우가 황급히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아닙니다. 아무튼 전 좀 더 알아보고 갈게요. 조금 늦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편하게 일 봐. 나야 택시 타고 들어가면 되니까. 사고만 내지 말고.

“네, 필히 안전 운전하겠습니다 대표님.”


전화를 끊고 바로 포털 사이트에 엠블럼 엔터를 검색했다.

역시나 소속 아티스트 목록에 최지아가 맨 앞에 걸려있다.

회사 대표 배우이자 간판 아티스트라는 것.

그런 배우가 재계약 거부를 선언했으니 협박을 해서라도 잡으려는 수작일 거다.


“구승학 대표라...... 인상 한번 살벌하게 생겼네.”


왜 불곰이라 표현했는지 알 것 같다.

그나마 프로필 사진은 인상 좋은 동네 아저씨 느낌인데, 다른 이미지를 보니 깡패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180은 훌쩍 넘는 키에 덩치는 씨름 선수를 방불케 하는 거구.

이런 사람한테 협박을 당하는 기분은 어떨까 싶었다.


“그나저나 뭔가 약점을 쥐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그런 협박도 한 걸 거고.”


이미 최지아의 미래를 알고 있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최지아와 엠블럼 간의 계약 기간은 이제 4개월 남짓.

기껏해야 계절 한 번 정도만 쉬면 정상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배우들에게 그 정도 휴식 기간은 짧은 편이고, 최지아야 이미 수많은 소속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을 테니까.

적어도 들어오는 대본이 없어서, 케어해주는 소속사가 없어서 활동을 못 하는 상황은 절대 없을 거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4년이란 공백기가 있었단 말이지......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이.”


그런 일이 있었다면 기억을 못 할 리가 없다.

최지아 정도 되는 톱급의 배우라면 아주 사소한 사건 하나만으로도 연예란이 떠들썩했을 테니까.

그러나 전생에 그런 기억은 전혀 없었다.

데뷔 이래로 지금까지, 쭉 청정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여배우니까.

그럼 정말로 대표한테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는 건가?

나가는 순간 다시는 연기를 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 했으니까?

그건 다른 말로 하면 그럴 만한 뭔가를 쥐고 있다는 뜻인데.


“뭐가 됐건 일단은 뒤를 캐봐야겠네. 그래야 상황 파악이 될 테니까.”


이미 한 번의 생을 살아봐서인지 겁이 없어진 느낌이다.

예전 같았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고 있으니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인연의 빛을 이용해 이번엔 최지아를 반드시 캐스팅할 생각이었다.

적어도 그녀에게 비추는 빛이 검은색은 아니었으니까.


“뭐야. 저거 구승학 대표 아냐?”


그때, 외부 주차장으로 거구의 남자 하나가 걸어 나왔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배 안에 항아리라도 넣어놓은 듯 툭 튀어나와 있는 몸매.

조금 전 포털 사이트에서 본 사진과 정확히 일치하는 얼굴이었다.


“에? 미친놈 아냐 저거?”


그런데 나오자마자 구승학이 웬 남자 하나를 바로 넘어뜨려 버렸다.

발을 걸어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일명 와사바리라는 유도 기술로.

당연히 남자는 바닥에 철퍼덕 쓰러져버렸고, 구승학은 그런 그를 다시 일으켜 이번엔 멱살을 쥐어 잡았다.

그리고 욕지거리를 마구 내뱉었다.


“이 샹놈의 새끼가. 겁대가리를 완전히 상실했네? 방금 했던 말 다시 해 봐 이 새끼야. 뭐라고?”

“......”

“얘기해 보라고. 방금 요앞에 나오면서 뭐라 지껄였잖아. 다시 해보라니까?”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너 일한 지 며칠 됐냐? 한 달도 안 됐지?”

“예. 이제 2주째입니다.”

“그런 새끼가 감히 대표한테 충고를 해? 뒤지고 싶냐? 고작 로드 따위가 어디서 감히!”


이번엔 손찌검을 하려는 듯 구승학이 솥뚜껑만 한 손을 크게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경비원이 황급히 뛰어나와 그를 만류했다.


“아이고, 보는 눈이 많습니다 대표님. 고정하시죠.”

“나이도 처먹을 대로 처먹은 놈이 개념을 밥 말아 처먹어가지고는. 너 애는 있냐?”

“예, 아들 하나 있습니다.”

“애 보기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주둥아리 놀리지 말고. 그 월급이라도 받아야 네 애기 분유라도 사 먹일 거 아냐. 안 그래?”

“......”

“넌 오늘 이분 때문에 산 줄 알아라. 안 그랬으면 뒤지게 처맞았을 거니까.”


손을 탈탈 털고는 씩씩거리며 차 쪽으로 걸어가는 구승학.

하필이면 정우가 타고 있는 차와 같은 브랜드라 가는 길에 운전석을 한번 쳐다보고는 지나갔다.

그가 뒷자리에 올라타자 차가 유유히 출발했고, 정우는 곧장 차에서 내려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아, 예. 괜찮습니다.”

“안 괜찮으신 것 같은데. 넘어질 때 소리가 제가 있는 곳까지 들렸어요. 혹시 머리부터 떨어지신 건 아니죠?”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세게 넘어졌었다.

정우가 보는 방향에선 뺨부터 떨어진 것처럼 보였는데, 혹시나 머리에 부상이 있을 수도 있어 물은 것이었다.

그러자 남자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가볍게 고갤 내저었다.


“정말로 괜찮습니다. 살짝 멍든 느낌이 드는 것 빼고는. 신경 쓰실 정도 아니에요.”

“무슨 일입니까? 로비에서 나오자마자 다짜고짜 발길질부터 해대던데. 저 사람 구승학 대표 아닌가요?”


아까 로드라고 하는 걸 보면 이 남자는 신입 매니저인 듯했다.

감기라도 걸렸는지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정확한 나이는 추측이 안 됐지만 한 집안의 가장인 듯싶었다.

본인 입으로 애가 있다고 했으니까.


“맞긴 한데, 정말로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저 진짜 괜찮아요, 진짜로.”


그런데 왜일까.

계속해서 괜찮다고 하는 남자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왠지 모를 기시감이 드는 기분이었다.

뭐랄까, 가까이서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니 상당히 익숙한 분위기가 느껴진달까?

무엇보다 지금 코를 자극시키는 이 향수 냄새는 불과 얼마 전에도 맡은 듯 굉장히 정겨운 느낌이었다.


‘누구지? 분명 익숙한 느낌인데. 마치 어제 본 것처럼.’


마스크로 얼굴을 전부 가린 상태라 선뜻 떠올려지지가 않았다.

물론 어제까지만 해도 지난 생을 살던 정우였으니 당연히 아는 사람일 리는 없었다.


‘잠깐만. 지난 생?’


그 순간, 정우의 머릿속으로 팍하고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를 떠올리자마자 정우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의 팔을 붙잡았다.


“잠깐만요! 혹시 탐정님 아니세요?”

“...... 예? 그게 무슨.”

“오재식 탐정님요. 맞는 것 같은데?”

“으흠. 아닙니다.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저는 오지명입니다.”

“마스크 한 번만 벗어 보세요. 맞나 안 맞나 확인 좀 해보게.”


그 말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는 남자.

거기서 확신한 정우는 귀에 걸린 끈을 당겨 곧바로 마스크를 해제시켰다.


“맞네! 오재식 탐정님! 아니, 여기서 뭐 하세요 탐정님?”

“쉿! 제발요! 조용히 좀 해주세요! 여기서는 제발......!”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정우.

대체 오재식이 왜 엠블럼 엔터에 있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더군다나 왜 회사 앞에서 그자한테 구타까지 당하고 있었던 거고.

정우는 이미 불륜 의뢰를 하기 훨씬 전부터 오재식과는 인연이 있는 사이었다.

그가 탐정 일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사건을 의뢰했던 거였으니까.


황급히 정우를 끌고 오재식이 구석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그런 뒤 주변을 또 한 번 살피고는 눈을 질끈 감으며 반쯤 걸린 마스크를 완전히 해제시켰다.


“후우. 진짜로 큰일 날 뻔했네. 여기선 저 그렇게 부르시면 안 됩니다 한정우 씨. 절대요.”

“에? 아니, 왜요? 뭐 숨기시는 거라도.”

“지금 잠입 수사 중이니까요.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그 말에 또 한 번 크게 놀라는 정우였다.




작가의말

오늘 개인적인 일이 있어 업로드가 늦었습니다.

내일은 일찍 업로드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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