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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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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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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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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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12화

DUMMY


“뭐? 집주인이 바뀌었다고?”


계약을 마무리 짓고 담소를 나누던 중, 내내 표정이 좋지 못한 정우를 보고 황재국이 물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황당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방금 집주인한테 전화가 왔는데 집을 팔았다네요. 그런데 새 주인이 실거주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무슨 그딴 경우가 다 있어? 그걸 너하고 상의도 안 하고 진행했단 말이야?”

“사실 계약 기간이 끝나긴 했거든요. 보증금 문제 때문에 서로 조율 중인 상황이었는데. 그러다 그냥 매매하는 쪽으로 결정을 했나 봐요. 원래 시세보다 더 비싸게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갑자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버리는 건데. 그래서 언제까지 나가라는데?”

“글쎄요. 그건 새 주인하고 얘기를 해보라네요. 자기는 이제 상관없는 일이라고.”


강기찬이 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요새 전세 가격이 확 올라서 허위 실거주 갱신 거절이 많다고는 하더라. 기존 임차인 내보내고 더 높은 가격으로 세입자 받으려고. 혹시 그런 건 아닌지 잘 알아봐.”


난데없이 이사를 가야할 판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십수 년을 살아온 집인데.

집이야 어떻게든 구하면 되겠지만 거긴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은 곳이었다.

내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될 수 있는 한 오래 살고 싶었는데.


“그나저나 큰일이네 정말. 요새 집값이고 뭐고 다 올라서 전세라고 해도 서울권은 웬만하면 다 비쌀 건데. 그마저도 매물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고.”


하필이면 이 시기가 집값이 폭등할 때였다.

물론 미래를 아는 정우로선 그게 오래 가지 않을 거라는 건 알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런 시기다.

전세금을 받아 나온다고 해도 황재국의 말처럼 서울권에 다시 집을 구하기란 어려운 게 사실.

이래저래 골치가 아플 수밖엔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새 주인 연락처는 받아놨으니까 한번 만나서 얘길 나눠봐야죠. 정말로 실거주할 생각이라면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거니까.”


한숨을 내뱉는 정우에게 최지아가 말했다.


“그럼 말 나온 김에 지금 바로 가봐요. 계약도 다 끝났으니까.”

“지금요?”

“제 차 타고 같이 가요. 저는 차 안에서 기다리면 되니까.”

“으음. 그래도 될까요? 혹시 다른 일정이 있는 건 아닌지.”

“없어요. 있어도 그게 더 중요한 문제니까 지금은.”


이제 한 세트가 된 두 사람이기에 강기찬과 황재국도 동조했다.


“그래. 식사야 다음에 하면 되니까. 얼른 가 봐, 정우.”

“그럼 조만간 또 뵐게요 대표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고,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뭐든 필요한 거 있으면 정우 편에 얘기하세요.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테니까!”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대표실을 나왔다.

차로 가는 길에 정우는 받은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바로 연결은 되지 않았고 일단은 문자를 남겨두었다.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혹시 시간이 되느냐고.

이미 실거주 얘기까지 나온 이상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해보는 데까진 해볼 생각이었다.

하다못해 최소한의 이사 준비 기간은 벌어야 하니까.


“괜찮아요 정우 씨?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서.”

“그러게요. 꼭 운수 좋은 날 같네요. 좋은 일 뒤에 이런 일이 생기니까.”

“에이, 뭘 또 그렇게까지요. 집이야 어떻게든 또 구하면 되는 건데. 혹시 혼자 사세요?”

“네. 원래는 아버지랑 둘이 살았는데, 몇 년 전에 돌아가신 뒤로는 혼자 지내고 있어요. 아직 집에 아버지 물건들도 많이 남아 있는데.”


그 말에 최지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요? 어머님은 왜.”

“태어났을 때부터 안 계셨어요. 그래서 얼굴도 모르고. 두 분 만의 사정이 있으셨겠죠.”

“아, 그렇구나. 저도 똑같은데.”

“최지아 씨도요?”

“네. 저도 태어났을 때부터 아빠가 없었거든요. 정우 씨처럼 얼굴도 모르고. 하지만 딱히 궁금해하지도 않았어요. 아빠가 없어도 엄마 사랑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음, 그랬군요.”

“그러고 보니 우리 공통점이 꽤 있네요? 서로 닮은 구석도 많고.”

“우리가요? 어떤?”


전혀 모르겠다는 정우의 반응에 최지아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도 몰랐는데 어제 엄마가 그러더라고요? 정우 씨 식탁에 뻗어있는 거 보고 저랑 점 위치가 똑같다면서. 저도 양쪽 귀밑에 점이 하나씩 있거든요. 정우 씨랑 똑같이.”

“네? 정말요?”

“신기하죠? 그거 말고도 어제 이것저것 닮은 꼴 찾기 놀이 하면서 여러 개 발견했었어요. 자는 정우 씨 얼굴 보면서 엄마가 콕콕 집어내서.”


그렇게 들으니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 꾸벅꾸벅 졸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대로 식탁에 쓰러져 잠이 들었었나 보다.

또 그걸 둘이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고.


“아무튼 잘 해결될 거예요. 뭐 안 되면 우리 동네로 이사 오면 되죠? 서울보다는 훨씬 쌀걸요?”

“안 그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기는 하네요. 그렇다고 해도 최지아 씨 동네는 무리겠지만.”

“왜요?”

“거긴 주변이 다 고급 주택들밖에 없던데요? 하나같이 다 으리으리하고 삐까번쩍한 집들만.”

“에이, 그럼 우리 집 들어와서 살아요. 안 그래도 별채는 비어있으니까.”

“별채요? 그런 게 있었나요?”

“아, 어제 못 봤구나? 정원 들어오는 길 오른편에 보면 집 한 채 더 있거든요. 집 지을 때부터 엄마가 그건 꼭 있어야 한다고 해서.”


의아한 마음에 정우가 고갤 갸웃했다.


“집 안에 별채를요? 굳이 왜......? 두분이서 살기엔 이미 충분히 넓던데.”

“저도 모르겠어요. 언젠간 쓸 일이 있을 거라면서 굳이 굳이 지으시더라고요. 청소도 매일같이 하시고.”

“음.”

“정말로 갈 데 없으면 진심으로 얘기해요. 당분간은 저 담당해 주셔야 할 텐데 가까이 살면 좋잖아요? 출퇴근도 같이할 수 있고.”


순간 웃음이 튀어나오는 정우.


“그건 가까이가 아니라 그냥 같이 사는 거 아닌가요? 들어오고 나가는 문이 똑같은데.”

“풉, 그런가? 아무튼 엄마는 무조건 허락하실 거예요. 어제 정우 씨 자는데도 계속 한 서방, 한 서방 하면서 노래를 불렀던 사람이라.”


순간 진심으로 그럴까 싶은 생각도 잠깐 스쳤다.

앞으로 최소 반년 이상은 그녀의 매니저를 자처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거리가 가까우면 좋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촬영이 서울이나 경기도에서만 하라는 법은 없고 그러다 보면 몸이 남아나질 않을 수도 있으니까.

지방 촬영이라도 다녀오는 날이면 사실상 죽는다고 봐야 했고.


‘그나저나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전생엔 이러지 않았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생엔 결혼을 이유로 그 집을 정리하긴 했었다.

하지만 시기도 지금은 아니었고, 이런 식으로 쫓겨나듯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왜 집이 팔려버린 걸까.

뭐가 변수가 되었던 거지?

자신이 한 거라곤 최지아와의 인연을 만든 것밖엔 없는데.

그게 집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을 거고.


‘그러고 보니 빛도 이상하네. 전혀 바뀌지 않았어 색깔이.’


정우의 시선이 최지아에게로 물끄러미 향했다.

그녀를 도와주고 분명 계약까지 마쳤음에도 빛의 색깔이 조금도 변하질 않았다.

여전히 노란 빛이 떠 있었고 그건 조건부의 인연을 뜻하는 것.

대체 왜 색깔이 바뀌지 않은 걸까.


띠리리리링-


그때, 차 내부로 벨 소리가 크게 울려왔다.

아까 전 블루투스를 연결해 둔 정우의 휴대폰에서 나는 소리였다.

번호를 확인한 정우가 눈동자를 키웠다.


“집주인이에요.”

“그래요? 얼른 받아봐요.”

“네.”


짧게 심호흡을 하고 통화를 연결한 정우.

그러자 한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문자 보고 연락드립니다. 무슨 일이시죠?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임차 문제 때문에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면 제가 계신 곳으로 찾아봬도 될까요? 뵙고 말씀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지금요? 어디에 계시나요?

“아, 저는 지금 강남 쪽인데 계시는 곳 말씀 주시면 제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래요? 음, 제가 막 집에 들어오기는 했는데. 경기도까지 괜찮으시겠어요?

“네, 그럼요. 괜찮......”

“엄마?!”


그때, 디스플레이 화면을 보며 통화를 듣고 있던 최지아가 불쑥 끼어들며 소리쳤다.

그것도 당황스러운데 더 놀란 건 상대방의 반응이었다.


“지아니? 아니, 네가 왜 거기에.”

“이거 한정우 씨 휴대폰이니까! 뭐야? 엄마가 왜 전화를 받아?”

“뭐? 한정우 씨라고? 아니, 한 서방?!”


그 말에 깜짝 놀라는 표정이 되는 정우.

한 서방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정말로 최지아의 모친 유희나가 확실한 듯싶었다.


“어...... 그럼 일단은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님.”


그렇게 정우는 또다시 최지아의 집으로 향했다.



*


“뭐? 진짜로 엄마가 계약을 했다고? 그 집을?”

“그래. 그게 한 서방이 살고 있는 집인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니? 세입자까지 확인하고 계약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아니, 갑자기 집은 왜 산 거야? 멀쩡한 집 놔두고?”

“말했잖아. 엄마 친한 동생이 이번에 미국에서 들어오는데 당장 살 집이 없다고. 이혼까지 하고 애랑 갈 곳이 없다는데 어떡하니? 도와줘야지.”

“아니, 그런데 어떻게 그 집이 하필이면 한정우 씨가 살던 집일 수가 있냔 말이야. 말이 안 되잖아?”

“그래서 나도 깜짝 놀란 거 아니니. 내가 한 서방을 쫓아낸 게 돼버려서. 아이고, 이걸 어떡하지 한 서방?”


표정은 미안함이 가득한데 한 서방이란 호칭은 절대 빼놓지를 않는다.

정우도 이 상황이 황당하고 난감하지만 어쩔 도리는 없었다.

정말로 그녀가 알고선 그 집을 구매했을 리는 없으니까.


“그러지 말고 한 서방. 그냥 여기 들어와서 살래? 얘기 들어 보니까 어차피 당분간은 지아랑 쭉 붙어있어야 한다는 것 같던데.”


그 말에 최지아를 쳐다보는 정우.

아까 그녀도 비슷한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정우의 눈빛을 다르게 받아들였는지 최지아가 손을 격하게 흔들었다.


“아니예요 정우 씨! 저 진짜 몰랐어요. 제가 설마 알고서 그런 말을 했겠어요? 그럼 정말로 나쁜 사람이지!”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이라 생각했는지 최지아가 연신 억울한단 표정을 지었다.

하긴. 그 말을 하고 바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그렇게 생각할 법한 상황이기는 했다.

고민하는 정우에게 유희나가 다가와 손을 잡았다.


“내가 미안해서 그래. 이미 계약까지 한 마당에 무를 수도 없고. 그렇게라도 해야 내가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응?”

“아.”

“정 부담스러우면 지아 영화 끝날 때까지만 살면 되지 뭐? 그사이에 다른 집 알아보고 다니면 되니까. 안 그래?”


그 말에 진지한 고민이 될 수밖엔 없는 정우.

한 지붕 아래 같이 사는 거라면 몰라도 별도의 공간에 따로 사는 거라면 확실히 나쁘지 않은 조건이기는 했다.

그렇다고 창고나 게스트용으로 썼던 것도 아니고 매일같이 청소를 해왔다고 하니까.


‘그래, 어차피 길어야 6개월인데. 제대로 된 집 알아보려면 확실히 여유가 있는 편이 낫기는 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정우가 조심스럽게 유희나에게 물었다.


“그럼 매달 월세는 얼마씩 드리면 될까요? 제가 아직 이쪽 시세를 몰라서.”


그런데, 돌아온 유희나의 대답이 정우와 최지아를 동시에 벙찌게 만들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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