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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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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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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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05화

DUMMY


“발끝을 길게 하시고 다리는 옮길 때마다 심호흡을 길게 내뱉어 주세요~”

“으아, 으아.”

“그 상태에서 옆구리를 옆으로 꺾으며 트위스트를 해주시면 됩니다. 상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걸 꼭 느끼면서 해주세요.”

“악, 악.”

“저기 회원님? 자꾸 괴상한 소리를......”


그 말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픽 쓰러져버린 정우다.

아무리 중심을 잡으려 해도 도저히 되지를 않았다.


“하아. 죄송합니다. 혹시 초보자 코스는 없나요? 이건 너무 고난이도 동작 같은데.”


그 말에 강사와 최지아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회원님, 아직 본 동작은 시작도 안 했어요. 이건 그냥 스트레칭인데?”

“예?”

“평소에 운동을 전혀 안 하셨나 봐요. 몸 상태가 엉망이신 것 같아요.”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게 사실이니까.

맨날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운동만큼은 왜 자꾸만 미루게 되는지 모르겠다.

큰맘 먹고 헬스를 등록하면 겨우 3일 가고 끝.

이번엔 무조건 꾸준히 하겠다고 다짐하며 결제는 3개월씩 하면서.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는 정우에게 최지아가 자신의 수건을 건넸다.


“땀부터 닦으세요. 벌써 옷까지 다 젖었어요.”

“아, 고맙습니다.”

“조금 쉬었다 하세요. 첫날부터 무리하면 흥미 못 느껴서 그만두실지도 몰라요. 이건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운동이라.”


강사도 그게 좋겠다며 고갤 끄덕였다.


“오늘은 지아 회원님 하시는 거 보면서 필라테스가 어떤 운동인지 한번 체험해 보세요. 중간, 중간 스트레칭 계속 봐 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어차피 운동이 주목적은 아니었기에 정우도 순순히 그러겠다고 했다.

일단은 최지아를 만나는 소기의 목표는 달성을 했으니까.


‘그나저나 진짜 오래 해왔나 보네. 저런 동작도 쉽게, 쉽게 하는 거 보면.’


본 동작에 들어가자 고난이도 자세들도 쉽게 해내는 최지아였다.

필라테스를 가볍게 생각했던 정우는 자세가 바뀔 때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저렇게 버티는 힘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저 유연함은 얼마나 오래 해야 가질 수 있는 건지.

평소 자기 관리를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대번에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아아!”

“힘을 좀 빼시고요. 그렇게 버티면 근육 이완이 안 돼요, 회원님.”

“여기서 힘 빼면 뼈가 부러질 것 같은데요? 진심으로?”

“안 부러져요. 뼈는 그렇게 쉽게 부러지지 않는답니다. 자, 어서!”

“으으으.”


반면, 정우는 자신의 몸 상태를 여실히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의 집요함 덕에 끝날 땐 그나마 동작 하나는 마스터할 수 있었다.

비록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긴 했지만.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고생하셨습니다.”


두 시 간 여의 레슨이 끝나고 선생님이 잠시 밖으로 나갔다.

같은 공간에서 땀을 흘리고 운동을 해서인지 제법 서로 간의 친밀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받았던 수건을 다시 돌려주며 정우가 말했다.


“세탁해서 드려야 하는데 이거 죄송하네요.”

“죄송은요 뭘. 덕분에 저도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그랬나요?”

“그럼요. 항상 혼자만 하다가 다른 회원님이랑 같이 하니까 훨씬 재밌던데요? 설마 오늘만 하고 그만두시는 건 아니죠?”

“그건 아닌데. 일단 내일은 몸져누울 것 같네요. 확실히.”

“하하. 아마 며칠 갈 거예요. 그래도 몸이 유연해지는 과정이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정우가 최지아를 바라봤다.

이제 슬슬 본론을 꺼내볼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그녀가 먼저 입을 열고 정우에게 질문을 건네왔다.


“이쪽에서 일하시는 분이죠? 일전에 한 번 뵌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아...... 어떻게?”

“제가 눈썰미가 좀 좋거든요. 아마 시상식 때였던 것 같은데. 그때 저를 너무 빤히 쳐다보시길래 혹시 아는 사람인가 해서 저도 신경 써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아.”

“보통 같은 업계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뚫어지게 보지는 않거든요. 신기할 것도 없으니까. 그런데도 너무 유심히 바라보길래 저를.”


그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뜸 그녀에게서 찬란한 빛이 마구 뿜어져 나오는데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나.

심지어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조금도 줄어들지를 않는데.

하필이면 자리도 근처였던 터라 계속 시선이 고정될 수밖엔 없었다.


“이상한 분 같지는 않으신데. 혹시 저한테 다른 용무라도 있으신 걸까요?”


자신을 기억하고 있으니 퍽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상황이긴 했으니까.

시상식 때 빤히 쳐다보던 사람이 개인 운동까지 따라와 수강 신청을 하다니.

잘못하면 스토커로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일단 빨리 해명부터 해야 할 것 같아 정우가 입을 열고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럼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최지아 씨. 캐스팅 관련해서 잠시만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


다행히 정우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진 않았는지, 그녀는 순순히 동석에 응했다.

공개된 장소에서 얘기를 할 수는 없어 차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마침 그녀도 운동할 땐 택시로만 이동을 한다고 해서.

차에 타자마자 최지아가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혹시 대표님이세요? 차가.”

“아, 아뇨. 저는 제작사 직원입니다. 차는 대표님이 빌려주셔서.”

“이 차를 빌려주셨다고요? 이렇게 비싼 차를요? 와, 엄청 신뢰받는 직원이신가 보다.”

“하하, 뭐...... 그렇다기보단.”


일단 정우는 사과의 말부터 전했다.


“지난번 시상식 때도 그렇고 계속 오해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 죄송합니다. 오늘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네요.”

“음, 상황이요? 정확히 어떤 상황이셨을까요?”

“실은, 현재 진행 중인 영화가 있는데 주연 배우 자리가 갑자기 공석이 돼 버렸습니다. 이미 촬영까지 시작된 상태라 캐스팅이 급하게 됐거든요.”

“크랭크인까지 했는데 주연 자리가 비게 됐다고요? 그게 무슨 얘기죠?”


이런 경우는 거의 없기에 그녀도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배우가 하차를 하는 경우는 사건, 사고에 휘말렸을 때뿐이니까.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스케줄 조정이 유연해 다른 이유였다면 충분히 조율이 가능했을 터.

그런데도 촬영 도중 갑자기 주연급 배우가 하차를 했다면 그건 백프로 개인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제가 얘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아시게 될 거고요. 일단은 여기 시나리오부터.”


한 손으로 운전을 하며 미리 준비해 둔 시나리오를 건네는 정우.

최지아는 표지만 짧게 훑은 뒤 다시 정우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이 시나리오 받는 거 제가 몇 번째에요?”

“첫 번째입니다. 회사 나오자마자 바로 여기로 온 거고요.”

“정말요? 왜요? 배역이 저랑 그렇게 잘 어울렸나요?”

“최지아 씨야 어느 배역이든 소화가 가능한 배우니까요. 무려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분이니까. 그런 배우를 일 순위로 떠올리는 건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지 않을까요?”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최지아의 스케줄이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의 배우라면 드라마, 영화, 연극 할 것 없이 수도 없는 제안들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거기에 CF와 화보, 인터뷰까지.

그런 배우에게 다른 사람이 하차한 자리를 제안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정우는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이후로 그녀의 활동은 전무하기 때문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공백기가 길었었지. 딱 상을 받은 시점부터.’


누구보다 활발히 활동하고 더 많은 필모를 쌓아갈 줄 알았던 최지아는 수상 이후로 그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미 그녀에게서 빛을 본 상태라 한동안은 그녀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봤었다.

분명 시나리오 제안은 물밀듯 왔을 텐데 정작 스크린에 얼굴은 비추지 않았던 것.

그러다 그녀가 복귀를 하게된 건 정우가 딱 회귀를 하기 직전 시기쯤이었다.


“음...... 제안은 감사하지만, 죄송하게도 고사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지금은 작품 할 마음이 없어서. 아마 한동안은 계속 쉬게 될 것 같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그녀로부터 완곡한 거절 의사가 돌아왔다.

시나리오는 확인도 안 하고 거절을 한다는 건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거였다.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거절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혹시 다른 사람의 자리를 대체하는 거라 그러신 건지.”

“아뇨, 그런 건 전혀 아니에요. 시나리오가 좋고 배역만 괜찮다면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니까. 단지,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에요.”


개인적인 이유. 이제부턴 그게 중요해지는 거였다.

그녀에게서 아예 빛이 사라졌다면 모를까, 여전히 그녀에게선 노란빛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그 말은 즉, 분명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의미였다.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떤 이유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저희로선 최지아 씨 외에 다른 배우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어서요.”

“회사와의 문제에요. 뭐 내부적으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니까 굳이 숨길 것도 없죠. 더 이상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재계약이요?”

“네. 보통은 6개월 전에 재계약 관련해서 논의를 나눠요. 3개월부턴 다른 곳과 컨택을 진행할 수 있고요. 그런데 전 이미 일 년 전부터 안 하겠다고 못을 박아뒀었죠.”


그녀의 소속사가 어디였는지를 떠올리고 정우가 물었다.


“소속사가 엠블럼 엔터테인먼트 아닌가요? 데뷔도 거기서 하신 걸로 아는데.”

“맞아요. 한 번의 재계약이 있었고.”

“그런데 왜.”

“질렸으니까요. 대표의 만행도 회사의 운영 방식도. 더 이상 제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까 협박을 해오더라고요, 저한테.”

“협박이요? 대표가요?”

“나가는 순간 다시는 이 바닥에서 연기할 생각은 하지 말라더라고요?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총동원해서라도 막을 거라고. 그래서 마음껏 해보라고 했죠.”

“아, 그럼.”

“계약이 끝날 때까진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결국 그게 다 회사를 위한 일이 되는 거니까. 제가 번 돈이 그렇게 더러운 곳에 쓰인다고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에요. 그래서 들어오는 제안도 다 거절하고 있는 중이고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회사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

“그래봤자 어쩌겠어요. 제가 쉬고 싶다는데. 계약서에 활동을 강제하는 조항은 없으니까.”


이미 계약 기간 동안 왕성한 활동을 펼쳤으니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럼에도 정우는 불길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엠블럼과의 계약이 끝나고도 그녀는 아무런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까.

안 한 건지 못 한 건지, 지금으로썬 알 길이 없었다.


‘그렇게 대놓고 협박을 했다는 건 분명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데. 설마 무슨 짓이라도 꾸미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 바닥에 그런 부류는 넘쳐나니까.

자기가 가질 수 없다면 남도 가질 수 없다는. 차라리 밑바닥으로 추락시켜 아무도 못 쓰게 만들어버리겠다는.

그런 악마 같은 부류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게 사실이었다.


‘그럼 방법은 하나밖에 없겠네. 먼저 손 쓰는 것밖에는.’


그렇게 생각하며 정우의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가 떠올랐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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