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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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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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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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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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와이프가 바뀌었다 010화

DUMMY


“...... 씨!”

“정우 씨!”


부르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다.

눈을 뜨자마자 최지아와 빛이 보였다.

뭐지? 아우라인가?

이제 노란색이 초록빛으로 바뀐 거야?


“한정우 씨, 이제 일어나 봐요. 아침이에요.”


아, 그런 줄 알았는데 그냥 햇살이 내리 쬐고 있는 건가 보다.

대체 언제 잠이 들었던 거지?


“아, 여기가 어디죠?”

“어디긴요. 제 방이지. 어제 기억 안 나세요?”

“최지아 씨 방이라고요? 제가 왜 여기서.”

“손님을 땅바닥에 재울 수는 없으니까요. 어제 몇 잔 먹고 그대로 쓰러졌잖아요. 술도 못 마시면서 뭘 그렇게 주는 대로 넙죽 다 받아먹은 거예요?”


그제야 두통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그랬구나. 그대로 기절을 해버린 거구나. 복분자에 밤 막걸리까지, 어째 불안하다 싶긴 했는데.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최지아에게 물었다.


“혹시 지금 몇 시죠?”

“여덟 시 반이에요. 설마 오늘 쉬는 날은 아니죠?”

“네? 여덟 시 반이요?! 아, 망했다.”


부리나케 일어나 휴대폰부터 찾았다.

시간을 확인하니 여덟 시 반이 아니라 벌써 아홉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출근 시간이 아홉 시 반까지인데. 심지어 여긴 경기도고.

지금 출발해도 최소 한 시간 이상은 지각이 확정이었다.


“이왕 늦은 거 그냥 아침 먹고 천천히 가요. 어차피 저도 나갈 생각이었으니까.”

“후우. 저는 직장인이라서요. 지금 아침 먹으면 그게 최후의 만찬이 될지도 모릅니다.”

“푸하. 뭘 또 그렇게까지. 제가 정우 씨 지켜드릴 테니까 그냥 아침 먹고 저랑 같이 나가요. 제가 회사까지 데려다 드릴 테니까.”

“네? 데려다주신다고요?”


무슨 소릴 하는 건가 싶어 빤히 쳐다보고 있자, 최지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시나리오 좋던데요? 좀만 읽고 자야지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해 뜰 때까지 다 봤어요. 그것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시나리오를요? 그럼.”

“어제 정우 씨가 그랬잖아요. 시나리오만큼은 자신 있다고.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제가 투자자였어도 이 작품에 무조건 투자했을 것 같아요.”


순간 지각이란 단어가 머리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 말은 작품에 출연할 의사가 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럼 캐스팅 제안을 받아들이시겠다는?”

“좋아요, 한번 해봐요. 벌써 크랭크인까지 됐다니까 촬영도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거고. 저만 준비되면 바로 가능한 거 아닌가요?”

“네, 그럼요! 물론입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가능하죠.”

“그러니까 아침 먹고 같이 가요. 정우 씨 데려다주면서 저도 제작사에 얼굴 비출 테니까.”


그 말에 정우는 함박웃음이 되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최지아인데, 그녀와 함께 회사로 들어간다면 지각 따윈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것이었다.

직접 제작사에 방문을 한다는 건 오늘 도장까지 바로 찍겠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니까.


“차린다고 차려봤는데, 맛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해장엔 이게 최고라.”


김이 펄펄 나는 뚝배기 뚜껑을 열어주며 최지아가 맞은편에 앉았다.

계란 노른자까지 올라가 있는 걸 보고 정우가 물었다.


“감사합니다. 혹시 이것도 어머님 솜씨인가요?”

“아뇨오? 이건 제가 직접 끓인 거예요. 이래 봬도 나름 한식 자격증도 있는 여자거든요? 당장 시집가도 아무 손색이 없는 여자라고요.”

“아, 그렇군요.”

“응? 진짜라니까요?”

“알겠다니까요?”


못 믿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는지 최지아가 살짝 눈을 흘겼다.

그래도 하룻밤을 같이 보내서인지 꽤나 편해진 듯한 느낌이었다.


“어때요? 맛있어요?”

“음, 솔직한 걸 원하세요 아니면 듣기 좋은 말을 원하세요?”

“솔직하게 듣기 좋은 말요. 그거 말곤 안 듣고 싶어요.”

“굿, 그레이트입니다. 살면서 제가 먹어본 해장국 중에 최고예요.”


엄지를 척 내미는 정우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최지아.


“그래서 뭔데요? 솔직한 쪽이에요 듣기 좋은 쪽이에요?”

“듣기 좋은 말을 솔직하게 얘기한 거죠. 진짜 맛있어요. 진짜로.”

“헤헤, 그쵸? 안 그래도 자신 있었어요. 제 이상형이 술 못 먹는 남자거든요. 아침마다 이렇게 해장국 끓여줄 수 있게.”

“이상형이 특이하시네요? 술을 못 먹으면 해장국을 끓여줄 일도 없을 것 같은데.”

“왜 없어요? 한정우 씨도 술 못 마시는데 이렇게 해장하고 있잖아요. 어제 그대로 곯아떨어져 버려서.”

“그거야...... 종일 긴장 상태로 있다가 갑자기 술을 마셔서 그래요. 내내 빈속이기도 했고.”

“풉. 원래 못 마시는 건 아니고요?”

“술고래입니다. 못 믿겠으면 다음에 한 번 제대로 마셔봐요. 그땐 제가 해장국을 끓여드려야 할 테니까.”


정우에 허세에 피식 웃고 마는 최지아.

정우가 속을 풀고 있을 때 그녀가 드레스룸에서 뭘 잔뜩 들고 나타났다.


“이건 뭔가요?”

“옷이랑 구두요. 대충 사이즈는 맞을 것 같은데?”

“네? 사이즈요?”

“어제 그 옷 입고 고기도 먹었잖아요. 아무래도 새 옷을 입고 가는 게 좋지 않겠어요?”


헹거 하나를 들고 와선 그 위로 정장과 셔츠, 넥타이를 걸어놓는 최지아.

그런 뒤 명품 로고가 박힌 박스에서 구두도 꺼내 상자 위로 올려두었다.


“남 주려고 가지고 있던 거 아니니까 찝찝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전에 협찬사에서 잘못 보내온 거 그냥 선물로 주려고 가지고 있던 거니까. 여태껏 줄 사람이 없어서 못 주고 있었던 것뿐이에요.”

“하지만 그러기엔 다 너무 고가 브랜드인 것 같은데요?”

“비싸면 뭐 해요, 입는 사람이 없는데. 정우 씨 사이즈만 맞으면 그냥 입어요. 얘도 얼른 주인 찾아 떠나야죠.”

“아.”

“얼른 먹고 씻고 나와요. 넥타이는 엄마가 미리 묶어놨으니까.”


갑자기 이게 무슨 호사인가 싶었다.

여배우 집에서 잠을 자고 여배우가 차려준 아침도 모자라, 이젠 여배우가 선물한 옷까지 입다니.

물론 지난 생에도 이세련과 함께 살긴 했지만 이런 건 꿈도 꿀 수 없었다.

촬영을 핑계로 집에 있는 날 자체도 없었을뿐더러 집안일은 오롯이 정우의 몫이었으니까.

게다가, 선물은커녕 애초에 그녀가 별장을 구매한 사실도 4년간 모르고 살았던 그였다.


“와, 정우 씨 옷빨 장난 아니다. 꼭 맞춤으로 제작한 것 같은데요?”


씻고 나와 거울 앞에 선 정우를 보며 최지아가 감탄을 흘렸다.

와이셔츠부터 위아래 핏까지, 딱 맞아떨어지는 게 꼭 그를 위해 제작한 느낌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어색해하는 정우에게 다가와 최지아가 넥타이를 둘러 매주었다.


“제가 넥타이는 묶어 본 적이 없어서 아침에 엄마가 해주고 나가셨어요. 그냥 당기기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아, 제가 해도 되는데.”

“엄마가 꼭 해주라던데요? 남자들은 대충, 대충해서 꼭 삐뚤게 멘다고. 좋은 옷 차려입고 삐뚤해 보이면 그렇게 보기 싫을 수 없다고 꼭 직접 해주라더라고요.”

“아, 감사합니다.”


얼굴을 정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자니 괜히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럴 수밖에.

너무 거리가 가까워 그녀의 향기마저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더군다나 이건 전생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일.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론 넥타이 맬 일도 거의 없었던 정우였다.


“이게 맞나 모르겠네?”

“맞는 것 같네요. 저희 아버지도 이것과 똑같이 매셨거든요.”

“그래요? 그럼 맞게 잘했나 보다! 유튜브 보니까 매는 방법도 다 제각각이라길래.”

“고마워요, 잠도 재워주고 밥도 얻어먹고, 또 이렇게 옷까지. 너무 신세를 많이 졌네요.”

“그럼요. 신세 많이 졌죠. 다 갚아야 하지 않겠어요?”

“할부도 되나요? 당장은 현금이 없어서.”

“푸하. 그런 말이 아니라요. 곧 갚을 일이 있을 거다, 이 말이죠. 걱정마요. 꼭 그렇게 될 거니까.”


무슨 말인가 싶긴 했지만 일단은 그렇게 대화가 마무리 됐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정우의 직장, 제작사 에이엠을 향해 함께 출발했다.



*


“근데 매니저분은 안 보이시네요? 운동도 그렇고 계속 혼자 이동을 하시는 것 같은데.”


네비게이션의 도착 시간이 약 10분쯤 남았을 때, 정우가 조수석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타고 가는 차는 그녀의 자차였다. 당연하게도 이것 역시 고급 외제 차.

창밖을 바라보며 최지아가 가볍게 답했다.


“스케줄 없을 땐 웬만하면 안 부르는 편이에요. 운전은 저도 할 줄 알고 개인 스케줄은 혼자 다니는 게 편해서.”

“그렇군요.”

“아! 혹시 제가 운전 부탁해서 기분 나쁜 거 아니죠? 제가 서울까지는 자신이 없어서 그런 건데.”


정우가 웃으며 고갤 내저었다.


“전혀요. 저는 운전하는 거 좋아합니다. 군대도 운전병으로 나왔고. 그리고 받은 게 있으니 밥값은 해야죠.”

“그 값은 따로 받을 거라니까 그러시네? 이런 걸로 퉁치기엔 너~무 아깝죠.”

“뭘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치르게 하시려고. 저 가진 거 몸뚱이밖에 없습니다? 그 점은 참고해 주세요.”

“오, 그럼 더더욱 좋고요? 딱 제가 원하던 거라.”


피식 웃으며 정우가 천천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신호가 빨간불에 바뀐 걸 확인하고 정우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대표님 엄청 좋아하시겠네. 벌써부터 반응이 그려지는 것 같은데.”

“그래요?”

“그럼요. 직접 투자까지 하실 정도로 이번 작품에 사활을 거셨으니까. 아마 같이 등장하면 놀라 기절하실지도 몰라요.”

“에이, 뭘 그렇게까지.”

“농담이 아니에요. 그동안 최지아 씨가 찍은 작품 중에 손익 분기점을 못 넘은 영화가 없었으니까. 최지아 씨가 출연하겠다고 하면 아마 무슨 요구든 다 들어주실걸요? 그게 어떤 거든 간에.”


그 말에 갑자기 묘연한 표정이 되는 최지아.

뜻 모를 미소를 띠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네요 그럼. 오늘 간 김에 다 마무리 짓고 오면 될 테니까.”

“원하시는 조건이 있으면 편하게 말씀하세요. 그게 제작사의 일이니까.”

“그래요. 정우 씨도 계속 옆에 있을 거죠?”

“그럼요. 말씀하시기 곤란한 거 있으면 저한테 주셔도 됩니다.”


계약 체결부터 출연료 협상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제작사의 영역이었다.

다른 배우도 아니고 최지아인데, 어떤 요구를 하든 뭘 못 들어주겠나.

무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여배우인데.

더군다나 다른 배우가 하차한 자리를 메워주기까지 한 상황이고.

대표 강기찬의 입장에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뭐든 다 맞춰줄 것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도착한 제작사에서 그녀가 꺼낸 조건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내용이었다.







작가의말


점점 연재 시간을 오전으로 맞춰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오후 시간 화이팅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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