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2부 78화-시공(時空)(7)(636화)
"네가 찾고자 하는 일행에 대해 좀 알아야 겠는데,"
"그렇군요."
벤하르트는 케이슨의 이름을 그대로 말할수가 없어 적당히 떠오르는 이름으로 둘러대고 슈바프에게 케이슨의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그런데 이정도로 찾을 수 있겠습니까?"
"글세, 충분하지 않을까? 그다지 큰 마을도 아니니까 말이지. 일단은 마을의 정보상에게 가보도록 하자구."
슈바프를 따라 걷는 도중 벤하르트가 물었다.
"그런데 아까 그 리시드라는 사람 말인데요."
"아 그녀석? 그녀석이 왜?"
"왜 그렇게 도발을 하셨는지 궁금한데 이유를 좀 알 수 있을까 싶어서,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은 상당히 강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뭐 그렇지."
의외로 슈바프는 순순히 인정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녀석 강제로라도 신역에 들어갈 생각이었을테니까, 아는지 모르겠다만 강한 사람은 스스로가 강한 만큼 타인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거든."
"신역이라는 곳에 들어가면 안되는 이유라도?"
슈바프는 팔짱을 끼고 작게 숨을 내쉬었다.
"흐음. 딱히 안될건 없지만,, 어중간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 들어가면 죽게 되거든. 세간에서 꽤 강하다고 소문난 사람일지라도 저곳은 굉장히 위험하단 말이지."
벤하르트는 얼마전에 있었던 제로를 만났을때의 일을 떠올렸다. 분명 적절한 시기에 자신이나 카실러스가 도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장담할수는 없었다. 잠시 벤하르트는 리시드나 슈바프의 실력이라면 어떨까를 생각해보았다.
'역시 위험할 것 같은데,,'
벤하르트조차도 전력을 숨긴 상태로는 고전할 정도의 마수를 리시드나 슈바프가 쉽사리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헌데 그 신역이라는 곳이 저쪽에 있는 산을 말하는 겁니까?"
벤하르트는 자신이 온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떻게 알았어?"
"길을 잃고 해메다가 어떤 분에게 도움을 받았거든요."
슈바프는 놀라워하며 말했다.
"카실러스인가?"
"아시는군요?"
"알다마다.. 우리 마을의 영웅이나 다름 없는 인간이거든 그 사람은. 그래 그 곳은 영산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원래 신수라고 불리우는 동물들이 거주하고 있었던 곳이었지."
"신수.."
벤하르트는 처음 만났던 마수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카실러스가 말하길 만났던 마수는 한때 신수였더 마수였다고 하더군요."
"그래. 카실러스의 말에 의하면 최근들어 영산에 있는 신수들이 마수로 타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거든. 저 산에는 신수들만 사는건 아니었고 일반적으로 마수라고 불리우는 동물들도 있는데다 굉장히 강한 편이지만, 한때 신수였던 마수들은 그것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위험하거든. 거기서 카실러스를 만나다니 운이 좋았네 청년?"
"그렇네요. 그런데 그렇게 위험한 장소에 리시드라는 사람은 어째서 들어가려고 했던 걸까요?"
슈바프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신수들이 타락했다는 것은 말해줬지? 한때 신수였지만, 현재는 마수인 생물들은 신수의 특성을 전부 가지고 있어. 신수였을때는 사냥하는게 불가능했지만, 마수라면 어떨까? 자연스럽게 사냥을 나서도 아무런 상관 없지. 그래서 최근에는 그런 어중이 떠중이들이 많이 모이게 된거야. 그래 그곳에서 마수를 봤으니 알겠지?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렇죠."
"그래서 저 산에 가려고 하는 사람들중에 마을 사람들보다도 약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에게는 일부로 도발을 걸곤 하고 있지. 리시드라는 녀석은 꽤 강해보이긴 했지만, 그녀석도 무리였을거야."
벤하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리시드 본인이라면 들어갔다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뒤의 부하들까지 포함한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벤하르트가 보았던 마수가 둘 이상 있다고 한다면 리시드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도발을 한다는 건가..'
벤하르트는 슈바프와 처음 만났을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슈바프는 벤하르트에게 약간은 까칠한 태도로 오해하고 의심하기는 했지만,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원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인걸까?'
그런 의문을 품으며 벤하르트는 슈바프를 따라 길을 걸었다.
"여 젤가씨."
"슈바프 여긴 어쩐일이야?"
"아 뭘 좀 찾을게 있어서 말이지."
슈바프는 젤가라고 불리운 남자에게 케이슨의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이런 사람을 본 적 있어?"
"흐음. 그런 사람을 본 적은 없지만, 일단 이방인이라고 하니 하는 소리네만, 아까 옴즈가 도둑질을 하던 이방인을 잡았다고 하더군."
"도둑질이라고?"
"그래. 듣자하니 별로 대단한걸 훔치거나 한건 아닌 모양이지만, 도둑질은 도둑질이니 일단은 가둬뒀다고 하던데,"
"알았어 정보 고마워."
"별말씀을."
"에르니아 네 일행이라는 사람. 혹시 도둑이야?"
"아뇨. 아마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정확하게 대답하지는 못하겠네요. 저도 만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다 이거구만,"
벤하르트는 머뭇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도둑인건 아니겠지?"
"절대 아닙니다. 의심하시는건 이해하겠지만 아니에요."
"별로 도둑이어도 상관은 없어. 그때는 잡으면 그만이니까."
"그렇겠네요. 저도 도둑이 아니니까 잡힐 일은 없겠군요."
"그럼 일단 정보를 얻었으니 잡아둔 장소로 가봐야겠군. 따라와."
벤하르트는 슈바프를 따라 마을의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쾌활한 마을에 걸맞지 않게 눅눅하고 어쩐지 지저분한 분위기를 풍기는 장소에 도착하자 슈바프는 큰 소리로 말했다.
"어이! 옴즈!"
얼마 안 있어 철문을 열고 한 남자가 나타났다.
"슈바프 이게 얼마만이야."
옴즈라고 불리운 남자는 지저분한 수염에 꾀쬐쬐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래 여긴 어쩐 일로 온거야?"
"당신 얼마전에 이방인을 잡았다면서?"
"그랬지."
"좀 보여주지 않겠어?"
"그러지 뭐. 그런데 그쪽은?"
"에르니아라고 합니다."
벤하르트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외부인이잖아?"
"그래. 이녀석이 자기 일행을 찾고 싶다고 했는데, 찾다보니 당신이 이방인 하나를 잡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리로 와본거야."
"그렇구만.. 외부인이기는 하지만 슈바프가 데려왔다니 괜찮겠지. 자 따라와."
옴즈는 철로 된 문을 열었다.
"풀어줘! 그래 내가 훔치기는 했어. 했지만 말이다."
옴즈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는 도중 벤하르튼느 반가운 목소리를 들었다.
"으으.."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벤하르트를 보고 슈바프가 물었다.
"일행이 맞는 모양이지?"
벤하르트는 고개를 떨구면서 대답했다.
"그런 모양이네요."
"뭐야 정말 일행이었던거야? 그럼 너도 도둑인거냐?"
"아닙니다. 그런데 도둑 도둑 하는데 도대체 뭘 훔친겁니까?"
"아니 별건 아니야. 전시해놓은 음식들을 조금씩 훔쳐서 먹은 모양인데, 본인도 훔친건 인정하고 있지만, 그정도 훔친 것 가지고 이정도로 과하게 나올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저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거지. 뭐 딱히 죄라고 하기도 거창하고 이쪽도 귀찮아서 그냥 놓아주고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도 있으니 말야. 일단은 이렇게 잡아두고 지켜보고 있긴 한거지."
좀 더 내려가 벤하르트는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했다.
"어 어!! 베... 아니지 너로구나!"
케이슨은 벤하르트의 이름을 부르려 하다가 벤하르트가 눈빛으로 주의를 주자 말을 돌렸다.
"베? 네 성을 부른건가?"
슈바프가 갸웃거리며 묻자 벤하르트가 대답했다.
"아 네 뭐 그런거죠. 그나저나 여기서 뭘 하고 있는겁니까?"
"으으.. 아니 잡혀온건 내가 잘못했기에 잡혀온건 맞아. 그러니 이렇게 순순히 잡혔지. 하지만 이거보라고 훔친건 잘못이지만 이러 감옥에 갖히는건 너무 심한 처사라고 생각하지 않아? 이보슈 옴즈씨 그렇게 어마어마한걸 훔친건 아니잖아."
"그야 그렇다만, 이쪽도 이게 일인지라."
"다시는 훔치지 않을게 좀 풀어줘."
"옴즈 풀어줘도 되지 않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이쪽의 에르니아도 나를 도와준 은인이기도 하고 말이지."
"네가 도움을 받았다고? 허허 참 신기한 노릇이군. 좋아. 대신 이녀석의 감시는 똑바로좀 해줬으면 해."
"네 알겠습니다."
옴즈는 열쇠로 문을 열어 케이슨을 풀어주었다.
"그럼 일행을 찾는 것도 끝났으니 나는 이만 실례하도록 할게. 밀린 일도 처리해둬야 하고 말이지."
"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야 이쪽도 도움을 받은건 마찬가지니까. 어쨋든 일행 간수는 똑바로 해주고, 다음번에 또 걸리면 이번에는 도와줄 수 없으니까 말이지."
"네 걱정마세요."
슈바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인사하고 마을 광장으로 돌아갔다.
- 작가의말
오랜만에 썼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봐주셔서 놀랐네요.
보통 휴재를 하고 나면 독자분들이 굉장히 준다는 말을 들어서 2년정도를 휴재한 제 소설은 조회수가 한 30정도 나오려나 싶었는데,
기존에 나오던 만큼의 조회수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나저나 역시 댓글이 달리니 정말 기쁘네요. 문제는 정말 오랜만에 소설을 써서 그런지 잘 안쓰여진다는게 문제입니다. 본격적인 복귀도 아닌데 참으로 미묘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네요.
마음 같아서는 결과 나올때까지 1일 1회로 마구마구 쓰고 싶은데 글쓰기 세포가 다 죽어버린 모양이라 힘들군요. 뒷 스토리는 죄다 정해뒀는데 왜 쓰지를 못하는지 원 ㅠㅠ..
거기다 오늘 쓴 부분도 꽤나 마음에는 안들고 말이죠. 몇번이나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여튼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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