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550화-
"루켈 너는 어째서 원의 흡혈귀가 흡혈귀로 불리우는지 알고 있나?"
"저는 원의 흡혈귀라는 것 자체도 오늘 처음 들었는지라 잘 모르겠습니다."
"원의 흡혈귀는 흡혈귀라 칭해지면서도 피를 요구 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흡혈귀라고 불리우는 괴물들과는 다르게 낮에도 활동이 가능하지. 약점따윈 존재하지 않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어째서 흡혈귀일까? 하고 의문이 일기도 하지."
"하지만 저 모습을 보면 흡혈귀가 아니라는게 더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만,"
피는 마치 거미줄처럼 결계를 이루고 있었다. 그 두 괴물의 싸움을 보고 누가 저것이 흡혈귀라 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거미줄처럼 퍼진 핏줄의 안에서 움직이는 금색의 섬광과 은색의 환영은 멈출새 없이 엮이고 있었다.
"그렇다 해도 저들이 피를 마실 필요가 없다는 것은 변함이 없지. 정확하게 말하면 흡혈귀라는 것은 '저들'에게서 파생된 것이다. 저 원의 흡혈귀는 피를 필요치 않지만, 피를 빠는것 자체가 일락의 유흥이라 하더군. 하지만 그 유흥에 당한 자는 저들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다."
루켈은 이해 할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그렇다면 물린 자도 또한 원의 흡혈귀라는 이야기가 아닙니까?"
"그렇게 간단하다면 이 세상에 이루어 질수 있겠나. 원의 흡혈귀라는 것은 우리라는 생명을 모조리 아래로 깔아 내리는 격이 다른 존재지. 원의 흡혈귀에게 물린 2대째까지는 원의 흡혈귀 본연의 성질에 거의 근접한 완벽한 존재라고 하더군. 하지만 그 뒤의 대는 피가 묽어 지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고 불완전한 생명체가 되어 가는 것이다. 반영구적인 수명과 힘을 얻는 대신 피를 영양으로 낮에는 다닐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어 가는 것이지. 세간에서 말하는 흡혈귀라는 것은 원의 흡혈귀가 남긴 잔재이다."
"그렇군요."
"하지만 그런 저열한 흡혈귀에게서 따오기에 저들의 존재는 너무 이질적이지. 그럼에도 그들을 칭하는 명칭은 어디까지나 흡혈귀이다. 어째서 인지 아느냐?"
원의 흡혈귀 자체도 모르고 있었던 루켈이 그런 내용까지 알고 있을리 없었다. 루켈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습니다."
"흡혈귀가 반영구적인 영생을 살 수 있는것은 피를 빠는 행동에 있다. 그것은 타인의 생명을 약탈 하는 것. 타인의 생명을 빨아 자신의 힘으로 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피는 곧 생명 흡혈귀라는 것은 생명을 빠는 존재라는 것이다."
"설마.. 원의 흡혈귀라는 것은..?"
"그래. 원의 흡혈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약탈을 할수가 있다. 대상은 세계. 저 힘은 세계의 힘 다르게 말하면 피를 훔치는 약탈자라는 이야기지. 땅을 수호하는 신들과는 반대로 모든 장소의 힘을 훔치는 약탈자인 것이다. 이 땅도.."
거대한 땅울림이 들려 온다. 그것은 마치 땅이 비명을 지르는 것만 같은 소리와 같았다.
"제온이라 할지라도 저정도의 준비로는 호각이 한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힘들어 질테지.."
"슬슬이군."
리스는 사방으로 뻗치는 피의 사슬을 엮어 제온을 구속하기 위해 내보였다. 제온은 눈 하나 까딱 하지 않고 검을 들고 자세를 낮추었다. 순간 그의 몸은 사라졌다. 신속에 이르는 빠르기는 마치 돌풍처럼 리스에게 파고들어 리스의 팔을 갈랐다.
"안됐군."
"방심하지 마라."
펑 하고 터지는 소리 리스가 자신의 몸의 이변을 알아 차렸을때 그 순간에 제온은 20 연격을 가한다. 목을 분리하고 팔을 자르고 다리를 절단하고 내장을 분할해 어떤 존재라고 해도 절명에 이를 공격을 가했다.
"그래 방심따위는 할수가 없지."
그녀는 남은 머리로 웃으면서 붉은 안개자체로 제온을 향해 덤벼들었다.
'찾았다.'
그 조각이 난 신체에서 다시금 구현되어 제온을 향해 달려드는 금색의 궤적속에서 제온은 눈하나 돌리지 않고 시퍼런 칼날을 들이민다.
"읏."
리스는 그 여유 만만한 태도에서 미소를 싹 감추었다. 방금전의 공격으로 그녀는 제온에게 드디어 상처를 주었지만, 표정은 어둡기 그지 없었다.
"너..."
"그러니까 말했을터다. 여유는 부리지 말라고, 인간을 너무 얕보면 그런 힘을 가지면서도 죽는다. 애초에 '당하지 않을수 있으면서도' 그렇게 난도질을 당할 이유 따위는 없었을 터. 그 불사에 가까운 힘을 자신했기에 스스로의 약점을 노출한 셈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과연.. 방심따위는 일절 해서는 안되는군. '괴물군'"
제온은 눈을 감고 자세를 잡았다. 이어지는 공격은 검은 달빛의 궤적 모든것을 분쇄 시키는 검기. 리스는 차가운 눈으로 그 공격을 손으로 막아 내었다. 잘라져 사라져야 할 손은 검기를 파했다.
"자... 원하는 대로 이제부터는 전력으로 가겠어."
"원하지는 않았다만,"
리스의 주변으로 땅이 요동쳤다. 세계의 힘을 강탈하는 흡혈귀. 그렇기에 실로 그녀는 무한에 필적할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오호.. 두보엔님. 상대 쪽에서 마음을 먹은 모양이군요."
"무슨 헛소리냐!"
"원의 흡혈귀의 일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신경 쓰실 일은 오직 하나 입니다. 두보엔님이 원하는 대로 레니아를 취하시길. 뒷 감당은 확실히 해드릴테니 말입니다."
"그래. 이제 시간 낭비 할 틈은 없어. 두보엔 결말을 짓자고.."
"레니아.. 미친거냐? 네 힘으로 나를 이기겠다고?"
레니아는 두보엔을 보는듯 마는듯 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기고 말고, 고작해야 '저정도'에 그렇게 두려워 하고 있는 네 모습을 보니 이제 까지 내가 당했던게 마치 거짓말 같지 뭐야."
"그딴 기분따위.."
"잔말은 필요 없어. 너는 네 힘으로 그걸 증명 하면 돼. 내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어. 그러니까, 그렇게 너저분하게 말할 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힘으로 그 말을 증명해보시지?"
"크크크 크하하.. 좋다."
두보엔은 레니아에게 달려들었다. 검은 구름으로 뒤덮혀 다양한 각도에서 레니아를 노리는 흑구름의 결계에서 레니아는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 했다. 지금까지 싸워온 두보엔의 생각반응을 먼저 읽어 한수 더 빠르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다.
조금 어우러 지고 나서야 두보엔은 무언가 레니아를 상대하기 껄끄럽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지!?'
그 다음 공격을 예상하는 것으로 호각. 단 한번만 잘못 읽어내면 치명상에 이르를 그 살얼음길을 그녀는 망설임 없이 걸어 나갔다. 그리고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각오'였다.
"뭐.."
조금의 상처 따위는 무시. 그것으로 얻어내는 것은 회복 불가능한 고대의 마법들이 차례로 두보엔의 몸의 자유를 앗아갔다. 조금만 손을 뻗고 아주 조금의 오차만 나와도 레니아의 심장이 뜯겨 나갈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도 레니아에게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실로 레니아가 지금 할 수 있는 마지막 저력이라 할 수 있었다.
'훌륭하군.'
지러스는 레니아의 싸움을 보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두보엔의 힘은 레니아와 비교하면 곱절은 더 강했다. 본래 대로라면 상대도 안되야 정상일 정도의 격차 임에도 그녀는 두보엔을 압도 하고 있었다.
"크으아!!"
"엘 휘어스."
8방에서 죄이는 빛의 궤적은 두보엔의 몸을 차례로 꿰뚫었다.
"너희들 뭘 하는거냐! 지금 나를 돕지 않고.."
"지금 두보엔님을 돕게 되면 이녀석들은 모습을 감출 겁니다. 제가 결계를 풀어야 할 테니까요. 그래도 좋으시다면 도와 드리지요."
"거기 있는 두놈은 뭐냐!"
"이녀석은 저를 수호하는 녀석 그리고 남은 한명은 비전투 인원입니다. '모종의 이유'로 제가 데리고 온 사람입니다만,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한 싸움에 참여 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두보엔님 조금만 차분하게 대처하면 승리는 눈앞입니다. 잘 생각해보시죠."
두보엔은 지러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분명히 알아 차릴 수 있었다.
"그렇군."
두보엔은 입가에 저열한 미소를 띄우며 레니아를 무시했다. 너무나도 큰 빈틈에 레니아는 치명상을 위한 공격을 가했다. 지금의 레니아의 공격을 무시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위험의 부담일텐데도 두보엔은 반신이 얼어 붙어 가면서도 다른 곳으로의 공격을 감행했다.
"벤!?"
아무리 레니아가 빠르다 해도 공격보다도 빠르지는 않았다. 검은 궤적은 천천히 벤하르트에게 향했다. 그것은 '고의 적인' 공격. 레니아는 알면서도 그 공격을 막지 않을 수 없었다.
"크으읏."
속도만 느렸을 뿐이지. 그것은 레니아는 맞서서는 안될 기술. 레니아의 전신은 너덜너덜하게 상처를 입게 되었다.
"불쌍하구나 레니아. 그녀석만 아니었어도 이 승부는 네가 이겼을지도 모르는 일일진대."
'불쌍해? 아냐.. 나는 언제고,,'
부들 부들 떨리는 몸은 정상적으로 움직일수가 없었다.
'이녀석을 지켜주고 싶었어.. 그래.. 불쌍하다고 할게 있다면, '지키지 못한 내 자신...의.. 힘. 후회할게 있다면 그것뿐이야. 벤과의 여행은.. 만남은.. 잘못 된게.. 아니야..'
"아직도 일어설 힘이 있는거냐? 눈물 겹군. 그런 인간 따위에게 혹해서 신도 아니게 그렇게 추잡하게 생명을 연장하게 되다니.. 그리고는 최후가 그런꼴이냐.. 크하하하 꼴사납구나 레니아.."
'꼴사납지 않아.'
비틀거리면서 일어선 그녀는 자신의 품을 뒤졌다.
'약... 약을.'
"그 족쇄.. 내가 없애주마."
손가락이 향하는 곳 벤하르트를 향한 검은 궤적을 보고 그녀는 자신의 '생각보다' 먼저 몸을 움직였다. 그대로 검은 섬광은 그녀의 가슴을 꿰뚫었다. 붉은 핏물이 그녀의 입으로 역류했다.
"커헉.."
"무 무슨짓을!!"
벤하르트를 감싸 안으며 레니아는 가는 호흡을 내쉬었다.
"베..엔.."
"레니아!?"
리스는 그 상황을 보고 제온을 무시한채 달렸다. 제온은 그런 그녀를 베어 갈랐지만, '상대 할 생각이 없는' 리스를 상대로 단번에 죽이거나 피해를 줄수는 없었다.
"레니아!!"
처참한 광경에 그녀는 주변을 둘렀다. 당장에라도 전부 찢어 죽이고 싶었지만, 그들 사이는 제온이 가로 막았다. 그 은색의 방패를 넘어 모두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이제는 그녀도 느끼고 있었다.
"하하.. 물러설 곳도 없군."
붉은 눈으로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집어 넣었다. 꿰뚫린 곳은 이전 제온이 자신의 상처를 대가로 노렸던 그 장소였다. 뚝뚝 떨어지는 피 그리고 리스가 그 팔에 힘을 주자 무엇인가가 터지는 소리가 늘렸다.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리스는 광기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렀다.
"읏.. 이건 무리로군요."
지러스는 재빨리 결계를 풀렀다. 그와 동시에 너나 할것 없이 그는 루켈과 더불어 대행자들을 이끌고 퇴각을 하는 지러스를 보고 두보엔은 저도 모르게 후퇴를 하려 했다. 하지만 다른 대행자들에 비해 두보엔은 조금 그 후퇴가 늦었는데, 그 대가는 값비쌌다. 리스를 기준으로 붉은 폭발은 주변을 잠식했고 두보엔의 한쪽 팔은 그것에 조금 스치고 말았다.
"크아아아.. 뭐.. 뭐야 이건.."
그 붉은 폭발에 스친 팔은 급격하게 쭈그러 들기 시작했다. 팔을 먹은 것도 모자라 그대로 어깨까지 침식하는 것을 보고 제온은 재빠르게 검에 손을 데어 두보엔의 팔을 베어냈다.
"역시나 원의 흡혈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취급 할수가 없군."
리스가 일으켰던 붉은 폭발이 일었던 장소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 작가의말
아직 끝이 아닙니다 =_=*
그나저나 저번에 제가 잘못 적어 둔것 같더군요. 그러니까 원래는
1.길고 '모아서'
2.짧고 '빠르게(많이)'
요건데 조금 뉘앙스를 잘못 말했네요.
이번에 쓰고 있는 부분은 전에도 말했듯 조금 야심차게 쓰고 있는데 다들 재미는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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