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주인은 누구인가?

안녕하세요

"물론이지. 과거에 나를 비웃거나 무시했던 녀석들은 전부 다 콜로세움에서 내 주먹으로 날려버렸거든. 덕분에 속이 다 후련하더라. 그때 녀석들의 얼굴을 네가 봤어야 했는데. 그리고 지금은 보시다시피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 걱정할 일은 없어."

"그러시다면 다행이네요. 그런데 주먹으로 날려버렸다는 건 무기는 사용하지 않으셨나요?"

"주먹으로 싸웠어. 무기가 없어도 너희들 정도는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

"대단하시네요."

"칭찬은 고맙지만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었어. 말만 잘하는 허접한 녀석들 밖에 없었고. 정말로 대단한 파이트는 루크겠지. 특이체질을 위해 돈도 안 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잖아."

"확실히 그렇네요."

"이 카페의 이름이 작은 낙원인 이유도 차별받기 쉬운 특이체질을 가진 파이트들이 마음 편하게 쉬어줬으면 해서 붙인 이름이야."

"그래서 매일 돈도 안 되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었던 거군요."

"덕분에 나는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지만 말이야. 단점이 있다면 루크는 좋은 여자지만 너무 착해서 문제라니까. 덕분에 귀찮은 녀석들은 전부 나랑 내 남편이 처리해야 했고. 딱히 불만은 없지만 말이야."

"뭘 처리하신 거죠?"

"별거 아니야. 루크를 이용하려던 녀석들과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니까."

"그런가요. 그런데 요카는 루크랑 언제부터 친구 사이가 된 건가요?"

"콜로세움에서 싸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어."

"그런 방식으로 친해질 수 있는 건가요?"

"웃고 떠들면서 가끔씩 싸우다 보면 친해지지 않아?"

"절대로 평범한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 이 정도는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나랑 루크는 그때부터 친해졌어.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좋은 친구지."

"저랑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확실히 조금 불안하기는 하네요. 도움받은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루크는 조금 더 남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네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루크도 그렇게 바보는 아니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만약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내가 도와주면 되니까."

"그렇네요. 잘 부탁드릴게요."

"방금 한 말 강호가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가요."

강호가 멋쩍게 웃자 요카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조용하게 혼잣말을 하는군요.

"네가 좋은 아이라서 다행이야."

"방금 뭐라고 하셨나요?"

"아무 말도 안 했어. "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 루크가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나왔답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고 계신 건가요?"

"루크가 좋은 성격을 가진 친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런 주제가 나오는 건가요?"

"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카페가 만들어진 이유를 들었거든요. 특이체질을 위해 카페를 만드시다니 대단하세요!"

"너무 대단해서 도저히 정면에서는 못 쳐다보겠어."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이 카페는 저를 위해서 만든 거예요. 저도 특이체질이거든요. 그리고 요카 저를 놀리는 건 그만둬주세요. 부끄럽잖아요."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부끄러워서 그렇게 말하는 거지? 루크는 정말로 귀엽다니까."

"루크는 정말로 대단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두 명 다 그만둬주세요."

"너에게 반했어. 루크, 나랑 결혼해주라."

"저에게 고백할 시간에 남편이나 신경 써 주세요."

"밤에 신경 써 주고 있으니까 걱정 말라고."

일이 끝날 때까지 강호는 요카와 함께 루크를 놀리다가 기숙사로 돌아가네요.

그렇게 오늘도 강호는 자기 전에 란스랑 이야기를 나누는군요.

"란스는 학교 축제에 대해 알고 있어?"

"당연히 알고 있지. 마음껏 싸울 수 있는 축제잖아."

"란스는 학교 축제에 참가할 거야?"

"당근이지! 위험하다 싶으면 선생님들이 도와줄 텐데 왜 참가하지 않겠어? 안전하고 즐겁게 마음껏 싸울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고. 내 생각이지만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파이트들이 학교 축제에 참가할 거야.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는 거야?"

"그냥 한 번 물어봤어. 다들 싸움을 정말로 좋아하는구나."

"싸움보다는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우리나라는 힘과 관련된 법이 엄격하거든. 자신의 힘을 함부로 사용하면 죄가 엄청 무거워."

"그렇게 심해?"

"운이 좋아도 몇 년 동안은 감옥에서 생활해야 할걸. 운이 괜찮으면 평생 동안 감옥에서 생활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운이 나쁘면?"

"사형이네."

"법이 무섭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무기를 만들어서 공격할 수 있으니까.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해."

"나는 조금 심하다고 생각하는데. 생명은 가볍지 않아."

"강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러 가지로 논란이 많으니까 그만 얘기하자. 강호랑 말싸움하고 싶지는 않아."

"알았어."

조금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잠이 든 강호는 내일이 되자 훈련장으로 향했답니다.

오늘 같이 대련할 상대는 나래군요.

'오늘은 나래랑 할까.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나랑 같이 대련할래?"

"괜찮습니다만 조금만 쉬었다가 해요. 체력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지만 루칼 선생님의 훈련은 버티기 힘드네요."

"루칼 선생님의 훈련이 힘들기는 하지. 지금도 많은 파이트들이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으니까 말이야."

"그렇네요. 강호는 잘도 루칼 선생님의 훈련을 따라가는군요."

"몸이 튼튼해서 그런지 견딜만하더라고. 그런데 오늘 방과 후에 나랑 같이 놀러 가지 않을래?"

"오늘은 힘들 것 같네요. 가게 일을 도와야 해서요."

"그러면 언제 놀 수 있어?"

"글쎄요. 제가 매일 가게 일을 돕고 있어서 잘 모르겠네요. 오늘 아버지에게 물어볼게요."

"나도 같이 가도 괜찮을까? 만약 운이 좋다면 오늘 쉴 수 있을 지도 모르잖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냥 내일 제가 알려드릴 테니 오늘은 다른 일을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나래에게 주고 싶은 선물도 있어서 말이야. 방과 후에 영혼의 망치에 갈게."

"저에게 주고 싶은 선물인가요?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을 게요."

"그래. 그럼 약속도 했으니 슬슬 대련을 시작해볼까?"

"잘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흘러 방과 후가 되자 강호는 약속대로 영혼의 망치에 갔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나래와 굳세 보이는 남자가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