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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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사가미프
작품등록일 :
2012.05.30 23:59
최근연재일 :
2012.05.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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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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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Finale

DUMMY

(D-8)

지난 11일 오전 2시 30분께 신도림동 소재의 한 아파트 1층 현관에서 김모(22·여) 씨가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가슴과 배를 흉기에 찔린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대학생인 김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택시에서 내려 집에 들어가던 도중에 변을 당했다.

경찰은 한씨의 소지품과 금품이 모두 그대로 있고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점 등을 미뤄 원한관계에 의한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아니, 그렇게 쥐면 안 돼.”

백정의 얼굴을 힐끔 보고는 손잡이를 고쳐 잡는다.

“그래. 그렇게 쥐고 벽 같을 걸 찌른다고 생각해봐. 전처럼 잡으면 검지가 미끄러져서 칼날에 부딪히잖아. 그럼 너도 다치는 거야. 힘도 제대로 안 들어가고.”

“미안.”


(D-7)

“지금 제가 있는 이곳은 서울 동두천에 있는 빌딩 앞입니다. 이곳 옥상에서 불과 두 시간 전 같은 빌딩 사 층에 근무하고 있는 양모 씨가 목에 칼이 꽂힌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회사원 이모 씨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범행의 동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빌딩 입구에 설치된 CCTV와 목격자들의…….”


이번에도 실패다. 죽이긴 했는데, 막상 죽이고 보니 새빨간 피가, 너무나도 빨간 피가……. 어딜 자르고,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씨발 그때 하필 피가 눈에 튀어 들어가는 바람에……. 아니다. 피는 관계없다. 내 의지가 그만큼 약했던 것이다. 마음먹었으면 실행해야 하는 게 아닌가. 빌어먹을. 그냥 쉽게 생각하자. 쉽게. 미친 새끼. 이게 쉽게 생각한다고 될 일이냐?


(D-6)

- 야 개화동에서 사람 하나 죽었다는데 알고 있냐?

- 어? 왜?

- 아직 인터넷에는 안 뜬 건데 나 아는 형이 거기 사진 보내준 거 있거든.

- 사진?

- 그래. 전봇대 앞에 칼에 찔린 사람.

- 신고는?

- 내가 알 게 뭐냐?

- 일단 사진부터 보내봐.

- 알았어. 잠깐만.

ㅇㅇ님이 사진을 전송 중입니다.

- 보냈어.

- 야, 이거 화질 너무 구리다.

- 불만이면 네가 그 형한테 전화기 하나 사주던지.

- 아니, 불만은 아니고, 여자네?

- 어. 왜?

- 아, 여자가 죽으면 나 결혼은?

- 씨발, 넌 이런 일 없어도 결혼 못해. 백분의 일 확률이 백일분의 일이 된 거야.

- 이거 가슴 여기는 왜 이래?

- 몰라.

- 미친 새끼가 가슴 잘라간 거 아냐?

- 돌았냐, 잘라가서 뭐하게?

- 모르지 먹으려고?

- 미친 새끼, 네가 죽였냐?


“그냥 눈 떠 보면 알아.”

“보름이 아니어도?”

“냄새부터 달라져.”

“냄새? 아…….”

“오늘은 성공한 거 같아?”

“그런 거 같긴 한데, 잘 모르겠어.”

“뭐 안되면 내일 다시 하는 거고.”


(D-5)

“소식통의 정보에 따르면 경찰 내부에서는 지난 사흘간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이 동일 인물이라는 증거를 확보하고…….”


실패다. 실패. 실패. 실패. 앞에서 접근하는 것은 무리다.

눈. 빌어먹을 눈을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어째서 본 걸까. 목구멍이 찰싹 달라붙어 도저히 넘길 수가 없었다.

이건 도대체가. 아아.


(D-4)

연속살인, 연쇄 살인.

연속살인과 연쇄 살인의 차이점은 살인행위 사이의 심리적 냉각기의 존재 여부에 있다.

심리적 냉각기란 범행으로 말미암은 흥분이 잦아드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연속살인은 한차례의 흥분으로 여러 번의 살인행위를 하는 것이고, 연쇄 살인은 심리적 냉각기를 가지는 것이다.

냉각기간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 년이 될 수도 있고, 십 년이 될 수도 있고, 한 달이 될 수도 있고, 하루가 될 수도 있다.


뇌의 물기가 모조리 증발해버린 것 같다. 머리를 흔들면 플라스틱 통 속에 단단한 것을 집어넣고 흔들어대는 것처럼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조금 따끔거리면서 전류가 생성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만. 하고. 싶다. 제발. 이젠. 그만. 하고. 싶다.

눈을 뜨면, 냄새를 맡으면 달라져 있었으면 한다. 이제 사흘 남았나. 세 번, 아니 두 번만 더.

왜.

할 수 있을까?

돌았냐.

왜?

왜? 무슨 소리야?


(D-3)

경찰은 CCTV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인력을 총동원해 다음 범행 장소를 예측해 잠복해보든지, 파악된 범인의 인상착의를 대중에게 공개해 제보를 받는 게 어떨까 싶다. 지금 경찰의 행태를 보면 마치 범인이 경찰서 안으로 뛰어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야 제정신을 차릴지 심히 걱정스럽다. (후략) - 전직 경찰관 k씨.


“이제 며칠 남았지?”

“이틀. 사흘인가.”

“힘들지?”

“…….”

“너 스타야. 인터넷, TV, 온통 네 이야기뿐이야. 게임도 마찬가지야.”

“게……임? 하고 싶다. 게임하고 싶다. 불덩이를 날려 모조리 태워버리고 먹을까. 흐흐흐.”


(D-2)

“본 방송국이 입수한 CCTV 화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 남자는 범행 직후 곧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 종적을 감췄습니다. 이때가 새벽 네 시경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범인은 사전 조사를 마치고, 이 건물의 출입문이 평소에도 잠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아 지랄. 사전 조사?

TV 속의 여자 아나운서를 보며 낄낄거린다.

그래, 나 씨발 좆나게 치밀한 새끼다. 어쩔래? 그건 그거고 저놈은 누구지? 새벽 네 시에 잠도 안 자고 저기서 뭐한 거지? 나 저기 간 적 없는데. 어제는 주택이었는데.


(D-1)

체포된 용의자는 오늘 오전 한 시경 귀가하던 정모 씨를 따라가 흉기를 휘두르려고 하던 중 정씨가 휘두른 핸드백에 후두부를 가격당해 그 자리에서 기절했으며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에…….


?


작가의말

후. 이번 글도 너무 늦어버렸군요.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저 섭섭하기도 하고, 이제야 해방된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묘합니다. 원래 제가 하려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었는데, 점점 예상과 달라져 가는 글을 보면서 심한 상실감을 느끼기도 했고, 그냥 다 놔버릴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지금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어떻게 고쳐야 좀 더 괜찮게 보일까 계속 망설이고만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소중한 시간을 쪼개가며 답답한 글을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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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2. +1 12.05.15 203 3 11쪽
48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2. 12.05.13 254 1 9쪽
47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2. 12.05.09 206 1 8쪽
46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2. +1 12.05.07 209 1 8쪽
45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1. +2 12.05.05 220 8 9쪽
44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1. +2 12.05.02 241 1 9쪽
43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1. 12.04.30 207 2 10쪽
42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0. 12.04.27 274 3 9쪽
41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0. 12.04.25 209 2 8쪽
40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0. 12.04.23 259 2 9쪽
39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10. +3 12.04.21 240 2 10쪽
38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9. +2 12.04.17 265 3 12쪽
37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9. +2 12.04.15 246 3 13쪽
36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9. +2 12.04.13 264 5 9쪽
35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8. +3 12.04.12 324 2 9쪽
34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8. +3 12.04.11 309 4 9쪽
33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8. +5 12.04.10 293 4 9쪽
32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8. +1 12.04.09 287 3 9쪽
31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8. +3 12.04.07 376 7 7쪽
30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7. +2 12.04.06 289 4 9쪽
29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7. +2 12.04.05 427 4 10쪽
28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7. +1 12.04.04 357 5 9쪽
27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7. +3 12.04.03 491 6 8쪽
26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7. +1 12.04.02 485 7 8쪽
25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6. +1 12.03.23 515 5 11쪽
24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6. +2 12.03.22 433 6 9쪽
23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6. +3 12.03.21 355 7 9쪽
22 인면수심자(人面獸心者)-scene 6. +1 12.03.20 424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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