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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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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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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 활개 치는 레바탄

DUMMY

제 175화. 활개 치는 레바탄


해가 져가는 불그스름한 하늘을 무언가가 쏜살같이 날아가고 있었다.

그것은 속도와 달리 굉장히 육중한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러한 것은 이것에게 전혀 방해가 되는 요소가 아닌 것 같았다.


펄럭 펄럭


두 번의 날갯짓만으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공중을 나아가는 이 녀석은 바로 그리폰이었다.

강력한 마파람이 치자 루안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지만, 티르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신난 표정이었다.


“전하! 저기를 보십시오!”


루안은 억지로 눈을 떠 티르다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았다.

그 곳에는 티한이 자랑하는 자동마차가 얌전히 서 있었다.

대저택에서부터 이 곳까지 거리가 제법 되었지만, 그리폰을 타고 움직이니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펄럭 펄럭


그리폰은 마차 위에서 날갯짓을 하며 하강하기 시작했고, 이내 루안은 바닥에 내려설 수 있었다.


“고마워요, 후작. 금방 나올게요.”

“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루안은 마차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다.


“어둡네.”

- 출입자의 신원을 밝히십시오.

“어? 루안이야.”

- 루안. 고려의 왕검. 확인.


신원이 확인되자, 마차에는 불이 들어왔다.

볼수록 신기했지만 감탄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슈리!”


루안은 테이블에 앉아 슈리를 불렀다.


- 여기 있어요.


테이블에는 빛이 나오며 예의 그 슈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긴급 사항이 있다고?”

- 맞아요. 정보단에서 새로 들어 온 소식이 있어요.

“뭐지?”

- 수장의 귀족 레바탄이 움직였단 소식이에요. 정확한 목적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북쪽을 향해 계속 이동하고 있다고 해요.

“피해는 없어?”

- 안타깝게도 레바탄이 지나간 곳에 남아있는 생명은 전혀 없었어요.

“이, 개자식······!”


루안은 이를 바득 씹었다.

사람 죽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귀족들의 작태는 감히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캐내딘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어?”

- 캐내딘은 친나에 소속되었지만, 아시다시피 친나는 더 이상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 해요. 결국 그들이 스스로 레바탄을 막아내야 하는데, 그 정도의 여력은 없다고 보여요.

“캐내딘의 마스터는 여전히 트루도 원수뿐이야?”

- 맞아요.

“하······. 어렵네.”


캐내딘의 군은 강군이지만, 귀족을 상대로는 아무리 하이어 급의 능력자들이 많아도 무용지물이었다.

마스터가 있어야만, 아니, 마스터가 많아야만 귀족을 막아낼 수 있으니 나머지 하이어 급의 실력자들은 전부 개죽음을 면치 못할 터였다.

그렇다면 지금 캐내딘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타국에 도움을 요청 하는 것뿐인데······.


“캐내딘에서 다른 나라에 원조를 요청하거나 하진 않았어?”

- 워낙 자존심이 강한 민족들이 사는 나라이다 보니,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별 수는 없을 거예요.

“혹시 우리 일정에서 캐스탄을 제외할 수는 없나?”

- 그렇게 본국에 요청을 할게요.

“그래. 내일 바로 출발 할 테니까, 그 때 답을 줘.”

- 알겠어요.


루안은 수심이 깊은 얼굴로 마차를 나서야만 했다.


##


챙샹은 정육점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잔뜩 젖어버린 실내와 그 사이에 삐쩍 말라버린 시신뿐이었다.


“이 마을도 마찬가지군.”


챙샹은 다시 정육점을 나섰다.

지금까지 움직이면서 네 개의 마을을 만났는데, 전멸이었다.

단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축축하게 젖어버린 대지에서 느껴지는 마기가 점점 더 짙어지는 것이, 레바탄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대로라면 타오까지는 불과 하루면 도착하겠군. 별 수 없나······.”


스릉


챙샹은 검을 빼들었다.

정보단장이 된 이후부터 검을 쓸 일은 거의 없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검무를 추어야 할 것 같았다.

솔직히 정보단장으로써 귀족들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챙샹이었기에 자신은 없었지만 최대한 막아내지 않으면 엄청난 인명사고를 낼 것이 자명했기에 하는 수밖에 없었다.

대충 검을 휘두르며 감을 익힌 챙샹은 레바탄이 움직인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그렇게 움직이길 약 30여분.

챙샹의 귀에 이상한 소리들이 잡혔다.


“응?”


멈춰 선 챙샹은 그 소리에 집중했다.


“캐내딘 군인가······?”


병장기 소리와 사람들의 끔찍한 비명, 그리고 물이 흐르는 소리.

이러한 것들이 뭉치고 섞여 바람에 실려 들려왔다.

아무래도 이 정도 분량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면 캐내딘 군이 움직였다고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중 강력한 마나의 흐름을 보이는 것을 보니, 원수 또한 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차라리 잘 됐군.”


안 그래도 군이 움직일 때가 되었는데, 소식이 없기에 궁금하던 찰나였다.

지금 트루도가 있다면 혼자서 레바탄을 상대하는 것보다야 훨씬 수월해 질 터였다.

물론, 그래도 이길 수 있단 자신은 없지만 말이다.


##


“전면부 후퇴하라! 기사들은 술사들의 보호에 전력을 다하라! 술사들은 모든 것을 쏟아 부어라!”


트루도는 열심히 진두지휘 하고 있었지만, 표정이 좀처럼 펴질 생각을 않았다.

사실 직접적으로 귀족을 맞닥뜨리는 것은 캐내딘으로써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풍문으로 들려오던 귀족의 강함도 어느 정도 허풍이 포함되어 있으리라 은연중에 생각했던 트루도였다.

물론 공식적으로 친나-클로나 사태가 있었지만, 그것은 질병과 독을 매개체로 하는 클로나의 특수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귀족의 강함에는 조금의 허풍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 정도 병력에 엄청난 양의 술사를 배치하고 공성화기까지 쏟아 붓고 있는데도, 레바탄에게는 일절 통하지 않았다.

만약 자신 앞에 이 정도 병력이 있다고 한다면 자신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었기에 트루도의 놀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원수님! 아무래도 직접 나셔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그럴 참이야. 보병들을 모두 후퇴시키고 방패병으로 편제 변경하게. 이 곳이 뚫리면 타오까지 순간이야. 그리고 대통령께 통신을 진행해. 용병들을 있는 대로 끌어 모아달라고 하게.”

“예!”


부관은 명을 듣고는 허둥지둥 뛰어갔다.

트루도는 걸치고 있던 망토를 벗어 던지고는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오라, 궁니르.”


그러자 하늘에서 벼락이 하나 떨어지더니 그 안에서 한쪽 안대를 한 잘생긴 청년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창 한 자루를 들고 있었는데, 트루도의 자랑인 번개의 상급정령 궁니르의 강림이었다.


- 오랜만이군, 마스터.

“그래. 우리가 만나지 않아야 좋은 건데 말이야.”

- 아무래도 이 마기 때문에 소환한 것 같군.

“정확해.”


궁니르는 마기의 진원지를 바라보았다.


- 호······. 저 자는 레바탄이 아닌가.

“알고 있나?”

- 먼 과거에 상당히 활개를 치고 다녔었지. 상대가 강하다. 마나 조절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라.

“그러지.”


궁니르는 레바탄을 향해 날아갔다.

레바탄은 궁니르가 등장한 시점부터 움직이지 않고 계속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 오랜만이다. 마신 크레토스의 아들이여.

“참나, 마족들만 수십만인데 다 아들들이냐? 큭큭큭.”

- 별난 소리 하는 것은 여전하군.


레바탄은 대꾸하지 않고 손을 옆으로 뻗었다.

그러자 물보라가 일며 그 안에서 삼지창 하나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상성이 좋지 못하니, 나도 전력을 다해야겠어.”

- 상성이 좋지 못 하다라······.


궁니르는 레바탄 뒤의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작은 내가 졸졸 흐르고 있었다.


- 상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군.


슉!


레바탄은 갑자기 궁니르에게 달려들어 창을 휘둘렀고, 궁니르도 창으로 그것을 맞받아쳤다.


콰르르르르르릉


창과 창이 부딪혔는데도 불구하고 사방으로 빗방울과 전기가 비산했다.


- 다급할 것 없다. 우리에게 시간은 많으니.

“큭큭 그건 니 생각이고. 니 마스터는 생각이 다를 거야.”


쾅쾅쾅쾅쾅


단시간에 둘은 여러 번의 창격을 주고받고는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레바탄은 곧바로 몸을 수비해야만 했다.

그 위로 여러 불덩이와 얼음 조각들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트루도는 상급정령 중에서도 엄청난 마나를 소모하는 궁니르를 유지하면서 병들의 진두지휘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로 궁니르가 짓쳐들었다.


- 펜리르(Fenrir).


궁니르의 창에서 벼락이 쏘아지더니 늑대의 형상을 만들고는 레바탄을 향해 물어뜯을 듯이 나아갔다.

하지만 레바탄도 그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창을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 마법사들의 공격을 무력화시킨 레바탄은 삼지창을 회전시켰다.

그러자 날카로운 물대포들이 연달아 쏘아지며 번개의 늑대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그리고 둘은 다시 격돌했다.


콰르르르르르릉


물과 번개의 싸움.

누구든 번개의 승리를 점칠만한 당연한 싸움이었지만, 이들의 싸움은 범인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게다가 시간이 지속될수록, 점점 궁니르의 위력이 약해졌기에 물이 점점 우세를 점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큭······.”


트루도는 눈에 띌 만큼 빠져나가는 마나 때문에 침음을 흘렸다.

자신의 눈에도 점점 궁니르가 밀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양의 마나를 공급해주고 싶었지만, 쉽지가 않았다.


“젠장. 그린빈이라도 있었다면 이 정도로 당하진 않았을 텐데.”


4년 전 사일라로 본부를 옮긴 그린빈이 지금에서야 아쉽게 느껴지는 트루도였다.


“아직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응?”


트루도는 갑자기 들린 말소리에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았다.

그 곳에는 웬 남자가 후드를 두른 채로 검을 들고 서 있었다.


“넌 누구냐?”


트루도는 허리춤에 찬 단검을 뽑아들고 남자에게 겨누며 물었다.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고, 보아하니 주위 장병들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즉, 보통 강자가 아니란 이야기였다.

남자는 손을 들어 보이며 싸울 의사가 없음을 알리며 후드를 벗었다.


“아니, 그대는 챙샹이 아니오?”


남자의 정체는 챙샹이었다.

과거 친나 대전 때 서로 검을 겨눴기에, 트루도는 챙샹을 잘 알고 있었다.


“제가 돕겠습니다. 조금만 버티면 티한의 원군이 옵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정말입니까?”

“하지만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군요. 최대한 한 번 해보죠. 제가 전면에 나설 테니 원수께서는 견제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알겠소. 부탁드리겠습니다.”


갑작스런 챙샹의 등장.

트루도는 드디어 한숨 트이는 것을 느꼈다.


작가의말

이번주로 2웓로 끝이나네요 ㅎㅎ

다음주 부터는 3월이니

공식적으로는 봄이 시작됩니다

주말 편히 잘 쉬시고 여러분들의 따뜻한 봄이

다가오기를 바랄게요 ㅎㅎ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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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7 이루크
    작성일
    21.02.26 17:27
    No. 1

    작가님 재밌습니다 추천드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1.03.01 14:53
    No. 2

    감사합니다 이루크님 ^_^ 드디어 완연한 3월이 시작되었네요!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ㅎㅎ 이루크님의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셨으며 합니다! ^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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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제203화 : 캐스탄의 멸망 +4 21.04.12 193 6 12쪽
231 제202화 : 출병합니다 +2 21.04.09 214 6 11쪽
230 제201화 : 기회주의자 +2 21.04.08 181 7 14쪽
229 제200화 : 감행할 준비 +2 21.04.07 248 7 12쪽
228 제199화 : 수색 +2 21.04.06 207 7 12쪽
227 제198화 : 구사일생 +2 21.04.05 249 7 13쪽
226 제197화 : 상위 검 +2 21.04.02 237 7 13쪽
225 제196화 : 록카타가 루시아에 온 이유 +2 21.04.01 198 7 13쪽
224 제195화 : 외교는 어려워 +2 21.03.30 187 5 13쪽
223 제194화 : 모두 모스코로 21.03.29 191 7 12쪽
222 제193화 : 새로운 견해 +2 21.03.26 201 7 11쪽
221 제192화 : 시험 아닌 시험 +2 21.03.25 202 7 13쪽
220 제191화 : 올리스 브리딜 푸티 +2 21.03.24 193 7 13쪽
219 제190화 : 빼앗기다. +2 21.03.23 214 6 11쪽
218 제189화 : 각자의 결심 +2 21.03.22 206 7 11쪽
217 제188화 : 구출작전 +2 21.03.19 204 7 12쪽
216 제187화 : 늦다. 21.03.18 217 7 12쪽
215 제186화 : 트루도의 신념 +2 21.03.17 206 6 13쪽
214 제185화 : 캐내딘의 명운 +2 21.03.16 207 7 11쪽
213 제184화 : 후드의 정체 +2 21.03.15 196 7 12쪽
212 제183화 : 보고 +2 21.03.13 208 7 13쪽
211 제182화 : 모종의 음모 +2 21.03.12 202 7 13쪽
210 제181화 : 설마 +2 21.03.11 212 7 14쪽
209 제180화 : 추잡한 캐스탄 왕국 +2 21.03.05 195 7 13쪽
208 제179화 : 레바탄 vs 루안, 챙샹 +2 21.03.04 203 7 12쪽
207 제178화 : 지원군 +2 21.03.03 186 7 11쪽
206 제177화 : 캐내딘의 위기 +2 21.03.02 196 7 10쪽
205 제176화 : 레바탄 vs 챙샹, 궁그닐 +4 21.03.01 208 8 12쪽
» 제175화 : 활개 치는 레바탄 +2 21.02.26 217 7 11쪽
203 제174화 : 연회 +2 21.02.25 200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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