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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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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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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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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 후드의 정체

DUMMY

제 184화. 후드의 정체


후드를 깊게 눌러쓴 누군가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숲을 통과하고 있었다.

강하게 치는 마파람 때문에 후드 속이 보일 법도 한데, 어찌나 단단히 여몄는지, 당최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숨 가쁘게 숲을 가르던 그는 정신없이 자라버려 하늘을 가득 가려버린 메타세콰이어나무들이 즐비한 어떤 곳에서 멈춰 섰다.

나무들의 우거짐은 중천에 해가 걸렸음에도, 단 한줄기의 빛도 용납하지 않았다.

대체 그러한 곳에 무슨 볼 일이 있는 것인지, 영문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어둠 따위 개의치 않고 고개를 숙이고는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의 앞에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그 안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노쇠한 노인의 모습을 한 그 남자는 바로 마왕의 자리에 오른 그루퍼였다.


“어떻게······. 갔던 것은 잘 해결 했나?”

“상대가 머저리이니 어려울 것이 없지. 걱정할 것 없다.”

“큭큭큭큭, 아무튼 인간들이란 재밌어. 별의 별 놈들이 다 있지. 이제 곧 그런 재밌는 모습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 낄낄낄낄”


그루퍼는 정말 재미있는 듯, 배까지 잡아가며 과장스럽게 웃었다.

아무래도 머저리를 상대한 후드라고 하니, 캐스탄에 나타났던 그 후드와 이 후드는 동일인물인 것 같았다.


“시답잖은 소리나 할 거면, 나는 그만 가도록 하지. 계속 밖으로 나돌 수는 없으니까.”

“아, 알았어. 거 참, 성격 급하고만.”


후드가 몸을 돌려 그 곳을 벗어나려 하자, 그루퍼는 빠르게 손을 저으며 그를 붙잡았다.

후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돌아섰다.


“씨앗은 언제쯤 회수할 수 있지?”

“당장은 어렵다. 쉬운 일이 아니야. 알다시피 티한의 한 복판에 봉인이 되어있어. 게다가 드워프들의 엄청난 기술력으로 통제가 되어있고, 그 봉인은 각 종족의 지도자들의 힘이 담겨있다. 즉, 셋의 허가가 있지 않는 이상 풀 수 없다는 거야. 시간이 걸려. 기다려라.”

“암티라스의 힘을 완전히 사용하려면 형제들의 발아가 필수적이야. 결국 거사의 시간만 늦어지니까 최대한 서둘러 주었으면 좋겠군.”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으니 보채지 마라. 노력 할 테니까.”

“그리고 혹시 말이야. 타냐트의 행방을 알고 있나?”

“날 뭐라 생각하는 거냐? 우리는 목적이 맞아 동업을 하고 있을 뿐이지, 나는 너의 일꾼이 아니다. 모든 걸 나에게 전가시킬 생각은 마라.”


후드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자, 그루퍼는 손을 들어 보이며 그를 진정시켰다.

그루퍼 입장에서 씨앗을 가져와야 할, 후드가 기분이 상해봐야 좋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 그런 건 아니지. 알잖아. 그저 혹시나 물어본 거야. 안 그래도 록카타가 행방을 찾아 나섰어.”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으면 나는 이만 돌아가겠다.”

“그래, 잘 부탁해.”


후드는 그루퍼를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날아갔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바람을 탄 것처럼 부드러웠지만, 속도는 가히 매서울 정도였다.

순식간에 메타세콰이어 숲을 벗어난 후드는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산줄기를 넘나들었다.

한참을 정신없이 허공을 누비던 그는 별안간 자리에서 멈춰 섰고, 그대로 지상으로 내려앉아 한군데를 노려보았다.

물론 후드로 가려져 있으니, 눈빛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 기세만큼은 소름이 돋을 만큼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가 바라본 장소에는 붉은 머릿결을 가지고 상의를 입지 않은 무표정의 남자가 바위에 걸터 앉아있었다.


“이전에 보았을 때는 없었던 마기가 느껴지는구나.”

“그런가? 아무래도 최근에 사귄 친구들 때문인 것 같은데······.”

“어차피 용이 되지 못한 나는 세상의 방관자이다. 위대하신 재룡(災龍)의 명이 있지 않은 이상 난 움직이지 않지. 하지만 너의 행동은 심히 보기 좋지 못하구나.”


말 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이 붉은 머릿결의 남자는 아무래도 신검의 수호자였던 이무기이지 싶었다.

그런데 말의 내용이 조금 이상했다.

스스로 밝혔다시피, 이무기는 용처럼 삼족오에게 임무를 부여받지 못한 상태이기에, 세상에 간섭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후드를 이전에 만났던 것처럼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날 막을 건가?”

“그러진 못하겠지. 나에게 자율성이란 것이 없으니까. 거기다 힘으로도 너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진 못하고 말이다.”

“잘 아는군.”


후드의 정체는 알 수 없으나, 이무기가 힘으로도 어쩌지 못한다고 할 정도라면 보통 강한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나에겐, 내게 있었던 모든 일을 재룡께 보고 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

“그건 별로 좋지 못해.”

“네가 아무리 강하다 한들, 나를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

“맞아. 생각해보니까, 샤라 데저트에서도 널 죽이지 못했고, 마의 숲에서도 널 죽이지 못했네.”


후드는 드디어 깊게 눌러 쓴, 후드를 벗었다.

그 안에서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진 고운 남성의 얼굴이 드러났다.

여성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남성의 얼굴은 무척 아름다웠다.

거기다 그에 맞게 은빛으로 찰랑이는 머릿결은 어지간한 엘프와도 비견될 만큼 눈부셨다.

그의 정체는 과거 글로리아 마스터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최강의 마스터 중 하나인, 키란이었다.

이무기는 익숙한 얼굴이 드러나자, 아미를 찡그렸다.

이 자가 직접적인 힘을 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난 죽지 않는다.”

“그래, 그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가둬둘 순 있겠지. 가이아.”


꾸드드드드드득


키란의 부름에 대지에서 거대한 돌부리가 솟아오르더니, 이내 사람의 형상으로 깎여나가며 화려한 후드를 걸치고 있는 노파가 만들어졌다.

땅의 상급정령, 가이아였다.


“저 녀석을 좀 가둬두면 좋겠는데.”

- ······.


키란의 명에 가이아는 대꾸 없이 이무기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러자 이무기 아래의 대지가 쩍 벌어지며 틈새를 만들어냈고, 이무기는 그 밑으로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드드드드드드드득


대지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며 열었던 아가리를 닫았고, 이무기는 진흙에 몸이 묶인 채, 두꺼운 암반에 파묻히게 되었다.


- ······.


가이아는 키란을 한 번 스윽 쳐다보고는, 자신의 일이 끝났다는 듯이 스스로 정령계로 돌아가 버렸다.


“젠장. 서둘러야겠군.”


이무기를 가둬는 놓았지만, 언제까지고 가둬둘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고, 혹여나 이무기가 사라진 것을 재룡이 알게 되고, 사태를 파악해 나간다면 일이 더 어려워진다.

키란은 후드를 다시 눌러 쓰고, 나아가던 방향으로 다시 몸을 날렸다.


##


“그것들은 캐내딘에서 언제 움직인 다더냐?”

“내일이면 떠날 것 같습니다.”

“그래······.”


캐스탄의 국왕 콘스틴은 만족스런 얼굴로 손가락을 비볐다.

그의 손가락이 비벼질 때마다, 스파크가 튀어오르는 것이 힘이 넘쳐 올랐다.

이 힘만 생각하면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왕이면 확실한 게 좋겠지. 생각해보면 계집 정도는 언제라도 내 앞에 무릎 꿇릴 수 있다. 차근차근 해 나가는 게 좋겠어. 시작은 캐내딘이다. 저 미천한 티한 것들이 떠났을 때를 노리는 거야.”


입으로는 세상 모든 것을 발아래 둘 수 있을 거처럼 말은 하지만, 역시 세 명의 마스터가 움직이는 티한의 사절단은 껄끄러운 것 같았다.


“여봐라.”

“예, 전하.”


콘스틴의 부름에 옆에 서 있던, 친위대장이 대답했다.


“관료대신들은 모두 한동안 왕성으로 나오지 말라 이르고, 최강의 기사들로만 이뤄진 정예 부대를 편성하라.”


어차피 신하들은 반대만 해댈 것이 뻔하니,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게 그들의 출근을 모두 막아버리려는 것이다.

모든 폭군의 기본인 귀를 닫는 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기사의 수는 어느 정도로 맞추면 되겠습니까?”

“가장 강한 놈들로다가 백 명만 맞춰.”

“그 수로 캐내딘을 치신단 말씀이십니까?”

“대장. 오늘 말이 많네?”

“죄, 죄송합니다.”

“허긴, 이해는 가. 내가 그 답을 보여주지. 어이, 너.”

“예, 전하.”

“대전 중앙으로 가서 서봐.”


지목을 받은 시비는 앞으로 닥칠 자신의 운명도 모른 채, 총총걸음으로 대전 중앙으로 가서 섰다.

콘스틴은 그런 시비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꽈르르르릉


그러자 그의 손가락 끝에서 강력한 번개가 쏘아졌고, 시비는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비명횡사해버렸다.

시꺼멓게 타버린 채, 단숨에 숨이 끊긴 시비의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저, 전하!”

“봤지? 이 힘이라면 마스터도 문제없다. 내가 다 죽여주겠다, 이 말이야! 흐하하하하하핫.”

“······.”


친위대장은 충격에 입을 떡 벌리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시비이기 이전에 자신의 백성인데, 목숨을 빼앗는 걸 개미새끼 죽이듯이 하는 이러한 모습이 친위대장의 상식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거기다 이 힘은 대체 어디서 난 것이란 말인가?


“푸하하, 짜식. 놀랐냐? 어차피 저깟 년이야 왕성에 널려있으니까 충원은 안 해도 될 거야. 보기 싫으니까 대충 치우고, 당장 정예 기사들을 모집해. 티한의 사절단이 캐내딘을 떠나는 순간! 캐스탄 왕조가 언제나 바라마지않던, 캐내딘의 굴복을 내가 시키겠다!”

“예, 예······.”


친위단장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가득 굳어있었다.


##


똑똑


“들어오세요.”


루안이 누군가의 방문을 허락하자, 문이 열렸다.

찾아온 사람은 랑달라였다.

지금은 이들이 캐내딘에 머문 지, 일주일가량 된 상태였고, 그 사이 랑달라는 다행히도 모든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아, 랑달라. 시간이 됐나요?”


루안의 물음에 랑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안이 물은 것은 사절단의 출발 준비가 다 되었냐는 뜻이었고, 랑달라 역시 그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여 답을 했다.


“알았어요. 나갈게요. 먼저 가 있을래요?”


랑달라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다시 문밖으로 나갔다.

타니아는 루안의 옷매무새를 만져주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일은 좀 있었지만 그래도 캐내딘 재미있었다. 그죠?”

“응. 관계도 많이 좋아진 것 같고. 좀 보람이 있네.”

“그러게. 아휴, 괜히 떠나려니 아쉽네요.”

“하하. 마음에 들었구나? 일 다 마무리하고 다음에 한 번 더 오자. 그 때는 우리 둘만 관광으로 오는 거야. 어때?”

“와, 정말요? 그럼 너무 좋지.”


타니아는 루안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으면서 팔짱을 꼈다.


“그럼 이제 가자. 다들 기다릴 거야.”

“응.”


둘은 팔짱을 낀 채로, 사이좋게, 건물 밖으로 향했다.

행정처 입구 정원에는 이미 사절단들이 도열한 채, 대기 중이었고, 그 앞에 떠나는 귀빈을 위해 대통령을 비롯한 부처 장관들이 모두 나와 있었다.


“전하. 어떻게, 캐내딘에서의 생활은 즐거우셨나요?”

“예, 각하. 덕분에 잘 쉬다 갑니다.”

“티한과의 대화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에요. 이렇게 다리를 놓아주신 전하께 캐내딘 국민들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휴, 별말씀을요.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공동의 적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지 않겠어요?”

“확실히, 예전에 뵀을 때보다는 훨씬 어른이 되셨군요. 이후에도 캐내딘을 방문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물론이죠. 캐내딘 공화민국. 감사합니다.”


루안과 타니아는 대통령과 부처장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그들 역시 맞절을 해주었다.

그러고 루안과 타니아는 곧장 마차에 올랐다.

랑달라의 신호와 함께 사절단은 다시 티한과 사일라의 기를 펄럭이며 전진을 시작했다.

드디어 행진의 절반 분기인 캐내딘을 넘어선 사절단은 이번에는 브리딜 공국을 향해 움직인다.

브리딜을 통해 루시아로 입국을 한 다음, 사일라 왕국을 끝으로 마무리 되는 행진.

이제 절반을 넘어선 만큼, 남은 시간동안은 부디 별 탈 없이 일이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뿐인 루안이었다.


작가의말

와 갑자기 글 작업용 노트북이 뻗어버리는 바람에

업로드를 못할뻔 했습니다 ㄷㄷㄷ

다행히 잘 해결되서 진행하고 있네요 ㅋㅋㅋ

무서워서 바로 작업물 백업부터해봤네요 ㅋㅋㅋ

노트북아 조금만 더 버텨줘 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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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제203화 : 캐스탄의 멸망 +4 21.04.12 192 6 12쪽
231 제202화 : 출병합니다 +2 21.04.09 214 6 11쪽
230 제201화 : 기회주의자 +2 21.04.08 181 7 14쪽
229 제200화 : 감행할 준비 +2 21.04.07 247 7 12쪽
228 제199화 : 수색 +2 21.04.06 207 7 12쪽
227 제198화 : 구사일생 +2 21.04.05 249 7 13쪽
226 제197화 : 상위 검 +2 21.04.02 237 7 13쪽
225 제196화 : 록카타가 루시아에 온 이유 +2 21.04.01 198 7 13쪽
224 제195화 : 외교는 어려워 +2 21.03.30 187 5 13쪽
223 제194화 : 모두 모스코로 21.03.29 191 7 12쪽
222 제193화 : 새로운 견해 +2 21.03.26 201 7 11쪽
221 제192화 : 시험 아닌 시험 +2 21.03.25 202 7 13쪽
220 제191화 : 올리스 브리딜 푸티 +2 21.03.24 193 7 13쪽
219 제190화 : 빼앗기다. +2 21.03.23 214 6 11쪽
218 제189화 : 각자의 결심 +2 21.03.22 206 7 11쪽
217 제188화 : 구출작전 +2 21.03.19 204 7 12쪽
216 제187화 : 늦다. 21.03.18 217 7 12쪽
215 제186화 : 트루도의 신념 +2 21.03.17 206 6 13쪽
214 제185화 : 캐내딘의 명운 +2 21.03.16 207 7 11쪽
» 제184화 : 후드의 정체 +2 21.03.15 196 7 12쪽
212 제183화 : 보고 +2 21.03.13 208 7 13쪽
211 제182화 : 모종의 음모 +2 21.03.12 202 7 13쪽
210 제181화 : 설마 +2 21.03.11 212 7 14쪽
209 제180화 : 추잡한 캐스탄 왕국 +2 21.03.05 195 7 13쪽
208 제179화 : 레바탄 vs 루안, 챙샹 +2 21.03.04 203 7 12쪽
207 제178화 : 지원군 +2 21.03.03 186 7 11쪽
206 제177화 : 캐내딘의 위기 +2 21.03.02 196 7 10쪽
205 제176화 : 레바탄 vs 챙샹, 궁그닐 +4 21.03.01 207 8 12쪽
204 제175화 : 활개 치는 레바탄 +2 21.02.26 216 7 11쪽
203 제174화 : 연회 +2 21.02.25 200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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