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최지건
작품등록일 :
2014.07.20 23:57
최근연재일 :
2015.10.05 00:51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88,753
추천수 :
9,206
글자수 :
200,772

작성
14.09.06 19:53
조회
13,157
추천
292
글자
16쪽

1장 사연

DUMMY

대한민국 유부남인 김홍준의 아침은 아주 평범하게 시작된다.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한 후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마신다.

냉장고에서 어제 사둔 빵을 꺼내 씹으며 탁자에 앉아 티비를 켠다.

오늘은 비번이라 여느 때보다 여유가 있었다. 오랜만에 맞는 정상적인 아침에 김홍준은 흐뭇한 표정으로 아침 뉴스를 바라봤다.

그런 김홍준이 이변을 눈치챈건 아침 뉴스에서 치정 으로 인한 살인사건이 보도될 즈음이었다.

탁자 위에 종이 쪼가리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무심코 탁자를 쓸어보던 김홍준의 시야게 걸린 것이었다.

김홍준은 한차례 헛기침을 내뱉은 후 고개를 빼 그것을 자세히 바라봤다.


-이혼 신고서-


김홍준은 눈을 비볐다.

사고는 전조도 없이 찾아온다고 하던가?

김홍준은 지금 안전 주행을 하다 추돌 사고를 당한 기분이었다.

오직 떠오르는 생각은

“이게 왜 여기 있지?”

라는 안일한 자문자답뿐이었다.

김홍준은 불꽃을 처음 본 유인원처럼 그렇게 한참을 이혼 신고서를 쳐다봤다.

뉴스가 끝나고 아침 드라마가 시작 될 즈음이 되어서야 김홍준은 침을 꼴딱 삼키고 천천히 이혼 신고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불안하게 떨리는 손이 이내 이혼 신고서에 닿았다. 김홍준은 요동치는 심장을 심호흡으로 진정시키며 이혼 신고서를 들어 올렸다.

김홍준의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며 이혼 신고서를 훑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확실한 이혼 신고서였다. 몇 번이고 내용을 확인한 후 김홍준은 왼손으로 얼굴을 따라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았다.

불쾌한 한기가 느껴졌다.

생각을 정리하려 김홍준은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청각이 살아났다.

때마침 켜둔 TV에서 아침 드라마의 대사가 튀어나왔다.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니! 내가 너에게 해준게 얼만데! 해달라는 거 다 해줬잖아! 써달라는 것도 다 써줬잖아!”

정확하게 김홍준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사였다.

눈을 감자 더 괴로워진 심사를 되돌리고자 김홍준은 눈을 떴다.

그리고 TV를 껐다.

여자가 울면서 남자 바지끄댕이를 잡고 있는 장면이 리모컨의 종료 버튼이 등장함과 동시에 사라졌다.

비로소 고요해진 집 안에서 김홍준은 리모컨을 던져버리고 휴대폰을 찾았다.

휴대폰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김홍준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는 동안 김홍준은 손으로 가슴을 두드렸다.

가슴이 꽉 막힌 것 같았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다시 한 번 확인하시고...-

“이런! 으아아아아아악!”

김홍준은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집 밖으로 내달렸다.



“형님, 형님이라면 어떻게 했겠어요?”

김홍준은 순찰차 안에서 평소 형님이라 부르며 깍듯이 대하는 유경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내에게 이혼 신고서를 받은 지 3일 지났다. 몇 번인가 생전 처음 보는 번호로 연락이 왔고 받아 보니 아내였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 김홍준은 분노를 터뜨렸다. 아내는 욕지기를 묵묵히 듣다가 김홍준이 진정하고 말을 시작하려 하면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게 뭔가 싶었지만 김홍준은 참았다. 두 번째 전화가 왔을 때, 김홍준은 조금 침착해진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 그때부터 질문이 오갔다.

왜 헤어지고 싶은거냐? 이혼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말은 했어야 하는거 아니냐? 평소에 말도 없다가 이게 뭐냐?

여러 말이 오갔지만 아내의 대답은 언제나 하나 였다.

“당신보다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 형님? 이게 말이 되요?”

김홍준은 유경사를 돌아보며 말했다.

“홍준아. 전방 주시.”

유경사의 차분한 목소리에 김홍준은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홍준은 운전대를 부드럽게 돌리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 사랑 한다는 놈이 누구냐고 물었거든요? 그런데 애가 대답을 안 해요. 지금은 제가 너무 힘들어 보이니까 나중에 말한다나? 아니 여기서 더 힘들고 말고 할게 뭐 있다고 나중에 말한다는 겁니까? 쓰나미가 밀려오는데 거기다 돌맹이 하나 던진다고 뭐가 달라지겠냐구요!”

유경사는 토하듯 이야기를 하는 김홍준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며 창밖을 쳐다봤다.

때마침 술집 앞에서 싸우고 있는 취객 두 명이 유경사의 눈에 들어왔다.

파이팅 넘치는 취객들의 싸움에 유경사는 헛기침을 해서 차량을 멈춰 세웠다.

김홍준은 화를 토해내면서도 유경사의 지시에 고분고분 따랐다.

유경사가 먼저 내리고 뒤따라 김홍준이 내렸다. 유흥가의 네온사인에 짙게 드리워진 김홍준의 다크서클이 드러났다.

그 모습을 힐끗 쳐다본 후 유경사는 취객들에게 다가갔다.

“거기 그만 싸우세요. 나이도 잡술만큼 잡수신 분들이 동네 창피하게 이게 뭡니까?”

“당신 뭐야? 경찰이야? 동네 창피? 여기 우리 동네 아니거든?”

불분명한 발음을 익숙하게 해석하며 유경사는 취객들 사이에 서서 둘을 뜯어 말렸다.

“뭐야! 뭐야! 경찰이면 다야! 왜 남이 싸우는데 말려! KFC, KCF 에이 몰라 씨X! 테레비에서 하는 싸움이나 말려! 왜 우리를 말려! 앙! 경찰이면 공평해야지!”

이성이 통하지 않았다.

취객 두 명 사이에 껴있던 유경사는 어느새 둘이 휘두르는 주먹에 얻어맞고 있었다.

김홍준은 급히 그들 사이로 끼어들어 유경사를 빼내고 취객 둘을 제압했다.

“공무집행 방해에 경찰 폭행이에요. 술 마셨으면 곱게 드셔야지 왜 꼭 감옥 가서 해장국 드실라고 합니까? 공짜라서 그래요? 돈 받을까요?”

두 취객에게 수갑을 채우고 순찰차에 태우며 김홍준은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후 바닥에 앉아 있는 유경사를 일으켜 세웠다.

“홍준아 미안하다. 미안해.”

뜬금없는 사과에 김홍준은 유경사의 얼굴을 쳐다봤다. 얻어맞아 부은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형님? 왜이러십니까? 얻어맞은 게 서러워서 그러세요? 하루 이틀도 아닌데.”

“아니 아이냐. 그게 아니라. 미안하다. 정말...”

김홍준은 예사롭지 않은 유경사의 사과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김홍준의 망설임을 없애는 대답에 들려왔다.

“순례가 좋아서 너무 좋아서 정신 차려보니까. 이렇게 되었더라구. 미안하다. 내가 정말 잘 할게. 그러니 한번만 봐주라.”

순례는 아내의 이름이었다.

김홍준은 어떤 사단을 준비하는 것처럼 침을 삼켰다. 마른침이 꼴딱꼴딱 잘도 넘어갔다.

목울대가 마지막으로 움직이고 김홍준이 유경사의 멱살을 잡아서 끌어 올렸다.

“이! 이! 이! 이! 으아아아아악!”

유경사가 날아올랐다.

가게 집기들이 날아오르고 행인들의 비명소리도 날아올랐다.

이 순간 유경사의 눈에 천지가 뒤집혀 보였다. 덩치 좋은 행인들이 끼어들어 김홍준을 붙잡았다.

무슨 괴력인지 행인들은 김홍준의 몸부림을 따라 좌우로 끌려다녔다.

멀리서 보면 살풀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판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바닥에 엎어진 유경사는 시종일관 ‘미안해. 미안해.’를 연발하고 있었다.



“미안하다면 다야?”

김홍준은 관중석에 몸을 묻으며 되물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는지 얼굴엔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 있었고 눈은 퀭했다.

혼이 날아간 눈빛으로 축구 경기장을 내려다보며 김홍준은 다시 한 번 유경사가 했던 사과를 떠올렸다.

“미안하다. 미안해. 미안하다고...시발.”

이혼 수속을 밟고 법원을 나섰을 때, 넋 빠진 표정의 김홍준을 보며 유경사는 계속 사과를 했다.

그 옆에 아내, 아니 이제는 전처가 된 오순례는 새침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연애를 하던 시절에는 그 새침한 표정이 애간장을 녹였지만 지금은 복장을 핵폭발 시키고 있었다.

김홍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이 빠져나가 생긴 공백에 맥주를 털어 넣으며 김홍준은 경기장을 바라봤다.

고등학생 시절 불상사 때문에 축구를 그만뒀지만 축구 자체를 끊을 수는 없었다.

오순례와 만나기 전까지 김홍준은 조축에 환장하고 서울유나이티드를 서포터하며 광적으로 축구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것이 오순례와 만나며 변했다.

축구 하는 남자, 보는 남자를 싫어한다던 오순례는 김홍준이 청혼을 해오자 조건을 걸었다.

그것은 결혼을 하고 싶다면 축구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홍준은 오순례가 내민 혼전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축구를 끊은 이후에도 김홍준은 금단증상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참아냈다.

그건 오직 오순례를 향한 마음 때문이었다.

김홍준은 스무가지 조항으로 채워져 있던 혼전 계약서를 떠올렸다.

별의 별 조항이 다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불륜 금지는 없었지.”

“와아아아아아아아!”

골이 들어갔다.

김홍준이 응원하는 서울유나이티드가 아닌 최근 케이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상주 상무팀이었다.

전반에만 세 골을 먹고 현재 후반전 두 골을 더 실점한 상황이었다.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축구장을 찾은 김홍준으로서는 더 없이 화가 나는 상황이었다.

“야! 그것 밖에 못하냐! 세끼 먹고 공만 차는 놈들이 그것 밖에 못해!”

김홍준은 고함을 질러댔다.

들고 있는 종이컵에서 맥주가 튀어 다른 관중들의 옷을 적셨다.

그 중 한 명인 덩치 큰 여성이 몸을 일으켰다.

“아저씨, 취했으면 곱게 쳐마셔요! 여기서 왜 주정이야!”

“뭐야? 못하는 걸 못 한다고 하는데 그게 잘못이야!?”

덩치 큰 여성은 위협적으로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답답하면 니가 뛰던지!”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김홍준은 알 수 없었다. 순간 머릿속에 스파크가 튀고 눈앞이 암전 되었다는 사실만이 어렴풋이 기억 날뿐이었다.

필름이 끊긴 건지 아니면 순간의 격정에 이성이 날아 간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그 순간 김홍준이 관객석을 뛰어 넘어 경기장 안으로 난입 했다는 사실이었다.

경기장 경호원들이 어어 하는 사이 경기장에 뛰어든 김홍준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일반인 수준을 뛰어 넘는 속도로 패널티에리어까지 뛰어 갔다.

때마침 서울 유나이티드 수비진에서 롱패스가 날아오르고 있었다.

기습적인 관중의 난입에 선수들이 얼이 빠져 있을 때, 김홍준은 날아오는 공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때서야 수비수 한명이 다년간의 훈련에 따른 본능으로 공을 걷어내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수비수가 김홍준의 등 뒤에 선 순간 이었다. 인생에 한 번 사람들은 마법 같은 경험을 한다.

지금 이 순간이 김홍준에게 있어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수비수를 등지고 있던 김홍준은 일순간 볼을 받으며 몸을 돌렸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한 순간 김홍준의 트래핑에 볼이 반회전하며 수비수의 몸을 타고 돌았다.

그 시점에 김홍준은 공의 반대편에서 수비수를 따돌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설명은 길었지만 마법은 한 순간이었다.

기괴한 트래핑과 동시에 수비수를 따돌리고 공중에 뜬 공을 받은 김홍준은 공이 땅에 닿기 전에 슛을 날렸다.

공이 골네트에 꽂혔다.

출렁이는 네트에 선수들이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을 때, 관중석에서 일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개중에는 웃음소리도 섞여 있었다.

그 환호성 속에서 김홍준은 정신이 나간 얼굴로 서있다.

몇초인가 그렇게 서있던 김홍준은 이내 본능에 이끌린 건지 코너 라인을 따라 팔을 흔들며 세레모니를 했다.

그리고 경호원들에게 붙잡혀 끌려 나갔다.

마치 짐짝처럼 끌려 나가는 그의 등 뒤로 관중의 환호성이 뒤따랐다.



“야, 어쩌자고 그랬냐?”

서울 모처의 한 카페에 김홍준은 얼굴에 마스크와 선글라스, 모자를 눌러쓴 채 친구의 질책을 듣고 있었다.

친구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고 그 안에는 술 취해 주정을 부리다 끝내는 경기장으로 난입해 골을 넣어버린 진상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미친 새끼 지가 무슨 베르캄프라고 이런 골을 넣어. 그냥 경기장 한바퀴 옷 벗고 뛰는게 낫지. 아주 동네방네 나 X신이에요 하고 소문내는 거 아니야. 뷰가 500만을 넘었다. 좋아요가 100만이야. 이 미친놈아!”

“알았으니까. 목소리 좀 죽여.”

김홍준은 주변 눈치를 살피며 친구에게 말했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유경사에게 고백을 들었던 날 부린 행패로 자숙을 명령 받았던 김홍준은 이번 난동으로 짧은 경찰 인생에 종지부를 찍어 버렸다.

이혼하고 백수가 되고 거기다 전국적인 바보가 되어 버린 김홍준은 대한민국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

이혼의 여파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었지만 그와중에 놓아버린 정줄이 인생에 그보다 더 큰 상처를 남겨버린 것이다.

김홍준은 그 후 저축해 놓은 돈을 까먹으며 할 일 없이 백수 생활을 영위 하는 중이었다.

“하아.. 백수 새끼. 이참에 그냥 방송 데뷔라도 하지 그러냐. 방송국에서 연락 오거나 그럴거 아니야.”

김홍준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니가 친구냐?”

김홍준의 친구는 한숨을 내쉬었다. 의자에 몸을 기대며 김홍준을 쳐다봤다.

이혼하기 전까지 김홍준은 매우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담배도 피지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다. 운동과 독서만을 취미 삼아 살아온 인생이었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 다져진 체력과 정신력을 취미 생활인 축구와 직장에 쏟았고 결혼 후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남김없이 쏟아 부었다.

그랬던 녀석이 고작 석달만에 반 폐인이 되어 있었다. 친구가 생각하기에 이런 삶은 김홍준 인생에 있어 처음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이고 남은 사람은 살아야 할 거 아냐.”

김홍준은 진지하게 물어오는 친구의 질문에 말없이 커피잔을 만졌다.

딱히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답을 망설이는 김홍준을 보며 친구가 말했다.

“그럼 우리 회사에서 일해 볼 생각 없냐? 작은 보안 업체지만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거야.”

“고맙...”

“저 사람 잠실 베르캄프 아니야?”

김홍준과 친구는 카페를 옮겼다.



일주일 뒤 집 현관에 들어서며 김홍준은 입고 있던 양복을 거칠게 벗어 집어 던졌다.

바닥을 나뒹구는 양복에 시선도 주지 않고 김홍준은 쓰리지듯 소파에 몸을 뉘였다.

오늘 김홍준은 친구에게 소개 받아 일했던 보안 업체에서 잘렸다.

행사에서 보안 요원으로 서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잠실 베르캄프 아니냐며 김홍준에게 접근해 왔다.

때때로 악질적인 이들은 김홍준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일의 특성상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가는 일이 잦았던 김홍준은 잠실 베르캄프라는 별명에 시달려야 했다.

그 덕에 친구의 회사까지 피해를 봐야 했다.

김홍준은 그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다.

소파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김홍준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했다.

서울에서 살기는 힘들었다.

가장 먼저 그런 현실이 떠오르자 뒤이어 귀농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외에도 여러 인생 경로가 떠올랐지만 뭐 하나 현실적인 대책은 아니었다.

김홍준은 한숨을 내쉬고 리모컨을 들었다.

TV를 켜자 스포츠 뉴스가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의 뉴스입니다. 20XX년부터 부임해 3년째 구단을 지휘해 온 서울 유나이티드의 미쉘 페로 감독이 오늘 사임 했습니다. 프랑스 국적의 미쉘 페로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홍준은 뉴스를 쳐다봤다.

축구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경기장 난입으로 무기한 출입 정지 처벌을 받은 상태였다.

처진 눈으로 김홍준은 흘러가는 영상을 계속 지켜봤다. 뉴스에는 사임한 미쉘 페로 감독과 동반한 코치들이 함께 훈련을 지도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그 영상을 지켜보고 있던 김홍준은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 인물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바라봤다.

영상이 넘어갈 때까지 그 인물의 몽타주를 살피던 김홍준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을 뒹굴고 있는 자켓을 찾아 뒤졌다.

한참을 뒤진 끝에 김홍준은 안주머니에서 원하던 걸 찾아 낼 수 있었다.

바닥에 자켓이 떨어지고 김홍준의 손에는 한 장의 명함이 남았다.


작가의말

 오타 지적 환영합니다.

 오류 지적도 환영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6

  • 작성자
    Lv.29 글세포
    작성일
    14.09.06 23:58
    No. 1

    아나 진짜 ㅋㅋㅋ 골키퍼있다고 골이 안들어가는 법 있냐는 말이 생각나네요.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 보는 것 같아요...초반에 랄까...약간 과장된 이야기도 들어갔지만 그게 소설의 묘미죠. 여하튼 재밌어요. 술술, 읽힙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1 최지건
    작성일
    14.09.07 18:57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마왕전설
    작성일
    14.09.09 16:48
    No. 3

    남편도 모르게 부인혼자 이혼이 되나요? 이혼이란게 그렇게 쉽지않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1 최지건
    작성일
    14.09.09 17:28
    No. 4

    부인 혼자 이혼 한 건 아니죠. 끝까지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법원에 함께 갔다 왔다는 말이 언급 됩니다. 글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BsaiRoYo
    작성일
    14.09.22 00:01
    No. 5

    워 제 상상을 뛰어넘는 불륜 상대에서 스크롤 위로 한번 저만 그럴까요 여기서 반전ᆞ축구장 난입에서 또 반전 다음 다음이 넘 기대되네요 다음편 보러 넘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9.24 14:36
    No. 6

    아낰ㅋㅋㅋㅋㅋㅋ축구소설인데 이런 참신한 도입부라니ㅋㅋㅋㅋ오랜만에 웃었네요ㅋㅋ문피아 스포츠소설들 퀄이 상당한대요..아직 얼마 안보긴 했지만, 이 소설도 허니잼 느낌이 나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작약
    작성일
    14.09.26 03:00
    No. 7

    아직도 사랑해서 합의이혼 해준겁니까?
    눈이 저정도로 뒤집혔는데 이혼서류에 도장찍은거에요?

    부인에게 이혼의 사유가 있으니 위자료 받아낼수 있을거 같은데요

    뭔가 재미는 있지만 이상하게 그부분이 걸리네요
    순순히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어줬다는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과니
    작성일
    14.10.11 17:12
    No. 8

    유경사 옷 벗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냥 불륜도 상당한 문제인데, 동료의 아내를?
    주인공이 용서한다고 해도, 경찰조직이 용서 못할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식자를식자
    작성일
    14.10.24 20:55
    No. 9

    다들 그렇듯이 이혼이 너무 쉽게된듯 무슨 스토리가 나올지 아직 모르겠지만 나같아도 이혼 안해줄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수마하
    작성일
    14.10.26 00:09
    No. 10

    상대방은 안짤리나요? 경찰이 같이 일하는 동료의 와이프와 불륜을 저질렀는데 거기에 이혼까지 하고 같이 동거나 결혼.. 상대방이 그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는 안봐도 뻔할거 같은데 아무런 이야기가 없네요. 오로라공주가 생각나게하는 막장도입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에밋
    작성일
    14.10.30 21:39
    No. 11

    잘려야하는 상대가 잘못된것 같아요^^;;;; 동료ㄱㅕㅇ찰 아내와 바람났다고 여론몰이하면 살기 힘든건 불륜남녀 쪽 같은데요. 그리고 너무 순순히 이혼도장 찍어준것 같아요. 아니면 적어도 간통으로 처넣기라도했으면 싶어요ㅜㅜ
    그래도 군곡진 준공 인생이 재밌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에밋
    작성일
    14.10.30 22:19
    No. 12

    무슨 놈의 오타가 이렇게 많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ㄱㅕㅇ찰 -> 경찰
    군곡진 -> 굴곡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목동냥냥이
    작성일
    14.11.17 16:48
    No. 13

    재밋게 즐독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루플
    작성일
    15.08.15 14:30
    No. 14

    빵터짐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별호가뭔데
    작성일
    15.09.15 22:07
    No. 15

    분륜 상대는 당연히 짤려야 되는거라고 보는데...

    같은직장에서 저런 일이 있으면 일단 폭행보다도 먼저 짤릴건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희망작
    작성일
    18.01.29 01:14
    No. 16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퀴벌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4) +6 14.09.30 8,612 204 8쪽
24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3) +7 14.09.29 8,423 202 7쪽
23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2) +8 14.09.27 9,147 211 7쪽
22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1) +14 14.09.26 8,752 237 8쪽
21 5장 장유유서는 없다. (6) +12 14.09.25 8,941 228 8쪽
20 5장 장유유서는 없다. (5) +22 14.09.24 9,736 235 8쪽
19 5장 장유유서는 없다. (4) +10 14.09.23 9,913 218 7쪽
18 5장 장유유서는 없다. (3) +10 14.09.22 9,806 248 10쪽
17 5장 장유유서는 없다. (2) +6 14.09.20 8,983 208 8쪽
16 5장 장유유서는 없다. (1) +6 14.09.19 11,622 290 7쪽
15 4장 내 축구를 소개합니다. (4) +7 14.09.18 11,474 308 11쪽
14 4장 내 축구를 소개합니다. (3) +5 14.09.17 10,131 260 9쪽
13 4장 내 축구를 소개합니다. (2) +5 14.09.16 10,168 260 9쪽
12 4장 내 축구를 소개합니다. (1) +7 14.09.15 10,211 256 9쪽
11 3장 어디에나 항구는 있다. (5) +9 14.09.14 9,145 232 7쪽
10 3장 어디에나 항구는 있다. (4) +5 14.09.13 9,274 241 7쪽
9 3장 어디에나 항구는 있다. (3) +4 14.09.12 9,871 223 9쪽
8 3장 어디에나 항구는 있다. (2) +5 14.09.11 10,271 250 8쪽
7 3장 어디에나 항구는 있다. (1) +8 14.09.10 9,784 228 8쪽
6 2장 lul (4) +13 14.09.09 10,414 253 11쪽
5 2장 lul (3) +6 14.09.08 12,133 276 10쪽
4 2장 lul (2) +8 14.09.07 11,866 262 7쪽
3 2장 lul (1) +7 14.09.06 12,395 276 6쪽
» 1장 사연 +16 14.09.06 13,158 292 16쪽
1 서장 +11 14.09.06 13,815 297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