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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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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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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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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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DUMMY

오토는 쌍안경으로 4대의 소련군 중전차들을 관찰했다. 이미 놈들은 포탑을 이 쪽으로 선회시키고 있었다. 그 중에 3대는 오토도 잘 알고 있는 IS-2, 스탈린 전차였다. 스탈린 전차는 공격력이 매우 강했으나 광학기기가 빈약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장거리에서는 놈들의 포가 명중하기 힘들다.


오토는 맨 우측의 중전차의 포탑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저거?'


맨 우측 중전차는 기존의 IS-2나 T-34, KV-2 전차와는 달리 버섯 모양의 포탑을 갖고 있었다. 어쨋거나 제일 선두에 있는 오토가 제일 우측에 버섯 모양 포탑의 중전차를 격파해야 할 것 이었다. 오토는 다른 IS-2 전차가 조준경 내에서 몇 슈트리히인지 계산하고 대략적인 거리를 산출해냈다.


"7시 방향 맨 우측 중전차 보이나!! 거리 1950m!! 철갑탄 3연속 사격!!"


현재 오토의 전차는 8,8cm KwK 43 L/71 포가 장착된 티거2였기 때문에 2.6km 밖에서도 IS-2의 전면 장갑을 관통 가능하다.


"확인 완료!!"


"장전 완료!!"


오토는 초조하게 조준경을 바라보았다. 저 맨 우측에 있는 중전차는 차체가 낮기 때문에 한 번에 명중이 힘들 것 이었다.


"발사!!"


터엉!!!


포수 에밀이 발사한 철갑탄은 놀랍게도 버섯 포탑 중전차에 적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버섯 포탑 중전차는 격파되지 않았고 주포와 기관총에서 불을 뿜기 시작했다.


드드득 드드득


터엉!!


'!!!'


오토가 외쳤다.


"명중했다!! 같은 곳으로 계속 쏴!!"


그 때, 소련군의 중전차들이 발사한 고폭탄 OF-47탄이 이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퍼엉!! 쿠과광!! 쿠궁!!!


인근에서 고폭탄이 폭발하면서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에 독일군 보병들이 있는 도랑까지 흙먼지가 휘몰아쳤다. 스탈린 전차의 기관총에서 발사되는 총알들이 콩알처럼 티거 장갑에 무수히 튕겨져나갔다. 근처에 보병들이 있었다면 도탄되는 총알에 벌집이 되었을 것 이었다.


탕! 탕!! 타앙!!


"사격하면서 퇴각하라!!"


결국 티거 전차들은 소련군의 전차가 있는 쪽으로 사격을 하면서 능선을 넘어 퇴각하기 시작했다. 버섯 포탑의 중전차의 주포가 다시 불을 뿜었다.


터엉!!!


3소대장 게오르크의 전차 인근에서 엄청난 화력의 고폭탄이 폭발하며 측면 장갑의 용접 부위가 금속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작살이 났다.


쿠과과광!!!!


불타오르는 3소대 티거에서 황급히 게오르크와 전차병들이 탈출해서 도랑 속으로 뛰어들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와 데니스가 부상을 입은 전차병을 끌고 갔다.


쿠구궁!! 쿠궁!!!


게오르크의 티거를 제외한, 슐레프 중대와 마흐땅 중대의 총 6대의 티거는 능선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흐땅 중대가 앞으로 전진하는 동안, 슐레프 중대의 3대의 티거는 능선 뒤에서 적당히 엄폐한 상태로 소련군의 스탈린 전차가 있는 곳을 향해 철갑탄을 발사했다. 오토가 외쳤다.


"발사!!!"


터엉!!!


오토의 티거는 다시 그 버섯 모양 포탑의 중전차의 포탑을 겨누고 철갑탄을 발사했다.


텅!! 터엉!!


초탄과 이탄으로 정확한 거리를 산출하고 발사한 삼탄이 제대로 소련군 중전차에 명중하였다. 하지만 그 버섯 모양 중전차는 흠집도 나지 않았는지 다시 이 쪽으로 포를 발사했다.


터엉!!


슐레프 중대장이 더 이상 교전하지 말고 퇴각하라고 무전으로 명령을 내렸다. 오토가 외쳤다.


"퇴각한다!!"


슐레프 중대의 3대의 티거가 모두 후퇴해서 소련군 전차 부대가 사격 가능한 위치에서 벗어났다.


'살았다!!!'


그 때, 누군가 장갑을 두드렸다. 문을 열어보니 지크프리트 4인조였다.


"도랑 쪽에 부상병이 있습니다!!"


오토는 부상병을 도우러 갈지, 아니면 그냥 갈지 잠시 고민했다. 조종수 마티아스가 물었다.


"어떻게 합니까?"


오토가 슐레프 중대장에게 무전을 보냈다. 슐레프 중대장은 부상병을 구하러 갈 것을 허락했다. 스테판과 블라덱의 티거가 잠시 위치를 이동하여 능선 위로 올라와서 다시 소련군 전차를 향해 주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터엉!! 텅!!


그 틈을 타서 오토의 티거는 아까 전에 보병들이 퇴각하던 도랑이 있는 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오토가 외쳤다.


"정지하면 요하네스 자네가 30초 정도 끊어가면서 사격해! 탄약 낭비는 하지 말게!! 연막 발사하고 알프레트, 자네가 나랑 가서 부상병 구조하고 온다!!"


그렇게 오토의 티거는 도랑 옆에 전차를 댔고, 요하네스가 전면 기관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드득 드득 드드득


그리고 티거에서 연막탄이 발사되었다.


퍼엉!!


해치가 열린 상태로 오토는 연막이 퍼지기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외쳤다.


"빨리!! 빨리!!!"


오토는 알프레트와 함께 해치 밖으로 몸을 빼낸 다음 도랑으로 몸을 날렸다.


퍼억!!


도랑에 쓰러져있던 보병 녀석의 얼굴은 의외로 멀쩡했다. 심지어 자신의 총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


"저 다리 다쳤습니다!! 다리 다쳤습니다!!"


오토가 보병의 뒷목에 옷깃을 잡은 다음 티거가 뿌린 연막 사이로 끌고 갔다. 그 때, 소련군 전차가 고폭탄을 발사했다.


퍼엉!!


다행히 고폭탄은 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폭발했고, 오토와 알프레트는 재빨리 그 부상병을 티거 차체 안으로 넣은 다음 자신들도 해치 안으로 들어갔다.


"빨리 나가자!!! 빨리!! 빨리!!"


오토는 해치를 꽉 닫았고 티거가 엔진 소리를 내며 다시 퇴각하기 시작했다. 30m쯤 떨어진 곳에서 소련군이 발사한 고폭탄이 폭발했다.


쿠과광!!


트드등 트드드드등 트드드드등


마침내 티거는 능선을 넘어서 소련군 전차의 사격권 밖으로 벗어났다. 오토가 부상병에게 외쳤다.


"자네 살았어!!!"


그렇게 독일군은 무사히 퇴각에 성공했다. 게오르크 녀석과 3소대원들은 경미한 부상을 입어서 부대에 잔류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501 중전차 대대에 남은 티거는 고작 6대가 전부였다.


뛰어난 포수 에밀이 초점 없는 눈으로 중얼거렸다.


"그 버섯 포탑 전차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슐레프 중대장이 와서 말했다.


"볼쉐비키 놈들이 기존 IS-2에서 포탑 형태를 바꾸어 방호력을 증대시킨 IS-3 전차가 나왔다는 정보가 있다!"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장거리 교전에서는 놈들 광학장비의 성능이 좋지 않기 때문에 명중률이 떨어진다...하지만 중거리 교전에서는?'


스테판이 물었다.


"몇 미터까지 접근해야 소련군 신형 전차의 장갑을 티거2의 주포로 관통할 수 있습니까?"


슐레프 중대장이 말했다.


"그건 나도 모른다! 아마 놈들 신형 전차에 대한 정보가 수집되면 바로 정보가 내려오겠지!"


오토는 현재 임시 치료소로 쓰고 있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 전에 오토가 구해준 보병이 오토를 보고 인사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토는 자신이 사람을 살렸다는 것에 제법 뿌듯했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군!'


게오르크 녀석은 궁둥이가 다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오르크는 자신의 전차가 모두 없어진 것에 분노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만히 퇴각만 하는게 말이 되냐?"


"우린 전차 부대라고!"


아무리 소련 놈들이 대공세를 하고 있지만 한번쯤 역습을 해줘야한다는 것에 다들 동의했다.


한편, 소련군은 최근 전투에서 빠른 속도로 진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타샤가 속한 부대는 언니 크세니야, 동료 안나, 류드밀라 등과 함께 인근에 마련된 작은 감제 고지에서 근무를 서게 되었다.


'으갸갸갸...춥다!!'


워낙 추웠기에 군화 속에는 지푸라기, 신문지를 잔뜩 끼워 넣어야 하고, 벽돌도 뜨겁게 가열시킨 다음에 신문지로 싸서 안고 있어야 했다. 나타샤는 마가리타, 뽈리나, 키라, 옥사나에게 추위 속에서 버티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타샤는 벽돌 두 개를 신문지로 싼 다음에, 언니 크세니야가 보초를 서고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언니, 이거!"


크세니야는 나타샤가 건네준 벽돌을 만지며 손을 녹였다. 나타샤는 다시 따뜻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서 난로 앞에서 마가리타, 뽈리나, 키라, 옥사나와 함께 손을 녹였다. 30분 뒤, 크세니야가 들어왔고 다른 동지들이 보초를 서러 오두막 밖으로 나갔다. 나타샤는 크세니야가 군에 입대한 것이 너무나도 못마땅했다.


"크세니야!"


나타샤는 화가 난 표정으로 언니를 바라보았다.


"예카테리나 언니도 입대하지 말라고 했잖아! 도대체 왜 군에 온 거야?"


(적백내전편 참조. 러시아 적백내전 때 친구들과 함께 적군 편에서 싸우기로 했던 예카테리나는 마을에서 고아가 된 어린 나타샤와 크세니야를 구조한다. 예카테리나의 부모님은 나타샤와 크세니야를 키워주었다.)


(예카테리나는 나타샤와 크세니야의 군 입대를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입대 전, 굳은 표정의 크세니야에게 예카테리나는 이렇게 말했던 것 이다.


"절대로 입대하면 안 된다! 너네들은 그저 이용만 당할 뿐이야!"


예카테리나가 크세니야의 눈을 쳐다보며 외쳤다.


"국가를 위해서 여자들도 싸워야 된다고 그들이 말하던? 그런 말에 도대체 왜 속는거니?"


하지만 예카테리나는 말려도 소용이 없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크세니야는 전쟁으로 인해서 약혼자를 잃고 독일군과 싸우기 위해 입대할 것이라는 결심을 꺾지 않았다. 나타샤는 내키지 않았지만 언니 크세니야를 따라서 같이 입대한 것 이었다.)


나타샤가 속으로 생각했다.


'원수를 갚으려면 무기 공장에서 일하는게 더 좋잖아..굳이 위험하게 전투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뭐야?'


나타샤는 진짜 언니 크세니야 때문에 입대해서 개고생하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불쌍했다. 상병을 단 것은 좋았지만 추위 때문에 힘들었던 것 이다.


크세니야와 나타샤는 그렇게 모닥불 앞에서 몸을 녹였다. 나타샤는 힘들게 군화를 벗으려고 했지만 발이 퉁퉁 부어서 벗겨지지 않았다. 크세니야가 말했다.


"내가 벗겨줄게."


크세니야가 군화를 벗겨주었고 나타샤는 모닥불 앞에서 발을 녹였다. 오랫동안 추위에 떨었던 몇 군인들은 손가락와 발가락이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었다. 나타샤는 양말을 벗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기에 발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다행히 아직은 멀쩡한거 같네..'


그 때, 밖에서 소리가 났다.


"놈들이다!!"


"전차야!!"


"전원 위치로!!!"


나타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저..전차라고?'


"이 곳에 전차가 왜 와?"


"우리가 공세잖아!!"


크세니야와 나타샤도 다른 병사들과 함께 뛰쳐나갔다. 흰 눈으로 뒤덥힌 엄청나게 광활한 대지, 저 멀리 독일군의 중전차 대대가 이 쪽으로 오고 있었던 것 이다. 망원경으로 그 쪽을 보고 있던 한 병사가 외쳤다.


"티거 6대다!!"


"우린 죽었어!!"


"왜 이 쪽으로 오는 거야!!"


"퇴각해야 합니다!!!"


소대장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외쳤다.


"퇴각하라는 명령이 내려오지 않았다!! 이 고지를 지키는 것이 우리 임무다!!"


현재 나타샤와 크세니야가 있는 긴 참호로부터 30m 쯤 전방에는 병사가 둘씩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개인호들이 10개 정도 여기저기 파여 있었다.


각 개인호에는 소련 병사들 두 명씩 RPG-40 대전차 수류탄을 들고는 전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소련 병사는 칼바람 같은 엄청난 추위 속에서 장갑을 벗고는 7개의 막대형 수류탄을 끈으로 묶고 있었다. 이미 시커멓게 된 손가락으로, 칼바람 속에서 어떻게든 손가락을 움직이며 매듭을 지어야했다.


"으...으아아.."


"이 쪽에 수류탄 하나만!!"


한 소련 병사가 수류탄을 들고는 허리를 숙인 자세로 잽싸게 달려가서 수류탄을 건네주었다.


전차 부대가 다가오는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떤 개인호에서 소련 병사는 PTRD-41를 겨누고는 전차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크세니야 또한 SVT-40 소총을 들고는 다가오는 전차 부대를 겨누고 있었다. 나타샤는 팬티에 똥오줌을 지리며 다가오는 전차 부대를 보고 있었다.


'으..으아아!!!'


그리고, 티거의 8,8cm KwK 43 L/71 포가 불을 뿜었다.


퍼엉!!


쿠과광!!


소대장은 전차포를 맞고는 사방으로 팔다리가 날아갔다. 나타샤는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면서 자신을 향해 오는 이 강철 괴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개인호에 있던 소련 병사는 대전차 수류탄을 든 채로 티거가 자신의 앞을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전차가 지나가면 후면 장갑에 수류탄을 던질 계획이었던 것 이다.


'빨리 가라!! 빨리!!'


하지만 육중한 전차의 좌측 궤도는 그 소련 병사가 있던 곳으로 다가왔다.


"으아아악!!!!"


그 독일군 전차는 교통호에 있던 소련 병사들 위를 앞뒤로 왔다 갔다하며 짓밟았다.


끼기기긱 끼기기기기 끼긱


그 독일군 전차는 심지어 시계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아주 꼼꼼하게 일을 마무리했다.


끼긱 끼긱 끼기긱


"저..저 새끼들!!"


"으아악!!!!"


분노한 한 소련 병사는 화염병을 들고는 교통호로 달려간 다음, 뛰쳐나와서 전차를 향해 화염병을 투척하려고 했다. 그 순간


드륵 드르륵


그 소련 병사는 화염병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화르륵!!


소련 병사의 몸에 화염병의 불이 옮겨 붙었다. 그는 눈 밭에서 불을 끄려고 이리저리 뒹굴었다.


"으아악!! 아아아아악!! 으아악!!"


쿠광!! 콰광!! 쿠궁!!


한 소련군 기관총 사수가 고함을 치며 기관총을 쏘았다.


"으아아악!!!"


드륵 드르륵


그리고 한 소련군은 박격포를 발사했다.


"발사!!"


퍼엉!


쿠궁!!


흰 눈이 높이 솟구치며 눈보라가 일었다. 하지만 전차는 눈보라를 뚫고는 기관총에서 불꽃을 뿜어내며 계속해서 소련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타샤는 팬티에 똥오줌을 지린 채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으..으아...엄마..."


저 앞에 개인호에서 대전차 수류탄을 집어 던지려던 소련 병사는 양쪽 팔이 잘라진 채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학!! 으아아학!! 아아학!!"


흰 눈 밭에 길다란 핏자국이 남았다. 그리고 그 소련 병사의 뒤에서 티거는 계속해서 전진해오고 있었다.


드득 드득 드드득


크세니야가 나타샤에게 외쳤다.


"퇴각해!! 빨리!!"


그렇게 크세니야와 나타샤는 참호 밖으로 뛰쳐나와 있는 힘껏 달렸다. 다행히 뽈리나, 마가리타, 옥사나, 키라 또한 먼저 도망가고 있었다.


그 때


드득 드드득


크세니야가 등에 총을 맞고 눈밭에 쓰러졌다.


털썩!


하지만 나타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친듯이 달아났다.


'헉..허억...허억..헉..'


나타샤의 눈썹에는 작고 흰 눈이 붙어 있었다.


"헉..헉..허억.."


차가운 바람은 얼굴 피부를 베어낼 것 같았다.


'흐윽...헉...흐흑...'


폐에 계속해서 얼음장 같은 공기가 들어찼다. 차가운 눈 바람이 계속해서 얼굴을 때렸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여기저기 눈보라가 일어났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조차 없었다. 하지만 뒤에서는 계속해서 기관총 소리와 포 소리가 들렸고, 최대한 그 곳에서 멀어지고자 나타샤는 온 힘을 다해 달렸다.


그 때, 전차의 기관총이 나타샤의 등을 향해 발사되었다.


드득 드드득 드득


총알이 나타샤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타샤는 더 이상 빨리 뛸 수 없을 만큼 아무 생각도 없이 미친듯이 앞으로 질주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나타샤는 미끄러져서 엎어졌다.


퍽!


나타샤의 손발이 모두 눈 속에 10센치 정도 파묻혔다. 추위는 나타샤의 폐 속까지 꽁꽁 얼려버릴 것 같았다. 나타샤는 숨이 차서 구역질을 하며 신물을 토해냈다.


"우욱..우웩..."


나타샤의 얼굴은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고개를 들자 무한해보이는 눈밭으로 덮인 광활한 대지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나타샤는 뒤를 돌아보았다.


'크...크세니야...'


흰 눈밭에는 나타샤 자신의 발자국만이 깊게 패여 있었다. 저 멀리서 독일군 전차가 발사하는 고폭탄 소리와 기관총 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언니, 크세니야를 버리고 도망간 것이 떠올랐고, 나타샤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떨어졌다.


'으아아아악!!!!!!!!!!!!!!!!!!!!!!!!!!!!!!!!!'


이 순간, 오토가 무전기로 전차병들에게 외치고 있었다.


"탈주하는 이반 모두 사살해!! 도망가는 새끼들 다 기관총으로 긁어버려!!!"


등을 보이고 달아나는 소련 병사들은 모두 기관총을 맞고 눈밭에 쓰러졌다.


드득 드드득 드득


이미 전투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였다.


스테판은 티거 안에서 조준경을 통해서 눈으로 뒤덮인 땅을 가로질러 달아나는 나타샤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스테판이 외쳤다.


"1시 방향 320m 적 병사 발견!! 고폭탄 장전해!!"


에이스 포수가 조준경으로 달아나는 나타샤를 발견했다.


"목표 발견!"


"장전 완료!!"


포수 포탄을 발사하려던 순간, 스테판이 외쳤다.


"2시 방향 50m 박격포!!"


포수는 재빨리 휠을 돌려서 목표를 변경하고는 소련군의 박격포를 향해 고폭탄을 발사했다.


"고폭탄 발사!!"


퍼엉!


전투가 끝나자, 눈밭에는 전차의 궤도 자국과 병사들의 군화 자국이 남았고 여기저기 시신들이 그림처럼 널려 있었다.


독일 병사들은 소련 병사들의 몸에서 장갑과 군화부터 챙겼다. 크세니야는 총을 맞은 채로 신음하고 있었다.


"흐..흐아...나타샤...흐으..."


한 독일 전차병은 크세니야의 군화에 자신의 군화를 대어보았다. 아무래도 사이즈가 작아서 벗겨봤자 맞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 독일 전차병은 재빨리 크세니야의 손에 있는 장갑을 벗겼다. 시커멓게 변한 손가락이 드러났다. 독일 전차병은 크세니야의 벙거지 장갑을 끼고는 만족해했다.


한 독일 전차병은 도끼를 이용해서 쓰러진 소련 병사들의 허벅지를 잘라냈다.


퍽!! 퍼억!!


퍽!!


흰 눈밭에 피가 튀겼다. 독일 전차병들은 그렇게 다리들을 한 군데에 모아놓고, 소련 병사들이 쓰던 작은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서 불을 이용해서 다리들을 녹였다. 그렇게 군화를 벗겨냈고, 독일 전차병들은 모두 그 군화로 갈아신었다.


권총을 든 오토가 외쳤다.


"잠시 쉬었다가 바로 다시 이동한다!! 빨리 챙길거 다 챙겨!!"


오토는 소련 병사들의 얼굴에 한 발씩 총을 발사하며 확인사살을 했다.


탕!


타앙!


탕!!


오토는 눈밭을 걸어가며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크세니야에게로 걸어갔다. 크세니야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신음했다.


"으...으아..."


오토는 속이 불편했지만 크세니야를 향해 권총을 겨누었다.


'어차피 이 자는 죽는다...'


그 때, 스테판이 쌍안경을 들고 어딘가를 보고 있었다. 오토는 크세니야를 향해 권총을 발사하지 않고 스테판에게 물었다.


"뭐라도 있나?"


스테판은 쌍안경을 통해 미친듯이 달려가는 나타샤를 보고 있었다. 나타샤는 도망가다가 지친건지 쓰러져 있었다.


'조만간 죽겠군..'


스테판은 오토에게 외쳤다.


"별거 없어!"


"빨리 정리하고 가자!!"


그렇게 오토 일행은 소련군이 쓰던 감제고지를 확보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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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1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2.05 00:14
    No. 1

    오전에 일이 있어서 오늘은 일찍 올렸습니다 퇴고는 나중에 할 수 있을거 같슴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2.12.05 03:18
    No. 2

    착하게? 허허! 아주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아니, 개탄을 금치 못하는군요. 이거 정신 머리가 아직도 썩었구먼! 이거이거 표도르의 셰리 볼프의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차리겠구먼! 표도르 손에 티거 1개소대 전멸하면 꿀잼인디 ㅋㅋㅋ

    아무튼, 이렇게 일찍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고생 많으신데다 건강도 안 좋으시니 걱정만 더하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언제든 응원하며 잦은 휴식이라도 기다리니 긴 시간 가지고 휴식하세요. ^^

    아... 적백내전 외전이 이리 이어지는군요. ㅎㄷㄷ 어찌보면 전후나 종전기 나타샤 모습이 안 어울리는듯 싶다가도 왠지 일부러 크세티야에 대한 죄책감에 더 그러는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ㅜㅜ 어쩌면 블라슈크는 파블리첸코를 잃으면서 일본인에 대한 감정도 클텐데 감정 조절을 할지도... 나타샤는 그렇게 난리치지만 아무도 없을때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겠네요. 생각해보니 블라슈크는 한병태나 한병수 취조하다 파블리첸코 생각에 변명하는 그들에게 처음으로 분노를 터뜨릴듯 싶고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2.05 08:56
    No. 3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직 정신 못차렸죠!ㅋㅋㅋ블라슈크와 결혼할 류드밀라는 다른 류드밀라이기는 하지만 훌륭한 저격수를 잃었으니 충격을 받겠죠 네 저건 나타샤 캐릭터잡히기 전이었으니 지금봐도 좀 연결이 안되는거같긴한데 인간이 잘변하지 않으니 사람들 있는곳에선 계속 예전처렁굴거같네요!응원감사합니다!조만간 이전글들도 댓글모두달겠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g5******..
    작성일
    22.12.05 10:25
    No. 4

    빨리 현대전 나오면 좋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2.05 12:36
    No. 5

    저도 외전이 좋은데 외전쓰면 조회수가 깎여서요ㅜㅜㅜ추천글이 올라와서 독자분들이 좀 늘어나면 외전쓸수있을거같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g5******..
    작성일
    22.12.05 12:46
    No. 6

    유료화 포기하셨다면 실력 키우도록 외전쓰는게 더 낫지않을까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2.05 13:34
    No. 7

    유료화포기하지않았습니다!나중에 제 작품은 HBO나 유럽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되고 노벨문학상을 노리고있슴다!근데 외전도 조만간 쓰기는 할테니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g5******..
    작성일
    22.12.05 12:46
    No. 8

    완결을 내지도 못하고 쓸때없이 질질 끌리는거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2.05 13:32
    No. 9

    완결은 반드시 낼 예정입니다! 서부전선이상없다를 능가하는 한국문학 최고봉의 결말이 남아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2.05 14:46
    No. 10

    현대전은 모가디슈 전투 한달 내로 쓸거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2.05 14:49
    No. 11

    아 독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작품은 제가 2년 넘게 공들인거라 2부 완결내려면 제대로 해야할텐데 역사공부하면서 느낀걸로는 아직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좀 대중적인 현대전이나 태평양 전쟁 따로 작품 중편으로 연재한 다음에 다시 돌아와서 이 작품 제대로 쓸 수도 있을거 같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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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24 IS-3 +9 22.12.04 124 3 12쪽
823 예광탄 불빛 +179 22.12.03 218 3 12쪽
822 도둑질 +46 22.12.02 156 4 13쪽
821 다시 501 중전차 대대로 +153 22.11.22 281 2 13쪽
820 관등성명 +24 22.11.21 129 3 13쪽
819 당근과 채찍 +13 22.11.20 133 3 11쪽
818 외전)로마군 이야기 8 (完) +2 22.11.19 109 2 12쪽
817 외전)로마군 이야기 7 +5 22.11.18 89 2 12쪽
816 외전)로마군 이야기 6 +4 22.11.17 114 2 11쪽
815 외전)로마군 이야기 5 +4 22.11.16 97 2 12쪽
814 외전)로마군 이야기 4 +4 22.11.15 100 2 12쪽
813 외전) 로마군 이야기 3 +11 22.11.14 104 2 13쪽
812 외전)로마군 이야기 2 +44 22.11.10 154 2 12쪽
811 외전) 로마군 이야기 +16 22.11.09 123 2 12쪽
810 룰렛 +31 22.11.08 192 3 15쪽
809 휴가를 간 오토 +303 22.11.07 375 4 12쪽
808 바이킹 외전 5 (完) +19 22.11.06 114 2 15쪽
807 바이킹 외전 4 +18 22.11.05 112 2 11쪽
806 바이킹 외전 3 +19 22.11.04 141 2 17쪽
805 바이킹 외전 2 +16 22.11.03 103 5 13쪽
804 바이킹 외전 +20 22.11.02 143 3 14쪽
803 훈장과 계급장 +277 22.10.26 371 4 12쪽
802 유리지뢰 +29 22.10.25 136 4 13쪽
801 지상 최대의 암살 작전 +24 22.10.24 134 3 12쪽
800 석탄 폭탄 +39 22.10.23 182 3 15쪽
799 일급 기밀 +46 22.10.22 181 5 13쪽
798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3 +16 22.10.20 139 3 16쪽
797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2 +25 22.10.19 128 3 11쪽
796 뇌 비우고 쓰는 외전) 두 조종사 이야기 +8 22.10.18 143 3 12쪽
795 머리 비우고 쓰는 외전) 나타샤 이야기 +73 22.10.18 24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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