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근자 수선지로(無靈根者 修仙之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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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키
작품등록일 :
2023.08.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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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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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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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79. 감히 수선대능(修仙大能)의 명을 (2)

DUMMY

 “무사님!! 선 예약금을 걸어 두셨는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려던 찰나, 며칠 전 마주쳤던 인력거꾼이 ‘무사’ 이정민을 불러 세웠다.


 ‘이런 사회에서 자기보다 상위 계층을 함부로 부르고. 대담하네.’


 “아! 그래. 하지만 내가 열강 십국 중 한 곳에 유학도 다녀온 몸이라서··· 그런 푼돈쯤은 상관 없으니 자네도 그냥 주웠다고 치고···.”


 밑바닥에서부터 정보를 모으기 위한 당시였다면 모를까, 더 이상 인력거를 탈 필요가 없어진 그로서는 그냥 선 예약금을 며칠 동안 기다린 인력거꾼에게 적선한 셈 치기로 했다.


 “이 사나이 무법송(無法松, 법이 없는 것처럼 날뜀, 인력거꾼 마츠고로의 별명)! 비록 미천한 출신에 인력거나 끌고 있지만 대장부라고 불립니다요!”


 무사가 된 청년이 생각하기에도 이 남자의 말투는 야비해 보이지만 성격은 확실히 대장부의 그것 같긴 했다.


 “내가 그래도 무사라고 사람 보는 눈이 있어서 말인데, 자네 사실 내가 타는 게 진짜 원하는 것이 아니로구만?”


 그의 이름과 직업에서 어떤 기시감을 느낀 정민은 이 무법송이라는 남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미 알아차렸다.


 “무··· 아, 아, 아닙니다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근성만으로 살아온 이 사나이 무법송이···.” 


 ‘절대 놀란 표정 짓지 말고 가만히 듣게. 나는 하계에 강림한 신선인데, 자네의 착한 심성을 알고 있네. 그 바람을 이뤄줄 수 있어.’


 일부 무사나 상류층들이 사람의 마음과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아는 인력거꾼은 속으로는 이 손님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무사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자기 몸이 어떤 기운으로 감싸지는 기분이 들더니, ‘하계에 강림한 신선’ 무사와 인력거꾼, 그리고 인력거는 어느 집 앞으로 와 있었다.


 심지어 빈 공간에서 사람 둘과 인력거가 갑자기 나타난 건데도 집 앞 길거리에 있던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그들이 원래부터 거기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이, 이게 무, 무슨?!”


 ‘티 나지 않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지 않았나? 하계에 강림한 신선이라니까? 신선이 무슨 인력거를 타겠나? 그냥 자네 소원 이뤄주려고 하계 마실 한 번 나온거지.’


 확실히 이 집에 사는 사람중 한 명에게 남자는 볼 일이, 아니 무척 중요한 일이 있었다.


 ‘이 집 부인에게 자네 마음을 털어내고 싶은 것 아닌가? 뭐, 남편이 있는 데다 자네는··· 솔직히 계층 차이가 있으니 주저하는 것이겠지만···.’


 정민은 일부러 살짝 흘겨보는 눈매로 무법송을 쳐다보며 그가 정말로 이 집의 부인, 


 정민이 며칠 전 구해준 남학생의 어머니를 사모한다는 걸 꿰뚫자 무법송의 심장은 순간 그대로 멎을 뻔했다. 


 “ㅁ··· !!”


 ‘놀라지 말고 듣게. 기온(祇園)큰북(太鼓)을 울리도록 해주겠네.’


 무법송, 무호마츠의 삶은 그 북을 울리고 부인에게 그 마음을 제대로 고백 못 하고 쓸쓸히 죽고야 만다.


 ‘원래는 그 남학생이 상처 입었을 때 이 남자가 구해줬어야 하고 그 이후에야 무법송이 부인에게 호감이 생기는 건데, 모종의 이유로 호감은 있는데 아이를 구해준 일이 없었던 것 같네.’


 이미 이런 식으로 바뀐 삶이라면 어쩌면 이 남자가 기온 큰 북을 울리고, 마음도 고백할 수 있을 터였다.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그 북은 신물(神物) 아닙니까요?! 아니···신선이라 하셨···.”


 행여나 누가 들을까 동네가 떠나가라 크게 말하곤 했던 남자가 목소리를 죽이면서까지 기온 큰북이 신물이라고 하며 정민에게 뭐라 했다.


 ‘신선이 신물에 손을 댄다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


 정민이 진짜 신선은 아니었지만 신선과 같은 이적을 보였는데, 신선 앞에서 어딜 감히 신물을 손을 대려고 하냐고 따지는 것만큼 촌극이 없기도 했다.


 ‘그런데 겨우 축제 북이 신물이라고? 그럴 리가···!’


 하지만 원래 이 이야기에선 기온 큰북은 그저 여름 축제를 장식하는 말 그대로 큰 북이었다.


 ‘범인의 말이라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지만, 적어도 법기나 법보 수준은 된다는 뜻이겠지. 이렇게 된 이상 확인해 봐야겠어.’


 “어쨌든 기온 큰북이 어디있는지 알고 있나? 물론 이 현성선인(玄成仙人)이 금방 찾아낼 수 있지만, 이 일은 자네와 연관되어 있으니.”


 정민은 아예 정말로 신선인 척하기로 마음 먹었는지 자기 가명인 김현성에 선인을 붙여 현성선인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냈다.


 행인 중 누가 듣건 기억이야 바꾸면 되니까 아예 음성으로 말하기 시작한 건 덤이었다.


 “조금 전에 말씀 드렸다시피 그것은 신물이라 이 무법송이 아무리 사나이라 해도···.”


 ‘···어차피 지금 적어도 이 대륙에는 고계 수사는 없다. 훑어봐야겠어.’


 기온 큰북이 정말로 천재지보급의 물건이라 제대로 된 봉인으로 되어 있다면 화신 초기 수준의 영식을 가진 그로서도 탐색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이 은하군의 수사들 평균 경지가 천맹보다 좀 더 높은 걸 감안하면 정말로 그럴 수도 있어.’


 “그리고 학생과 학생의 선생을 ‘자네가’ 데려오게. 무법송 자네도 알겠지만 그 둘도 북소리를 들어야지?”


 이 인력거꾼의 기개라면 천민과 군인 집안이라는 신분 차이를 무시하고 모두를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현성선인’ 이정민이 생각하는 자기 명령의 유일한 결과였다.


 ‘나는 그 사이에 기온 큰북이 어딨나 찾아봐야겠어.’




 아무리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 했어도 날아다니는 것은 주의를 끌 수 있기에 둔술로 지상을 이동해 세계를 이 잡듯 뒤지기 시작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온 큰북’을 찾아낼 수 있었다.


 “천재지보급 법보는 맞는데, 보안이 허술하네? 하긴, 다른 은하군 수사가 여기까지 와서 이걸 건드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어?”


 문제는 이 법보를 ‘쳐서 울리고’ 나면 무슨 효과가 발휘되냐였다.


 영근도 없는 범인인 무법송이 칠 수 있냐는 별개로 치고 그 효과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였다.


 게다가···.


 ‘이래서 진법을 배웠어야 하는데. 항상 혼자 다 하다 보니까 진법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 보니···.’


 법보 보호를 위한 감지 진법이 있었는지 대기권 밖, 영식 감지 범위 끄트머리에서 고계 수사들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중심 행성에 있다는 화신기 수사는 안 왔고··· 아직은 결단, 원영 수사만 있구나.’


 일개 축기기 수사가 마차 앞을 조금 막았단 이유로 범인의 머리통을 날리고 그 동생을 ‘기분이 좋아서 죽이지 않고’ 도랑으로 걷어찼다.


 그마저도 정민이 1품 화어단을 먹이지 않았다면 그 남학생은 죽은 목숨이었다.


 결단, 원영기 같은 고계 수사들이 그들을 어느 정도로 아랫급으로 생각하고 얼마나 많은 살인멸구를 벌이며 살아왔을지는 안 봐도 뻔했다.


 ‘어차피 일을 벌이긴 해야 했어. 예상 외의 물건이 있어서 계획이 많이 앞당겨졌을 뿐.’


 “이 현성선인(玄成仙人)이 하계에 유람하러 왔더니, 이깟 저계 수도자 놈들이 제 세상 찾은 듯 범인들을 핍박이나 하고 있구나!”


 청년은 세 원영 모두에 법력을 실어서 다가오는 수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위가 원영 중기와 후기 사이라고는 해도 그는 삼도축기자에 세 원영에서 끌어다 쓰는 것이라 아무리 낮게 평가해도 대원만 이상의 수사가 법력을 싣는 것과 같은 효과였다.


 ‘저, 정말 상계 선인이 강림한 것인가?’


 ‘수위를 짐작할 수 없다!’


 행성 표면으로 거의 다 접근 해오던 수사들은 그의 수위가 가늠이 되지 않자 정말로 선인이 나타난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그도 그럴게 이 항성계에선 화신기 수사는 단 한 명뿐이기 때문이었다.


 ‘선인이 아니더라도 이 개체가 화신기 대수사인 것은 분명하다!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몰라도···!’


 원영 결단기 수사들이 화신기 수사에게 도망친다는 것은 기적이 일어나도 사실상 불가능했으므로 그들로서는 그가 선인인 셈 치고 빠져나갈 궁리를 해야만 했다.


 “현성선인님! 하계에 왕림하신 것을 경···.”


 그들 중 가장 대장격인 원영 초기 수사가 와서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됐고, 너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범인들을 죽였나?”


 하지만 ‘현성선인’ 이정민은 그 인사를 받는 대신 한 질문을 했는데···.


 “네?!”


 ‘서··· 선인이 이런 말을 묻는다는 것은 아마도 죽였다고 답하면···?!’


 “이 후배는 수선지로에 든 이래 범인을 죽인 적ㅇ···” 


 픽-


 때마침 오랜만에 묵백안(墨白眼)이 뜨인 정민은, 이 수사가 흰색 허상을 보인 것을 보고 거침없이 무영탄회지의 무영탄환으로 머리를 꿰뚫어 죽였다.


 ‘묵백안이 아니어도 거짓말쯤 판별 가능하지만, 그래도 놈들의 천성이 이렇다는 걸 확신할 수 있으니 억울한 놈 죽일 이유가 없지. 이런 사회에서 다른 놈들도 허상이 흰색인 거 보니 마찬가지겠네.’


 픽-, 픽-


 도망가려는 결단기 수사 수십 명도 무영탄회지로 모두 처리한 그는 다시 기온 큰북(祇園 太鼓)을 인력거꾼 무법송이 치게 할 수 있을지를 탐구했다.


 ‘북채가 있는데··· 이것 자체가 영력으로 들어야 하는 건데?!’


 게다가 정민 본인의 영력으로도 겨우 들 수 있을 정도로 제약이 심했다.


 ‘그러면 무법송이 직접 북을 치는 건 불가능하고, 남은 방법은···.’


 현성선인 이정민이 그 생각을 하자 그의 겉모습은 완벽히 무법송의 그것으로 바뀌었다.


 둔갑술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둔갑술을 배운 지 몇 년 되지 않아 그 묘리를 깊게 파고들지 못해 그저 겉모습 정도만 똑같을 뿐이었다.


 ‘그리고 은신부를 쓴 뒤에 적당한 시기를 봐서 자리를 바꿔야지.’


 인력거꾼 무법송은 그 쾌활한 성격과 기개로 남학생과 그 선생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모두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


 ‘여름 축제 기간은 아니지만, 내가 적당히 여름으로 만들어 주지!’


 은신부의 효과를 받는 건곤척이 상공을 가르고, 건곤척 리(☲, 불)를 발동해 하늘을 조금 데웠다.


 여기에 기천부까지 이용해서 날씨를 조정하자 마치 한여름 날씨처럼 대기가 데워지고 하늘도 맑아졌다.


 ‘무법송, 잘 듣거라. 네가 사모하는 부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잘 데리고 왔으니 이 현성선인의 말이 곧 끝나자마자 너와 자리를 바꿀 것이다.’


‘너는 가만히 있다가 본 선인이 북을 다 치고 나서 자연스레 모두의 축하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


 둥- 


 둥-


 그 말이 끝나자마자 무법송으로 둔갑한 현성선인 이정민은 기온 큰북을 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원영 대원만 수준의 법력이 실린 북채에 법보 기온 큰북이 맞닿자 그 기운이 주변에 퍼지는 걸 넘어서 행성 너머까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사나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큰 북을 한 번 쳐야 하지 않겠는가!”


 단순한 박자로 반복해서 계속해서 북을 치는 것일 뿐이었지만 북소리는 행성 전역에 퍼지고, 소리가 전달될 매질이 없는 우주공간까지 나아갔지만···.


 그 어느 수사도 그를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원래는 수줍은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죽었을 무법송의 마음, 그리고 천재지보급 법보 기온 큰북의 소리가 만났기 때문이다.


 ‘뭐지?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데?’


 둥ㅡ


 둥ㅡ


 무엇보다 이 소리의 파장이 그의 정신을 맑게 만들고 있었다.


 원영 후기 수사인 정민의 정신이 대번에 맑아지는 정도면 그 아래의 일반 수사들은 이 북의 효과가 더 극적일 것이었다.


 ‘설마···!!’


 “멈춰라! 원영기 풋내기 주제에 감히 봉인한 마물(魔物)에 손을 대?!”


 우주 공간까지 울려 퍼지는 이 정화의 파동을 본성에 있다는 화신기 수사도 마침내 느꼈는지 ‘원영기 풋내기’ 이정민을 잡으러 왔다.


 ‘꼴에 화신기이긴 한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


 지금 그를 잡으러 온 저 화신기 수사의 도행은 기껏해야 반보 화신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막 대기권에 진입한 이 대머리 화신기 수사를 건곤척, 육십사역경허검 등 그의 모든 법보들이 나서서 제압하자, 그는 별 대항도 못 하고 이 세상에서 존재가 사라졌다.


 ‘이 은하군 고계 수사들이 서로 타인인데도 불구하고 나라고 부르는 이유, 마치 이어져 있다는 듯 원래는 몰랐어야 할 정보까지 서로 알고 있던 이유···.’


 ‘기온 큰북이 내 정신을 맑게 할때 오히려 저놈의 도행을 크게 낮추도록 작용한 이유!!’


 그들은 그 자신의 자아가 거의 없는, 정신적으로 서로 완전히 연결된 일종의 통합 사념체(思念体)였던 것이다.


 이 은하군의 고계 수사들은 단 하나의 자아이자 그 누구도 아닌 ‘나’라는 단일 존재였다.


 그 아래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자아만을 마치 나무에 달린 잔가지처럼 매달리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제 이 항성계에는 나와 비교할 만큼 강한 자가 없다. 천맹 수사들을 불러 모아서 이곳을 거점으로 만들고 주변 항성계로 영역을 넓혀야겠어.’


 장기간 임무가 되기에 자원 수급이나 재집결을 위한 거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곳 고계 수사들이 자기들 근본적인 정신, 자아를 죽여 하나의 사념체처럼 만들어 모으는 행동이···.


 기온 큰북의 정신을 맑게하는 효과와 맞물려 그들의 자아를 되찾게 해 사념체와 연결을 약하게 하고 도행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화신 초기 수사가 반보 화신 수준으로 낮아졌으니까 중기 수사도 초기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아무리 화신 후기 수사가 수장으로 있는 것으로 생각 되는 이 은하군이라도 화신 중기 이상 수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할 테니 이제 그는 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항성계를 몇 개 점거한 정도로는 은하군 정도의 조직이 이상을 즉시 알아채긴 힘들어. 주변 몇 개 성계를 이런 식으로 점령해서 연결하자.’


 이후 이웃 항성계나 주변에 권역을 어떻게 빨리 안정적으로 늘릴까 고민하던 정민의 뇌리에 문득 좋은 생각이 스쳤다.


 ‘범인뿐만 아니라 아예 수사들한테도 신선인 척 한다면?’


 ‘화신기 수사도 하나 가지기 힘든 법상을 나는 둘이나 가지고 있지. 상계 천재지보의 일부인 정수(淨水)··· 무엇보다 본명신령 명조, 그리고 토영근이 있다.’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화신기 동급 수사 중 두드러지는 것들을 그는 여러 개나 가지고 있다.


 처음보는 하계 수사 한 명이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다면 남들에게 하계에 강림한 신선이라 말해도 믿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본 진군은 이제부터 하계에 강림한 현성선인(玄成仙人), 수선대능(修仙大能)이 되겠다.”


 하늘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는 청년의 갑작스런 선언에 일행은 벼락을 맞은 듯 놀랐지만 곧 그의 설명을 듣고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나는 의식으로만 말하겠다. 놈들에겐 아무 말 없이 너에게 진의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일 테니, 이것도 신통(神通) 중 하나로 보이겠지.’


 “···!! ‘현성선인’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집중력이 동급 수사보다 훨씬 높아서 부술진군이 될 수 있었던 자기 스승도 당시 축기기였던 정민이 의식을 영식처럼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채는데 조금 걸렸었다. 


 ‘지금은 화신기 수사라도 영식으로 직접 부딪히지 않는 이상 못 알아채.’


 곧장 이 항성계의 중심 행성으로 쳐들어간 ‘현성선인’ 일행을 이상을 감지한 수백의 고계 수사들이 가로 막았다.


 “네 이놈들!! 어느 안전이라고 눈을 부라리고 있느냐?! 이 대우주의 유일한 득도자 수선대능이시자 하계에 강림하신 현성선인께서 이 하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너희들을 친히 심판하러 오셨거늘!!”


 그들이 ‘현성선인’이라고 주장하는 자에게 주목하자 보이는 광경은···


 삿갓을 쓰고 하늘색 두루마기를 입은 장발 청년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황금빛 날개를 가진 불타는 신조(神鳥)를 뒷짐 지며 타고있는 선인(仙人) 뒤편에서 땅 전체가 뒤틀려 끊임없이 새로운 산맥이 만들어지고, 그의 손에서 끝없는 물줄기가 흐르며 폭포수와 강과 바다가 되었기 때문이다.


 바람을 다스리는 연분홍색 장삼을 입은 여성 법상이 바람을 이용해 그 물줄기와 화염을 닿게하자, 행성 표면 전체에 무지개가 생겼다.


 ‘토원영을 꺼내겠다. 절대 영식과 시선을 이쪽으로 주시하지 말거라.’


 ‘현성선인’ 이정민이 의식으로 자기 일행들에게만 경고를 한 뒤 토원영을 꺼내자···.


 그들 모두 사람 얼굴을 한 어린 용을 원영으로 가진 선인을 영접하기 위해 큰절을 하며, 고개도 다시는 위로 올릴 수 없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행복한 하루 마무리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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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2. 수신(水神) 사한(司寒) 현명(玄冥)에 맞서다 (1) 23.10.02 194 5 14쪽
102 101. 사람의 얼굴을 하고 용 두 마리를 밟는 새 (2) 23.10.01 210 6 14쪽
101 100. 사람의 얼굴을 하고 용 두 마리를 밟는 새 (1) 23.10.01 245 7 13쪽
100 99. 상고(上古) 약원(藥園) (2), 을목지기(乙木之氣) 23.09.30 236 5 15쪽
99 98. 상고(上古) 약원(藥園) (1) 23.09.30 232 6 13쪽
98 97. 성계(聖界) 23.09.29 212 6 12쪽
97 96. 신비조직 성림(聖林) 23.09.29 221 7 14쪽
96 95. 여름 모양 목걸이, 천지일월(天地日月) 23.09.28 234 6 13쪽
95 94. 우주제일(宇主第一)수사의 붓질 23.09.28 242 6 13쪽
94 93. 법칙(法則) - 영역(靈域), 창생청제청체(昌生靑帝淸體) 23.09.27 251 8 13쪽
93 92. 도심, 연목구어(道心, 緣木求魚)를 파쇄하다 23.09.27 256 5 12쪽
92 91. 칠칠치 못하구나 23.09.26 250 7 14쪽
91 90. 천도(天道)는 정해졌고 합도(合道)는 무망(无望)하다. 23.09.25 280 10 16쪽
90 89. 하은의 기연과 비밀 +1 23.09.24 303 9 15쪽
89 88. 연꽃 (4), 아미타정인(阿彌陀定印) 23.09.24 298 10 14쪽
88 87. 연꽃 (3), 동방청목 (東方靑木) 23.09.23 282 11 16쪽
87 86. 연꽃 (2), 두 눈의 이상한 힘 23.09.22 296 10 13쪽
86 85. 연꽃 (1) 23.09.21 306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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