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근자 수선지로(無靈根者 修仙之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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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키
작품등록일 :
2023.08.02 18:20
최근연재일 :
2023.10.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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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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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수신(水神) 사한(司寒) 현명(玄冥)에 맞서다 (2), 소요유(消遙遊)

DUMMY

 이 정원 중앙까지 온 정민을 포함한 모든 일행은 화신 후기급 수사였기에 그 뛰어난 영감으로 이 노인이 누군지 직감했다.


 이 노인이 말한 이름을 태어나 처음 들은 것과 상관 없이 말이다. 


 ‘추위와 물의 주관자, 수신(水神) 현명(玄冥)!!’


 모두가 그 정체를 자기들 머릿속에서 깨우칠 무렵, 그들의 도행은 단순히 소경계를 넘어서 대경지가 떨어져 버렸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은 아무리 정민이어도 예외가 아니었다.


 ‘화신은 사라지지 않고 유지 되고 있지만 도행 자체는 결단 후기가 된 것 같다! 아니면 그 미만일지도···.’


 정민이 가지고 있는 ‘가장 높은 하늘의 편린’인 토화신을 보는 것과, 세계의 법칙 중 하나의 주관자를 직접 영접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설령 그게 분혼이더라도, 본 모습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한데, 이제 보니 화신을 셋이나 가지고 있는 데다···. 어찌하여 이곳에 왔는지 알 것 같구나.”


 현명은 이 일행의 지도자인 정민을 보며 마치 지금 이 상황이 정해진 것인 양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나도 어째서 여기 오게 되었는지 알 것 같아. 현명이 성림(聖林)이구나.’


 상계 선인이 대우주의 비경 세계에 일일히 개입하는 번거로운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했는데,


 오히려 세계의 최상위 신격이 이 역학 구도를 바꾸고 있었다.


 “오행의 보좌(補佐)가 아니라, 아예 제(帝)가 되시다니? 이제 어렴풋이 짐작은 가지만 대체 무슨 목적이신 겁니까?”


 일행을 대신해 답을 이야기 해서 들어오게 만든 자 답게 시작부터 핵심을 찌르는 정민의 말에 현명의 눈썹, 서리가 꿈틀거렸다.


 “일개 오행의 보좌나 주관자로 만족해서는 득도(得道)할 수가, 삼천대천세계의 대도(大道)를 이룰 수가 없지.”


 파아앙


 쩌저적


 정민을 제외한 일행의 모든 수사들은 현명의 꿈틀거린 눈썹에 얼어버렸다. 


 그들은 이제 삼매진화를 포함해 아무리 뜨거운 불로 녹여도 절대로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할 터였다.


 “다른 놈들은 들어선 안 되니까 잠시 모두 얼려 버렸을 뿐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그의 그런 걱정을 읽은 듯, 현명은 그게 천기누설을 방지하기 위한 일이라고 안심시켰다.


 “한데, 너를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뇌(雷) 선배님과 목적이 같단다. 방법이 조금 다를 뿐.”


 ‘···역시, 오행의 하위를 주관하는 데도 경지도, 격도 그쪽이 더 높구나.’


 주름이 세상 누구보다도 깊은 노인의 짧은 몇 마디 말에 많은 정보가 함축 되어 있었다.


 첫째는 자기를 수선지로로 이끈 스승 중 한 명이자 제 2의 아버지, ‘뇌 선배님’조차 아직 득도를 못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대도를 이룩하지는 못 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가 오행의 보좌는 물론이고 주관자가 된 자보다도 더 위라는 것. 단순히 천도의 일부인 것이 아니라.’


 “셋째는 현명, 당신께서는 마도(魔道)를 통달하기로 결정하셨단 것 아닙니까?”


 청년의 질문에 노인은 눈빛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현명의 분혼이 자기 생각을 신식 없이도 읽을 수 있다는 듯, ‘셋째’만 언급한 정민은 이제 그 눈빛에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정답을 맞추고서도 그런 말을? 참으로 어리석구나.”


 하지만 긴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나온 대답은 그저를 정민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 타이르는 말뿐이었다.


 “영마(靈魔)의 구분이 없다는 것. 세계의 진짜 법칙 중 일부일 수도 있지만, 천도(天道)의 변명일 수도 있죠.”


 “무엇보다 일개 선인도 아니고 삼천대천세계 오행의 주관자가, 아무것도 안 하는게(无爲) 세상을 이끄는 방법이라더니 뒤에선 이러고 있어요?”


 어쩌면 지금 눈 앞에 있는 분혼, 현명의 본신이 정민이 탁양금오의 불을 손에 쥐는 걸 막으려 했던 마존(魔尊)일 수도 있었다.


 물은 불을 극(克)하기도 하고 말이다.


 ‘수많은 하계 중 하나인 대우주까지 마수를 뻗칠 정도로 성계, 성림을 키우고 무엇보다 내가 건곤척 리를 얻는 것을 방해하고···.’


 “천기누설이 될 수 있어 자세히는 말을 못 해주지만,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잘못된 추론이다.”


  “···?!”


 여태까지의 청년 눈 앞에 펼쳐진 일로 보았을 때, 노인이 마기의 전파를 통해 성계를 끝없이 넓히려고 하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그렇다면 틀렸다는 것은···.’


 “제가 불을 손에 쥐려고 한 걸 막은 자는 따로 있다는···?”


 오행의 보좌에서 주관자로 승격한 현명이 아니라 또 다른 자가 마존이라니?


 정민의 생각보다도 어쩌면 훨씬 많은 대신격들이 마도를 걷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것 뿐이랴? 이걸 보거라.”


 쏴아아아


 그의 오른손으로부터 나온 폭포수는 마기를 품고 있었다.


 “네 눈엔 내가 성광기를 통제하는 것으로 보이겠지? 하나···.”


 쏴아아···.


 “···!!!”


 왼손으로부터 나온 또 다른 물줄기는 영기를 품고 있었다.


 지금 현명의 분혼이 자기에게 보여주는 이걸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자랑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영기를 통제하든, 마기를 통제하든···. ‘깨끗한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만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신이 아니라 수선자인 자기조차도 청제청체(靑帝淸體)를 얻은 뒤로 온갖 더러운 것들과 상호작용이 끊겼다.


 만약 정민이 성계에서 태어나서 성광기, 즉 마기로 수련했다면 청제청체는 그로 하여금 영기와의 감응을 못하게끔 만들었을 것이다.


 ‘하물며 제아무리 분혼이더라도 흑제(黑帝) 그 자체인 자가 영기든 마기든 상관 없이 둘다 자유자재로?!’


 번개맞은 얼굴이 된 정민의 표정을 감상하듯 한동안 지긋이 쳐다보던 현명은 한참이나 지나서야 말을 이었다.


 “성광기와 탁기는 분명 실체로서 다르지.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완벽해지기 전’에···.”


 “깨끗한 몸을 가진 채로, 이 영마이기(靈魔二氣)를 우선 하나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너는 이미 깨끗한 몸을 가졌으니 이제 마기, 성광기만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셈이지.”


 현명 말의 진의는 명백했다.


 “깨끗한 몸을 가지게 된 건 결과, 혹은 종착점이 아니라 그저 과정이라는 겁니까?”


 정민이, 그의 몸이 성계의 기운 역시도 받아들여 영기와 같이 감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영근을 가진 그가, 무영근자로서 예전에는 영기를 감응 못 했지만 결국 수행자가 된 것처럼.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것도 이를 배척하는 체질을 가진 지금 이 상태에서.


 “저를 단순히 마도로 끌여 들이려는 계략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아니, 솔직히 그렇게밖에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아예 이곳으로 온 김에 성계로 비승한 수사로 만들려는 계획이시네요.”


 아직 정민의 경지가 낮고 ‘바둑판에 돌을 둘 수도, 판세를 알아볼 수도 없기에’ 전체 대국의 흐름을 알 수는 없지만,


 ‘뇌 선배님’이 자기를 수선지로에 끌어들인 것처럼 현명 역시도 비슷한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그저 방법이, 가리키는 방향이 다를 뿐인 거야.’


 “허허허허! 좋군, 아주 좋아! 이 몸이 분혼이라고는 해도 뇌 선배님과 위격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자로서, 너를 도련님이라고 부르진 않겠다.”


 “결혼을 한 것도 알지만 뭐···. 소협이라고 부르지.”


 뚝···.


 그때까지 현명에게서 나오던 두 폭포수와 물줄기는 그 얼굴색이 바뀌면서 그대로 끊겼다.


 “소협, 한 번 둬 보겠나? 돌 색도 원하는대로 고르게, 소협은 초심자니까 만약 백돌을 쥐더라도 한 수 물러주지.”


 맹극이 신식으로 ‘바둑판’을 내왔던 것과 달리, 현명의 분혼은 아무 노력 없이 바둑판이 원래부터 둘 앞에 있던 것처럼 자리에 앉았다.


 바둑판은 마흔아홉줄이 아니라 일반 바둑판처럼 열아홉줄이었는데, 361(19 X 19)칸 모두에 이미 돌이 있었다.


 “···제가 둘 수는 있습니까?”


 하나 더 특이한 점은 이 바둑판은 일반 대국 결과처럼 어떤 형세가 세워져 있는 것은 아니고, 상하좌우 사방(四方)맨 바깥줄들은 검은 돌들이,


 그 다음 안쪽줄의 네 방향은 흰 돌들만 채워진 식으로 두 색깔의 돌들이 반복해서 채워져 있단 것이었다.


 ‘그래서 열아홉 번째 안쪽이자 가운데 유일한 한 곳 , 천원(天元)이 흰 색···.’


 “바둑판에 돌을 놓을 수 있을지는 소협에게 달려있지.”


 정민의 의지에 이 ‘대국’의 향방을 맡긴 채로, 현명의 안광이 번쩍였다.


 가장 깊은 주름을 가진 노인의 말은 마치 청년이 언제고 이 대국을 그만둘 수 있다는 듯 말했지만, 실제론 반대일 터였다.


 ‘살려면 어떻게든 둬야 하는구나.’


 원래는 화신기인 자신이 ‘돌’을 지금 둘 수는 없을 텐데···.


 ‘게다가 지금 수위는 결단기 수준··· 돌을 쥔 순간, 원영 초기일 적 나도 매 순간마다 범인 수준이 될 정도로 법력이 빨려 들어갔으니까 절대 못 버텨.’


 현명의 시커먼 의중을 짐작도 하지 못한 채로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만 갔다.


 “본존(本尊)이 아무리 보좌에서 벗어난 수신(水神)이라 해도 영원히 기다려 줄 순 없을 터.”


 ‘···.’


 얼마나 지난지 모르는 어느날, 현명은 정민에게 드디어 착수할 것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만약 ‘둘 수 없다’고 생각 된다면,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돌 위에 다른 돌을 겹쳐 올려 두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거야. ‘포기하는 것’ 아래로 봐서 나를 말살하겠지.’


 어쩌면 포기하는 것과 겹쳐두는 것 둘다 다를 바 없이 같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다.


 ‘바둑판은 천지···. 360에 360을 곱하면 대우주의···.’


 바둑판과 천지의 밀접한 묘리에 대해 끝없이 반복해서 되뇌었다.


 ‘답은, 태행산 너머에서 바둑판을 처음 봤던, 그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구나.’


 수 년 혹은 수십년 만에 고뇌에서 벗어나 확신에 찬 정민은 주저 없이 백돌을 들었다.


 그의 수위는 결단기 수준에서 완전한 범인이 되었고, 영근과 화신들 역시 사라졌다.


 “······?!?!”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흰 돌의 위치로···.


 정민이 든 돌은 바둑알이 담긴 통에 있던 것이 아니라 바둑판의 정 가운데, 천원(天元)에 있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안광을 번쩍이며 정민이 포기하거나 돌을 겹쳐둘 것을 기다리던 현명의 얼굴이 서리인 자기 눈썹보다도 창백해졌다.


 “천지가 완성 되었습니다. 하늘이 모든 것을 두었죠? 그러면 안 됩니다. 사람이 하나를 숨겼으니(人遁基一)···.”


 “열아홉은 10(선천, 하도 河圖)과 9(후천, 낙서洛書)를 합한 숫자. 19 X 19 = 361에서 1을 빼면 360. 주천상수(周天常數)!”


 주천상수는 천도의 법도(法道)가 일정한 것으로 보고 365가 아닌 360을 일 년으로 보는 상수(常數, 불변하는 수)였다.


 신령에겐 수도자나 범인이나 모두 범인이었지만, 사람인 정민이 수도자가 아니라 완전한 범인이 됨으로써,


 사람이 하나를 숨긴다는 대도의 이치 중 일부를 충족하면서도 동시에 천지의 법도를 완성한 것이다.


 “그래서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을 두었으니 이겼어요.”


 “···졌습니다.”


 오행의 주관자이자 신령 대 범인이 아니라 동등한 대국자로서의 예를 갖춰 패배를 인정한 현명은 이후 아무 말도 없었다.


 화아아아


 쏴아아아···.


 오랜 기간 큰 상처를 입었던 정민의 마음이 마침내 아물었고, 완전히 범인이 되어 버렸던 그 역시 세 영근과 화신이 원래대로 돌아옴으로써 회복 되었다.


 ‘수위도 다시 화신 중기로 돌아왔어.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여기 있는 계수지기는 을목지기를 비롯한 다른 오행지기를 일부러 억제하게 위해 두신 거겠죠.”


 이제 이 정원과 어느덧 향정원 전체를 감싸고 있는 계수지기로 시선이 꽂힌 정민은 승리의 전리품을 챙기기 위해 말을 이었다.


 “게다가 이제 보니 단순히 계수지기인 게 아니라 성광기···, 마기네요.”


 “제가 이것을 취하고 영마이기(靈魔二氣)를 제 안에서 하나로 만들겠습니다.”


 계수지기의 일부가 뭉쳐지듯이 구(球) 형태가 되고, 그의 왼손에 쥐어졌다.


 ‘이게 내 수영근이 되는 거지. 하지만 단순히 계수지기가 내 영근이 되는 게 아니라···. ’


 오른손에는 그의 목걸이 법보 천지일월(天地日月)에서 나온 정수(淨水)가 놓여졌다.


 쏴아아아


 계수지기는 그의 몸 안 북쪽에 자리를 잡은 뒤 오른손에 있는 정수로부터 수기, 정확히는 영기를 받아들였다.


 연기 10성, 


 축기 대원만,


 결단 대원만···.


 원영 대원만과 화신 후기까지 이르고, 그러고도 넘쳐나는 영마이기는 무영근, 목영근의 수위 역시 화신 후기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후기 참오 병목을 해결하진 못 했으니 경지는 여전히 중기였다.


 우우웅


 그때, 정민의 안광이 번뜩이더니 한쪽 눈은 흰색, 반대편 눈은 검은색 빛이 비췄다.


 스으윽


 ‘내 수영근은, 이 바둑돌이 되는 거야.’


 정민이 바둑판으로부터 치워냈던 흰 돌은 그 빛이 검은 색으로 바뀌더니 몸안 북방에 자리잡아 영마이기에 둘러 싸여졌다.


 이제 정민의 수영근이 된 그 돌의 이름은···


 ‘북방묵석(北方墨石) 혹은 북방묵수(北方墨水).’


 ‘영마이기를 받아들이게 된 것과 상관 없이, 내 청제청체는 여전히 모든 더러운 것들을 배격하겠지. 그러니까 마기 역시도 혼탁했던 게 아니야.’


 ‘문제는 동방청목은 소양(小陽)인데 북방묵석(北方墨石) 태음(太陰)이라서 불균형이 심해졌다는 것인데···.’


 동방청목은 을목이고 북방묵석은 계수가 되었으니, 이대로 미래에 조원에 들면 묵석이 청목을 잡아먹을 가능성이 높았다. 


 파아앙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운 정민의 생각이 끝나자, 오랫동안 얼어있던 그의 일행들이, 마치 얼음이 깨지듯 몸이 녹아 원래대로 되었다.


 “어엇?! 도대체 무슨 일이···?!”


 “신령에 의해 몸이 영원히 얼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물의 주관···. 흡!”


 자기들이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은채 파악하던 그들은 행여 천기누설을 하게 될까 말을 아꼈다.


 그 순간···.


 남은 계수지기는 마치 정민이 영마이기를 하나로써 받아들이길 기다렸다는 듯,


 그의 일행들의 수영근 혹은 목영근이나 금영근 수위를 보해줄 뿐만 아니라, 남은 대부분이 향정원 전체로 퍼지고 권역 내 모든 초목의 생장을 이끌었다.


 ‘계수지기로서가 아니라 임수(任水)지기로서···.’


 “기, 기적입니다!”


 “모든 영초들이 매 순간마다 수십 년이 지나듯이 빠르게 자라고 있어요!”


 다 익는데 삼백 년이 필요했던 어떤 영과(靈果)는 눈을 몇 번 깜빡이자 충분히 영글었고,


 현명이 있던 자리에 사라진 노인 대신 한 나무가 나타나더니, 다 익는데 오천사백 년이 필요한,


 선과(仙果) 백금령과(白金靈果)가 정민의 금영근이 되었다.


 ‘정수도···.’


 정수와 임수지기가 된 계수지기는 백금령과의 수위를 원영 대원만까지 끌어올린 것을 끝으로 그 기운이 다했다.


 ‘모든 것이 조금 더 명확해졌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나는 정도(正道)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 했는데···.’


 ‘사람인 내가 가는 모든 길이 정도였구나. 그것들을 거닐며 언제까지나 즐기는 것이 소요유(消遙遊, 멀리 소풍 가서 노닐다.)’


 첫 대국을 이긴, 정확히 말하면 첫 돌을 놓는 것에 성공한 정민은 그렇게 입정에 들어 깨달음을 갈무리했다.


 정원은 두 음기가 겹친 계수지기가 언제 초목을 억제 했냐는 듯 화사한 초목들만 가득했고,


 두 화신은 입정에 든 본신을 대신해서 자신으로서 수신 현명이 조경해놓은 길을 거닐며 놀았다.


작가의말

연휴 마지막 날 즐거운 하루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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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 수신(水神) 사한(司寒) 현명(玄冥)에 맞서다 (2), 소요유(消遙遊) 23.10.03 159 5 16쪽
103 102. 수신(水神) 사한(司寒) 현명(玄冥)에 맞서다 (1) 23.10.02 194 5 14쪽
102 101. 사람의 얼굴을 하고 용 두 마리를 밟는 새 (2) 23.10.01 211 6 14쪽
101 100. 사람의 얼굴을 하고 용 두 마리를 밟는 새 (1) 23.10.01 245 7 13쪽
100 99. 상고(上古) 약원(藥園) (2), 을목지기(乙木之氣) 23.09.30 236 5 15쪽
99 98. 상고(上古) 약원(藥園) (1) 23.09.30 232 6 13쪽
98 97. 성계(聖界) 23.09.29 212 6 12쪽
97 96. 신비조직 성림(聖林) 23.09.29 221 7 14쪽
96 95. 여름 모양 목걸이, 천지일월(天地日月) 23.09.28 234 6 13쪽
95 94. 우주제일(宇主第一)수사의 붓질 23.09.28 242 6 13쪽
94 93. 법칙(法則) - 영역(靈域), 창생청제청체(昌生靑帝淸體) 23.09.27 251 8 13쪽
93 92. 도심, 연목구어(道心, 緣木求魚)를 파쇄하다 23.09.27 256 5 12쪽
92 91. 칠칠치 못하구나 23.09.26 251 7 14쪽
91 90. 천도(天道)는 정해졌고 합도(合道)는 무망(无望)하다. 23.09.25 280 10 16쪽
90 89. 하은의 기연과 비밀 +1 23.09.24 303 9 15쪽
89 88. 연꽃 (4), 아미타정인(阿彌陀定印) 23.09.24 298 10 14쪽
88 87. 연꽃 (3), 동방청목 (東方靑木) 23.09.23 282 1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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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2. 유명반도(幽冥半島), 귀도제군(鬼道帝君) 23.09.20 279 9 13쪽
82 81. 신무월(神無月) 23.09.20 290 1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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