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상자와 거울과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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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왕국
작품등록일 :
2023.09.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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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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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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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세상을 스쳐 지나가는 희미한 목소리를 붙잡아서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추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길들




DUMMY

외이겐테르델핀은 목소리를 빼앗는 마법에

어머니가 희생당했다.

또 그 후로도 다시 자신의 애인이었던 여자가

다시 같은 방식으로 당했다.


목소리를 빼앗긴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으나

그가 아는 바로는

그의 어머니가 기억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그 후에 그의 어머니는 완전히 실성을 해서

저절로 시름시름 죽어버렸다.

마치 물이 증발해서 남아있지 않은 화병 속에서

꽃이 저절로 시들어서 죽어버리듯이.

말라서 꺼칠꺼칠해지고 시커멓고 갈색으로

온갖 다르게 변한 색깔로

식물들이 자꾸만 소멸하듯이.

설명을 안타깝다는 듯이 해주던 사람들의

의견대로만 그 설명은 이러했다.

기억 자체를 완전히 복사해간다는 것이었다.

기억이 복사되고 나서

그 원래의 대상은 완전히 텅 비워진

껍질만 남은 곤충의 허물처럼 변해버린다는 것이었다.

남은 삶마저도 그 속에서는 별로 있지 않을 것이다.

좋든 나쁘든 과거의 모든 기억이 사라져버렸으니까.

털려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집처럼

변해버린 사람들에게는

정신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없어졌으므로

없었으므로 없으므로

그래서 자연스럽게 육체만이 남게 되었다.

어린아기들보다도 더 어려지고 더 유치해진

정신 상태의 다 큰 어른들을

남겨진 가족들이 억지로 부양하고 보살펴야만 했었다.

외이겐테르텔핀의 집은 부유한 귀족가문이라서

아쉬울 것도 부족한 것도 더는 없는

넉넉한 경제 상태였건만

그의 어머니가 자연사가 일찍 당겨진 것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다만 그녀를 살려보려고 혹은 치유를 해보려고

온갖 좋다는 방법을 써본 것은 어떤 후회도

남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명목으로 온갖 종류의 사이비들에게

사기라도 당하듯이 돈을 줄곧 갖다가 바쳐야만 했었다.

별로 돈이 아깝지 않은 귀족가에서

그런 일로 절망을 할 리는 없었지만

죽은 사람의 장례식 후에 허탈한 허무감에

온 식구들이 시달리는 것은

정해진 순서였다.

인생이란 것은 그렇게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루 아침에 대번에 모든 것이 붕괴할 수도 있었다.

더 크게 되면 외이겐테르델핀은

그 목소리를 빼앗는 또는 빼앗기고 마는 마법에

대하여 상세하고 자세한 조사를

마치 추적처럼 하겠다고 단단히 그리고 자주

맹세를 했었다.

그리고, 나중에 십대가 드디어 지나서 어른이 되고

어느 날엔가 그의 애인이었던 여자가

똑같이 또 목소리를 빼앗기는 마법에 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는 그가 방치를 혹은

방조를 했었다.

일종의 거래였기 때문이었다.

그 대신에 그는 막대한 돈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의 가문보다 몇 배는 더 재산이 많은 가문의

외동딸이 가지고 왔던 재산을

그가 유산이라는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명목으로

물려받았다.

결혼식을 치르기 몇 주 전에 터진 불행이라서

사람들은 모두 그를 불쌍히 여기며

그에게 힘을 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다면서.

가슴이 아프게도 결혼을 앞둔 젊고 화려한 부부

두 사람에게 이런 참사가 찾아왔었다면서.

그녀가 기억이 완전히 제거되었으므로

백치나 다름없이 변해버렸고,

곧 그녀는 다음 해가 지난 어느 초가을에

계단을 내려오면서 엉망진창으로 구르다가

굴러떨어져서 결국엔 목이 부러져서 죽어버렸다.

그의 성(城)으로 살림과 주거지를 합치듯

옮겨와서 다정하게 같이 살던 젊고 눈부신 둘이었다.

그래도 완전히 정신이 외출을 해버린 아내였지만

신혼 초에 잠깐이라도 그가 돌보며 보살피고

같은 집에서 같이 지냈으므로

그에게는 남은 유감이나 머무를 후회도 없었다.

또 누가 보더라도 그랬었다.

그, 감추어진 흑막을 알게 된다면

다른 의견들을 피력할지는 몰라도.

그는 목소리를 빼앗는 마법을 구사할 줄 아는

흑마법사들에게 거래를 했었던 것이었다.

그의 아내는 그가 어릴 적에 잃었던

그의 어머니가 아니었으니까.

단지 그는 지금보다 더 막대한 재산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그녀가 너무 젊은 나이에 죽게 된 점은

조금 안타까웠다.

그래도 신혼다운 신혼도 별로 오래 가지

못했으니까.






복사를 하는 방법은 어렵고 까다로웠다.

종이에 다른 시커멓고 완전히 찐득찐득한 종이를 대고는

아주 잘 문질러줘야만 했었다. 골고루 모든 면적을.

그러면 그 검은 종이 표면에 원래 종이의 글자들이나

무늬들이 비슷한 채도의 색채들로 달라붙었다.

원래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대부분 검은 잉크만을 사용했으므로

그렇게 되었다.

신기한 건 이 완전히 검고 찐득찐득한 종이는

자체적으로는 검은 얼룩을 묻히지 않았고

오직 종이 위에 쓰여진 검은 잉크들만을

달라붙게 했다.

그리고 그 검고 넓은 찐득찐득한 종이에

다른 깨끗한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종이를

가져다 대고는 정성스럽게 모든 곳들을

잘 문질러주면 다시 똑같은 내용으로

다른 종이에 복사가 이루어졌다.

그 기억들을 복사라도 하듯이

빼앗아서 가져간 사람들은

도대체 그걸로 무엇을 할 생각인지

외이겐테르델핀은 몰랐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다만 그는 그가 결혼을 성대하게 하려던

그녀에게 있던 재산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다른 것들은 궁금하지가 않았다.

그의 어머니가 그렇게

동일한 수법으로 당한 것은

너무 오래전 기억이라서 그에겐

희미한 의미 밖에는

더는 없었다.

그녀의 재산까지 더해지자 그의 재산은

정말 놀랄 만큼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

이 정도 규모의 재산으로는

아직 왕국에서 경쟁자들이

너무도 많았다.

잘 사는 사람들도 평범한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나

정말 너무 가난한 사람들처럼

역시 끼리끼리는 많았으니까.

왕국 전체에서도 나와 재산을 감히 견주기가 힘들다고

내게 인정 같은 굴복을 차례차례로

그런 돈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하게 만들겠다...

그것이 그가 원하는 그리고 그가 늘 그려나가는

인생에서의 그림이고 인생에서의 단계별 순서였다.

감히 내게 맞선다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말을 입밖으로 내보낸 적은 없었으나

그는 늘 멸시하는 눈빛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겉으로야 환하고 따스하게 예의 바르게 웃고 있었지만.

만남의 장소에서 술잔을 들고 때로는 서류를 들고서.

그녀의 무덤은 가장 좋은 곳을 골라서

아주 크게 장례식을 치러 주었다.

마치 미처 그녀와 거행하지 못한 결혼식을 무척 크게 하기로

처음부터 예정했었던 계획처럼.

장례식에서는 그는 둘이 아닌 혼자였으나

이제는 늘 혼자였다.

아직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급할 것도 없고 이제는 정말 마음에 나타나는 여자가

어딘가 세상에서 튀어나오기나 할까,

좀 의심스럽기도 했다.

언제나 욕망과 욕정과 기타 다른 목적으로 늘 여자들을

만날 수 있는데,

굳이 결혼까지 해야 할 이유는 없었으니까.

자식을 구태여 구경하고 싶었던 적도 없었으므로

더욱 그런 마음은 굳어져갔다.










그런데 정작, 그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요즘에 따로 등장했다.

그가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었는데

변수가 수학 문제에서처럼 발생한 것이다.

왕궁에서 그에게 이상한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왕궁에서 계속 사라지고 있는

숙주들을 처음에 공급해오는 사람들 중의 한 명이

그였는데, 그가 그 숙주들을 자꾸 빼돌리고 있었다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의심이었다.

구체적인 전개의 구조까지 있는 설이었다.

의문의 핵심은, 그들의 재산이 전부든 일부든

자꾸 그에게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애당초에 공급하기로 되어있는

숙주들인 사람들의 숫자가 늘 맞지가 않는다고

그에게 소문은 전달되어져 왔다.

그가 애를 써서 공을 몇 년 간 들여서

사회적으로 교제를 통해서 절친한 친우로 만든

사람들이 걱정이 된다며 몰래몰래 귀뜸해준 내용은

그러했다.

아니 내가 그 숙주들을 데려다가 뭘 한다고?

그는 놀랐다기보다는 화가 무척 났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입증을 하는 것외에는 그의 정직함과

그의 도덕과 그의 충성심을 증명할 길은 없었다.

왜 그리고 누가 그런 악의적인 악담 같은

소문들을 퍼뜨리고 다녔는지는

그가 알 길이 없었지만

그래도 당연히 뭔가라도 해야만 했다.

왕궁에서는 그 사람들의 재산을 몰수하면

더욱 왕실 재산이 불어나므로

나쁠 것은 없었지만

산맥이 조금 더 나무 몇 십 그루 붙여놓은 길이만큼

더 높아진다고 뭐가 그렇게 대번에

눈에 띄게 달라지겠냐는 식으로

그렇게까지 몰수하게 될 재산에 집착할 이유는

그 전통적인 속담의 내용대로

별로 많지 않았다.

<산맥을 나무 몇 십 그루 붙인 길이로

더 높인다한들, 뭐가 더 그렇게 높아지겠는가?>





할 수 없이 그는

이번에도 또 목소리를 빼앗는 마법을 구사하는

흑마법사들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들의 가증스럽고 사악한

악마 같고 마귀들 같은

그들의 삶과 그 삶들에서 우러나온 마법이

다시 필요했다.

그들을 정말 애를 써서 추적한 끝에

그들의 집단이 무엇이고 누구이며

집단적 거주지가 어디인지도

결국엔 그는 혼자의 힘으로 찾아냈다.

심장을 적출해주고 그 대신에 정체 모를 짐승의

뭔지 모를 사체의 부위를 집어넣어준

그 흑마법사들과 놀랍게도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나간 각각 다른 가지들이었다.

그들이 세상에서 몰래 숨어버리듯

깊고 깊은 산맥으로 들어간 이유도

가장 시시한 정보지만 몇 개의 부스러기쯤은

얻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심장까지 적출하는 으스스하고 오싹한 체험을

선사해준 사람들과 결국엔 같은 연원을 가졌으나

갈라져 나간 비슷한 다른 집단이라니.

그 동안에 방법을 못 찾아서

왕궁측으로부터 이상하게 따돌림과

날선 경계심으로 대접을 그것도 자신은

모르면서 지속적으로 당하고 있었다는

생각만 하면 기분이 확 나빠졌다.

차라리 이 사람들에게라도 일찍부터 찾아올 걸.

그 소문을 유포한 사람들을 일일이

마법에 걸리도록 협상을 해야만 한다.

그게 여의치 않고 수색이 힘들어진다면

그냥 왕궁의 사람들에게라도

목소리를 빼앗는 사람들을 시켜서

마법을 강제적으로 걸어버릴 것이다.

그를 가로막는 자들은

설사 왕궁의 사람들이라고 해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음험한 것은 왕궁을 출입하면서 많이 목격했으므로

그만 그렇게 사악하고 반도덕적인 것은 아니었다.

왕궁의 관리들 중에서 몇 명까지가

그런 의심을 하고 그런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는지

그것부터 관건으로 다루어야만 했다.

파악은 파악대로 흑마법사들과 협상과 그에 따른

계약은 계약대로.

시간이 별로 없었다.

의심을 지울 기회를 놓치고 만회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그는 점점 왕궁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다가 영영 정말 완전히 왕궁에서 부르지 않는다면?

그런 마지막 단계에서는 그로서는 어떤 방법도

더는 남지 않게 된다.

흑마법사들은 또 찾아왔느냐는 듯이

기묘하고 음침한 웃음을 몇 마디 말과 함께 웃고 나더니,

그 검은 미소만큼 음산한 그들의 마을을 이리저리

돌고 휘감고 꺾어지더니

누군가에게로 그를 데려갔다.

아무래도 규모가 좀 더 큰 계약이므로

좀 더 높은 인물에게 데려가는 듯싶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몇 시간 뒤에 나올 때

몇 가지 때문에 꽤나 놀라버린 상태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온 더웨인케펄시안경에 대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정보는 충격이 컸다.

판타지 문피아 세상을 스쳐 지나가는 희미한 목소리들을 붙잡으려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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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울 줄도 모르는 사람들 24.08.01 5 0 15쪽
100 그러나 이쪽이나 저쪽이나 어차피 다 마찬가지가 인생이다 24.07.31 8 0 15쪽
99 사랑의 근본적인 비밀 24.07.30 5 0 12쪽
98 증오도 사랑도 모두 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 24.07.29 5 0 14쪽
97 다시 세상에는 어둠이 또 내릴 것이다 24.07.26 8 0 11쪽
96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싶었다 24.07.26 6 0 12쪽
95 짐승들의 슬기로운 시대 24.07.25 11 0 11쪽
94 무덤이 없는 계절 24.07.25 9 0 11쪽
93 세상에 음악이 들어있었다면 24.07.25 5 0 11쪽
92 사랑이 인생과 세상 속에 들어있다면 24.07.22 3 0 12쪽
91 욕망과 사랑의 방정식 24.07.22 5 0 12쪽
90 필요가 없는 것들의 의미 24.07.21 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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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왜냐고 묻는다면 그런 의미는 없을지라도 24.07.21 5 0 12쪽
87 신들의 즐거운 한낮 24.07.20 7 0 11쪽
» 세상을 스쳐 지나가는 희미한 목소리를 붙잡아서 24.07.20 12 0 11쪽
85 또 다른 세상과 그 의미 24.07.20 5 0 12쪽
84 흘러가는 운명처럼 단지 그렇게 24.07.19 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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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3대의 피아니에지스테 : 3+1=3 24.07.16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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