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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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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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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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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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DUMMY

케인 가문의 수도 벤폴.

중앙 회의실을 개조한 작전실에서 에디와 앨빈은 살다시피하며 군사작전을 점검하고 보급물자를 준비하고 있었다.

항상 열려있는 작전실에 수많은 참모들이 드나들며 작전실에서 결정된 사항을 실현해 나갔다.

“우선은 보급입니다. 아무리 강한 군대라도 빵을 먹지 않고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는 법입니다. 케인 가문의 영지 주변에서 전쟁을 벌인다면 그럭저럭 주변 마을에서 조달할 수 있겠지만 스콧 가문의 땅으로 진격하려면 수만명의 병사를 먹이고 마시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가 될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식량과 물을 잔뜩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에디의 말을 받은 앨빈은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는 듯 덧붙였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 군대가 스콧 영지까지 쳐들어 갈 날이 올까?”

미심쩍은 표정으로 묻는 앨빈에게 에디가 단정적인 어투로 못 박았다.

“영주님 생각보다는 빨리 올 겁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정치제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군사적인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여러번 말을 나누지 않았습니까?”

에디가 따지듯이 하자 앨빈도 수긍했다.

“그랬지. 어떻게 되더라도 벤폴에 민주정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스콧 가문을 완전히 제거하고 라티나 지방에서 완전한 지배력을 가지는게 필수 불가결한 요소일세.”

에디는 작전실 중앙에 세워둔 지도로 시선을 옮겼다.

“우선 공략해야할 대상은 이곳입니다.”

에디가 지휘봉으로 가리킨 곳은 피아몬테 성관이었다.

앨빈은 미묘한 표정으로 턱을 쓸었다.

“피아몬테라··· 얼마 전까지도 우리 가문과 스콧 가문이 뺐고 뺐기던 성관이지 않은가. 전략적으로야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곳이지만. 스콧 가문도 방비를 철저히하고 있을 텐데 쉽게 함락 시킬 수 있겠나?”

“일주일 안으로 군사를 일으켜서 성관을 빼앗을 겁니다.”

에디의 말에 앨빈이 깜짝 놀랐다.

“일주일은 너무 촉박하지 않나? 아직 군사들을 정비할 시간도 부족하고 군량도 대군을 먹일 만큼 준비되지 않았네.”

앙코나 성관의 전투에서 이겼다지만 케인 가문의 군대를 정비하는 데는 시간이 적잖게 걸릴 듯했다.

“충분합니다.피아몬테 성관을 공격하는데 5천의 군사면 충분하니까요.”

에디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5천이라고? 피아몬테 성관에는 어림잡아 4천에 가까운 병사가 지키고 있는 걸로 아는데. 수성에 전념하는 적에게는 3배이 병력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은가?”

앨빈에 말에 에디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오히려 많은 병사로는 성관을 점령하지 못합니다. 적은 병사를 가지고 전투에 임해야 가능한 책략도 있는 법입니다.”

앙코나 성관에서 실력을 보여준 에디였다. 앨빈은 에디의 말이 이해가 안 갔으나 무슨 계책이 있으리라 짐작이 갔다.

“좋아. 어차피 군사는 자네에게 일임 했으니까. 자네 맘대로 해보게!”

예전의 앨빈이라면 생각지 못할 배포였다. 앨빈도 이미 목숨을 건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평소보다도 더 담력있게 나올 수 있는 걸까? 어쨌든 에디로서는 앨빈이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어서 흡족했다.


일주일 후.

에디는 용병단 오천을 거느리고 피아몬테 성관을 공격하기 위해 벤폴을 나섰다.


한편 피아몬테 성관을 지키고 있는 스콧 가문의 기사는 새롭게 황룡기사단장으로 임명된 조반니였다.

부단장이었던 조반니는 단장 샌퍼드가 일전의 전투로 전사하자 단장으로 승진했다.

그런 조반니 앞으로 전령이 긴급한 정보를 가지고 돌아왔다.

“피아몬테 성관쪽으로 케인 가문의 군대가 진군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앙코나 성관에서의 패배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으므로 조반니도 당연히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적의 병력은 어느정도 규모냐?”

“예. 언뜻 보기에 오천명 정도였습니다.”

“오천?”

조반니는 약간 긴장이 풀어지는 듯했다. 앙코나 성관을 지키는 병력이 3천8백명이니 어느정도 엇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적의 병력이 아군보다 많기는 했지만 듣기로는 케인 가문이 계약한 용병의 수가 2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오천이라면 나머지 군사들이 매복을 하거나 후속대로 올 수도 있었다.

“주변에 숨어있거나 뒤따르는 병사들은 없더냐?”

“아직까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전령의 말에 조반니는 조금 자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첩자를 더 풀어서 적의 매복군이나 후속대가 없는지 철저하게 알아봐라!”

조반니의 지시에 첩보반장이 복명하며 작전실 밖으로 나갔다.


스콧 가문의 첩자들은 피아몬테 성관 사방 15km이내를 이잡듯이 뒤졌다. 그런 후에 내린 결론은 따로 매복이나 후속군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스콧 가문의 군대의 진용은 충차가 있고 방패병이 맨 앞에 편성되어있고 뒤쪽에는 궁병의 모습도 보이는 것이 병력의 수는 적으나 포위전을 준비하는 것 같아 보였다.

정보를 다 모은 첩자들은 발소리를 죽이며 피아몬테 성관으로 귀환했다.


돌아온 첩자들의 보고를 받으며 조반니는 속으로 생각했다.

‘적의 지휘관은 병법을 모르는 자다.’

첩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적은 포위전을 하려는 듯했다. 하지만 포위전을 하기 위해서는 병력이 좀 적었다.

조반니는 벤폴에 심어둔 첩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보급이 원할하게 안 되는 듯 벤폴의 케인 군은 보급품을 사모으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첩자로부터 지금 진군중인 케인 군의 식사가 부실해 보인다는 정보도 있었다.

“적의 숫자가 적은 것은 보급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휘하 기사들은 생각보다 적은 적병의 수에 일말의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조반니는 결론을 내렸다.

“적은 병력으로 피아몬테 성관을 공격하려고 하는 것은 일전의 앙코나 성관 전투의 승리에 취해 우리가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공격하려고 서둘렀기 때문일 것이다.”

조반니의 말을 듣고 휘하 기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근거로 비추어 판단해 볼때 무리 없는 추론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잘 되었습니다. 적의 병력이 적으니 우리는 가만히 피아몬테 성관에서 성을 지키기만 해도 될 것 아닙니까?”

부하 기사의 말에 조반니는 인상을 찌푸렸다.

가만히 성을 지킨다. 물론 그렇게 몇 달 버티다보면 적은 자연히 물러갈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소극적인 자세로 시간만 끌고 있는 걸 영주 클라이드가 어떻게 평가할까?


조반니가 황룡기사단장으로 임명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조반니는 귀족 출신이나 신분은 평민과 별 다를 바 없는 최하급 귀족이었다. 그런 조반니가 기사단장까지 출세하게 된 것은 영주 클라이드가 오로지 실력을 중시해서 인사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클라이드 밑에서는 천한 용병 출신이라도 전공만 올린다면 기사단장까지도 출세할 수 있었다. 철저한 실력주의였다. 그러나 반대로 말한다면 클라이드의 눈에 차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지금의 지위를 박탈 당할 수 있었다.


가만히 성에 틀어박혀서 수성만 한다면 편하게 적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이드의 눈에는 능력이 없어서 병력차이가 많이 나지도 않는데 방어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틀어박혀서 방어만 하는 것은 조반니의 성미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전 영주 시절부터 스콧 가문의 기사로 임관하여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른 조반니였다. 가문의 위상을 빼고는 자신보다 나을 것 없는 전 단장 샌퍼드가 뒤쪽에 숨어있을때 자신은 항상 앞장서서 적을 찌르고 베며 전공을 세웠었다. 그리고 그 용맹스런 모습이 클라이드의 눈에 띄어 황룡기사단장에 임명된 것이라고 조반니는 생각했다.

‘나는 시대를 잘 타고났다.’

전 영주 시절이었다면 조반니의 신분으로 기사단장이 된다는 것은 상상 못 할 일이었다. 클라이드가 영주로 있다는 것은 조반니에게는 기회였다.

영주의 눈에만 든다면 황룡기사단장보다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이번 기회에 영주님께 눈도장을 찍어야해.’

가만히 성관을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적과 아군의 병력 차이는 불과 1천2백. 적지 않은 수지만 포위를 위해서 다가오는 적을 기습한다면 이정도 병력차는 크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과감한 기습은 조반니가 평소에 가장 잘하는 전술이기도 했다.

“지키기만 한다는 것은 안전하지만 너무 소극적이다. 최대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적은 아마 방심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 밤 적을 기습 공격하겠다.”

조반니는 결정을 내렸다. 성에서 나가서 적을 친다.

휘하 기사들은 가만히 성관을 지키는 것에 비해 위험부담이 큰 기습작전을 굳이 할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조반니의 생각은 달랐다. 하급 기사들과 달리 조반니같은 고위직이 되면 정치도 신경써야했다. 공성전에서 승리한 것으로는 정치적으로 말빨이 서지 않았다.

조반니는 휘하 기사들에게 자신의 생각이 확고함을 밝혔다.

"내 생각은 변함이 없네. 오늘 밤 기습 작전을 감행한다. 다들 준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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