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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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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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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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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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그날 밤. 피아몬테 성채.

성주대리의 방으로 누군가가 숨어들었다. 그자는 품에 단도를 꺼내들었다.

“엇?”

인기척에 눈을 뜬 성주대리의 눈앞에 도망왔던 기사가 단도를 들고 서 있었다.

“무, 무슨 짓이냐!”

성주대리가 말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단도가 성주대리의 목을 꿰뚫었다.


피아몬테 성채의 바깥쪽.

에디는 망원경으로 성채의 망루 부근을 살폈다.

“그놈을 믿을 수 있을까요? 돈만 받고 성문을 안 열수도 있지 않습니까?”

알도가 에디의 옆에서 못 믿겠다는 투로 말했다.

“내가 녀석에게 제안한 건 성문을 열고 투항하라는 게 아닌 그냥 성을 버리고 도망가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물론 돌아가서 영주에게 문책 당하겠지만 책임자인 조반니가 이곳에서 전사한 이상 큰 견책은 당하지 않고 끝나겠지요.”

“반대로 돈만 꿀꺽하고 계속 수성 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건 없습니다. 조금 귀찮아지겠지만 무력으로 성을 함락하고 그자는 죽음을 맞겠지요.”

알도의 물음에 에디가 비정한 얼굴로 말했다.

“흠. 외통수란 얘긴가···”

알도가 그렇게 중얼거릴때쯤 피아몬테 성채의 망루 부근에서 불빛이 반짝거렸다.

“신호가 왔습니다. 다음날이면 성관은 텅텅 비어있을 겁니다.”


다음날.

에디의 말처럼 스콧 군대는 간밤에 성을 버리고 달아난 듯 피아몬테 성관은 비어있었다. 케인 가문의 군대는 별 피해없이 피아몬테 성관을 점령했다.


튜릭의 집무실.

클라이드는 초조한 마음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손톱을 뜯으며 집무실을 빙빙 돌고 있었다.

‘피아몬테 성관이 케인 가문의 손에 떨어지다니! 이렇게 되면 폴리나 성관이 적의 칼끝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꼴 아닌가!’

우여곡절 끝에 손에 넣은 폴리나 성관이었다. 100년간 스콧 가문과 케인 가문이 서로 뺏고 뺏기던 곳으로 전략적으로도 요충지였지만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곳이었다.

폴리나 성관을 뺏긴다면 영지내의 정적들이 자신의 군사적 능력을 의심할 것이고 심하면 반란의 불씨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때 시종이 백룡기사단장 심슨이 왔다고 알려왔다.

“들라고해라.”

곧 백룡기사단장 심슨이 목례하며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클라이드가 심슨을 부른 것은 현재 폴리나 성관을 지키고 있는 게 백룡기사단이었기 때문이다.

“적들은 폴리나 성관을 노릴 것이다. 절대로 폴리나 성관을 케인 가문의 손에 들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성관을 사수하겠습니다.”

견실한 심슨은 그렇게 말했지만 클라이드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적의 지휘관이 누군지 알아봐라. 이번에 조반니가 당한 걸 보니 보통 기사는 아닌 것 같다. 혹시 유명한 용병대장일지도 모르지. 어쨌든 쉽게 볼 수 없는 자니 어떤 자일지 알아놔야 겠다.”

클라이드의 말에 심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병대장이라.’

케인 가문에 그정도로 군략이 뛰어난 기사가 있다는 첩보는 없었다. 2만명의 용병대와 같이 계약한 실력있는 용병대장일 가능성이 컸다.

‘차라리 잘 되었다. 용병이라면 돈으로 회유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심슨이 나간 뒤 클라이드는 참모를 불렀다.

“케인 가문의 용병대 지휘관이 누군지 알아봐라.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우리쪽으로 배반하거나 적어도 덴블란쉬로 돌아가도록 회유해

봐!”

참모가 나간 뒤에도 클라이드는 계속 집무실을 서성였다. 왜인지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았다.


피아몬테 성관.

벤폴에서 앨빈이 1만 5천의 군대를 이끌고 피아몬테 성관으로 입성한 것은 전투가 끝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앨빈이 성주의 자리를 세습한 후 제일 중점을 두었던 보급준비가 완료되어 용병대 7천에 케인 가문에서 징병한 8천의 군대가 드디어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피아몬테 성관을 거점으로 군을 움직이게 되면 보급 걱정없이 폴리나 성관을 공격할 수 있게 되고 폴리나 성관을 함락하면 스콧 가문의 본거지 튜릭은 바로 코앞입니다.”

에디가 군대를 이끌고 온 앨빈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보급하는 동안 우리도 놀고만 있던 것은 아니네. 휘하 장수들이 새로 징병된 농민병들을 엄하게 조련했어. 병사들의 실력이 스콧 가문에 뒤지지 않을 것이네.”

앨빈도 병사들의 조련 과정에 함께 한 듯 하얗던 얼굴이 태양빛에 그을려 구릿빛으로 변해 있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병사들 얼굴만 봐도 자신감이 넘치는게 실력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우리 군대의 수가 2만에 육박하니 폴리나 성관을 공격해야겠지?”

앨빈의 물음에 에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폴리나 성관을 지키고 있는 건 백룡기사단장 심슨입니다.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우리도 만전의 준비를 했습니다. 반드시 이길 겁니다.”

에디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음. 자네만 믿네.”


한편. 폴리나 성관의 심슨은 적 대장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여기저기 첩자들을 보내고 있었다.

돌아온 첩자의 보고에 의하면 적의 대장은 영주 앨빈이 덴블란쉬의 아카데미에 있을때 사귄 동문으로 용병생활을 했던 자라고 했다. 그 인연으로 덴블란쉬의 최대 용병단 두세 곳에서 1만이 넘는 병력을 계약해서 귀향한 것이라고 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적들이 정보 통제를 엄격하게 하는 듯 알 수가 없었다.

‘흠. 적장이 유명한 자도 아니라서 암살을 하려고 해도 외모로 특정하는 것도 당장은 불가능 하겠군.’

또한 처음에 2만명 규모로 알려졌던 용병단의 규모는 1만이 조금 넘는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였다.

‘겁쟁이 클렉이 적병의 수를 보고 겁이라도 집어먹어 과장되게 보고했겠지.’

어차피 전장에서 적의 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 했다. 클렉이 어느정도 과장되게 보고했다고 해서 문책할수도 없는 것이었다.

‘흐음···’

심슨은 생각에 잠겼다.

적은 피아몬테 성관을 함락하고 그곳을 기점으로 폴리나 성관을 공격하려하고 있었다. 게다가 첩자의 정보에 의하면 1만명이 넘는 수의 원군이 피아몬테 성관쪽으로 이동중이라고 했다. 아마 오늘 중이면 성관에 도착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도합 2만에 가까운 적병이 폴리나 성관을 노리게 되는데, 현재 폴리나 성관의 병사수는 7천명에 불과했다. 1만 3천의 병력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이였다.

폴리나 성관과 케인 가문의 사이에 피아몬테 성관이 지키고 있어 평상시에는 폴리나 성관에 큰 병력이 없었다. 7천의 숫자도 근처 작은 성관에서 급하게 끌어모은 병력들이었다.

‘쉽지 않겠군···.’

심슨은 쓴 침을 삼켰다.


그날 밤.

피아몬테 성관 뒤쪽에 위치한 리모네 마을.

조용한 선술집에서 혼자 술잔을 기울이던 알도의 앞에 모르는 남자가 앉았다.

“케인 가문 용병단의 알도 단장이시지요? 반갑습니다.”

남자가 친한척 웃으며 말을 걸었다.

“당신 누구요?”

경계어린 눈빛으로 물어보는 알도에게 남자가 술을 권했다.

“제가 누구면 어떻습니까. 술부터 드시지요.제가 사겠습니다.”

알도가 씨익 웃으면서 술잔을 받았다.

“나는 질질 끄는걸 싫어하는 성미요. 할말이 있으면 용건만 간단히 말하시오.”

“용병은 돈을 많이 주는 곳으로 붙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웃으며 말하는 남자의 말에 알도가 씩 웃었다.

“스콧 가문에서 왔소?”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두절미하고 얼마나 낼 수 있는데?”

“우리쪽으로 붙는다면 20만골드. 용병대를 돌려 덴블란쉬로 돌아간다면 10만골드를 드리겠습니다.”

남자가 빙그레 웃으면서 제안했다.

“호오~ 20만 골드라··· 통이 크시구만.”

알도가 애매모호한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20만 골드라면 병사들에게 10골드씩 분배하더라도 5만 골드가 남았다. 10골드라면 평민 4인 가족이 3년 동안 생활할 수 있는 금액이니 나쁘지 않았다.

다만.

10년 동안 케인 광산에서 독점적으로 금을 캐는 것에 비할바가 아니라는 점만 빼면 말이다.

알도가 가타부타 말이 없자, 남자가 재촉했다.

“적은 돈이 아니라는 걸 알 텐데요? 용병이 돈만 받으면 됐지, 케인 가문에 의리를 지킬 필요가 있습니까?”

“그 말대로요. 돈만 벌면 됐지요. 다만 우릴 회유하려면 제시한 돈의 10배는 내야 될거요.”

알도의 말에 남자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지금 농담하는 겁니까?”

“농담이 아니오. 그정도가 아니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소.”

알도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다르게 해석한 듯했다.

“생각보다 의리가 있으신 분이었군요. 다음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남자는 힘없이 일어나서 나가버렸다.

알도는 혼자서 남은 술을 기울이면서 생각했다.

‘에디 녀석을 적으로 돌릴걸 생각하면 10배도 많은 돈은 아니지.’

누구에게나 목숨은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니 말이다. 돈으로 계산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피아몬테 성채로 돌아온 알도의 보고를 받은 에디는 쓴웃음을 지었다.

‘클라이드. 가만히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역시 얍삽한 수를 쓰는군.’

다만 아직까지 용병대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게 자신이라는 것은 모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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