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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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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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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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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50)

DUMMY

쩍쩍거리는 납작 수제비의 식감을 느끼면서 칼칼하고 얼큰한 국물에 등심의 육 향까지 가미되어 풍부한 맛을 내는 탓에 입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엠마’도 입에 맞는지 잘 먹는다.

등심 삼 인분과 납작 수제비를 뚝딱 해치우고 칼국수 면을 냄비에 투하했다.


보글보글 기분 좋게 끓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 기다렸다가 칼국수를 한가득 들어 ‘엠마’의 앞접시에 다가가니 ‘엠마’가 입맛을 다시며 집중하길래 다시 턴해서 내 앞접시로 소환하자 ‘엠마’가 황당한 얼굴로 바라본다.


나는 ‘씨익’ 웃어주며 다시 턴하여 ‘엠마’의 앞접시에 들어주며 ‘예지 씨의 혀 건강을 위해 식혀서 바로 먹으면 이뻐질 겁니다’ 닭살 멘트를 날려 신경을 다른 데로 돌리고 나머지 면들을 휘휘 저어 뭉친 다음 내 앞접시에 모두 올려두고 ‘후루루룩 후루루룩’ 전설의 사단 면치기를 연달아 두 번을 시전하면서 ‘엠마’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엠마’는 칼국수의 잘근잘근 씹히는 식감을 느끼며 나의 화려한 면치기에 바닥난 칼국수면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미련 없이 국물을 조금만 남기고 볶음용 밥을 냄비에 투척했다.

비치된 참기름을 소환해 ‘슥슥’ 냄비 둘레로 충분히 적셔주고 볶음용 밥 위에 소북히 쌓여 있던 김 가루와 함께 싹싹 비벼주면서 넓게 펴서 약한 불에 이분을 볶았다.


‘엠마’가 내 눈을 보며 작전 싸인을 기다린다.

‘‘엠마’ 지금이야! 숟가락을 사정없이 휘둘러! 빗맞아도 이루타야!’ 눈으로 싸인을 내자 거침없이 숟가락으로 볶음밥을 입으로 가져간다.

나도 뒤질, 새라 한입 ‘앙!’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과 칼칼한 달콤함을 맛보며 우리는 순식간에 냄비를 클리어해 버렸다.


“예지 씨 어땠어요?”

“맛있어요, 일류 요리사 같았어요.”

“여기서 맛없게 만드는 게 더 힘들어요.”

“정말 맛있어요.”


만족한 엠마를 모시고 우리의 목적지인 용인으로 달렸다.


어린 천사들을 위해 더욱 임무에 충실해야겠다.

내 임무는 백성을 괴물로부터 지키는 것이다.

내 선조로부터 백성을 위하고 백성을 지켜왔듯이 나 또한 그 길을 걷는 것이다.



용인에 도착한 우리는 산책을 즐기고 아침 일찍 라운딩을 위해서 일찍 잠들었다.


아침 일찍 용인 cc로 이동한 우리는 가볍게 몸을 풀고 서너 번 연습 샷을 하고서 본격적으로 라운딩에 올랐다.


필드 위에서 티샷을 준비 중인 ‘엠마’를 보니 광고 촬영 장소에 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따악’ 통쾌한 소리가 들렸다. “나이스 샷!”


드라이브 스윙 궤적이 장난이 아니다, 생각했는데 공이 멀리 날아가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엠마’가 눈웃음을 치며 티 박스에서 뒤로 물러나고 내가 티 박스에 들어갔다.


단둘이 라운딩하는 터라 예로우 티 박스에서 같이 티샷을, 하기로 했다.


티를 꼽고 티업을 한 후 드라이브로 가볍게 연습 스윙을 했다.

평소보다 몸이 더 가볍다. 좋은 징조다.


마음껏 휘둘렀다.

‘휘이융’ ‘따아악’

드라이브 스윙 소리가 살벌하다.

공이 비명을 내지러며 날아간다.

어라! 공아! 너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이냐?

쭉쭉 뻗어가는 공은 기어코 내 눈에서 사라져 버렸다.


조금 못 쳐도 립서비스로 나오는 캐디분의 ‘나이스 샷’은 실종됐고 ‘엠마’는 입을 크게 벌리고는 이내 ‘대단해요!’ 한 마디만 남기고, 슬며시 얼굴을 돌린다.


분명 웃고 있을 거다. 안 봐도 안다.

왜냐면 캐디분 둘 다 입을 가리고 차마 보기 힘들 정도로 인상을 쓰고 있으니까.

‘차라리 그냥 웃어요, 그러고 있으니 내가 더 비참하잖아’

마음속으로 외쳤지만, 소리 내어 웃는 사람은 없었다.


그다음 홀부터는 힘 조절을 해서 평균 실력으로 라운딩을 마쳤다.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 무사히 집으로 복귀했다.


“할매, 복댕이 왔어요.”

“엄마, 복댕이 왔어요.”

“도련님, 조용히......”


아줌마가 입에다 손가락을 올리고는 조용히 라고, 조용하게 말하고는 눈으로 가리킨다.

아줌마의 눈길을 따라가 보니 엥!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니가왜 거기서나와~ 니가왜 거기서나와~~ 사랑을 믿었었는데 발등을 찍혔네~~


이 노래는 트로트 헌터 계의 막걸리 탁형이 부른 노래로 헌터의 무분별한 스킬 사용으로 발등을 찍히는 사고를 당한 자서전 격 노래다.


할머니는 소파에 우아하고 자비로운 모습으로 앉아계셨고 맞은편에 ‘브로’와 ‘아라’가 다소곳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눈치를 보며 ‘브로’와 ‘아라’에게 눈으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이 년, 놈들이 아무런 말도 행동도 안 하고 마네킹인, 마냥 움직이지도 않는다.


“잘 갔다 왔느냐?”

“네, 할머니 잘 다녀왔습니다.”

“여기 네 친구들은 앞으로 너와 같이 함께할 시간이 많다고 들어서 이 할미가 초대해서 인사차 불렀다.”

“네, 제가 진작에 인사, 시켜야 했었는데 죄송합니다. 할머니.”

“철수는 알고 있었으니 됐고, 예쁜 여자 친구는 어떻게 된 거니?”

“할머니, 큰일 날 소리를 하시네요. 제 동료 직원입니다.”

“알지! 이 할미가 농담 한번 했는데 왜 이렇게 반응이 거세냐? 흐흐흐!”

“체통을 지키시옵소서 할마마마!”

“그래, 되었다. 이제, 그만 가보거라.”

“네, 할머니.”

“네, 할머님.”


맞은편에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두 년, 놈들이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 일어서자, 나도 등 달아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브로’, 내일 보자 수고했다.”

“응, 내일 보자.”

“‘아라’, 괜찮지?”

“네, 괜찮아요. 내일 봐요.”

“그래 조심해서 가고 내일 보자.”


별말씀은 없으셨나보다 그냥 인사차 부른 게 맞는 모양이다.

나는 거실 소파로 돌아가 할머니께 물었다.


“할매, 갑자기 애들은 왜 불렀어요?”

“네가 요즘 친구 덕에 돈을 많이 번다고 소문이 나서 얼굴 한번 보려고 했다.”

“저한테 얘기하셨으면 제가 인사시켰을 텐데요.”

“네가 있는 거랑 같으냐?”

“그래도 애들이, 놀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도 볼 겸해서 겸사겸사 그랬다. 이 할미에게 지금 따지는 거냐?”

“그럴 리가요! 혹시나 할머니께서 번잡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런 거죠. 하하하!.”

“그래 예지랑 잘 놀다 왔고?”

“네, 할머니 잘 놀고 왔습니다.”

“피곤할 텐데 올라가 쉬어라.”

“넹, 할머니.”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얼른 일어나서 내 방으로 달려갔다.



다음날 내 사무실에 모인 ‘브로’와 ‘아라’는 평상시와 다름이 없었다.


“‘브로’, 어제 할머니가 뭐하고 하셔?”

“아무 말씀도 없었는데? 그냥 밥 먹고 칭찬만 듣고 왔어”

“네 방귀 소문이 벌써?”

“뭔 소리야? 잘생겼다고 이렇게 잘생긴 건 손자 말고는 처음이래.”

“그건 맞는 말이지 네가 잘생기긴 했지.”

“저, 그 말이 맞는 게 맞을까요?”

“왜? 틀린 게 있어?”

“아니에요. 그냥 넘어가요.”

“‘아라’, 너도 별말씀 없으셨어?”

“네, 저도 예쁘다고만 하시고 조선시대였으면 좋았을 거라 아쉬워하긴 했어요.”

“조선시대가 아닌 것이 천만다행인 걸 모르시네.”

“네, 무슨 뜻이에요?”

“아냐? 넌 몰라도 돼.”


조선시대였으면 머리 나쁜 미친 성질 나쁜 년을 첩으로 들이라고 할머니께서는 밥을 굶기며 강압을, 하셨을 거다.


“‘안동’, 다음 주면 우리 입주할 수 있을 것 같아.”

“응? 입주 예정일이 훨씬 빠르네.”

“자금이 많으니까, 일이 수월하네? 헤헤!”


자금이 많아서 즐거운 ‘브로’를 보니 진작 자금을 확보해서 줄 걸 그랬나 싶다가도 이유 없는 자금은 탐탁지 않게 생각할 것 같았다.


“‘안동’, 국정 박 과장이 요즘 움직임이 과격해졌어요.”

“어떻게?”

“제물포 안가를 먼지까지 다 쓸어갔어요.”

“엥? 큰일 날뻔했네. 달력을 우리가 먼저 가져와서 다행이다. 그렇지 ‘브로’?”

“깊이 들어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치는 걸 생각해 보는 건 어때?”

“저도 그게 나을 것 같아요, 요즘 들쑤시고 다니는 게 장난이 아니에요. 혹여나 자그마한 흔적이라도 잡히면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럼, 다음 주 헌터 본부에 입주하고 처음 괴물 사냥 표적으로 구정물 사냥을 계획해 보자, 어때?”

“좋은 생각인데, 우리의 공식적인 괴물사냥이라?......”

“저도 좋아요, 괴물 사냥꾼 헌터의 최초 임무가 국정 쓰레기라면.”

“좋았어, 그럼, 준비를 철저히 해서 입주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각자 맡은 일들을 마무리하자. 오케이?”

“오케이! 장비 업그레이드도 거의 끝나가.”

“박 과장 동선이랑, 안가 위치도 거의 파악이 끝났어요.”

“좋아! 다음 주를 위해 이번 주 열심히 뛰어보자. 다들 움직여!”

“알았어.”

“알았어요.”


우리는 다음 주에 있을 입주에 맞추어 화려한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브로’가 사무실에 다시 들어왔다.


“왜? 더 할 말 있어?”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알았어. 또 무슨 일 일까?”


즐거운 마음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회장실로 올라갔다.

여전히 비서분들은 단정한 모습으로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

나는 눈으로 인사하며 그들을 지나쳐 부회장실로 몸을 틀자, 모두가 움찔하는 모습에 ‘장난이었어요. 씨익’ 한번 웃어주고는 회장실에 들어갔다.


“찾으셨습니까? 회장님.”

“이리와 앉거라.”

“네, 회장님.”


오늘은 단골 출연자이신 아버지와 아저씨가 없고 할아버지 혼자 계셨다.


“저번 기술 관련 문제 말이다.”

“네, 말씀하세요.”

“수소 융합장치에 관해서만 오늘 특허 출원이 이루어질 거다.”

“네, 여러 번 나누어 등록하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수소 융합 터보엔진 특허가 출원될 거다.”

“네, 그렇게 알겠습니다.”

“청룡 엔진에서 두 특허를 출원하고 제작도 들어갈 건데 대표를 네가 맡아줘야겠다.”

“제가 경영지원 본부장과 청룡 전자 부사장에, 임명된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겸직이 아니라 엔진 사장만 한다면 일이 훨씬 줄어들 것이고 네가 그토록 싫어하는 회의도 많이 줄어들 것 같은데?”

“당연히 엔진 사장으로 가야죠. 남자는 자리가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 당연히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사무실은 내일 당장 옮기도록 하고 인사 명령은 다음 달에 낼 테니까 인수인계나 잘 받도록 해라.”

“네, 회장님.”

“나가 보거라.”

“넹, 할아버지.”


가만히 있어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이제 수소 융합 터보엔진 쟁탈전의 진정한 승자가 밝혀지는 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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