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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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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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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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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7)

DUMMY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통해 며칠간의 외유를 허락받아야 했다.

그리고 아버지께는 긴급 두통 알레르기를 이유로 며칠간의 회의 불참을 통보했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하셨지만, ‘엠마’의 출장 불발을 은근히 내비치자 흔쾌히 승낙하셨다.


평일 오전이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는 회사원들과는 달리 나는 헌터 본부 거실에서 편안하게 소파에 누워 지금의 상황을 심층분석하고 앞으로의 일들을 계획 중이었다.


“‘안동’, 왕 거머리와 보좌관의 움직임이 별거 없어, 동선도 뻔하고.”

“......”

“‘아라’에게도 물어봤는데 미친놈들이 교회 근처도 안 간데, 잘못 집은 거 아냐?”

“......”

“왕 거머리를 만나서 직접 이야기해 보는 게 빠를 것 같다.”

“......”

“경찰서에 있던 놈들은 검찰로 넘어갔는데 쉴드가 장난이 아닌가 보더라.”

“......”

“아무래도 왕 거머리 일당이 맞는 것, 같은데 의외로 다른 곳에서, 쉴드가 들어오고 있어서 그룹 법무팀도 당황하고 있더라.”

“......”

“안동, 안동? 안동! 야! 안동!”

“뭐야? 피해 안돼~!”

“지랄한다, 언제부터 자고 있었던 거야?”

“음, 내가 잠깐 사색에 취해서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나 보다. 경지가 한 단계 올라간 것도 같고?”

“그래? 무아지경에서 뭘 봤길래 울부짖고 있냐?”

“네가 ‘아라’의 저주 스킬에 당하는 모습?”

“뭐? 개꿈도 그런, 황당한 개꿈을 꾸고 있냐?”

“너 조심해야겠더라, 갑자기 팍 하는데 아유! 내가 다 놀랐네.”

“아이씨! 찝찝하게 왜? 그런 걸 얘기해서는.”

“네가 물어봐서 솔직하게 얘기해 주고 있잖아.”

“검찰에 넘어간 놈들을 쉴드 치는 곳이 궁금하지 않아?”

“뻔하지, 법무부잖아. 맞지?”

“응? 왜 알고 있는 거야?”

“박중기, 박종기, 박홍기, 생각 나는 게 없어?”

“엥? 빠가 패밀리? 그 개새끼도 피해 간다는 그 빠가 맞아?”

“그래, 빠가 삼기 세트 맞아.”

“왜? 몰랐지, 저 유명한 국가 대표 괴물 새끼들을.”


나도 밀양에서 이십 년을 해먹은 놈이 그놈일 줄은 몰랐다.


“거머리 한 놈만 보고 있으니까, 생각을, 못했겠지.”

“국방 중기, 법무 종기, 안보 홍기, 맞지?”

“그러니까 괜히 힘 빼지 말고 지켜보다가 한놈 한놈 기회가 오면 사냥을, 하자고.”

“어떻게, 헌터 본부 창설하자마자 대형 괴물이 덮쳐오냐?”

“내가 헌터 체질이라서?”

“조심하자! ‘안동’, 저놈들은 나라 전체를 움직이는 괴물들이야, 응!”

“알았어, 너나 ‘아라’가 더 조심해야 해!”

“우리야 조심해서 움직이면 되지만, 넌 표적이 되었잖아!”

“조심한다니까?!, 서로서로 조심하자! 안전제일! 오케이!”


걱정에 인상을 찌푸리는 ‘브로’를 달래고 있는데 ‘아라’가 불쑥 들어온다.


“‘브로’ 뭐해요?, 내가 부르면 알아서 백업 붙어야지!”

“왜? 뭐라도 찾았어?”

“그래 찾았다, 넌 뭐하고, 있었니?”

“응? 나도 일하고 있었지. 근데 왜 자꾸 반말이야!”

“아! 미안! 급해서 그래, 폰으로 주소 보냈으니까, 그쪽을 감시해 줘.”

“여기가 어딘데?”

“모르니까, 네가 감시해서 알아봐야지, 나한테 물어보냐?”

“이상하네, 왜 자꾸 반말로 들리지?”

“‘브로’, 화면이나 띄워봐.”

“하고 있어 주소가 여기니까, 주위에 이동 통로가 다섯에 방범 cctv가 일곱 개, 언제부터 보면 될까?”

“지난 토요일부터 보자.”

“내가 세 개 볼 테니까, 둘이 두 개씩 봐.”

“‘브로’, 나 갑자기 눈이 아픈 거 같아.”

“그럼, 네가 세 개 보면 되겠다.”

“응?, 눈이 갑자기 잘 보이네, 내가 육 번 칠 번 확인 한다.”


‘아라’가 혀를 차면서 ‘넌 또 왜 그러니?’ 눈으로 갈구고는 거실 벽에 설치된 초대형 tv에 나뉘어진 구역으로 눈을 돌린다.


토요일 오전부터 리플레이 하는데, 처음부터 많은 인원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었다.


“‘브로’, 저기가 혹시 마트 아닐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네요.”

“‘안동’,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일요일까지 봐야 확실해, 지겠지만 교회가 맞는 것 같다.”

“십자가가 없는데요?”

“십자가 없는 교회는 제법 있지. 그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네.”

“정해진 시간대에 움직이는 게, 교회 맞아!”

“우리 ‘아라’ 헌터가 또 한 번 제대로 존재의 이유를 증명하는군.”

“뭔 칭찬이야? 뒤따라, 가다 보면 나오는 결관데.”

“그러는 넌 뭐했니?”

“이상하네, 자꾸 반말이 들리네, 기분 탓인가?”

“빨리 돌려서 일요일 확인하고 평일도 확인해 보자.”

“알았어, 배속을 올린다?”

“그래, 많이 올려 괜찮아.”


다행히 처음부터 유동 인원 확인이 가능해서 시간도 절약하고 내 눈 건강도 지킬 수 있었다.


“이번 주말은 가면 쓰고 교회 견학 갔다 오자. 여기서 나는 도저히 교회는 못 가겠다, 하는 사람 손들고 밖으로 나가.”


나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서는 현관으로 다가가면서 커밍 본부를 선언했다.


“야! ‘안동’, 어디가?”

“나 교회 알레르기 있어서 못가! 둘이 갔다 와! 난 손들고 밖으로 나가서 ‘엠마’, 보러 가야겠다.”

“알았어요, 교회에는 우리가 들어갈 테니까, 빨리 돌아와요.”

“그래? 그럼 내가 양보하지 뭐.”


나는 몸을 돌려 다시 돌아가면서 양보 의사를 전했다.

내가 양보하는 바람에 ‘브로’와 ‘아라’가 교회에 견학을 가기로 했다.

흐흐흐, 사실 괴물 있는 교회는 알레르기가 없거든.


이곳 교회는 토요일에도 예배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가 확인한 영상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토요일에 교회 방문을 했었다.


중년 부부로 위장한 ‘브로’와 ‘아라’가 교회에 들어갔고, 나는 그 둘이 보내주는 캠 영상을 감상하면서 피자와 치킨으로 둘의 자리를 대신해 허전함을 달랬다.


“와! 실제로 안에서 보니까 상당히 크다. 그렇지, ‘브로’?”

“의자도 없이 바닥에 앉아서 예배를 보네? 아랍식인가? ‘아라’ 식인가? ‘아라’?”

“찬송가도 처음 들어보는 음인데 어디서 나온 거지? 수상하다, 그렇지, ‘브로’?”

“심판이 자주 나오네? 목사가 야구 심판 출신인가? 아라치, 마라치가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겠다.”


심심해서 보이는 데로 들리는 데로, 아무 데나 갖다 붙여서 중계를, 하다 보니 벌써 예배가 끝나고 하얀 자루를 돌리면서 돈을 그 속에 넣는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안동’, 귀가 따가워요, 전에도 그러더니 혼자 있으면 무서워요?”

“응, 무서워! ‘아라’, 어떻게 알았어?”

“잘 논다, 혼자나 둘이나 마찬가지야 입을 나불거리는 건 못 막아, 불치병이야.”

“아닌데? 혼자 있으면 무서워서 그런 건데.”


교회를 나오면서 바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내 진심을 보이며 감정에 호소했다.



본부로 돌아온 중년 부부와 헌터 본부 거실에 앉아서 견학 평가를 시작했다.


크게 이상한 점은 없었고 굳이 따지자면 불의 심판을 강조하고 십사만 사천 명의 명부에 들어야 한다면서 영을 구원받기 위해 시험을 치르고 이겨내야 한다나? 뭐라나?


“확실히 정상인은 없는 것, 같았어요, 유치원생도 못 믿을 소리를 지껄이더라고요.”

“그럼, 저 많은, 사람들이 다 미쳤다고?”

“미친 척하고 자기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이 반은 되겠더라고.”

“그게 보이디?”

“응, 눈깔이 희번득 거리는 놈은 미친놈, 눈알이, 왔다 갔다, 계산에 바쁜 놈은 사기꾼 아니면 장사꾼이겠지.”

“참! 시대가 낼 모레면 드론 택시가 돌아다니는 마당에 불의 심판 같은 소리로 백성을 현혹하고 또 그걸 믿고 아니면 이용하는 게, 지능이 얼마나 낮으면 가능할까?”

“‘아라’보다 약간 더 떨어져야 가능하겠지?”

“네가 매운맛을 한번 봐야 시비를 안 걸겠지?”

“이상하네, 반말이 계속 들리네. 이비인후과를 방문 해야 하나?”

“결국은 왕 거머리와 저 이상한 교회와 연관이 있다는 거네.”

“불의 심판교회라고.”

“응, 불의 심판교회 이름이 딱 ‘나 사이비요’ 한다. 그지?”

“사람이 많아서 전부 감시하기는 힘들어.”

“교회 사무실에는 들어가 봤어?”

“아니, 대신 사무실 입구에 캠 두 개 설치 했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가자, 시간은 우리 편이야.”

“알았어요, 교대로 캠이나 지켜봐요.”

“좋아. 그럼 난 가볼게, 수고들 해.”


일어서는 나를 ‘브로’와 ‘아라’가 한 쪽씩 결박하고는 경고를 날린다.


“도망치면 ‘엠마’에게 전화할 거다.”

“‘엠마’, 부를까요?”

“농담이야, 내가 먼저 지켜볼 게, 쉬어! 응, 쉬어!”


농담으로 한마디 했는데 반응이 너무 격렬했다.

견학하고 온 둘을 위해서 내가 먼저 지켜보고 둘을 쉬게 하려고 했다.

진짜다.


야시시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둘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지만 정말이다.


이틀간 우리는 본부에서 만두를 먹으며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다.


“‘브로’, 군만두 말고 찐만두 시켜 먹자, 강가네, 우동 이랑 돈까스도 맛있더라.”

“‘안동’, 관리자 뽑는다면서 왜 소식이 없냐?”

“사람을 함부로 뽑을 순 없잖아.”

“그래도 우리가 여기 입주한 지도 꽤 시간이 지났는데 밥 한번 제대로 해 먹어보지도 못했잖아.”

“‘아라’, 밥해서 먹자.”

“쌀도 없어요, 그리고 반찬도 없어요, 결정적으로 요리 못해요.”

“오늘 장부터 보고 당장 요리사 섭외해서 헌터 처우개선 해야겠다.”

“장 보러 나가려 고?”

“응, 필요한 거 있으면 이야기해 모두 오케이다.”

“‘안동’, 그럴 필요 없어, 폰으로 필요한 거 체크만 하면 한 시간 안에 배달된다.”

“사람이 직접 고르고 맘에 드는 걸로 사는 게 좋지 않아?”

“‘안동’, 괜찮아 넌 여기 소파에서 벗어날 생각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내가 간다니까?”

“‘안동’, 엠마 부를까요?”

“그래, 굳이 내가 갈 필요는 없겠지?”


탈출 시도가 번번이 막히는 상황에 초대형 화면에서 왕 거머리로 보이는 왜소한 체격의 육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영감이 교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었다.


두 개의 캠에 비치는 영감은 볼품이 없었으나 위세는 왕을 방불케 했다.

양쪽으로 수행원으로 보이는 사내가 여럿이 동행하고 있었고 앞에서 맞이하는 목사로 보이는 사내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반긴다.


“자!, 거머리와 교회의 접점이 확인됐다, 저 불의 심판을 오늘 싹 훑어보자.”

“며칠 보기로는 사무실에 경비도 없어, ‘아라’ 혼자 갔다 와도 되겠는데?”

“밴 몰고 장비 모두 챙겨서 함께 가자.”

“복수냐?”

“응, 불의 심판이다, 오늘 다 불살라 버릴 거다.”

“정보만 챙기면 되는데 너무 과한 대응은 경각심을 줄 수도 있잖아.”

“아예 다 태워버릴 건데 걱정하지 마.”

“사람이 있으면 어떡해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만 제대로 확인하고 안에 있는 모든 자료를 들고, 나오면서 완전연소를 목표로 불태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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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개막(8) +2 24.07.22 6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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