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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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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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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6)

DUMMY

‘브로’가 ‘아라’를 노려보는 게 보인다.

둘 다 말이 안 통한다.

저번 테러를 지시한 놈을 잡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다.

갈수록 원한이 쌓인다.


애들이 테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예지 씨 놀이기구 탈래요?”

“아뇨, 전 놀이기구는 무서워요.”

“나도 놀이기구는 무서워서 못 타요.”

“우리 로봇 체험관 둘러보러 가요.”

“좋아요, 로봇 체험관이 재미가 있겠죠.”

‘엠마’와 체험관으로 가는데 ‘브로’와 ‘아라’가 요상 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나도 눈으로 ‘뭐! 어쩌라고? 내가 헛소리하는 거 처음 보냐?’ 외치며 둘을 무시했다.


나름 잘나가는 어른들을 주렁주렁 달고 로봇 체험실을 순례하는데 공장에서 쓰이는 로봇도 보이고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도 있었다.


“저 로봇이 ‘아라’ 머리보다 훨씬 잘 돌아가네, 그렇지, ‘안동’?”

“좀생이처럼 또 시비를 걸어오네? 저 로봇이 찐따 너보다도 낫다.”


‘브로’가 반격을 시도 했지만 ‘아라’의 독설에 바로 진압당하고 말았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드론도 있었고 바닷속을 탐험하는 마린 로봇도 볼 수 있었다.


판타지 세계에 온 것 같아 좋았다.



만족스럽게 로봇 체험관을 쭈욱 둘러보고 저녁 시간이 되었는지 출출한 느낌에 ‘브로’를 보니 눈으로 ‘밥 줘! 지금 몇 신데 밥을 안 주는 거야?’ 호통을 치고 있다.


“예지 씨 우리 밥 먹어요.”

“네, 가까운 데로 가요.”


차를 타고 해변으로 조금 달리니 조그만 어촌이 보이고 식당도 여러 개가 보인다.

넓은 곳에 차를 주차하고 조금 걸어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사장님, 여기 맛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여기 오면 미더덕찜이랑 미더덕회는 먹고 가야지요.”

“그럼, 여기 하고 저기 테이블에 미더덕찜하고 미더덕회 넉넉하게 주세요.”

“미더덕회부터 먹고 있으면 찜도 해드릴게요.”

“네, 많이 주세요. 결제는 걱정, 마시고요.”

“예, 예, 듬뿍 준비할게요.”


사장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주방을 호출하며 부지런히 움직이며 준비하신다.


먼저 깔끔하게 손질이 된 미더덕회가 나왔다.

미더덕 향이 확 올라오면서 입에 군침이 먼저 휘몰아친다.


“우와! 향이 죽여준다. 그렇지 ‘아라’?”

“사모님도 계신 데 주책 좀 그만 부려요!”

“괜찮아요. 은정 씨, 향이 좋은데요. 다 같이 먹어봐요.”

“그래, 빨리 먹어보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더덕회를 입에 넣고 맛을 보기 시작했다.


오도독 오도독 우득 우드득 꼬득 꼬득


비슷한 소리가 입에서 들리며 미더덕 특유의 향이 입에서 터져 나간다.


야무지게 씹어대는 ‘엠마’의 얼굴은 포근한 햇살을 맞이한 꽃봉오리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다만 소리는 살벌했다.


꼬드득 오드득 꼬득 오득 꼬드드드득 쩝쩝


“너무 맛있어요!”


나도 알아요. 맛있어요. 그런데 당신은 너무 아름답고 무서워요.


“맛있네요. 많이 먹어요, 예지 씨”

“네, 훈 씨도 많이 드세요.”


말을 마치고 또다시 미더덕 여러 개를 입에 넣고 갈아버리고 있다.

나도 몇 개를 집어서 입에 넣었다.


오드득 오드득


꼬들꼬들한 식감이 입에서 울리고 미더덕 향이 입 안에서 맴도는 걸 즐기다 한순간에 목으로 넘긴다.


하! 바로 이게 자연의 맛이라고 할 수 있지.


미더덕회를 즐기고 있을 때 찜이 도착했다.

허연 죽 같은 액체에 검갈색 가루가 섞여 있고 고사린지 깨치민지 모를 채소와 양파도 보이고 머구대(머위대)와 파랑 나물도 보이는 것 같다.

바지락이 많이 보이고 통통한 미더덕이 향을 뿜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장님, 이게 옛날 미더덕찜인가요?”

“예, 옛날 찜이라고 합니다.”

“여기 검갈색 가루는 뭔가요?”

“들깨가루가 들어가서 향이 날낀데? 미더덕 향 이랑 찰떡궁합이지요.”

“아하! 들깨가루랑 미더덕 향이 합해져서 이런 향이 나는구나.”

“맛있네요, 처음 먹어봐요.”

“나도 이런 건 처음 먹어 보네요.”


다들 옛날 찜의 비주얼에 주춤했지만, 식욕을 돋우는 향에 망설임을 뒤로하고 숟가락을 움직였다.


“음, 맛있어요, 향이 너무 좋고 식감이 여러 가지 섞이는 게 너무 좋아요.”

“향도 좋은데 식감도 좋아요.”

“정말 들깨 향 이랑 미더덕 향이 합쳐진 게 색다른 향이 나는 것 같아.”


나도 크게 한 숟가락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미더덕의 꼬들꼬들 거리는 식감, 바지락조개의 쫄깃쫄깃한 식감, 양파의 연하게 서걱거리는 식감, 머구대의 사각거리는 식감, 나물들의 질척이는 식감까지 여러 가지 식감을 느끼면서 고소한 들깨 향과 싱그러운 바다향을 품은 미더덕 향이 입에서 조화를 부린다.


“너무 맛있다. 그렇지, ‘브로’?”

“응, 너므 마있따!”


‘엠마’와 ‘브로’, ‘아라’ 모두가 입에 한가득 음식을 물고서 저작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내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 도착해서 로비를 통해 룸으로 올라가려는데 덩치가 좋은 사내 둘이 우리를 막아선다.


“김훈 사장님, 잠시만 시간 내주시겠습니까?”

“누구신지? 신분부터 밝히고 용건을 말하시지요.”


‘브로’가 나서려는데 안 실장님이 먼저 나서며 상대방의 신분 공개를 요구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의원 보좌관이신 박형기 보좌관님의 지시로 사장님께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습니다.”

“그런 용무라면 비서실을 통해서 남겨도 될 텐데, 직접 오신 이유가 있습니까?”

“보좌관님께서 말씀하시길 돈 좀 있다고 나댔다간 큰일이 날 수 있으니 자중하고 어르신께서 부르시면 즉각 움직이라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이 사람들이 정신병동에서 탈출했나?’ ‘브로’가 중얼거리는데, ‘아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정신병자? 미친놈?’ 짧게 말하며 내 앞을 막아선다.


“박형기가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그 어르신이라는 놈은 누구요?”

“......”


안 실장님이 오는 말이 정신 나간 말이라 가는 말도 막 나갔다.

당황한 사내가 말이 막히자, 뒤에 서 있던 사내가 끼여 든다.


“뭐야? 이것들이 감히 어르신이 누구신지 알고 그따위 말을 지껄이느냐?!”

“그러니까 그놈이 누구냐고 묻잖아! 이 정신병자 새끼야!”


참고 있던 ‘브로’가 대뜸 소리 지르자, 주위 사람들이 모두 쳐다본다.


“이런 멍청한 놈들이 은혜를 발로 차버리다니 두고 보자!”

“뭔 개소리야?”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지르며 주춤주춤 물러서더니 밖으로 나간다.


“저 사람들 훈 씨 습격했던 사람들과 같은 소속일까요?”

“모르겠네요, 예지 씨는 신경 쓰지 마세요. ‘브로’ 지금 바로 서울로 올라가자.”

“응, 알았어. 바로 준비할게.”

“안 실장님, 지금 출발해도 되겠죠.”

“예, 사장님, 준비하겠습니다.”


‘엠마’와난 룸으로 올라가 짐을 챙기고 안 실장님의 콜을 받고 룸을 나섰다.


“예지 씨 갑작스럽게 결정해서 미안해요.”

“아뇨, 괜찮아요, 저 때문인 거 알아요.”

“네? 아닌데? 정말 아닌데?”

“난, 훈 씨가 하는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 너무 귀여워요.”

“눈에 콩깍지가 아니라 VR기기가 씌여서 환상이 보이죠?”

“호호, 그런가요? 그것도 나름 좋아요.”

“협조해 줘서, 고마워요. 다음엔 더 좋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기대할게요. 그런데 우리도 이제 이름 말고 애칭으로 불러요.”

“애칭? 생각해 둔 거라도 있어요?”

“이미 있잖아요. 당신은 ‘안동’! 나는 ‘엠마’!”

“응?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몰라요? 가끔 실수로 ‘엠마’라고 불러 놓고서는.”

“그랬나요? ‘엠마’ 좋죠?”

“무슨 뜻이에요? ‘안동’은 알겠는데 ‘엠마’는 모르겠어요.”

“엄청 아름다운, 배우 이름에서 따왔어요.”

“정말이에요?”

“그럼요, 졸리 이모나 스칼렛 누님보다 이쁜 배우로 정했습니다.”

“알았어요. ‘안동’.”

“‘엠마’, 가시죠.”

“네, ‘안동’.”


그렇게 우리는 콜 네임을 상용하기로 협의하고 서울로 향해 움직였다.




다음날 일정이 없지만 회사에 출근해서 테러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했다.


“습격했던 놈들 신상정보와 특이 사항까지 다 훑어봤는데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브로’, 어제 왔었던 두 놈 있잖아. 뭔가가 이상했어.”

“그건 너 말고도 다 알고 있어. 미친놈들이었잖아.”

“맞아요, 미친놈 같았어요.”

“아니, 그냥 미친 거랑은, 조금 틀려 전에 이런 놈들을, 본적이 있었는데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박형기라는 놈은 찾아봤는데, 밀양을 지역구로 무려 오선 장기 거머리의 보좌관 중에 수행비서 정도 되는 양아친데 거머리의 육촌 동생이라나?”

“백성들 피를 무려 이십 년을 뽑아먹었으니, 지가 신인 줄 착각할 만하네.”

“아하! 그래서 거머리라고 했네, 난 별명인 줄 알았잖아요.”

“그냥 그러려니 해! 순간순간 아무 명칭이 나와도 대충 알아들으면 된다.”

“아! 생각났다, 아이에스 광신자!”

“아이에스 놈들이라고?”

“설마요, 아이에스 놈들은 아닐걸요.”

“‘브로’, ‘아라’, 지금부터 그놈들과 관련 있는 놈들은 전부 교회나 그와 비슷한 종교단체에 소속되어 있을 거야. 그 끈을 찾아봐.”

“나는 박형기와 박중기 동선을 눈으로 따라다녀 볼게.”

“전, 그 밑에 미친놈들을 발로 따라다녀 볼게요.”

“우리 ‘아라’가 복댕이야, 열 일을 마다, 않고 움직이다니, 나중에 내가 족발에 막걸리, 쏜다!”

“나도 눈으로 따라다니면 힘들거든.”

“알지, ‘브로’도 당연히 족발에 사이다 쏜다.”

“난 사이다 파 아니라고!”

“응, 넌 사이다만 먹으라고.”

“나도 막걸리 먹고 싶은데.”

“그건 나중에 결정하고, 빨리 찾아보고 알려줘! 조만간 왕 거머리가 접촉해 올 거 같으니까.”

“알았어요.”

“알았어~.”


신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과 신을 추종하는 눈깔은 일반 눈알보다 신념이 가득하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오직 신의 말씀이라고 믿는다.

다만, 그 말씀이 폐쓰레기들의 황당한 해석으로 말미암아, 천륜과 인륜을 파괴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중에 내가 접해본 게 아이에스 광신자들이었다.


살인은 유희에 불과하고 자살폭탄, 대량학살, 아동, 임신부, 유부녀, 강간 살해 시신 훼손 등 이루 말하기조차 거북한 패악을 신의 이름으로 자행한다.


그런 광신자 눈깔을 그놈들의 눈에서 본 것 같다.


‘브로’와 ‘아라’가 나가고 조금 있다가 안 실장님이 들어와서 다음 일정을 조율하던 중 왕 거머리의 면담 요청 건이 나왔다.


“사장님, 국방위 소속인 박중기 위원이 면담을 요청해 왔습니다.”

“엔진이 군수 사업 분야도 아닌데 무슨 면담일까요?”

“국가 방위에 필요한 기술을 일개 기업에서 독점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답을 주든지, 아니면 청문회에서 보자고 합니다.”

“청문회 구경을 해보고 싶었는데 잘됐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며칠 안가에서 지낼 겁니다. 제가 없더라도 평상시 근무를 유지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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