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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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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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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49)

DUMMY

‘브로’와 ‘아라’가 분주한 나날을 보낼 때 나 또한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청룡 전자 이사 회의장에서 나는 내려오는 눈꺼풀을 몸에 있는 마나를 총동원해 저항하며 올리려고 애를 썼지만 중과부적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이번 신제품 홍보 기획의 중점은 새로운 디자인은 물론 편리성을 부각, 시킴으로......”

“......”

“다음은 예산 집행에 관해서 각, 부서별로 올라온 기획안을 ......”

“......”

“부사장님, 이번 행사에 참여하시겠습니까?”

“네? 그럼요, 당연하죠, 제가 참여하겠습니다.”

“그럼, 부사장님께서 참여하시는 걸로 홍보팀과 의전팀에 통보를, 하겠습니다.”

“자! 이사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사회가 끝나고 임원및 이사들이 앞다투어 나설 때 사장님이 내게 다가왔다.


“수고 하셨습니다. 부사장님.”

“수고 하셨습니다. 사장님.”

“굳이 홍보, 이벤트에 참여하실 필요는 없었을 텐데 이참에 부사장님의 얼굴을 알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이 됩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부사장님.”

“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럼 나가시죠.”

“네, 나가시죠.”


이사회를 마치고 나온 나는 졸음을 쫓느라 모든 마나를 사용한 터라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회의 없는 직장생활은 없는 것인가?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겨 내 사무실로 돌아갔다.


회의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모른 체.


사무실에서 ‘브로’가 저택의 설계를 설명하면서 이것은 어떻고 저것은 저렇고 손짓, 발짓까지 흥이 난 것이 정말 좋은가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멍때리고 있는데 전화벨 음악이 흘러 나왔다.


“음, ‘엠마’ 전화다. 조용해 봐.”

“오올! 내일이 불타는 금요일이라고, 벌써 단속 나서셨네?”

“넌 출장을 보내야겠다.”

“아닙니다. 통화하십시오.”


‘엠마’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 주말에 뭘 하기로 했던가?

생각이 안 난다.

설마 약속 자체가 없었던가?


“네, 예지 씨 보고 싶어요.”

“네, 저도 보고 싶어요. 근데, 뭐가 또 찔리는 게 있으신가요?”

“아~닐걸요?”

“다짜고짜 보고 싶은걸, 보니 짐작도 안 가네요. 뭘까요?”

“예지 씨는 갈수록 농담이 늘어나는 것 같네요. 재미는 없는데.”

“내일 금요일인데 퇴근하고 데리러 오실래요? 용인에서 공도 치고 놀이공원에서 어린애들처럼 놀아봐요.”

“잠시, 만요 ......”


나는 ‘브로’를 보며 눈으로 내일 일정을 물었다.

‘브로’는 멀뚱히 그냥 쳐다만 본다.

안 되겠다. 말로 물었다.


“‘브로’ 내일 금요일 일정 특별한 거 없지?”

“내일 특별 이벤트 일정이 있습니다. 청룡 전자 부사장님 자격으로 참여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내가?”

“이사회 참석 후에 의전 담당이 연락해서 확실합니다.”

“음, 그런 적이 있기는 한데 어디서 하는 거야?”

“청룡 유소년 질병 센터라고 경기도 광주에 있습니다.”

“‘브로’ 비서실 의전 담당에게 행사 일정 알아 보고와.”

“넵, 본부장님.”


다시 ‘엠마’와 통화를 지속했다.


“내일 경기도 광주에서 행사 참석이 있는데 확실한 일정을 바로 알아보고 있어요.”

“늦어지면 제가 광주로 가서 훈 씨와 같이 움직여도 괜찮아요.”

“일정이 늦어지면 그렇게 하죠.”


‘브로’가 일정표를 확인하고 얻어 왔는지 가지고 들어왔다.


“음, 보자 일정이 오후 늦게까지 있네요.”

“그럼, 제가 갈게요.”

“그럴래요? 그렇게 해요.”


‘엠마’와의 통화를 마친 나는 ‘브로’에게 다시 눈으로 물었다.

‘이 일정이 맞는 거야? 무슨 행사가 하루 종일이야?’

‘브로’는 여전히 눈을 멀뚱멀뚱, 거리며 쳐다본다.


“‘브로’ 행사가 하루 종일 하는 게 맞아?”

“일 년에 한 번 있는 큰 행사라고 합니다.”

“알았어. 준비 잘해.”

“난 그때 못가 조금 전에 내가 말했잖아. 설계도면 나와서 집에 가야, 된다고.”

“아! 그 말이었어? 알았어! 그럼, 안 실장님께 인계 잘해.”

“알았어! 잘 갔다 와.”


그때까지도 몰랐다.

어린 천사들에게 둘러, 쌓여 내 헌터 일대기를 실감 나게 재현하게 될 줄은......


금요일 아침 가뿐한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데 가족들의 애정이 넘치는 배웅을 받아야 했다.


“훈아, 오늘 예지 만나면 주말 동안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잘 놀다 오느라. 그리고 노오오오력은 잊지 말고 알았지?”

“넹, 할마마마.”

“훈아, 예지 말 잘 듣고 말썽 피우면 안 된다. 알겠지?”

“넹, 어마마마.”

“도련님, 골프 클럽 실었어요?”

“네, 실었어요. 갈게요.”

“잘 다녀오세요.”

“넹, 아줌마.”


다행히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는 먼저 출근을, 하셨다.


나는 바로 행사장이 있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청룡 유소년 질병 센터로 향했다.

그렇게 나는 하루를 이곳 유소년 질병 센터에서 보내게 되었다.


“안 실장님 여기에 와 보셨어요?”

“예, 매년 하는 행사라 두 번 정도 행사 경호차 왔었습니다.”

“규모가 큰데 여기서 하루 종일 같이 있어야 하는 거죠?”

“예, 총 병동이 열 개 정도 될 겁니다. 한 병동에서 한 시간만 지체해도 열 시간인 셈이네요.”

“그렇군요. 나는 왜 그때 졸음을 참지 못했을까요?”

“예, 무슨......”

“아닙니다, 제 부족한, 마나 양에 대한 자아 성찰이었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안 실장님을 뒤로하고 의전팀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앞서 나아갔다.


“부사장님, 여기 조끼 입으시고.”

“이렇게요?”

“예, 자! 여기 장갑이랑 마스크도 착용 하시고......”

“네, 네, 알겠습니다.”


이것저것 준비를 마치고 의전팀의 안내를 받아 임원 몇 명과 봉사 인원 그리고 홍보 스텝들과 첫 병동으로 들어섰다.


병동에는 많은, 아이들이 병마와 싸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작은 손에 주사, 바늘을 꽂고 반창고를 감은 아이의 머리를 만져주는 내 가슴은 먹지도 않은 찹쌀떡이 얹혀 갑갑함이 떠나지 않았다.


많은, 아이들이 병마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이러한 시설이 많아야 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병동의 로비에서 행사 도우미분들이 아이들과 놀아 주는 모습을 보며 뻘줌 하게 서 있을 때

한 아이가 내게 다가왔다.


“우와아! 아쩌시, 엄청, 크다! 아쩌시 며쌀이에요?”

“아저씨는 아저씨 되기도 전에 이만큼 컸단다.”

“거짓말! 어떠케 아쩌시가 되기도 전에 그러케 클 수가 있어요?”

“잘 먹고 잘 자고 어른 말씀 잘 들으면 잘~?”

“의사 선생님은 나이도 많은데 아쩌시 보다 한 참 작아요.”

“나는 슈퍼 헌터니까.”

“헌터가 뭐에요?”

“나쁜 무리들을 때려잡는 용사를 말한단다.”

“나도 아쩌시처럼 헌터 하면 그러케 클 수 있어요?”

“그럼, 정의를 지키는 헌터는 계속 성장한단다.”


여섯 일곱 정도 나이의 어린 천사가 내게 말을 걸고 대화를, 이어가자 한명 두명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이야 이렇게, 이렇게 오리걸음을 걸어서 괴물에게 다가갔어......”


나는 오리걸음을 선보이며 고개를 두리번, 거리면서 괴물을 찾는 시늉을 하고 다가가는 모습을 재현해 보였다.


“그리고 이렇게 펄쩍 뛰어서 괴물의 목을 이렇게 치고 다시 다른 쪽 다리로 뒤돌려 차고......”


우스꽝스런 원맨쇼를 아이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 수근대는 소리에 나는 헛웃음이, 났다.


“저 아쩌시처럼 클려면 저렇게 해야 된데.”

“저게 뭐하는 거양?”

“헌터가 괴물 잡는 거래.”

“저 아쩌시가 괴물 보다 크겠다.”

“헌터가 뭐양?”

“괴물 잡는 게 헌터래.”

“헌터가 괴물이양.”

“괴물이 헌터아냐?”


이야기가 갈수록 산을 향해가지만 내가 열심히 움직이자,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그렇게 서너 번의 공연을 마치고 쓰러지기 직전에 반가운 소식을 안 실장님이 전해 왔다.


“아! 내가 너무 나태했어. 내공 수련이랑 외공 수련을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예? 제가 뭘?......”

“아닙니다, 나태한 저를 꾸짖어 새로운 다짐을 받는 중이었습니다.”

“칠 병동부터는 유아 병동이라 로비에서 간단한 인사만 하시면 됩니다.”

“잘못하면 여기서 퍼질 뻔했는데 다행이군요.”


아이들과 도시락 점심을 먹고 모든 병동을 다 돌고 처음 방문했던 병동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내게 처음 다가왔던 아이가 다시 다가와 손을 내민다.


“아쩌시, 담에 헌터 되면 다시 만나요.”

“그래, 잘 먹고 잘 자면 꼭 헌터가 될 거야.”

“아쩌시도 잘 먹고 잘 자고 아프지 마세요.”

“그래, 고맙다.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

“안녕! 아쩌시 고마워요.”

“안녕!”


아이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가까운 곳에서 ‘엠마’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훈 씨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좋네요.”

“제가 연령, 성별 따지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아이와 얘기하는 게 너무 편안해 보였어요.”

“천사와 대화를 나누는데 당연히 편안하죠.”

“그렇네요, 천사라......”

“오늘 많은, 천사들에게 둘러, 쌓여 기운을 많이 받아서 힘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좋네요, 천사를 바라며 노력해 봐요? 우리.”

“네? 왜 갑자기 그런 결론이 나올까요?”

“배고파요. 밥부터 먹어요.”

“좋죠. 경기도 광주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거든요.”

“기대가, 되네요, 가요, 우리.”


우리는 안 실장님을 버려두고 경기도 광주에서 유명한 헌터 칼국수 집으로 향했다.


“예지 씨 저기가 예약 없이는 먹기 힘들다는 맛집입니다.”

“그럼 어떡해요? 예약을, 하고 올걸 그랬나요?”

“제가 출발 할 때 예약을, 했죠.”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친절한 종업원분이 예약, 유무를 물어보고 안내하며 자리를 권한다.


자리에 앉자, 주문을 받으며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셔서 충분히 인지한 나는 얼큰 샤브 손칼국수 삼 인분을 주문하고 먼저 ‘엠마’의 앞치마부터 가져와 무릎을 꿇고 바쳤다.


잠시 후 항아리 채로 김치가 배달되었고, 다음으로 샤브샤브용 등심이 등장했다.

뒤이어 버섯과 야채 등과 칼국수면이 나왔고 볶음용 밥이 수북한 김을 덮어, 쓴 채로 큰 그릇에 담겨 입장했다.


숙성된 반죽을 들고 나타나신 사장님께서는 직접 반죽을 펴서 납작 수제비를 만들어 주시는데 현란한 손놀림에 얼이 빠져 있는 동안 뽀글 뽀글 끓고 있는 커다란 냄비에 납작 수제비를 가득 넣고 이 분 후 샤브샤브 흡입 작전 싸인을 내시고는 퇴장하셨다.


작전대로 이분이 지난 후에 샤브샤브용 등심을 냄비에 투입했다.

뽀글거리는 빠알간 국물에 살짝 익힌 쫄깃한 육질의 등심을 사랑하는 ‘엠마’의 입으로 먼저 특송으로 보내고 나도 재빨리 입에 넣었다.



쫄깃쫄깃 잡내 하나 없이 풍부한 식감을 즐기며 샤브샤브용 등심을 다 비우고 등심의 육즙을 흡수한 납작 수제비를, 염색을 끝낸 면포를 널듯이 한장 한장 얹어 ‘엠마’의 앞접시에 바치고 나도 한 장을 앞접시에 올릴 틈 없이 바로 입으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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