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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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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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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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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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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UMMY

인류의 존재 자체를 위협했던 데이보스의 등장은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학자들은 데이보스로 인해 벌어진 사건을 데이보스 사태라고 부르고 1차와 2차로 구분했다. 


1차 데이보스 사태는 데이보스가 대중에 알려지고 달과의 충돌로 소멸되기까지 일어났던 일련의 혼란을 지칭했다. 


특히 1차 데이보스 사태는 DRP(데이보스 퀘도 변경 프로그램)가 실패로 돌아가고 난 후 극심해졌고 엄청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발생시켰지만 데이보스가 달과 충돌하여 사라지면서 끝이 났다. 


그러나 데이보스가 인류에게 가져온 재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이보스가 달과 충돌하면서 생겨난 파편들이 지구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걸 2차 데이보스 사태라고 한다. 


대기권을 통과해서 지표면 혹은 해수면에 도달한 파편은 전체 파편의 수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런 파편으로 인한 피해는 1차 데이보스 사태에 못지 않았다.


지상에 떨어진 파편 중 몇 개는 핵폭탄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파괴력을 보여줬고 파편에 직격당한 도시 중 몇 개는 말 그대로 지도상에서 지워졌다.


영토나 영해에 떨어진 파편으로 인한 피해는 피해 당자국뿐만 아니라 인접국에도 미쳤다.


파편으로 인해 발생한 난민이 몰려들면서 전세계 모든 국가는 엄청난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타국에 떨어진 파편으로 큰 혼란은 겪은 국가 중에는 대한민국도 포함된다. 


파편이 떨어진 곳이 북한이었고 하필이면 평양이었다. 


파편 충돌로 평양에는 지름 2km 깊이 250m의 크레이터가 생겨났고 평양에 있던 모든 것은 사라졌다. 


북한의 지도부와 함께 말이다. 


예상치 못한 북한의 상황은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지만 특히나 가족 중에 군인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심한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장남인 윤수가 군복무 중인 현수의 가족도 그들 중 하나였다. 


***


"다녀왔습니다."

"왔니? 고생했다.  배고파?"

"네."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라. 엄마가 간단하게 차려줄게."

"네."


10시가 넘은 늦은 밤 현수가 집으로 돌아왔다. 


데이보스가 많은 것을 바꿨지만 바꾸지 못한 것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K-고딩의 삶이다. 


데이보스가 달과 충돌하고 사라진 후 계엄령은 해제되었고 당연히 휴교령도 해제되었다. 


처음 휴교령이 해제되었을 때는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만 학교에 머물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표면에 충돌하는 파편의 수가 줄어들고 미국이 파편 충돌 경보 시스템(DIAS, Debris Impact Alert System)을 통해서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파편의 충돌을 사전에 경고해주면서 사람들의 일상은 상당 수준 데이보스 이전으로 돌아갔고 K-고딩의 삶도 이전으로 돌아가면서 야간 자율학습이 부활했다.


배고프다는 현수의 말에 어머니가 식탁에 밥과 반찬 몇 가지 그리고 국을 차려주셨다. 


학교에서 저녁을 먹기는 했지만 한창 많이 먹을 시기인 현수는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늘 배가 고팠고 어머니는 그런 현수에게 밤참을 차려주시곤 하셨다. 


옷을 갈아입고 씻고 나온 현수가 식탁에 앉아서 밤참을 먹는 동안 어머니는 거실에 앉아서 뉴스를 보고 계셨다. 


데이보스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뉴스보다는 드라마를 좋아하셨던 어머니였지만 최근에는 시간이 나서 텔레비전을 보시면 채널을 돌려가며 뉴스를 보신다. 


어머니가 찾아보시는 뉴스는 북한군과의 전투에 대한 관한 것이었다. 


현수의 형이자 집안의 장남인 윤수는 지독히도 군대 운이 없는 편이었다. 


데이보스가 등장하기 직전에 군에 입대한 윤수는 1차 데이보스 사태로 계엄령이 발령되면서 군이 질서 유지를 위해 폭동 진압에 투입되었다. 


폭동 진압 과정에서 군인들도 피해를 많이 입었지만 다행히 윤수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달과의 충돌로 데이보스가 사라지면서 질서가 되돌아오고 계엄령이 해제되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어느날 평양에 떨어진 파편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혼란에 빠져들었다. 


평양에 떨어진 파편은 말 그대로 평양의 모든 것을 증발시켜버렸고 당연히 당시 평양에 있던 북한의 지도부도 한순간에 사라졌다. 


지도자의 절대적인 권위에 의존해서 운영되던 독재 국가에서 하루아침에 지도자가 사라진다면 벌어지는 일은 자명하다. 


붕괴다.


지도부가 사라진 북한은 말 그대로 붕괴되었다. 


엄청난 숫자의 북한 주민들이 난민이 되어 휴전선을 넘어서 남으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휴전선에 주둔하던 북한군이 주민들을 통제하려다가 발포를 하면서 국군과 교전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통일의 기회로 보고 남하하는 북한 주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휴전선을 넘어서 북한으로 진입했다. 


걱정과는 달리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군의 북진에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데이보스 사태 이전부터 있어온 생활고와 더불어서 중국을 통해서 상당수의 북한 주민들은 남한의 상황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는 아니었다. 


북한군 일부는 국군의 북진을 침략으로 규정했고 남북한의 군대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그래서 현수네처럼 가족 중에 군인이 있는 집은 뉴스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말을 한 현수가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으며 편지봉투 하나를 식탁 위에 꺼내놓았다. 


"엄마. 우편이 와 있던데."

"우편?"


현수의 말에 되물으시면서 어머니가 식탁으로 왔다. 


식탁 위에는 현수가 꺼내놓은 편지 봉투가 하나 있었고 봉투의 발신인에는 익숙한 국방부 마크와 함께 대한민국 국방부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봉투 안에는 한 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는데 내용을 확인한 어머니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엄마!"


어머니가 갑자기 주저앉자 놀란 현수가 밥을 먹다말고 일어나서 어머니를 부축했다. 


"엄마! 왜 그래?"


현수가 물었지만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머니를 부축한 채로 현수가 어머니의 손에 들린 종이를 살펴보았다. 


국방부에서 보낸 우편에 들어 있던 종이에는 짧은 문장이 하나 쓰여 있었다. 


'남윤수 병장이 작전 중에 실종되었습니다.'


종이의 내용을 확인하고 놀라기도 전에 현수는 자신의 팔에 안겨있는 어머니의 몸이 힘없이 늘어지는 것을 느꼈다. 


"엄마! 엄마!"


현수가 애타게 불렀지만 현수의 어머니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다행히 어머니는 얼마후 정신을 차리셨고 윤수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노력하셨다. 


그러나 민간인은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으로 갈 수도 없었고 국방부에서는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윤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종되었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 


***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현수의 고등학교 졸업식 날이 되었다. 


꽃다발을 들고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친구들을 뒤로 하고 꽃다발 하나 없이 졸업장 하나만 든 채로 현수가 교문을 나섰다. 


오늘 현수의 졸업식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는 아버지는 아예 기억에 없었고 현수의 형인 윤수는 여전히 실종 상태였는데 최근 국방부로부터 전사한 것으로 처리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장남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던 어머니는 급격하게 건강이 나빠지시더니 어찌 해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렇게 현수는 모든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현수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데이보스의 등장과 형인 윤수의 작전 중 실종에 이어서 어머니의 죽음까지.


보통은 평생에 걸쳐서 겪을 일을 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모두 겪어야만 했던 현수는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도 그만두려고 했지만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과 주변의 도움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는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현수는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지 아무 것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가족을 모두 잃고 삶의 목적이 사라진 현수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지만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엄마가 먼저 간다고 해도 절대 허튼 생각을 하면 안된다.

학교도 졸업하는 거야.

알았지.

약속하는 거다.'


현수는 힘없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답을 원하는 어머니에게 약속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교문을 나선 현수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송이가 하나씩 떨어졌고 현수의 얼굴에 닿아서 차가운 물로 변했다. 


하늘 어딘가에 계실 어머니를 향해서 현수가 소리없이 말했다. 


'허튼 생각 안 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의 마지막 바람대로 현수는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라고 마음을 먹었다. 


***


어떻게든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살던 집을 상속받았고 어머니의 보험금과 형이 사망처리되면서 나온 보상금때문에 당장 생활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현수는 어머니와 형의 죽음으로 받은 돈에 기대어 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별다른 지식이나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닌 현수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다행히 현수의 사정을 아는 선생님의 소개로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게 되었다. 


처음 알바를 하는 날 점장이 현수에게 말했다. 


"핸드폰 있지?"

"네."

"졸리면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하든지 유튜브를 보든지 해."

"그래도 돼요?"

"대신에 자면 안돼. 이어폰도 쓰지 말고.

알바가 자면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래.

졸리면 차라리 소리를 크게 해서 들어.

물론 손님 오면 멈춰야 되고. 알겠지?"

"네."


점장의 말처럼 밤에는 편의점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현수는 시간도 때울 겸 졸음도 쫓을 겸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보거나 유튜브를 봤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전부였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상실감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던 현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 관심이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세상에 관심이 없었지만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핸드폰으로 인터넷과 유튜브를 보며 현수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 수 있었다. 


현수의 흥미를 끄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함경북도로 몰린 북한 군부의 잔존 세력이 여전히 통일을 인정하지 않고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부가 결심을 한다면 내일이라도 북한 군부의 세력을 일소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 군부 세력이 차지한 지역에는 민간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었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압력에 북한 군부의 잔존 세력을 처리하는 일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현수의 관심을 끈 다른 하나는 요즘들어 뉴스에 가장 많이 나오는 이슈이기도 했다. 


그건 말 그대로 '초능력자의 등장'에 관한 것이었다. 


얼마 전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자신이 이상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람이나 이상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늘었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늘 있던 관종들의 장난일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영상과 같은 증거까지 나오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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