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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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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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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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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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UMMY

엘크에게 먼저 도달한 것은 착용한 장비가 가벼운 벨이었고 벨의 움직임을 느꼈는지 엘크가 라슨을 향해있던 고개를 벨쪽으로 돌렸다.


그러나 엘크의 시야에 벨이 온전히 담기기도 전에 건틀렛을 낀 벨의 주먹이 엘크의 몸통에 틀어박혔다. 


꽝!


폭음과 함께 빛이 뿜어져나왔고 엘크의 몸이 크게 휘청였을때 막 반대편에 도착한 벅이 창을 휘둘렀다. 


붕.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창이 그대로 엘크를 때리자 벨의 주먹질에는 그저 휘청거리기만 했던 엘크가 수미터를 날아서 잔디밭에 마련된 피크닉용 의자와 테이블과 충돌했다. 


꽝. 꽈광.


500kg이 넘는 체중을 가진 엘크를 수미터 날려보낼만한 타격에 피크닉용 의자와 테이블을 산산조각내는 충격이 더해졌지만 살짝 빛을 내뿜을뿐 엘크의 몸에는 상처하나 생기지 않았다.


"너무 멀쩡한데. 제대로 한 거야?"


벨의 말에 벅이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너야 말로 때린거 맞아? 쓰다듬은 거 아니야?"


벨과 벅이 서로에게 핀잔을 줄 때 라슨이 명령이 들렸다. 


"움직여."


라슨의 명령에 두 사람이 재빨리 움직이더니 엘크를 가운데에 두고 다시 한 번 세 사람이 포위하듯이 자리를 잡자 헤드셋을 통해서 그들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목소리가 들렸다. 


'놓치면 안된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버리면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이번에는 반드시 비스트를 확보해야 한다. 최우선 목표는 타겟의 생포고 생포가 불가능하면 사살한다.'


세 사람이 함께 비스트 퇴치 작전에 나선 것이 이번으로 세번째이다. 


앞선 두 번의 작전에서 비스트의 퇴치에는 성공했지만 비스트를 확보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라슨 등이 상대한 비스트들은 모두 야생동물이 각성한 것들인데 비스트로 각성한 후에도 본능이 남아있어서인지 상황이 불리하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고 달아나버렸기 때문이다. 


만약 엘크가 불리함을 느끼고 엘로스톤 국립공원 안으로 달아나버린다면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라슨 등은 처음 작전을 세울 때부터 비스트를 놓치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포위망을 유지하고 교대로 비스트를 공격하기로 했다. 


상부에서 비스트의 확보를 원하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우선은 확실한 안전의 확보다.


달아난 비스트가 다시 돌아오거나 다른 곳으로 간다면 피해가 다시 발생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확실한 안전의 확보를 위해서는 비스트를 생포하거나 죽일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는 연구다.


정부에서는 루나틱과 비스트를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했다. 


정부는 라슨이 잡은 흰머리수리를 포함해서 몇 개의 비스트 사체를 보유하고 있었고 해부도 해봤지만 아직은 알아낸 것이 없었다.


그나마 라슨 등 인간 루나틱의 동의를 얻어서 실험을 했고 데이터도 확보했지만 부족했다.  


당장 개인화기로 루나틱을 상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부는 개인화기 이상의 화기를 사용하면 상대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의 화력이나 어떤 종류의 화력을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했다. 


간단히 말하면 루나틱을 잡기 위해서 포를 쏘면 되는지 미사일을 날리면 되는지 아니면 핵이라도 써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을 상대로 대상이 죽을 수 있는 실험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부는 살아있는 실험체로 비스트를 확보하기를 원했고 지금까지 확인된 비스트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루나틱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라슨과 같은 루나틱을 모아서 팀을 만들었고 비스트가 나타나면 루나틱을 보내서 퇴치하는 동시에 실험체 확보를 시도하고 있었다.


자신을 포위하듯 둘러싼 세 사람을 본 엘크는 위험을 느끼고 길게 울부짖었다. 


"히이이이이익."


동료를 부르는 것인지 듣기 거북한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이미 다른 엘크들은 모두 달아나고 없었기에 그 울음소리에 반응하는 엘크는 없었다. 


대신 벨이 움직였다. 


순식간에 다가온 벨이 건틀릿을 낀 주먹을 엘크에게 휘둘렀고 엘크가 뿔을 휘두르며 벨의 주먹을 막자 폭음과 함께 빛이 쏟아져 나왔다.  


꽝! 꽝! 꽝!


벨의 주먹질은 모두 엘크의 뿔에 막혀서 아무런 효과가 없어보였지만 처음부터 노린 것은 이어지는 다음 공격이었다. 


엘크에게 달려들었을 때처럼 빠른 속도로 벨이 뒤로 빠졌고 이어서 벅이 달려와서 기다란 창을 휘둘렀다. 


붕.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이어서 벨의 주먹질보다 훨씬 큰 충돌음과 함께 빛이 터져나왔다. 


빠져나가려는 벨을 따라잡으려던 엘크가 급하게 방향을 바꿔서 벅의 창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방향 전환이 완전하지 않았고 창에 담긴 벅의 힘이 커서 창을 막았음에도 엘크의 몸은 뒤로 밀렸고 벅의 창이 엘크의 뿔에 끼면서 엘크의 움직임이 제한되었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라슨이 달려들었다. 


"이얏!"


기합과 함께 라슨의 몸에서 옅은 빛이 뿜어져나오더니 라슨의 손을 지나서 검을 감쌌다.


라슨이 검을 내지르자 옅은 빛에 감싸인 검이 엘크의 옆구리를 찔렀다. 


푸확. 


마치 그런 소리라도 나는 것처럼 라슨의 검과 엘크의 옆구리 사이에서 엄청난 양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피도 나왔다. 


큰 상처는 아니었다. 


크기는 작고 깊이도 얕아서 긁힌 것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지만 상처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히이이이익. 히이익."


고통스런 울음소리를 토해내면서 엘크가 어떻게든 벅의 창과 엉킨 뿔을 빼려고 했지만 벅은 반대로 어떻게든 엘크를 잡고 있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라슨과 벨은 벅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시 다가온 벨이 엘크의 몸통에 주먹을 휘둘렀고 이어서 라슨이 반대쪽에서 검으로 찌르고 베었다. 


라슨의 첫 공격으로 상처가 생긴 이후로 라슨과 벨의 연속된 공격에도 엘크의 몸에는 상처가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이 몸에 닿을 때마다 커다란 엘크의 몸이 휘청거렸고 동시에 빛이 뿜어져나왔다.


공격이 계속되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좀 죽어라!"


계속해서 공격을 하는 것이 지겨웠는지 벨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내질렀다. 


꽝.


폭음과 함께 빛이 뿜어져나왔는데 이전과는 달랐다. 


엘크에게서 뿜어져나오는 빛의 양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도 벨의 주먹에 맞을 때마다 엘크의 몸이 휘청거렸지만 방금의 공격에는 뒷다리가 접히면서 엘크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뿔에 얽힌 창대를 잡고 엘크를 붙잡아두던 벅이 그 모습을 보더니 기합 소리를 내며 엘크를 내리 눌렀다. 


"으아아압!"


벅이 기합과 함께 무지막지한 힘으로 내리누르자 엘크도 사력을 다해서 저항을 했다. 


벅의 몸에서 빛이 흘러나왔고 엘크의 몸에서도 빛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벅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에 반해 엘크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은 조금씩 흐려지더니 어느 순간 점멸하는 전구처럼 끊기기 시작했고 벅의 힘을 견디지 못한 엘크가 바닥에 쓰러졌다. 


벅은 여전히 창대로 바닥에 쓰러진 엘크를 누르고 있었고 엘크는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고 버둥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라슨과 벨은 쓰러진 엘크를 계속 공격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더 이상 엘크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나오지 않더니 라슨과 벨의 공격에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벨. 그만!"


라슨의 말에 벨이 내지르던 주먹을 멈추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후우. 후우. 후우. 왜?"

"더 하면 죽을 것 같아서."


라슨의 말에 벨이 고개를 끄덕였다. 


벅에게 눌린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엘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커다란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기는 했지만 온몸의 상처에서 나온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고 엘크가 누워있는 땅도 붉은 얼룩이 가득했다. 


"그대로 잡고 있어 벅."

"오케이."


벅의 대답을 들은 라슨이 검으로 엘크의 발목 부근을 베었다. 


더이상 빛은 나오지 않았고 엘크의 발목은 라슨의 검에 힘없이 베어졌다. 


엘크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울부짖자 벨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왜 그래?"

"못 움직이게 한 거야."

"그러다 출혈로 죽으면?"

"할 수 없지. 지금은 기운이 빠진 거 같은데 혹시라도 기운을 차려서 다시 날뛰다가 달아날 수도 있잖아."


벨의 질문에 대답을 한 라슨에 벅을 보며 말했다. 


"이제 그만 해도 될 것 같아."


라슨의 말에 벨이 엘크의 뿔에 엉킨 창을 뽑아들고 물러났지만 바닥에 쓰러진 채 가뿐 숨을 몰아쉬는 엘크는 몸을 일으키지도 못했다. 


세 사람은 묘한 표정으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져서 가뿐 숨을 몰아쉬는 엘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히 셋은 인간이고 엘크는 동물이었고 셋은 사냥꾼이었고 엘크는 사냥감이었다. 


하지만 라슨 등과 엘크는 모두 루나틱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었다. 


엘크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명령에 따라서 엘크를 제압하기는 했지만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져서 가뿐 숨을 몰아쉬는 엘크를 보면서 세 사람의 머리 속에서는 루나틱임이 밝혀진 후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


"헉. 헉. 헉. 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라슨이 서 있었다. 


라슨의 손에는 피묻은 대검이 들려 있었고 그의 앞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흰머리수리가 있었다. 


라슨의 군복은 넝마가 되어 있었고 온 몸에 상처가 가득했지만 다행히 치명적인 부상은 없었다. 


승리했다는 것을 깨닫자 온 몸에서 한꺼번에 힘이 빠져버렸고 라슨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부서진 건물 벽을 넘어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군인들이었다.


라슨은 그들의 손에 이끌려 차에 탔고 꽤 시간이 흐른 후 도착한 곳은 병원이었다. 


라슨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알 수 없는 검사를 수없이 받았다.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린 라슨이 자신을 데리고 다니는 남자에게 물었다. 


"여긴 어딥니까?"


그러나 라슨의 질문에 남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숨을 참아주세요."


의료진으로 보이는 여자의 말에 라슨이 물었다. 


"이건 무슨 검사입니까?"


그러나 여자는 라슨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안내하는 남자도 의료진 여자도 어떠한 대답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것처럼 자신이 할 말만 할뿐 라슨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검사를 받은 라슨은 어떤 방으로 안내되었다. 


문이 열리고 방 안의 모습을 본 라슨이 문 앞에 멈춰서서 자신을 데리고 다닌 남자를 향해서 물었다. 


"여긴 어딥니까? 그리고 내게 뭘 하는 겁니까?"

"······."

"대답해주지 않으면 더 이상은 당신이 하자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라슨의 말에 남자는 잠시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게는 당신의 질문에 대답을 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럼 누가 할 수 있나요?"

"안에서 기다리시면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남자의 말에 라슨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벽과 바닥은 물론 문까지 모두 흰색으로 칠해진 방에는 중앙에 책상 하나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라슨이 의자에 앉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이 열리고 검은 양복을 입은 노년의 남자 한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벤자민 라슨 병장?"


노년의 남자의 말에 라슨이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제임스 윌슨이네. 연방재난관리청을 맡고 있지."


자신을 소개하면 윌슨이 손을 내밀었고 라슨이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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