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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전가야
그림/삽화
전가야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2:11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77,526
추천수 :
937
글자수 :
573,503

작성
24.08.02 12:10
조회
548
추천
3
글자
19쪽

74화. 팔푼이

DUMMY

스텔론 아저씨의 집을 며칠 오고 가면서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과 닭장을 만들어 바트네 닭 몇 마리를 가져와 풀어 놓았다. 그중 제일 급했던 건 마리와 로보가 살집이었다.


첫날은 몰랐으나 형제가 단출하게 살던 집이 여러 사람이 살기에 좁은 터라 낮에는 둘이 숲에 가 쉬거나 먹을거리를 사냥하고 밤이 되면 대장간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임시로 머문다고 하지만 마리는 로보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 어쩔 수 없이 같이 자게 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설희가 맘이 편하지 않아 밤에는 수시로 마리가 잘 지내는지 화롯불에 불을 살피며 보러 갔다.


며칠 지켜본 스텔론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남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급한 대로 마리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대장간 화로 옆의 흙벽을 허물고 넓혀 통나무집을 지었다. 힘 좋은 장정 다섯이 작심하고 달려드니 이틀 만에 화로와 연결된 따뜻한 집이 지어졌다.


오늘도 어김없이 로보가 멧돼지 한 마리를 물고 왔다.


“저 녀석 덕에 집에 고기가 떨어지지 않아 좋긴 하군”


아놀드가 웃으며 말하자


“로보찡 난 연한 사슴고기가 좋은데”


놀랍게도 로보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지 데바가 고기 투정을 하자. 로보는 그의 머리를 덥석 물고 흔들었다.


“커억... 주는데로 먹겠... 커억”


“로보 알아 듣는다.”


마리가 확인을 해주었다.


저녁 식사는 데바가 멧돼지를 이용한 양념구이와 찜 요리로 만찬이 이뤄졌다.

데바는 어렸을 때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라 요리를 배우러 도시로 나가 몇 년간 식당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요리를 보통 이상으로 제법 잘하였다. 할머니가 왜 데바에게 주방을 맡기는지 알만한 솜씨였다.


그만둔 이유가 요리를 배우면서 평생 먹을 욕이란 욕과 구타는 받았다고 한다. 결국 폭발해 다 때려눕히고 나왔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때 요리를 배우면서 데바의 성격이 저렇게 형성 되었나 싶은 의심을 했으나, 처음으로 로보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말을 하자 마리가 통역해 준 말로는 제는 태어날 때부터 저랬을 거라고 했다.


그 말에 다들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설희는 물통을 가져와 일행과 멀찌감치 떨어져 쉬고 있는 로보 앞에 물통을 놔주었다. 로보는 목이 말랐는지 그녀가 놓고 간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가장 오래 알고 지낸 데바 마저도 가까이 오면 이를 들어내며 경고를 해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는데 신기하게 로보는 설희와 선미에게만은 경계를 하지 않고 모녀가 다가와도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



시간은 빠르게 지나 한 달이라는 시간이 다 채워져 나갔다. 훈련소 일정에 맞춰 가야 하기에 바트는 오늘 가족과 마지막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바트가 식사를 마치고 떠나야 하는걸 아는 가족들은 최대한 정성껏 푸짐하게 음식을 만들어 마지막 식사를 하였다.


“어! 이 빵 맛있네요.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거에요?”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나는 빵을 덥석 베어 물곤 감탄하며 물어보자


“아니 그건 어제 엄마랑 시내 나가서 장 볼때 카일..오빠가 바트 오빠 먹으라고 줬어”


“어! 카일이?”


“카일이 아버지의 제과점을 물려받아 꾸려가고 있단다.”


“그래요. 잘됐네요”


“응, 카일 형네 가게 가끔 계란 배달 가는데 갈 때마다 애들 간식도 챙겨줘”


딘은 달달한 간식이 생각이 났는지 흡족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고향에 와서도 카일을 깜박 잊고 있던 터라 카일이 만들어준 빵을 보며


“그래 다음에 오면 얼굴 한번 봐야겠네”


가족과 오붓한 식사를 마치고 떠날 채비를 하였다.


“어머니 다음에 올 때까지 건강히 지내세요”


“그래 아들 어디 가든 조심하고 우리 걱정은 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


“네”


“형아, 또 가는 거야”


낯을 가리던 오스카는 가까워질 만하던 형이 저번처럼 또 떠나자 아쉬운 듯 말했다.


“다음에 또 올게, 형들 말 잘 듣고 버드형 잘 챙겨야 해”


“응”


키가 제법 큰 버드는 먼저 다가가 바트를 덥석 안았다. 감정 표현이 서투른 버드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정 표현이었다.


“녀석”


바트는 버드의 머리를 만져주었다.


“베시, 이리와”


“응..,”


바트는 베시를 꼭 안아주었다.


“언제 올 거야”


“음, 아마 2년 더 있으면”


“또 2년 이구나....”


그녀는 아쉬워하며 바트를 꼭 안았다.


“자 이거”


“어머! 아냐, 댔어”


바트는 금화 한 개를 베시에게 주었다. 쥐어진 큰돈을 보며 베시는 당황하며 거절하자


“사고 싶은 거 사 너도 이제 꾸밀 나이잖아”


“고마워 오빠 잘 쓸게”


바트는 베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엄마 말 잘 듣고”


“알았어”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클락과 딘에게도 금화 한 개를 씩 건네주었다.


“이만 가볼게. 다들 잘 지내고 어머니 말씀 잘 듣고”


“알았어, 형”


“잘가, 형아”


가족과 작별하고 제라니언이 묵고 있는 시내 여관으로 갔다. 가족과 같이 지내는 게 불편했는지 일주일 남은 시간은 시내에서 생활하겠다고 해서 말리지 않았다. 오전이 좀 지난 시간에 도착한 여관에는 제라니언이 바트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바트가 오자 말에 올라탔다.


“왔어”


며칠 만에 본 그의 눈에는 다크 서클이 껴있었다.


“형! 얼굴이 왜 그래?”


바트가 몰골이 말이 아닌 그를 보며 깜짝 놀라 물어보자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야. 별거 아냐, 어서 가자”


둘은 더스틴 일행이 머물고 있는 옛 대장간 집으로 출발하려 하자, 여관 2층 창문이 열리고


“정력의 기사님 다음에 오면 또 오세용~~”


쥬시가 속옷을 반쯤 걸친 채 피곤한 모습으로 제라니언에게 인사를 했다.


“아..예, 다음에도..”


제라니언은 당황하며 바트의 눈치를 보며 그녀에게 어색한 인사를 하고 말을 몰았다. 저번에 일행들과 루이 13세에 들린 후 제라니언이 잠자리 핑계를 대며 숙소를 옮긴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바트였다.


“저기.. 바트”


“나는 당신이 이번 겨울에 한 일을 알고 있다.”


“.......”


“갖고 싶은 거 있니? 필요하면 말만 해”


“생각 좀 해보고”


제라니언은 최대한 바트의 비위를 맞추며 대장간까지 말을 몰았다. 스텔론 아저씨가 사는 대장간 집에 도착하니 그들도 이미 떠날 채비를 다한 듯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조금 늦었죠”


“아니, 딱 맞춰왔어. 우리도 방금 정리를 끝나고 기다리고 있었어”


더스틴이 괜찮다며 말을 하며 두 형제에게 다가갔다.


“형님들, 그럼 가볼게요”


“그래, 몸조심하고 위험하다 싶으면 발 빼고 목숨 잘 챙겨라.”


“다음에 보자”


형제들은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며 작별 인사를 했다.


“형수님, 그럼 가볼게요.”


“네 도련님, 정말 감사해요.”


설희가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자, 그는 난감해 하면서 그녀의 감사 인사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잠든 선미의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봄이 올 때까지 머물기로 한 마리는 우두커니 서서 더스틴이 하는 걸 바라보다 결심을 했는지 그를 보며 주뼛 주뼛 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너가 가장 강하다. 나중에 또 보자.”


그러면서 얼굴을 안보 일려는지 늑대탈을 뒤집어 썼다.


“먼저 갈게, 다음에 또 보자”


“응..응”


‘오홍! 저거슨’


데바가 마리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감지했는지 사냥감을 본 듯 사탄의 눈처럼 눈빛을 빛내며 주시하자, 로보가 날카로운 송곳니와 발톱을 최대한 드러내며 경고를 하자 사탄의 눈빛은 사그라들다 못해 퍼석 꺼져버렸다.


그렇게 떠나야 할 사람들은 한 달간의 고향 생활을 마치고 가족, 지인들에게 작별 인사후 출발하였다.


“눈누 난나~”


데바는 기분이 좋은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등에 멘 검을 보라며 상체를 흔들어 보였다.


“결국 받으셨네요. 축해해요. 데바형”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웃고 있는 그의 눈가에 이슬이 촉촉이 맺혀 있었다.


*****



“깡! 깡! 까강!!~”


“야이씨~ 똑바로 안 잡아. 내가 발로 잡아도 그것보단 잘 잡겠다.”


“불 꺼진다. 불 꺼져 새꺄!!!”


“에잇, 등치 값도 못하는 한심한 에잇!!”


“너어는 진짜 있는거 자체가, 에잇!!”


한 달간 아놀드 아저씨와 같이 작업하며 갈굼을 인내하며 만들어진 검이였다.


좋은 검이 생겨 좋은데 무언가 아쉬운 표정으로 검을 바라보는 데바를 보며


“이놈아, 명검이 뚝딱뚝딱 나오는 줄 아냐. 한 달간 그 정도로 만든 것도 기적이다. 그럭저럭 뼈대와 균형을 잡아놨으니 어디 가서 부러질 일은 없을 거다. 뭐 하면 나중에 시간 날 때 다시 오던가”


아놀드의 말 그대로 전체적으로 제대로 다듬지 않아 오돌토돌한 몸신에 양쪽날만 날카롭게 균형 있게 벼뤄진 검이었다.


“검 이름을..”


데바가 계속 검명을 알려달라고 조루자


아놀드는 한숨을 쉬며 검이 들을까 봐 데바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팔푼이”


*****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웃고 있는 그의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



왔던 때처럼 모시고 온 사람과 짐이 없자 그들은 속도를 내며 움직였다. 딱히 들릴 곳도 없던 그들은 사흘 만에 핫스프링에 도착하였다. 겨울의 눈이 내린 주변과는 이색적으로 온천 지역은 연기가 모락모락 나며 주변이 봄이 온 것처럼 습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여어~ 이제들 오는가”


“억! 아비도스 아저씨”


카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자칭 데스노트라고 불리는 그의 벌점 노트를 보며 체크를 하던 중 그들을 보게 되어 아비도스가 먼저 그들에게 아는 체를 하였다. 그를 보좌하는 칼리온과 샌들러도 그들을 보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아직까지 계셨어요?”


그들을 보며 의아해하는 더스틴의 물음에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있게 되었다. 그때 갔던 단장과 단원 중 반은 호위 임무를 끝내고 다시 돌아왔다. 이 녀석들도 수도로 가는 길에 이곳에 우연히 들렸다 머물고 있는 중이다.”


단장과 길드 단원 반이 남아 있다는 아비도스의 상황 설명에 더스틴은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나요?”


아비도스는 더스틴의 의도를 읽었는지


“사고랄 건 없고 온천 쪽에서 큰 의뢰가 들어왔다. 아담 쪽에서 모두 맞기에는 부담되었는지 우리 쪽에 먼저 손을 내밀어서 뭐 그렇게 되었다.”


“아담요?”


“아! 그렇군, 너희들은 모르겠구나, 호가든 길드 단장 이름이 아담이다.”


“그럼 호가든 길드와 연합을 한 건가요?”


어느 정도 양쪽 길드에 대한 과거를 아는 더스틴의 놀란 물음에 아비도스는 길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을 힐끗 보며


“음, 그건 간부들만이 아는 중요한 사항이라 나중에 나한테 와라. 지난 한 달간 일을 알려주마”


“네, 방 잡고 오겠습니다.”


“그래”


일행은 아비도스가 알려준 용병단이 통째로 전세를 내어 머물고 있는 호텔로 이동하였다. 도착한 호텔에는 호가든 길드의 깃발과 흰산 길드의 깃발 두 개의 깃발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는 얼굴과 모르는 얼굴이 섞여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오후 때라 길드 규정상 낮술을 금지해서 그런지 여관 안은 차를 마시는 몇 명이 보일 뿐 한산해 보였다.


“여어~ 더스틴 온 거야.”


“안녕하세요. 엘빈 형님, 형님도 오셨군요.”


더스틴이 반갑게 인사를 하자


“형님, 저도 있습니다. 헤헤”


두 사람은 그를 보며 반갑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데바가 친숙하게 다가가 말하자, 엘빈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두드렸다.


“인사해라. 엘빈 형님이다. 길드에서 단장님 다음으로 중요한 분이다.”


바트와 제라니언은 더스틴의 소개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바트 입니다.”


“안녕하세요. 제라니언 입니다”.


“그래, 반갑네. 내가 오랫동안 타지에 가서 일을 하느라 얼굴을 모르겠군 미안하네. 새로 온 신입 용병인가?”


“아닙니다. 아이온가의 훈련생들 입니다.”


“삼급입니다. 삼급, 제법 실력이 있어요. 형님”


데바가 거들어줬다


“오! 그래. 삼급이면 용병 중급 정도의 실력은 되겠군. 젊은 친구들이 실력이 좋군 하하, 만나서 반갑네. 엘빈이라고 하네”


엘빈은 두 사람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였다.


윗사람이 먼저와 친숙하게 대하며 반기자, 바트와 제라니언은 어색하면서도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


“예, 만나 봬서 반갑습니다.”


그러면서 엘빈은 같이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던 사람을 소개해 줬다.


“이쪽은 레오폴트네, 내 오랜 친우이자 호가든 길드에서 재정 담당을 맞고 있지”


“만나서 반갑습니다. 레오 폴트입니다.”


그는 나이가 이들보다 한참이 많음에도 그들에게 하대하지 않고 존칭을 쓰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네, 반갑습니다”


엘빈은 그들이 이곳에 온 목적을 아는지


“저쪽 가서 여관 주인에게 방 열쇠를 받아 쉬게나”


“네, 알겠습니다”


여관 주인으로 보이는 사내가 대기하고 있다 일행이 오자 반갑게 맞았다.


“안녕하세요. 슬립 호텔을 맞고 있는 토머스입니다.”


“안녕하세요. 흰산 길드 소속입니다. 길드에서 예약한 빈방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도 두 길드의 재정을 담당하는 엘빈과 레오폴드가 인사를 하며 반갑게 맞이한 걸 본 터라 의심 없이


“네, 아직 빈방이 몇 개가 남아 있지만 규정상 각방은 안되고, 일행분들에게는 두 분씩 사용 가능한 2개의 방을 드릴 수 있는데 괜찮을까요?”


“네, 괜찮습니다.”


일행은 여관 주인에게 번호표가 달린 빈방을 열쇠를 받았다.

짐을 내려놓은 더스틴이 바로 아비도스에게 그동안 사정을 알아보러 만나러 간다고 하자, 데바는 그런 더스틴에게 우린 먼저 온천이나 가서 몸이나 풀 테니 볼일 보고 할거 없으면 오라는 말을 하곤 둘을 데리고 온천욕을 하러 호텔을 나왔다.


일행은 호텔과 좀 떨어져 있는 멀리 보이는 온천 쪽을 향해 걸어가며 주변을 구경하였다. 온천에 대한 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는지 타국인도 보이고 2년 전보다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 많아 도시가 점점 커지는게 눈에 보였다.


그들은 시내 구경을 하며 다이크 온천에 도착해서 무언가를 보며 얘기를 나누었다.

온천장 입구 앞에 전에 없던 눈에 띄는 간판이 보이자 글을 모르는 데바가 호기심에 물어보자. 온천 입구에 새로 만들어진 규정 간판을 보며 바트가 글을 읽어주니


데바는 몹시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온천에 몸 지지면서 술 한잔하면 딱인데 낮술 금지라니, 젠장”


데바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왜? 낮술 금지야. 짜증나!”


캐서린이 씩씩거리며 온천장을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보며 당황했는지


“어!?”


“어!?”


곧이어 두 사람은 눈을 피하지 않으며 서로서로 못 볼걸 본 듯한 얼굴로 둘 다 똑같은 표정으로 인상을 찡그리며 서로를 노려보았다.


“뭐!?”


“뭐!?”


두 사람 간 전에 술집에서 미친년 놈 아니 싸움이 있었던 일을 아는 바트와 제라니언은 서둘러 데바를 붙잡고 온천장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일행은 더스틴이 오는 동안 온천으로 여독을 풀면서 오후를 보냈다.


*****



저녁이 되자, 여관은 밤에 야근이 있는 자를 제외하곤 금주 시간이 풀려 식사와 술판이 벌어졌다. 주인인 토머스와 종업원들은 밀려드는 주문과 술을 챙기며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한 달 동안 호가든 길드와 같이 있으며 제법 동화가 되었는지 그들은 편하게 한자리에 모여 술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술자리를 즐기고 있었다.


술기운에 한 것 흥이 오른 데바는 뭔가 생각이 났는지 방에서 검을 가져와 테이블 위로 올라가 검집을 들고 자랑을 시작하였다.


“자~ 보아라. 형제들, 이 검이 어떤 검이냐 두둥둥~”


사람들은 테이블에 올라가 검을 치켜세우며 말하는 데바를 보며 하던 얘기를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건 그 유명한 쌍둥이 대장간에서 명장분들이 이 몸을 위해 손수 만들어 주신 검중에 검이다으~~”


보란 듯이 검집에서 검을 꺼내 들었다. 시리듯 날카로운 검날의 검이 반짝이며 주변의 시선을 모았다. 그가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부웅~~~


“오~~~”


부웅~~~


“오~~~”


다들 감탄하며 탄성을 지르며 머리들이 관종 데바가 휘두르는 칼 방향을 향해 따라갔다.


“봐라. 또 봐라. 질리도록 봐라. 이 예리한 나의 애검을 음하하하하”


데바는 자랑스럽게 쉿 쉿 휘둘렀다.


“병신, 생기다만 검 가지고 자랑은”


검의 상태에 몇몇 의구심을 갔던 사람들이 캐서린의 말에 검을 보며 웅성웅성 거렸다.


‘저, 저 저년이 또’


데바는 어금니를 꽉 물고 참으며


“어흠, 형제들 이 검의 이름이 뭔지 아는가?”


“오! 검 이름도 있어? 그럼 명검 맞네”


사람들은 쌍둥이 형제의 소문을 익히 들어 검명이 있다는 말에 흥분하며 웅성거렸다.


‘봣냐. 이뇬아’


데바가 캐서린을 보며 보란 듯이 씨익 웃자 캐서린은 인상을 와락 구기며 술을 마셨다.


“데바, 그래서 검 이름이 뭔데?”


누군가 묻자


“검 이름은...”


‘팔푼이라 말하기 그렇고.. 아하~ 그렇지’


“검 이름은 미완의 검이야. 어흠, 미완의 검”


“오~ 미완의 검 딱 검을 봐도 그렇네, 완성보다는 완벽하지 않게 완성된 검”


“그렇군. 그렇게 말하니 그런거 같네”


‘휴~ 다행이다.’


사람들이 수긍하며 대충 상황을 넘기게 되자 등에 식은땀이 났지만 다행이라 생각했다.


“웃기고 있네. 대충 만들다 말아서 그런거 같은데 검 이름 정말 그거 맞냐? 팔푼이 아냐?”


캐서린의 의심을 하며 던진 말이 데바의 심장이 뜨끔하다 못해 덜컥했다. 그리고 그는 인생 역사상 최대 최고의 메소드 연기를 시전했다.


“훗! 부럽쥬~”


“뭐??”


“쌍둥이 명장님들이 나만을 위한, 나만을 위해, 나만의 검을 만들어 하사한 검 음하하하”


검을 보란 듯이 휙휙 휘두르며 그녀 앞에서 자랑을 했다.


“명검 없으니 꿀리쥬~ 같고 십쥬~ 부럽쥬~”


“웃기네. 그까짓 검 흥”


“눼에~ 눼에~ 부럽쥬~ 넌 없쥬~”


“야이 개쉐끼야!!!!”


데바의 도발에 결국은 폭발한 캐서린이 몸이 붕 날려 그의 머리끄덩이를 덥석 잡으면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아악! 아파~ 놔 미친년아!!”


그럴수록 그녀는 데바의 끄덩이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저것들 또 싸움질이네”


“야야 말려, 말려”


“캐서린, 데바 벌점 10점”


아비도스는 자신의 벌점 노트에 두 사람의 벌점을 차분히 적어 내려갔다.


땅바닥에 떨거진 팔푼이만이 이게 뭔 상황인지 몰라 발에 치여 굴러다녔다.


다음날 보고를 받고 단장들이 두 사람을 불러 훈계하려 했으나, 머리털이 군데군데 빠져있는 머리와 퉁퉁 부어 멍든 두 사람의 얼굴을 보자 차마 말을 못 하고 한숨만 쉬고 쫓아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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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화. 첫눈이 내리던 날 24.07.31 553 4 13쪽
71 71화. 금의환향 24.07.30 554 4 14쪽
70 70화. 늑대왕 로보와 마리 24.07.29 559 5 11쪽
69 69화. 팬적단 +2 24.07.26 564 4 19쪽
68 68화. 호가든 길드 +2 24.07.25 568 5 18쪽
67 67화. 설희2 24.07.24 562 5 13쪽
66 66화. 1호실 인싸들 24.07.23 570 4 11쪽
65 65화. 아이온 성의 주인 +2 24.07.22 56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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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화. 1호실 낙오자들 2 24.07.11 600 6 13쪽
57 57화. 1호실 낙오자들 1 24.07.10 60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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