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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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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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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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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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지한은 작업실을 나간 뒤 주위에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명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조금 전에 곱슬머리 남자의 행동을 알려주었다. 지한의 말이 끝나자 명훈은 가볍게 탄식했다.


“회사 안에 온통 감시자들이 깔렸네요.”

“예.”

“지한 씨, 병지와 같이 있다가 2시까지 내 사무실로 올래요? 소개해 줄 사람이 있어요.”

“알겠습니다. 2시까지 병지와 같이 갈게요.”


지한은 전화를 끊으며 명훈이 나무라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호원을 거절한 당일에 위험한 일이 있는데도 명훈은 지한을 탓하지 않았다. 지한은 명훈이 작은 일 하나에도 마음 써주는 것이 고마웠다.


*



오후 1시 50분에 지한은 병지와 함께 명훈의 사무실이 있는 6층으로 갔다. 진성의 사무실은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작업실과 같은 층이었다. 층은 달랐지만, 사무실 내부 구조는 같았다. 대표이사 명패가 놓인 책상이 있었고 회의를 할 수 있는 탁자와 소파가 놓여 있었다.


“안녕하세요, 김 이사님.”

“그래요, 유 작가. 내 사무실에는 처음이죠? 나는 주로 경영을 담당하다 보니 만나는 이들도 회사의 재무관리자 같은 이들입니다. 작가나 피디가 방문하는 경우는 그다지 없죠.”


명훈은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나도 삼촌 사무실에는 잘 오지 않지. 이번 달 매출이 얼마이고 순이익은 얼마라는 소리를 들으면 머리에 두통이 오거든.”


병지는 지한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병지의 말을 듣고 명훈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창작 쪽 일을 하더라도 병지가 삼촌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텐데요.”


속에 뼈가 있는 명훈의 말을 듣고 병지는 딴청을 부렸다. 그런 병지를 놔두고 명훈은 재진을 쳐다보았다.


“재진이 너도 여기 와서 앉지?”


재진은 선글라스를 벗고 명훈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병지는 재진을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명훈은 재진을 가리키며 지한에게 말했다.


“오늘부터 유 작가를 따라다닐 경호원입니다. 이름은 곽재진으로 5년 전까지 격투기 선수였다가 지금은 경호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명훈의 소개가 끝나자 재진이 지한에게 고개를 숙였다.


“곽재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유, 지한입니다,”


지한 역시 재진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유 작가, 지금 병지의 차를 타고 움직이죠? 이제부터 재진이 모는 차로 움직이도록 해요. 출퇴근을 포함해서요.”

“알겠습니다.”


명훈의 말에 병지가 신난다는 듯이 눈을 반짝였다.


“그러지 말고 이 아저씨가 내 차를 모는 게 어때요? 지한도 괜히 차를 바꿔 타면 불편할 수 있으니까.”

“네 차는 너무 노출되어 있어서 그래. 그리고 재진이 몰 차는 주기적으로 바꿀 거니까 유 작가도 그렇게 알고 있어요.”


지한이 미처 대답하기 전에 병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차피 나는 지한과 함께 다닐 테니까 이 아저씨가 내 경호원도 되는 거네요.”

“아니, 재진은 유 작가를 지킬 거야. 병지 너에게 경호원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건 괜찮죠? 아저씨가 경호하는 걸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병지야, 떼를 쓸 때가 아니야. 네가 지금 애도 아닌데 이러냐?”


명훈이 따금하게 말하자 병지는 찔리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그것을 보고 재진이 끼어들었다.


“김 이사님, 괜찮습니다. 도련님 두 분 지키는 거야 일도 아니니까요.”


재진의 말에 지한은 무안한 표정을 지었고 병지는 입을 반쯤 벌리고 재진을 쳐다보았다. 잠시 어색한 순간이 지난 뒤 지한이 재진에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도련님이라는 호칭보다는 이름을 불러주시겠습니까?”

“이름으로 불러달라고요? 알겠습니다. 어려울 것 없죠.”


재진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이어 말했다.


“그럼, 어디까지 경호를 할 수 있는지 미리 정할까요? 하루 24시간 경호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개인적인 시간에는 자리를 피해 있을까요?”

“......개인적인 시간은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지한 씨가 개인적인 일을 할 때 잠시 떨어져 있기로 하죠. 하지만 근처에 있는 것은 허락해 주셨으면 합니다.”

“......예.”


지한은 재진의 감시를 받는 것 같았지만, 진성과의 일을 마무리 지을 때까지는 불편한 것을 참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지한과 재진의 대화가 마무리된 것을 보고 명훈이 지한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유 작가, 유 작가가 편한 곳에 사무실을 마련할 테니 이제부터 작업실로 가는 것은 피하도록 해요. 어차피 유 작가는 시나리오만 쓰는 게 아니라 컨텐츠 기획과 제작을 하는 등 일이 늘어나니 개인 공간이 필요할 겁니다.”

“예. 사무실 위치는 어디여도 상관없습니다.”

“그렇다면 내 사무실 근처는 어때요? 이제부터 유 작가와 의논할 일이 꽤 될 것 같은데.”

“저는 괜찮습니다. 여기 근처 사무실로 옮길게요.”

“그러면 내일부터 6층으로 와요.”

“예.”


용건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다시 선글라스를 끼고 옆으로 온 재진을 보고 지한은 비로소 경호원이 붙는 것을 실감했다. 재진은 지한이 불편해하는 것을 눈치챘지만 아무 말 없이 함께 명훈의 사무실을 나왔다. 마침 서류 뭉치를 든 여자가 명훈의 사무실 앞을 지나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지한이 5층 버튼을 누르자 재진이 입을 열었다.


“지한 씨, 작업실에 잠시 병지 씨와 함께 있겠습니까? 부하에게 시킨 일을 처리하고 작업실로 가겠습니다.”

“예.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지한의 대답을 듣고 재진은 지하 주차장 버튼을 눌렀다.


*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 재진은 주위를 유심히 살핀 뒤 검은색 봉고로 걸어갔다. 썬팅이 짙게 되어 있어서 차 문을 열고서야 안에 있는 사람이 보일 정도였다. 재진이 선글라스를 벗고 차 안으로 들어가자 흰 얼굴에 턱이 뾰족한 남자가 물었다.


“김 이사님이 뭐라 하시던가요?”

“나더러 도련님 경호원 하라고 하더라.”

“김 이사님 조카분을요?”

“아니, 유 작가를 지키라고 하던데.”

“유 작가요? 하긴 그 사람이 요새 권 작가 눈 밖에 났다고 회사에 소문났던데.”

“그래?”

“근데 재밌는 사람이더라고요. 권 작가 조사하면서 같이 조사했거든요.”


재진은 뒷좌석 등받이에 한껏 기댄 뒤 다리를 꼬며 명령했다.


“읊어봐.”

“일단 나이는 스물 여덟이고요......”


흰 얼굴의 남자는 지한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재진에게 알려주었다. 재진은 지한이 준수가 한 짓을 밝혀낸 것과 윤 피디를 FN으로 데리고 온 일을 듣고 피식 웃었다.


“보기와 달리 얌전한 도련님이 아니었어. 얌전히 남의 도움을 받을 사람이 아니니 조금 전에 그런 불편한 얼굴을 했던 거겠지.”


재진의 말을 듣고 흰 얼굴의 남자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선배. 선배는 나이가 선배보다 어리고 보호가 필요한 젊은 남자를 ‘도련님’이라고 부르잖아요? 그거 상대방은 듣기 기분 나쁜 호칭이라고요. 얕잡아보는 것 같다고요.”

“얕잡아 보다니? 도련님이 뭐 어때서? 옛날에는 양반가 자제분을 도련님이라고 불렀어.”

“그건 옛날이잖아요? 경호를 맡은 남자가 의뢰인을 그렇게 부르면 빼박 힘 약하다고 얕잡아보는 인상을 준다고요.”


그 말을 듣고 재진은 순간 멈칫했다. 재진은 뜨악한 표정으로 얼굴이 흰 남자를 쳐다보았다.


“기철아, 나 어쩌냐? 유 작가와 김 이사님 조카를 도련님이라고 불렀어.”

“어이구, 참. 나이 차가 10년도 되지 않으면서......”


기철은 한숨을 쉬며 작게 중얼거렸다.


“선배는 참 능력자다 싶다가도 가끔 그렇게 맹구 짓을 한다니까.”

“어? 너 방금 뭐라고 했냐?”


재진이 도끼눈을 뜨자 기철은 괜히 기침을 했다.


“아참, 선배가 지시한 대로 권 작가 주위에 준구와 우진를 배치했습니다.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바로 보고할 겁니다.”

“좋아.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으니까.”


재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뒷좌석에서 몸을 일으켰다.


“기철아. 시계 두 개 줘봐.”

“시계요?”

“그래. 이번에는 24시간 밀착 경호를 못하니까. 시계가 필요해.”

“알았어요.”


기철은 글로브 박스에서 손목시계 두 개를 내서 재진에게 건넸다. 차 밖으로 나가며 재진은 기철에게 지시했다.


“신호 제대로 지켜보면서 한 시간 단위로 내게 알려줘.”

“알겠어요, 선배.”


재진은 선글라스를 손에 쥐고 차에서 내렸다. 그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주위를 살피던 재진의 눈에 맞은편 검은색 SUV 차 그림자에 누가 숨은 것을 확인했다. 재진에게 들켰다고 생각했는지 그늘에서 나온 남자는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 재진은 재빨리 기철에게 외쳤다.


“검은색 SUV 당장 추격해. 방금 지하 주차장을 나갔어.”


재진은 재빨리 추적해야 할 차의 번호를 불러주었다.


기철은 대답하는 시간도 아껴 차에 시동을 걸고 지하 주차장 출구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타이어가 거칠게 마찰하는 소리를 들으며 재진은 지하 주차장을 다시 살폈다. 분명 재진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지하 주차장을 확인할 때는 아무도 없었다. 주위를 살피던 재진의 눈에 CCTV가 보였다. 즉시 엘리베이터로 달려가 통제실이 있는 8층 버튼을 눌렀다.


통제실에서 다섯 명의 직원들이 CCTV 화면에 앉아 있었다. 재진은 지하 주차장 CCTV 화면 앞에 앉은 족제비를 닮은 남자에게로 뛰어갔다.


“방금 전 지하 주차장 CCTV 화면 좀 봅시다.”

“안 됩니다. 외부인에게 CCTV를 보여줄 수 없습니다.”


CCTV 화면 앞에 앉은 남자는 목소리마저 찍찍거리는 것 같았다. 재진이 난동을 부린다고 생각했는지 직원 중 한 명이 경비원을 부르는 버튼을 눌렀다. 통제실 문이 열리고 유도 선수 풍모의 젊은 경비원 두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진은 경비원 두 명쯤은 가뿐히 제압할 자신이 있었지만, 지금은 뒤로 한발 물러나기로 마음먹었다. 어쨌든 의뢰인인 명훈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난동을 부릴 수는 없었다. 편법을 써서라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게 재진은 마냥 아쉬웠다.


통제실을 나오며 재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나를 어떻게 알고 쫓아온 거지?”


곰곰이 생각하던 재진의 머리에 서류 뭉치를 들고 명훈의 사무실을 지나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여자가 우리를 보고 있었군.”


재진은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기철은 재진이 말한 검은색 SUV를 거의 따라잡았다. SUV 앞을 가로막아 세울 생각으로 기철이 차의 속도를 올리는 순간 ‘탕, 탕’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는 기철이 탄 차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기철은 가까스로 갓길에 차를 세운 뒤 문을 열고 나왔다. 운전석 쪽 바퀴가 주저앉아 있었다. 가까이서 타이어를 살피던 기철은 총알 하나가 타이어에 박힌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기철은 기가 찬 듯 중얼거렸다.


“대낮에 한국에서 총을 쏘다니. 여기가 미국도 아니고......”


차 문을 열고 휴대폰을 꺼낸 기철은 곧바로 재진에게 걸었다. 재진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동안 기철은 은밀하게 개조한 트렁크를 쳐다보았다.



기철의 차를 따돌린 차는 한참을 더 달려 한적한 도로 옆에 차를 세웠다. 조수석에 앉은 남자는 글로브 박스에 권총을 넣은 뒤 휴대폰을 들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남자가 입을 열었다.


“영진입니다. 김 이사가 데리고 온 남자를 확인했습니다. 백 실장님.”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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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구치소 사건 24.09.14 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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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구치소 사건 24.09.11 10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6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4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4 0 12쪽
87 공략 24.09.03 14 0 12쪽
86 공략 24.09.02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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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공략 +2 24.08.30 14 0 11쪽
83 수사 24.08.28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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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위기 24.08.13 19 0 12쪽
71 위기 +2 24.08.12 20 0 13쪽
» 위기 +2 24.08.10 21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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