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838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8.21 22:24
조회
18
추천
0
글자
12쪽

탈출

DUMMY

섬의 서쪽을 향해 걷던 영진은 경찰을 봤다는 부하에게서 다시 전화를 받았다.


“형님, 약수터 근처에 경찰이 있습니다.”

“그래? 약수터라면 여기서 멀지 않으니 거기로 가면 되겠어.”


휴대폰을 귀에서 내리다 영진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쳤다.


‘녀석들이 우리에게 발신기를 붙이려던 게 이 때문이었어. 발신기로 우리 움직임을 알면 동선을 겹치지 않고 유 작가를 안전하게 빼낼 수 있지. 그렇다면 유 작가에게도 발신기가 분명 있겠지. 그래서 빠르게 유 작가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고.’


발신 정보만 믿고 있을 그들은 지금 영진이 선 곳을 알 수 없었다. 영진이 발신기를 든 부하를 멀리 떨어트려 놓았던 것이다.


약수터 방향으로 좀 더 가자 영진의 눈에도 경찰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보였다. 영진은 석현과 진기와 함께 발소리를 줄이고 좀 더 장씨 부하들에게 다가갔다. 수풀 뒤에서 장씨 부하들을 관찰하던 영진의 눈이 빛났다. 두 사람 중 키가 큰 쪽이 제복 바짓단이 올라갔을 때 발목에 청록색 문신이 선명히 보였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영진의 눈이 번들거렸다.


‘그래서 녀석들이 우리 모터보트를 물에 떠내려 보낸 거였어.’


영진은 석현과 진기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 두 사람을 잡아 와.”

“예, 형님.”


석현과 진기는 장씨 부하 둘에게 기습적으로 덤벼들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장씨 부하 둘은 손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흙바닥에 나뒹굴었다. 석현은 영진이 명령을 내리지 않았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장씨 부하들의 팔목을 묶고 입에 재갈을 물렸다. 영진은 장씨 부하 둘을 힐긋 쳐다본 뒤 다시 명령을 내렸다.


“너희 둘은 경찰 제복을 입고 경찰 흉내를 내도록 해. 녀석들과 합류한 뒤 유 작가를 유인해 잡아. 그리고 진기에게 붙었던 게 있을 테니 몸수색해서 찾아내고.”

“예, 형님.”


장씨 부하 가까이 선 석현이 먼저 장씨 부하 중 한 사람의 경찰 제복을 벗겨냈다.


“형님, 여기에 열쇠가 있습니다.”


석현이 경찰 제복 바지 주머니에서 보트 열쇠를 꺼내 영진에게 건넸다. 영진은 고개를 끄덕인 뒤 열쇠를 자신의 호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



기철은 되도록 지한 옆에서 걸으며 위치추적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기철 씨, 그 화면 같이 봐도 될까요?”


지한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기철을 보며 물었다. 마치 재미난 게임을 앞에 둔 것 같은 표정이었다. 기철은 지한에게 위험한 처지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지한에게 위치추적기 화면을 보여 주었다. 잠시 화면을 쳐다보다 지한이 입을 열었다.


“.....지도와는 다르네요. 발신자의 위치나 주변 지형이 대략적으로 나오지만 뭔가 아쉽네요. 길 찾기 어플처럼 주변이 자세하게 나오면 좋을 텐데.”

“그렇긴 하죠.”


지한은 무당인 노파에게서 받은 지도를 호주머니에서 꺼냈다.


“그건 뭔가요?”

“섬 관광객을 위해 이장님이 직접 걸어다니며 만든 섬 지돕니다. 제가 저곳에 있을 때 마침 무당하시는 분이 사당에 계셨거든요. 그 분에게서 받았어요.”

“.....멀리서 보기에도 낡고 음침해 보이던 그 사당에서 나온 분에게서 받았다고요?”

“예.”


지한은 뭐가 문제인지 궁금하다는 눈으로 기철을 쳐다보았다. 기철은 뭐라 설명할 길이 없어 지한이 든 지도로 눈길을 돌렸다. 기철은 지도 중앙을 네 등분으로 나누며 말했다.


“제가 군대 다닐 때 상병 한 사람은 지도를 이렇게 나눠 시계 방향으로 지시를 내렸거든요. 기계보다 아날로그를 더 믿는 사람이었거든요.”


지한은 기철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한과 기철이 지도를 보며 잡담을 나누는 동안 혹시나 하며 주변을 살피러 갔던 장씨 부하들이 하나둘 돌아왔다. 그들 중 한 명이 지한과 기철에게 다가왔다.


“주변에 수상한 자들은 없었습니다. 이대로 앞으로 나가도 되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조사 보고를 하는 장씨 부하를 보고 멈칫했다. 제복 상의 단추를 풀어 드러난 목 아래 청록색 문신이 보였던 것이다.


“.....실수했어요. 경찰 제복을 입기 전에 이분들 몸에 문신이 있는 것을 미리 확인해야 했는데......”


그 말을 듣고 기철 역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죠. 공무원이 그것도 경찰이 몸에 문신을 할 리 없으니까.”


기철은 위치추적기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래도 다행히 저쪽 발신 신호는 여기서 멀리 떨어져 있네요. 조사 나갔던 분들도 이 근처는 안전하다 했으니 괜찮을 겁니다.”


기철은 장씨 부하들에게 문신 새긴 사람들은 문신이 드러나지 않게 특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다 잠시 멈춰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지한에게로 방향을 바꿔 다가섰다.


“아참, 지한 씨. 조금 전에 휴대폰 빌려달라고 했죠?”


기철이 휴대폰을 지한의 손에 쥐어 주며 말했다.


“예? 아니, 그런 적이......”


지한은 잠시 화면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잊고 있었네요. 김 이사님이 걱정하실 텐데 연락해드려야겠어요.”


지한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귀에 갖다 대었다.


“바쁘신가 봐요. 메시지라도 남겨야겠어요.”


지한은 메시지 작성을 한 뒤 휴대폰을 기철에게 돌려주었다. 기철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노파에게서 받은 지도를 펼쳐보는 지한을 쳐다보았다.


“지한 씨, 이런 상황 힘들지 않아요? 굳이 지한 씨가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되는데.”

“기철 씨,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라는 말이요.”


기철은 다시 할 말 있는 듯 입을 열었지만 결국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기철이 말이 없자 지한은 지도에서 눈을 돌려 기철을 쳐다보았다. 기철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한을 쳐다보고 있었다.


“기철 씨, 전 괜찮아요.”


지한이 웃으며 말하자 기철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보고 지한은 지도를 접어 호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이제 출발하기로 해요. 참, 기철 씨. 제 휴대폰 좀 맡아주실래요?”


기철은 머뭇거리다가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기철은 장씨 부하들을 둘러보았다.


“이제 출발하도록 해요.”


잡초나 바위를 깔고 앉았던 장씨 부하들이 몸을 일으키자 경찰 제복을 입은 석현이 진기에게 몰래 눈짓했다. 진기는 알았다는 듯이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장씨 부하들은 둘씩 짝지어 각자 다른 방향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기철은 지한 옆으로 와서 같이 산 아래로 향했다. 그런 기철 뒤를 석현과 진기가 몰래 따라갔다. 장씨 부하들의 모습이 안 보이는 것을 확인한 뒤 석현은 칼을 빼서 등 뒤에 숨긴 채 기철에게 다가갔다. 석현을 보고 기철이 입을 열었다.


“아니, 무슨 일이......”


기철이 한 발 앞으로 나서자 석현이 칼을 휘둘렀다. 기철은 몸을 피하려 했지만 결국 옆구리를 찔리고 말았다. 칼이 깊게 들어갔는지 기철은 맥없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것을 보고 지한은 급히 뒤돌아 달아나려고 했지만 이내 진기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진기는 지한이 소리칠 것을 대비해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지한은 끌려가던 중 틈을 노리고 진기의 다리를 걸고 옆으로 세게 밀었다.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진기는 지한을 놓쳤다. 그러나 지한이 수풀 속으로 달아나기 전 진기가 지한의 어깨를 잡고 등허리를 주먹으로 갈겼다. 강력한 공격에 지한은 앞으로 휘청거렸다.


“이 새끼, 끝까지 애먹이네.”


진기는 이번에는 지한의 옆구리와 얼굴로 주먹을 날렸다. 지한은 땅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였다. 진기의 주먹에 피부가 찢어졌는지 피가 볼을 타고 흘렀다. 다시 지한 곁으로 다가온 진기는 지한의 멱살을 틀어잡았다.


“몸수색부터 해라. 발신기가 붙어 있을 테니.”

“알겠습니다.”


진기는 지한이 입은 경찰 제복 호주머니를 뒤적거려 노파가 준 지도를 찾아냈다.


“여기 섬을 그린 지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발신기는 없네요.”


석현은 지도를 훑어본 뒤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런 뒤 휴대폰을 꺼내 영진의 번호를 눌렀다.


진기는 다시 지한의 멱살을 잡고는 혀를 찼다.


“그러게 왜 권 작가님 심기를 건드리냐고. 말 잘 들었으면 이런 꼴을 당하지도 않았지. 우리를 만나지도 않았을 테고. 너도 이제 알겠지? 우리 손에 몇 명이나 처리되었을지.”


헉헉거리며 거칠게 숨을 쉬던 지한이 사납게 진기를 노려보았다.


“이, 악마 같은 새끼들. 니들은 천벌을 받을 거다. 형섭 씨도 형섭 씨를 돕던 민 탐정도 그렇게 된 게 이상했지. 억울하게 죽은 그 사람들 혼이 구천을 떠돌며 니들에게 똑같이 해줄거다.”


지한의 말에 진기는 피식 웃었다.


“그것들이 억울하게 죽어? 그 민 탐정이라는 작자 말이야. 원래는 권 작가님이 먼저 의뢰를 한 사람이야. 그런데 막판에 돈에 눈이 멀어서 권 작가님을 배신했어. 그래서 우리가 직접 목을 매달아줬지.”


여전히 신호가 불안정한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던 석현은 진기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진기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지한은 여전히 헉헉거리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하나만 묻자. 현주 씨는 어떻게 한 거야? 형섭 씨 말을 들어보니 현주 씨는 권 작가에게 충성했다고 하던데.”


진기가 목이라도 조를 듯 멱살 잡은 손에 힘을 주자 지한은 제대로 숨을 못 쉬었다. 진기는 그 모습이 우습다는 듯이 히죽거렸다.


“현주 그년이 어떻게 됐냐고? 백 실장님이 직접 한강에 수장해줬지. 니 녀석은 여기서 수장될 거고.”


진기가 손에 힘을 풀지 않아 지한은 의식이 가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보고 석현이 인상을 쓰고 진기를 쳐다보았다.


“진기야, 그만 해라. 형님에게 보일 때까지는 살려둬야 하니까.”


석현의 말을 듣고 진기는 지한의 멱살 잡은 손을 풀었다. 그런 다음 지한이 소리칠 것을 대비해 헝겊을 입 안에 넣고 두 손목을 등 뒤로 돌려 묶었다. 진기가 작업을 하는 사이 석현은 자리를 이동해가며 영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번째 시도 만에 영진이 전화를 받았다.


“형님, 유 작가를 잡았습니다.”

“그래? 지금 어디에 있지?”

“산 중턱에서 좀 내려왔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코끼리 바위가 나옵니다.”

“그럼, 거기로 와라. 내가 갈 테니까.”

“예, 형님.”

“몸수색은 했겠지?”

“예. 진기가 호주머니를 다 뒤졌지만, 발신기는 없었습니다.”

“몸에 걸거나 찬 것도 떼어내.”

“예, 형님.”


석현은 지한의 팔목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런 뒤 전화를 끊고 지한에게로 다가갔다. 지한은 석현을 피해 몸을 뒤로 빼다 땅바닥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자 진기가 지한에게 다가갔다.


“이 새끼가 아직 힘이 남아 있네.”


진기가 주먹을 쳐들자 석현이 진기의 팔을 잡았다. 그러고는 진기에게 눈을 부라렸다.


“저 녀석보다 니가 먼저 뒈지고 싶냐?”


진기는 석현의 기세에 주먹을 슬그머니 내렸다. 석현은 지한을 일으킨 뒤 손목에서 시계를 빼서 산 밑으로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진기에게 따라오라고 눈짓을 하고는 직접 지한을 끌고 코끼리 바위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금요일에 97 편 올리겠습니다. 24.09.16 1 0 -
96 페이퍼 컴퍼니 24.09.16 6 0 12쪽
95 구치소 사건 24.09.14 5 0 12쪽
94 구치소 사건 24.09.13 9 1 12쪽
93 구치소 사건 24.09.11 9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5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3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3 0 12쪽
87 공략 24.09.03 13 0 12쪽
86 공략 24.09.02 11 0 11쪽
85 공략 +2 24.08.31 15 0 12쪽
84 공략 +2 24.08.30 14 0 11쪽
83 수사 24.08.28 14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6 0 12쪽
81 수사 시작 +3 24.08.26 19 0 12쪽
80 탈출 24.08.24 21 0 12쪽
79 탈출 24.08.23 15 0 11쪽
» 탈출 24.08.21 19 0 12쪽
77 탈출 +2 24.08.20 16 0 12쪽
76 대결 24.08.19 16 0 12쪽
75 대결 24.08.17 21 0 12쪽
74 대결 +3 24.08.16 21 0 13쪽
73 위기 +2 24.08.14 17 0 12쪽
72 위기 24.08.13 18 0 12쪽
71 위기 +2 24.08.12 19 0 13쪽
70 위기 +2 24.08.10 19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2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