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854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9.03 22:21
조회
13
추천
0
글자
12쪽

공략

DUMMY

민우현 주요 살해 용의자로 서초 경찰서로 옮긴 진기는 초조함에 얼굴을 찌푸린 채 유치장 벽에 기대앉았다. 인천 경찰서에 있을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긴장으로 온몸이 뻣뻣할 정도였다. 법을 잘 모르는 진기라도 납치 미수 및 특수 폭행과 살인은 형량부터 차이 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돼. 민 탐정을 목맨 건 석현이 그 자식도 마찬가지인데 나만 살인죄라니.’


게다가 강 변호사는 저번 만남 이후로 더 이상 진기를 찾아오지 않았다. 강 변호사가 오지 않으면 달리 기댈 데가 없기에 진기의 불안감은 더욱 심해졌다.


‘강 변호사가 왜 안 오지? 설마 나를 버리겠다는 건가?’


진기는 휘 번득 뜬 눈으로 유치장 이곳저곳을 쳐다보았다.


‘아직 그 사람이 내가 여기 온 줄 모를 수도 있어. 그런데 강 변호사와 어떻게 연락할 수 있는 거지?’


진기가 강 변호사에 대해 생각하느라 끙끙 앓는 동안 경찰이 유치장으로 다가오더니 말했다.


“박진기, 면회다.”


그 말에 진기는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확연히 밝아진 얼굴로 소리치듯 물었다.


“강 변호사님이 오신 겁니까?”


경찰은 대답 없이 유치장 문을 열고 진기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진기는 기대감에 들떠서 면회실로 갔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 앉아 있었다. 자신들이 외이도로 들어간 이유인 지한이 면회실에 앉아 있었다.


“너, 이 자식, 그 낯짝으로 잘도.....”


지한을 보자마자 머리끝까지 화가 치민 진기는 지한에게 달려들었지만, 경찰이 진기를 붙잡았다. 경찰이 잡고 있는데도 진기는 길길이 날뛰었다.


“네 녀석이 녹음만 하지 않았어도 내가 이런 꼴 안 당했어.”


지한은 진기가 하는 행동이 우습다는 듯이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에 진기는 더욱 약이 올랐다.


“이, 이게...... 웃어?”


경찰에게 붙들리고도 다시 날뛰려는 진기를 보고 지한이 입을 열었다.


“소란죄까지 추가되고 싶습니까?”

그 말에 진기는 조용해졌지만, 여전히 이글거리는 눈으로 지한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렇게 화낼 필요는 없습니다. 진기 씨에게 좋은 소식을 가져왔으니까.”

“좋은 소식?”

“일단 자리에 앉으세요.”


여전히 침착한 태도의 지한을 보고 진기는 지한의 맞은편에 앉아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았다.


“먼저 진기 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내가 괜히 진기 씨 말을 녹음한 바람에 진기 씨가 이런 지경이 됐으니까.”

“미안하다고?”

“사과의 뜻으로 진기 씨에게 변호사를 붙여주고 싶네요.”


잠시 굳었던 진기는 지한을 미심쩍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지한은 그런 진기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했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10억도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진기는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꿍꿍이지?”


진기의 거친 목소리에도 지한의 미소는 흔들림이 없었다.


“진기 씨는 외이도에서 큰형님인 이영진의 지시를 따랐을 뿐입니다. 민 탐정의 경우도 그렇고. 사실 그 일은 큰형님과 석현 씨 진기 씨 이렇게 세 사람이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진기 씨만 이런 처지가 된 것은 공평하지 않죠.”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지한에 진기는 눈빛이 흔들렸다.


“나는 사실 진기 씨가 벌 받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외이도에서 날 쫓으라고 한 사람은 백도현이죠. 그러니 나는 백도현만 처벌받으면 됩니다.”


그래도 여전히 진기는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았다.


“나는 10억을 주면서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진기 씨가 내 말을 들어주면 변호사 걱정도 덜고 원하는 돈도 얻을 수 있죠. 진기 씨에게 손해날 일은 아니죠.”


지한의 말에 진기는 코웃음을 쳤다.


“그 조건이라는 게 아무래도 백도현 죄를 밝히라는 걸 텐데 내가 왜 너에게 협조하지?”

“.....10억이라는 숫자, 공교롭지 않습니까?”

“뭐?”

“10억은 진기 씨가 강한길 변호사에게 요구한 정확한 금액이죠. 백도현에 대해 입 다무는 조건으로요.”

“.....니가 그걸 어떻게 알지?”

“이래 봬도 꽤 많이 알고 있습니다. 경찰 쪽에 아는 분들이 많아서요.”


그 말이 진심인지 알아보려는 것처럼 진기는 지한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래서 진기 씨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죠. 진기 씨가 서초 경찰서로 옮겨왔는데 아직 강 변호사는 낯짝 한 번 비추지 않았잖아요? 이래서야 진기 씨에게 도움이 되겠어요? 내가 소개할 변호사는 이렇게 무성의하지 않습니다. 진기 씨가 재판에서 최대한 유리한 판결을 받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건 진기 씨에게 소개할 변호사의 명함입니다.”

“허, 그딴 소리를 내가 믿을 거라 생각해? 섬에서 그런 짓을 당하고도......”


여전히 고자세로 나오던 진기는 지한에게서 명함을 받고 눈빛이 달라졌다. 장민호라고 적힌 명함에는 우리나라 최고 로펌 회사 로열의 로고가 인쇄되어 있었던 것이다.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진기 씨에게 내려진 납치 미수와 특수 폭행이 없던 일이 되게 해주면 어떨까요?”

“그게 무슨 소리지?”

“장 변호사를 불러와 진기 씨와 외이도 사건에 대해 합의서를 쓰려고 합니다.”

“합의서를 쓰겠다?”

“그렇죠. 그 사건으로 진기 씨를 귀찮게 하면 안 되니까요.”


그 말에 진기는 구미가 당겼다. 지한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에게 걸렸던 납치와 관련된 죄가 없어질 뿐만 변호사를 구하기 위해 강 변호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계좌에 10억이 들어오는 것은 덤이었다.


“그렇다면 니가 말한 대로 해봐.”

“알겠습니다. 여기서 나가는 즉시 장 변호사가 있는 로펌으로 가죠. 준비가 되면 다시 이곳으로 와서 진기 씨와 합의서를 쓰려고 합니다.”

“좋아. 하지만 명심해. 하나라도 수상쩍은 게 있다면 니가 한 말 전부 강 변호사 귀에 들어갈 테니. 강 변호사가 누구와 손잡고 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겠지?”

“강 변호사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죠.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한은 통장을 가방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진기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



*



유치장으로 돌아온 진기는 지한과의 면회를 떠올리고는 피식 웃고는 중얼거렸다.


“섬에서 나에게 그런 일을 당하고도 없던 일로 합의해주겠다고? 녀석 말대로 나야 손해날 것 없지. 잘만 하면 우리나라 최고 로펌 변호사가 내 형량을 줄여줄 테고 10억이라는 꽁돈이 생기는 거지. 수틀리면 강 변호사에게 오늘 일을 말해버리면 되고.”



진기는 백도현이 노리던 지한이 자신을 매수하려던 것을 알면 뻣뻣한 태도를 보이던 강 변호사가 얼마나 당황할지 생각하자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진기는 유치장에서 나갈 때와 달리 이제 콧노래까지 부르며 거만한 자세로 유지창 벽에 기댔다. 그 모습을 유치장 구석에 앉은 턱이 각지고 눈이 가느다란 남자가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저녁이 되었을 때 지한은 장 변호사와 함께 다시 서초 경찰서로 갔다. 진기는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무덤덤한 얼굴로 면회실로 들어갔다.


“장 변호삽니다.”


진기가 자리에 앉자 지한은 장 변호사를 가리켜 소개했다.


“박진기입니다.”

“장민호입니다.”


진기는 장 변호사와 악수를 했다. 지한은 기대감이 어린 진기의 눈을 보고 그가 얼마나 장 변호사를 기다렸는지 알아챘다.


“지한 씨가 진기 씨와 합의를 하고 싶다더군요.”


장 변호사가 진기의 불안감을 녹여줄 것처럼 미소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 그렇죠. 합의를 해야죠.”


말을 더듬던 진기는 힐금 장 변호사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고는 손으로 지한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사람 말로는 장 변호사님이 민 탐정 일도 변호해주신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맞습니다. 변호 비용은 지한 씨가 다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저, 정말로 저를 변호해주실 겁니까?”

“지한 씨가 그렇게 부탁했으니까요.”


진기는 이제 달라진 눈빛으로 지한을 쳐다보았다. 지한은 진기와 장 변호사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먼저 합의서를 작성했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장 변호사는 서류 가방에서 형사 사건 합의서라 적힌 종이를 꺼냈다.


“입회인은 제가 될 겁니다.”


그렇게 말한 뒤 장 변호사는 지한과 진기에게 합의 절차를 알려주었다. 합의서에 서명한 뒤 지한은 장 변호사에게 인감 증명서를 건넸다.


“진기 씨는 아직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제가 대리인으로 진기 씨의 인감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여기 대리인 위임장을 작성해주세요.”


장 변호사는 진기에게 대리인 위임장 서식을 내밀었다. 작성을 마친 진기가 위임장을 내밀자 장 변호사는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받아들였다.


“날이 밝으면 제가 합의서와 두 분의 인감 증명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됩니다.”


미리 약속한 대로 장 변호사는 먼저 면회실을 나섰다.


“이제 내가 한 말을 믿겠죠?”


지한이 묻자 진기가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뭐, 거짓말은 아니네.”

“그럼,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바를 말하죠. 진기 씨가 이 조건을 들어주면 약속했던 10억을 바로 진기 씨 계좌로 입금하죠.”

“조건이 뭐지?”

“백도현이 현주 씨를 한강 어디에서 익사시켜 유기했는지 궁금합니다.”

“왜? 그년의 시체라도 찾게?”

“억울하게 죽은 사람 넋을 달래줘야죠.”


진기는 지한의 말에 피식 웃었다.


“고작 그런 년 시체 찾는 것에 10억을 내놓겠다? 시체를 찾는다고 백도현의 살인을 증명할 수는 있고?”

“현주 씨의 시체를 찾는데 10억, 진기 씨가 백도현의 짓이라고 증언하는 데 20억. 어떻습니까?”


진기는 지한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솔깃해진 눈으로 지한을 흘깃거리며 고민하다 기세가 꺾인 듯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 그런데 혀, 현주 씨 살해 공범까지 되면 죄가 무거워질 텐데......”

“그렇겠죠. 하지만 현주 씨의 경우 진기 씨가 직접 손쓰지 않았잖아요? 설령 현주 씨 살해 공범 혐의가 씌워지면 장 변호사가 잘 무마해줄 겁니다. 우리나라 최고 로펌에서도 에이스인 변호사니까요.”


지한의 말에 진기는 말문이 막힌 듯 잠시 조용히 있었다. 머릿속으로 이득을 따져본 진기는 이번에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구미가 당기는데.”


그러고는 확실한 답변을 받듯 진기가 다시 물었다.


“장 변호사가 내 변호를 맡는 것은 확실하지?”

“그럼요. 내가 거짓말을 하면 오늘 일을 강 변호사에게 말해버리면 됩니다. 내가 저쪽과 어떤지는 알 테니 거짓말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도 알겠죠?”

“그건 그렇지.”

“그럼, 대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백도현이 현주 씨를 유기한 곳은 어딥니까?”


진기는 애써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지한을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한강에 있는 마포대교 중간까지 백도현이 보트를 타고 가서 현주 몸에 모래주머니를 달아 물에 처넣었어.”

“알겠습니다.”


지한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한강 마포대교 중간 바닷속을 수색해주세요.”


통화를 마친 지한은 진기를 쳐다보며 말했다.


“현주 씨를 찾게 되면 10억을 진기 씨 계좌에 바로 넣어드리죠.”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금요일에 97 편 올리겠습니다. 24.09.16 2 0 -
96 페이퍼 컴퍼니 24.09.16 7 0 12쪽
95 구치소 사건 24.09.14 6 0 12쪽
94 구치소 사건 24.09.13 10 1 12쪽
93 구치소 사건 24.09.11 10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5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3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4 0 12쪽
» 공략 24.09.03 14 0 12쪽
86 공략 24.09.02 12 0 11쪽
85 공략 +2 24.08.31 16 0 12쪽
84 공략 +2 24.08.30 14 0 11쪽
83 수사 24.08.28 15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6 0 12쪽
81 수사 시작 +3 24.08.26 19 0 12쪽
80 탈출 24.08.24 21 0 12쪽
79 탈출 24.08.23 16 0 11쪽
78 탈출 24.08.21 19 0 12쪽
77 탈출 +2 24.08.20 17 0 12쪽
76 대결 24.08.19 17 0 12쪽
75 대결 24.08.17 21 0 12쪽
74 대결 +3 24.08.16 22 0 13쪽
73 위기 +2 24.08.14 18 0 12쪽
72 위기 24.08.13 18 0 12쪽
71 위기 +2 24.08.12 19 0 13쪽
70 위기 +2 24.08.10 20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2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