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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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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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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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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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DUMMY

유치장으로 돌아가기 전 화장실로 향하며 진기는 의문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진기는 자신을 따라온 석현 옆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그 녹음이 어디서 났을까요? 그때 유 작간지 뭔지 하는 녀석에게 했던 말이 어떻게 녹음 됐을까요? 녀석은 뭘 어떻게 할 상황이 아니었는데.”


석현은 진기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 자신도 지한이 어떻게 진기가 한 말을 녹음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지한이 녹음한 것은 사실이고 그것을 지금 경찰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나도 모르지. 너는 그냥 내가 말한 대로 하면 된다. 섬에서 녀석에게 한 말은 겁주기 위해 지어낸 말이라고. 어디서 주워들은 헛소문일 뿐이라고 경찰에게 말해.”

“그야 당연히 형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죠. 근데 형님이 이렇게 나오는 건......”


진기는 실실 웃으며 석현을 쳐다보았다.


“혹시 백 실장이 형님에게 뭐라도 준답니까? 형님이 이렇게까지 신경 쓴다는 건 뭐가 있다는 건데. 그게 뭐든 같이 좀 먹읍시다. 사실 큰형님이 그렇게 됐으니 출소해봐야 갈 데도 없습니다. 알다시피 전 가족도 뭣도 없지 않습니까? 저도 이참에 밑천이라도 건져 놔야 빵에서 나간 뒤 먹고라도 살죠.”

“그런 거 아니다. 괜히 이상한 생각 하지 마라.”


석현이 꿈쩍할 기색도 보이지 않자 진기는 안달이 났다.


“아, 형님~”

“그만하라고 했다.”


석현이 표독스러운 얼굴로 진기를 쏘아봤다. 그 기세에 진기는 움찔 몸을 떨고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눈을 내리깔았다. 석현은 눈을 차갑게 빛내며 진기 옆을 지나쳐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런 석현의 뒷모습을 진기는 원망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




“아침부터 듣기엔 좋은 소식은 아니군.”


진성은 화가 난 눈빛으로 도현을 쳐다보았다. 도현은 상대가 누구든 자신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을 싫어했다. 하지만 영진을 쓴 것은 자신이었으니 도현은 그 책임을 져야 했다.


“경찰에 잡힌 녀석들이 문제겠군. 남은 애들이야 백 실장이 처리했을 테니.”

“영진이 주로 데리고 다닌 녀석이 둘 있습니다. 최석현과 박진기라는 녀석입니다. 최석현은 가족과 애인을 볼모로 잡혀 있으니 함부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이쪽에 협력하겠다고 했으니 지금은 살펴보는 정도입니다. 문제는 박진기라는 녀석인데 최석현이 설득한다고 했지만 좀 더 믿을 만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강 변호사를 통해서 박진기도 이쪽으로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나머지 애들중에서 납치를 지시받았다는 진술이 나와도 증거가 없는 상황입니다. 저와 영진과 연결된 것은 없습니다. 대금을 지불하지도 않았고 계약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도현의 말에 진성의 딱딱했던 표정이 누그러졌다.


“문제는 김 이사겠군. 직접 경호원까지 붙일 정도로 유 작가를 보호해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가만히 있지는 않겠어. 게다가 김 이사는 이쪽을 치기 위해 이 문제를 이용할 수도 있어.”

“예. 그래서 김 이사를 회장님이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에 진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자와는 결판을 내야 하니까. 언제까지나 위험 요소를 가만히 둘 수 없지. 할아버지를 이제부터 전면에 나서도록 해야겠어.”

“그렇습니다.”


도현은 길수의 얼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차갑게 눈을 빛냈다.



*



병지는 화가 단단히 나서 자신 앞에 놓인 음식에 손 하나 대지 않았다. 그것은 명훈도 마찬가지였다. 병지처럼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속이 타는지 물만 계속 들이마시고 있었다. 오히려 지한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젓가락으로 맥적을 집어 먹었다.


“어떻게 그렇게 못된 사람이 다 있지?”


병지는 울그락불그락한 얼굴로 결국 한마디 입 밖으로 뱉어냈다. 명훈이 궁중요리 전문점을 통째로 빌렸기에 병지의 행동을 문제 삼는 사람은 없었다.


병지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한숨을 내쉬거나 머리를 쥐어뜯다 지한과 명훈을 보더니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나 밖에 가 있을게요. 여기 있다간 폭발할 거 같아.”

“병지야, 옆 방으로 가 있어라. 지금 재진이 자극하면 큰일 낼지도 모르니까.”


병지는 끙하며 앓는 소리를 내다가 대답했다.


“.....알겠어요. 지한아, 옆 방에 있을게.”

“어.”


지한은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일 속상해야 할 당사자가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모습에 병지가 답답하다는 얼굴로 지한을 보며 뭔가 말하려는지 입을 열었다. 그것을 보고 명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병지야, 얼른 옆방으로 가 있어.”


그 말에 병지는 입을 다물고는 할 수 없이 문을 열고 나갔다. 주위가 다시 조용해지자 지한이 음식을 먹는 소리와 물잔을 잡은 명훈의 손이 떨리는 소리가 났다.


“유 작가.”


병지가 물러가고 2, 3분이 지나서 명훈이 조용히 지한을 불렀다. 지한은 수저를 내리고 명훈을 쳐다보았다.


“어떤 방법을 쓰든 백도현에게 죗값을 치루게 할 겁니다. 유 작가와 약속하죠.”


그 말에 지한은 잠시 멈칫했다. 명훈이 마음 써주는 것은 고마웠지만, 지한은 명훈의 그늘에서 보호받을 생각은 없었다. 지한은 최대한 무례하게 보이지 않으려 애쓰며 명훈에게 말했다.


“김 이사님, 죄송합니다. 그 일은 제가 하고 싶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마음이 개운해지지 않아서요.”


명훈은 잠시 말없이 지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치료 중이라 얼굴과 목에는 패치가 붙어 있었고 얼굴빛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한은 당당했다. 명훈의 눈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말하고 있었다. 명훈은 지한이 쉽게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그래요. 유 작가가 직접 그자에게 대가를 물려야 하죠. 가장 피해를 입은 당사자니까.”

“감사합니다.”


지한은 명훈의 볼이 조금씩 떨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명훈은 화를 가라앉히느라 이를 깨물고 있지만 제어가 어려운 것 같았다. 지한이 뜻대로 하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쉽게 한발 뒤로 물러서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명훈은 아직 자신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자각했다.


‘아직 권 작가와 그 일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지 못했어. 이런 애매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저쪽에 이용당해서 유 작가에게 짐이 될 수 있어.’


명훈은 지한이 원하는 대로 한발 뒤로 물러나 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작 당사자인 유 작가는 가만히 있는데 내가 화를 내는 것도 우습죠.”


명훈은 진정하기 위해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유 작가, 마음이 풀릴 때까지 백도현을 가만두지 마십시오. 나는 그게 뭐가 됐든 유 작가를 지원할 테니. 비용은 회계과의 이 대리에게 알리면 됩니다. 회사 들어가는 대로 지시해놓을 테니.”


명훈의 진심 어린 말을 듣고 지한의 표정이 밝아졌다.


“감사합니다, 김 이사님.”




지한은 병지가 명훈의 운전사가 모는 차에 올라탄 것을 확인한 뒤 재진의 차에 올라탔다. 재진은 평소와 달리 무뚝뚝한 얼굴이었다. 명훈으로부터 미리 듣지 못했다면 지한이 오해했을 만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지한은 명훈이 경고했던 대로 재진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뒷좌석에서 앞으로의 일을 궁리하고 있었다. 한참을 차를 몰던 재진이 불쑥 입을 열었다.


“지한 씨, 무슨 생각을 그리 열심히 해요?”


지한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재진의 목소리는 화난 목소리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재진은 운전을 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추스린 것 같았다.


“백도현이 석현과 진기를 어떻게 설득했나 싶어서요. 절 납치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백도현이 분명하죠. 실제로 제가 권 작가의 심기를 건드려 그런 짓을 당하는 거라고 진기가 그랬죠. 그런데 경찰서에서 백도현과 상관없다고 딱 잡아떼니까요.”

“석현과 진기가 지한 씨를 납치하려 했던 사람들 이름입니까?”

“예. 사실은 여기 오기 전에 인천 경찰서의 서 형사님에게 전화 걸었거든요. 녹음 속 인물들을 누가 찾아오지 않았는지 알아보려고요. 그러다 두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됐어요. 그 두 사람이 진술하기 전에 찾아온 사람은 여자 한 명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석현을 찾아온 여자였다고 하네요.”


지한의 말을 듣고 재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자는 아마 석현의 애인이거나 가족일 겁니다. 백도현이 재물 혹은 협박으로 여자를 움직였겠죠. 제가 제 밑에 있는 박준구를 백 실장과 권 작가 곁에 붙였습니다. 준구 말로는 새벽에 백 실장이 회사에서 나와 간 곳이 있습니다. 백 실장은 그 시간에 명동에 있는 델리라는 바에 갔다고 합니다. 델리에서 20분 가까이만 머무르고 나왔다고 하니까 아마 그때 백 실장이 석현을 면회하러 간 여자를 만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요?”


재진은 백미러로 지한을 쳐다본 뒤 다시 앞으로 눈을 돌렸다. 지한은 초조하기도 답답하기도 한 얼굴이었다. 재진은 지한이 어떤 심정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지한 씨, 사람이 필요하죠? 지한 씨 지시를 듣고 움직일 사람 말입니다.”

“예, 맞아요. 우선 조사원이 필요해요. 그 외 저를 대신해 움직일 사람도 있었으면 합니다. 김 이사님이 뭐든 지원해준다고 했으니 제가 직접 조사원을 고용하려고요. 그런데 이런 쪽으로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네요.”


지한의 말에 재진은 눈빛에 의외라는 기색이 스쳤다.


“김 이사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요? 지한 씨가 녀석들에게 쫓길 때 김 이사님이 그렇게나 화를 내셨는데. 그런데도 지한 씨에게 백도현을 맡기고 뒤로 물러설 정도면 지한 씨를 그만큼 믿고 있다는 말이네요. 그런데 김 이사님이 직접 조사원 고용을 하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제가 원하는 조사원은 법을 살짝 신경 쓰지 않고 움직이는 사람이거든요. 얌전하게만 행동해서는 백도현을 이길 수 없어요. 물론 법을 어기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지한의 말에 재진은 피식 웃었다. 모범생처럼 생긴 지한의 입에서 들을 거라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하긴 그런 사람을 구해달라고 김 이사님에게 말할 수 없죠. 김 이사님이 그런 사람을 싫어하니 요청하기도 뻘줌하기도 하고요.”

“예. 그리고 일이 잘못되어 김 이사님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 말에 재진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지한 씨 자신만 생각해도 될 텐데.”

“.....김 이사님만을 위해서 그런 거 아닙니다. 어찌 보면 김 이사님이 무사하길 바라는 건 저를 위한 거기도 하니까.”


재진은 백미러로 머쓱한 표정으로 말하는 지한을 쳐다보았다. 재진은 지한이 남동생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지한 씨가 박준구를 고용해도 되죠. 하지만 지한 씨에게 좀 더 어울릴 만한 사람을 제가 알고 있어요. 민우현처럼 탐정으로 일하는 데 전에는 보험 회사 조사원이었던 남자죠. 그런데 이 친구가 인맥이 상당히 넓어요. 경찰 인맥이 있을 뿐 아니라 조폭과도 알고 지내는 친굽니다. 괜찮으시면 이 친구를 지한 씨에게 소개해주려고 하는데.”


재진의 말에 지한의 표정이 밝아졌다.


“경찰 인맥뿐 아니라 조폭 인맥까지 있다고요? 오히려 제가 소개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은데요?”

“지한 씨 모셔다드리고 바로 데리고 오죠.”


지한은 한시름 놓은 얼굴로 뒷좌석에 편한 자세로 기댔다. 썬팅 된 자동차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지한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제는 이쪽에서 제대로 움직여주지, 백도현.’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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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5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3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3 0 12쪽
87 공략 24.09.03 13 0 12쪽
86 공략 24.09.02 11 0 11쪽
85 공략 +2 24.08.31 16 0 12쪽
84 공략 +2 24.08.30 14 0 11쪽
» 수사 24.08.28 15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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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탈출 24.08.21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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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위기 24.08.13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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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위기 +2 24.08.10 19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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