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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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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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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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

DUMMY

지한이 사람을 부탁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재진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와 함께 지한의 숙소로 들어왔다.


“저와 수십 년째 일을 같이 해온 사이입니다. 그래서 민 탐정처럼 의뢰인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죠. 의뢰인의 비밀은 철저히 지키는 녀석입니다. 지한 씨가 원하는 조사 능력과 추적 능력이 특히 좋습니다. 게다가 같은 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니 민우현의 일을 더 잘 파헤칠 겁니다.”


재진과 함께 온 남자는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평범한 회사원으로 착각할 만한 사람이었다. 재진이 날카로운 생김새나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타입이라면 남자는 취미로 여유롭게 낚시할 것 같은 사람입니다.


“고연수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연수는 싱긋 웃으며 지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유 지한입니다.”


지한은 악수를 하며 연수의 손아귀 힘이 세대는 것을 느꼈다. 상체보다 하체가 더 근육이 많은 것으로 보아 재진처럼 발을 주로 쓰는 격투기를 해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소 헤프게 웃는 모습과 달리 눈빛은 지한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지한은 연수가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재진이 아파트 문을 나간 뒤에 지한은 연수에게로 돌아섰다.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가 고 탐정님 사무실로 의뢰하러 갔어야 했는데 사정상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있어서 탐정님을 여기로 오시게 했네요.”

“저는 상관없어요. 오면서 재진 형님에게 지한 씨 상황을 들었거든요. 어떤 나쁜 놈 표적이시라고요. 참고로 제 취미가 나쁜 놈들 혼내주는 겁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당분간 제 전담으로 일을 맡아주셨으면 하는 데 괜찮으시겠어요?”

“개인 탐정이 되어달라는 말이네요. 지한 씨가 그런 요구를 할 거라고 재진 형님이 그러긴 했죠. 지한 씨 요청을 좀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저에게 선택권은 없어요, 형님의 눈 밖에 나고 싶지 않거든요. 당분간 탐정 사무소 문 닫아야겠네요.”

“제 일을 봐주실 동안 활동하시면서 쓴 비용뿐만 아니라 받지 못한 다른 의뢰비까지 보상해드릴게요.”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는지 연수는 눈을 크게 떴다.


“......그래주시면 저야 고맙죠.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서 어떤 일을 맡기실 건가요?”

“재진 씨에게 들었는데 연수 씨는 조폭 인맥도 있다면서요? 그래서 말씀 드리는 건데 최석현과 박진기라는 자에 대해 작은 정보라도 모아 오셨으면 합니다. 제가 아는 정보는 그 두 사람이 이영진이라는 사람 밑에서 활동했던 조폭이라는 정도입니다.”

“최석현과 박진기가 이영진 밑에 있었다는 말이죠. 두 사람에 대해 조사해 보고하죠.”

“그리고 오늘 새벽에 백도현이라는 자가 명동에 있는 델리라는 바에 간 일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바에서 만난 사람을 찾아 신상을 조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정보가 나올 때마다 바로 제 휴대폰으로 알려주셨으면 해요.”

“그렇게 하죠.”


연수가 아파트를 나가자 지한은 거실 창으로 다가가 한강을 내려다보았다. 조용히 흐르는 한강의 물결과 달리 다리 위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차들을 보며 지한은 중얼거렸다.


“최석현과 박진기는 민 탐정 살해와도 관련이 있으니 일이 진행되는 것을 봐야겠지만 백도현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대비하고 있어야겠지.”



*



연우는 지하 1층에 있는 ‘환타지아’ 성인 오락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디선가 들리는 묘한 소리를 귓등으로 흘리며 연우는 슬롯 머신 게임기로 향했다. 문신이 있는 목덜미까지 오는 파마를 뒤로 넘기고 귀에 피어싱을 한 남자가 게임기 레버를 당기고 있었다. 남자의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불붙인 담배가 끼워져 있었다.


“기관지가 안 좋다고 하더니 아직도 담배를 피우냐?”


옆에 있는 슬롯 머신 게임기 앞에 앉으며 연우는 남자에게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처럼 말을 걸었다. 파마머리 남자는 연우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어, 연우 형님.”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 좀 끊어야지.”

“그래야 하는데 맘처럼 담배 끊는 게 쉬워야 말이죠. 근데 형님이 나에게 잔소리하려고 여긴 온 건 아닐 텐데. 오늘은 뭘 알고 싶어서 온 겁니까?”

“너, 이영진이라는 사람이 데리고 있던 애들에 대해 좀 알고 있는 게 있냐?”

“어, 형님, 그쪽과도 일하시게요? 근데 그러기엔 늦었습니다. 누가 지난밤에 그쪽 애들 싹 다 쓸어갔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경찰서 유치장에서 진기를 봤다는 녀석은 있어요.”

“진기? 박진기?”

“예. 진기가 싸움이 나면 눈깔이 휙 돌아서 미친 듯이 날뛰거든요. 그게 마음에 들었는지 영진이 진기를 옆에 두고 이것저것 시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녀석은 컨트롤하기 어렵지 않냐?”

“그렇긴 하죠. 그래서 요즘은 영진이 최석현을 더 신뢰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유치장에 있었던 녀석 말로는 최석현과 박진기 사이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최석현이 박진기와 사이가 안 좋아 보이더라고? 흠......., 일단 최석현이라는 녀석에 대해 좀 털어 놔봐.”

“에이, 형님도 공짜 좋아하신다. 뭐 좀 혓바닥에 기름칠도 해가며 물어보셔야지 이렇게 맨입으로......”


연수는 자켓 호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파마머리 남자의 손에 쥐여주었다. 흰 봉투 안을 확인한 파마머리 남자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어렸다.



*




서초 경찰서에 전화를 거니 박 형사가 지한의 전화를 받았다.


“박 형사님, 민우현 탐정 교살 용의자 두 사람이 인천 경찰서에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 용의자들이 제가 녹음한 것을 듣고 단지 저를 협박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면서 내용을 부정하고 있어요.”

“그래요?”


지한은 인천 경찰서 서 형사에게서 들은 내용을 박 형사에게 들려주었다. 그 말을 듣고 박 형사는 기가 막혀서 입을 반쯤 벌렸다. 박 형사는 얼굴과 목에 상처와 멍이 난 채 자신들에게 녹음 이야기했던 지한을 떠올렸다.


“지한 씨, 괜찮아요?”

“예?”

“그자들이 지한 씨에게 저지른 죄가 큰데 거짓말로 지한 씨는 단지 말려들었을 뿐이라 한 거 말입니다.”

“아, 그거요.......”


지한 역시 서 형사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을 대는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그보다 백도현이 이번 일에서 무사히 빠져나갈까 그게 더 마음 쓰였다.


“그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든 죄를 부정하든 어쨌든 현행범으로 잡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자신들이 한 짓에 대해 처벌을 받을 테죠. 하지만 이 일의 주범인 백도현이 무사할까 싶어 화낼 마음이 들지도 않아서요.”

“그렇죠. 지한 씨의 녹음 덕분에 그들은 자신의 죄를 완전히 부정하지 못합니다. 지한 씨가 폭행 당하고 납치되는 정황이 정확히 녹음에 담겨 있으니까. 문제는 교사범을 밝히는 일이네요.”

“예. 그런데 최석현과 박진기 둘 다 백도현은 이 일과 관련 없다고 하니 제 납치를 지시했다는 것을 밝히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겠네요.”


박 형사는 생각에 잠겼다가 잠시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지한 씨는 납치 미수와 특수 폭행의 피해자이면서 민우현 탐정 제보자이기도 하니 수사 상황을 알려드릴 수 있겠네요. 지한 씨를 만난 날 인천 경찰서에 협조 요청을 했습니다. 민우현 살해 용의자 조사를 위해서요. 그래서 오늘 오후에 두 사람을 만나 구강 세포를 채취했습니다.”

“구강 세포요?”

“예. 민우현이 목멘 밧줄에서 다른 사람의 DNA가 나왔습니다. DNA가 일치하는 사람이 나오면 민우현 살해로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겁니다. 그러면 심문을 해서 백도현이 교사범이라는 진술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백도현이 달아나지 못하겠네요.”

“만약 두 사람을 저희가 데리고 오게 되면 지한 씨에게 연락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 형사는 지한에게 혼자서 참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만, 괜히 오지랖 넓은 아저씨로 보일까봐 혀끝에서 맴도는 말을 도로 집어삼켰다.


“그럼, 치료 잘 받아요.”

“예.”


지한은 한고비를 넘겼다는 심정으로 휴대폰을 탁자 위에 내려놓다가 달갑지 않은 예감이 머리를 스쳤다.


“백도현이라면 이런 상황을 그냥 넘기지는 않겠지.”




늦은 오후가 되자 지한의 휴대폰으로 연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한 씨, 현재 영진을 따르던 사람들은 모두 없어진 상태입니다. 어젯밤에 스무 명 가까운 남자들이 나타나 영진의 수하들을 어디론가 끌고 갔다고 합니다. 어디로 끌고가 그들을 어떻게 했는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인천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갔다 나온 녀석이 있는데 거기서 최석현과 박진기 봤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둘 사이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다.


‘박진기는 약 2년 전에 영진 밑으로 들어간 자입니다. 보육원 출신으로 애인과는 일 년 전에 헤어졌습니다. 진기에게 4억 정도 도박 빚이 있습니다. 도박에 눈이 돈 녀석이라 사채까지 끌어 썼더군요. 진기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꾼은 영일파를 이용해 수금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최석현에게 빚은 없었습니다. 최석현의 경우는 부모와 남동생이 용산구에 있는 다가구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애인은 명동에 있는 델리라는 이름의 바에서 마담으로 1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주민정이고 이십 대 중반입니다. 집은 명동에 있는 무지개 빌라 1동 206호입니다.’


지한은 메시지를 읽다가 중얼거렸다.


“최석현을 찾아간 사람은 이 여자겠네.”


지한의 예상대로였다.


‘새벽에 백도현이 주민정을 찾아갔습니다. 백도현이 룸에서 머문 시간은 대략 이십 분 정도입니다. 도현이 바를 나간 뒤 남자 둘이 남아서 주민정을 감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주민정이 이 남자들과 인천 경찰서로 가서 최석현을 면회했습니다. 주민정을 만난 뒤 최석현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내서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지한이 연수가 보낸 첨부파일을 열자 주민정 사진이 나왔다.


“이 짧은 시간에 최석현 애인의 사진까지 구했네.”


지한이 감탄 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릴 때 연수에게서 첨부파일이 달린 또 다른 메시지가 왔다.


‘현재 델리 바를 지켜보는 남자가 둘 있습니다. 델리바 관계자에게 살짝 알아보니 남자 둘은 백도현을 따라왔던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주민정을 찾자 필요 이상으로 경계심을 보이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 모두 주민정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혹시 델리바를 조사하실 생각이면 이 세 사람을 주의하십시오.’


첨부 파일을 누르자 델리 바 앞을 지키는 남자 둘의 모습과 한 눈에도 호스티스 티가 나는 여자 사진이 나왔다.


사진들을 보다 지한은 피식 웃었다.


“이 사람 일 처리하는 거 마음에 드는데.”


지한은 든든한 기분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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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구치소 사건 24.09.11 9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5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3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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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공략 24.09.03 13 0 12쪽
86 공략 24.09.02 11 0 11쪽
85 공략 +2 24.08.31 15 0 12쪽
» 공략 +2 24.08.30 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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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탈출 +2 24.08.20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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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위기 24.08.13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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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위기 +2 24.08.10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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