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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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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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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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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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구치소 사건

DUMMY

김형석은 서울 구치소에 들어온 첫날부터 같은 감방 수감자에게 주먹을 휘두른 진기 소식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간덩이가 부은 녀석이 들어왔군.”

“제대로 부었지. 교도관들이 달려가는 데도 수철이를 마구 때리더라고. 아주 미친놈 눈빛을 하고 말이야.”

“그런 녀석들은 초장에 잡지 않으면 다루기 힘들어지지.”

“그렇긴 하지. 그렇다고 문제 일으키는 녀석들에게 직접 손댈 수 없지. 그랬다간 당장 소장님이 펄쩍 뛸 테니까.”


그 말을 듣고 형석이 입안이 써서 얼굴을 찌푸렸다. 책상 앞에 앉아 있으려니 답답하기만 해서 형석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한 바퀴 돌고 오지. 새로 들어온 녀석들 얼굴도 좀 보고 말이야.”

“어.”


저녁때여서 수감자 대부분은 감방에 들어가 있었다. 형석에게 새로운 수감자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었다. 어차피 죄지은 놈들이 구치소에 들어왔다 나갔다 할 뿐이었다.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형석이기에 구치소내 규율을 어기는 놈들만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진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손봐주고 싶어 온몸이 근질근질했다.


그래서 형석은 진기가 있는 감방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얼굴과 팔에 멍이 든 수철은 진기 반대쪽에 앉아 덩치에 맞지 않게 진기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수철을 따라다니던 두 녀석은 수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진기가 불편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세 사람과 달리 진기는 여유롭게 반쯤 누워서 성인잡지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자신을 쳐다보는 형석과 눈이 마주쳤다.


진기는 교도관이 자신을 유심하게 보고 있어 속으로 뜨끔했다. 어차피 장 변호사 도움을 받고 교도소에서 2, 3년 살다 나오면 될 것이다. 운이 좋으면 더 짧게 살다 나올 수도 있었다. 진기에게 구치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일 뿐이었다. 그래서 전혀 쫄지 않은 눈빛으로 형석을 쳐다보았다. 형석은 자신 앞에서 기죽지 않는 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구나 진기는 교도관 눈치를 보고 홀딱 벗은 여자가 나온 잡지를 덮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 건전하지 못한 거는 여기서 보지 마라.”


형석은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진기에게 경고 조로 말했다. 진기는 대답하지 않고 느릿하게 잡지를 덮었다.


‘건방진 녀석.’


형석은 진기의 행동에 부아가 치밀었지만, 인내심을 발휘해 감방 철창에서 떨어졌다. 다시 수감자와 문제를 일으켜서 소장실로 불러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




민재는 진기가 수감 된 다음 날 서울 구치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면회실에서 강민성과 이명호를 만났다.


“민기 그 자식 아주 첫날부터 제대로 사고 쳤습니다.”

“사고 치다니?”

“말 들어보니까 감방에 들어가자마자 수철이라는 덩치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찼다고 합니다.”

“첫날부터 감방 동료에게 폭력을 썼다라......”

“수철을 제압해두면 앞으로 생활이 아주 편해지긴 하지만요.”


민성이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역시 소문대로 다루기 골치 아픈 녀석이군. 뭐, 덕분에 일을 빨리 끝낼 수도 있겠어.”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이 할 일이 뭡니까?”


이번에는 명호가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김형석이 근무할 때 최대한 진기 녀석을 도발하면 돼. 형석이 열 받아서 진기 녀석을 독방으로 보내면 되거든.”


도현의 말을 듣고 민성이 히죽 웃었다.


“사실 옛날에야 독방이 벌 받는 곳이지 요즘은 그것도 아닙니다. 서울 구치소 독방은 유명 인사들이 어가는 숙소 같은 곳이죠. 개인용 책상, 매트리스, 세면대, 변기, 이불, 배게....... 무슨 감방이 아니라 호텔 같다니까요.”

“그렇긴 하지. 중요한 건 진기가 다른 사람들과 철저히 분리된 곳에 혼자 있어야 한다는 거지.”


민재는 두 사람에게 계획을 말해주었다.


“실수 없이 잘 해내도록 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일로 짭짤하게 얻을 수 있는데 실수할 리가 있겠습니까.”


명호의 말에 민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



재진이 소개한 아파트 근처 커피숍에서 지한은 박 형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지한은 진기 면회를 앞둔 장 변호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한 씨, 현주 씨 사망 추정 시간이 나왔습니다.”


그 말에 지한은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래요? 익사 시체이어서 언제 사망했을지 밝히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거든요.”

“물속에서 부패한 시체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죠. 현주 씨는 4월 21일부터 자취를 감췄다는 신고가 있었죠. 현주 씨의 대장에만 음식물이 조금 남아있었죠. 즉, 사망하기 전 대략 하루 정도 어딘가에 감금되어 있었을 겁니다. 즉, 사망 추정 시간은 4월 22일 자정 넘은 시간이라고 추정할 수 있죠.”

“현주 씨의 애인인 형섭이 교통사고를 당한 건 4월 22일 새벽입니다. 그렇다면 현주 씨는 교통사고 이전에 납치되었다는 말이네요.”

“한 가지 희소식이 있는데 현주 씨를 태우고 마포대교로 갔던 차를 찾아냈습니다. 대포차였고 차 안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어서 크게 증거가 나온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소소하게 나온 것을 지금 분석하고 있어요.”


지한은 박 형사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시 입을 열었다.


“박 형사님, 혹시 그 대포차 번호를 좀 알 수 있을까요? 확인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그래요. 상대는 백도현이니까 뭔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지한은 냅킨에 박 형사가 불러준 대포차 번호를 적었다.


“그럼, 지한 씨. 뭔가 정보를 얻게 되면 공유 부탁해요.”

“예.”


지한은 전화를 끊으며 박 형사가 자신에게 백도현 사건과 관련해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이제 뭔가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네요.”


지한 옆에 앉은 재진이 불쑥 입을 열었다.


“예. 백도현과 관련한 증거를 찾을 수 있다면 진기의 증언이 더욱 힘을 얻을 겁니다.”


지한은 마침 카페로 들어서는 장 변호사를 보며 말했다.


“장 변호사님이 믿음을 줄수록 진기에게서 더욱 빨리 증언을 끌어낼 수 있겠죠.”



*



철창으로 둘러싼 운동장에 나갔을 때 명호는 어렵지 않게 진기를 찾을 수 있었다. 진기는 벤치에 거만한 자세로 앉아 성인잡지를 보고 있었다. 마치 진기가 교도관인 것처럼 다른 수감자들은 신경도 안 쓴다는 듯한 자세였다. 수철이 감방 동료 두 명과 함께 꽤 떨어진 곳에 있어도 진기의 눈치를 보는 게 명호의 눈에 보였다.


“건방진 새끼.”


명호가 잇새로 침을 뱉으며 중얼거렸다. 명호 옆에서 쭈그려 앉은 채 진기를 보던 민성이 말했다.


“지금은 아니야. 형석이 순시를 돌 때 녀석이 난리를 쳐야지. 형석이 녀석을 고깝게 보도록 말이야.”


민성은 교도관이 철창 밖으로 교도관실을 힐긋 쳐다보았다.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의 기대대로 교도관실의 문이 열리자 민성이 몸을 일으켰다. 명호는 먼저 진기가 있는 곳으로 어슬렁거리며 걸어갔다. 그 뒤를 민성 역시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건들거리며 따라갔다.


명호가 실수인 척 진기가 보는 잡지를 툭 치고 지나갔다. 진기는 눈을 치켜뜨고 명호를 꼬나보았다.


“이런, 형씨가 책 읽는 것을 방해했네. 이거 좀 미안네.”


명호가 이죽거리며 말하자 진기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새끼가 눈깔이 삐었나?”


그러자 민성이 진기와 명호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 새끼, 말 이쁘게 하네?”


민성이 실실 웃으며 말하자 열받은 진기가 냅다 민성의 배로 주먹을 날렸다. 진기의 주먹을 민성은 일부러 맞았다. 그러고는 과장되게 허리를 구부리고 배를 부여잡았다.


“아이고, 내 배야!”


민성이 과장되게 꾸며낸 목소리로 소리치자 운동장 안의 수감자들이 모두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 명호는 두 팔로 진기의 어깨를 밀었다.


“뭐야, 이 새끼”


진기는 대뜸 명호의 얼굴로 주먹을 날렸다. 간발의 차로 피한 명호가 진기의 배로 발을 냅다 걷어찼다. 명호의 발차기는 진기의 옆구리를 스쳐 지나갔다. 진기는 머리끝까지 빡쳐서 주먹으로 명호의 얼굴과 가슴을 연타로 내리쳤다. 민성이 진기에게 달려들어 옆구리로 주먹을 날렸다. 진기는 이제 코피를 흘리는 명호를 놔두고 민성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삐빅!”


형석이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왔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교도관실에서 교도관이 세 명 더 뛰어나왔다.


“그만해!”


형석이 날카롭게 소리쳤지만, 진기는 계속 민성의 얼굴로 주먹을 날렸다. 민성은 간신히 진기의 주먹을 피하는 척 뒤로 물러서며 비틀거렸다. 진기가 다시 민성에게 달려들자 형석이 교도봉으로 진기의 어깨를 내리쳤다. 진기는 뒤돌아 사나운 얼굴로 형석을 노려보았다.


“그만하라고 했다.”


형석 역시 사납게 진기를 노려보았다. 그러는 사이 교도관 둘이 진기와 민성 사이에 끼어들었다. 민성은 교도관이 들으라는 듯이 끙끙 앓다가 소리쳤다.


“김 교도관님, 저 새끼가 먼저 때렸습니다!”


신입 교도관이 진기의 팔을 잡자 진기가 거칠게 교도관의 팔을 뿌리쳤다.


“이 자식이!”


형석이 진기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아올렸다.


“니 녀석이 바깥에서 개망나니로 살았더라도 여기선 안 통한다.”

“이거 놔!”


진기가 자신의 팔마저 뿌리치려 하자 형석은 멱살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니 녀석에게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겠어.”


형석은 다른 교도관들에게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교육이 필요한 녀석들이니까 독방에 가둬야겠어.”


교도관 셋은 형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보고 민성이 하소연하듯 말했다.


“김 교도관님, 저 새끼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요! 그냥 살짝 부딪쳐서 미안하다고 했는데도 주먹을 날렸다니깐요!”


그러자 민성의 팔을 붙잡은 교도관이 민성을 나무랐다.


“시끄러워! 너도 똑같은 녀석이야.”


형석이 진기의 팔을 붙들고 앞장서려 하자 진기가 다시 버둥거렸다.


“이거 놔!”


형석이 잇몸이 드러날 정도로 이를 갈며 진기에게 말했다.


“특수 폭행으로 재판장님 보고 싶은가 보지?”


그 말에 진기는 버둥거리는 것을 멈췄다. 특수 폭행죄가 붙으면 절대 유리할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명호가 소매로 코를 막고 있는데도 피가 새어 나왔다. 명호의 붙잡은 교도관이 혀를 찼다.


“쯧쯧, 의무실부터 가야겠네.”


그 소리를 듣고 명호는 민성과 눈이 마주쳤다. 민성은 보일락 말락 입가를 살짝 끌어올렸다.


진기가 먼저 끌려가고 민성이 그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감방으로 향할 때 명호는 일부러 더욱 아픈 표정을 지으며 교도관을 따라 의무실로 향했다. 복도를 걸어가면서 명호는 교도관에게 말했다.


“이 교도관님, 아까 그 자식이 때려서 입안이 부은 것 같아요. 그래서 주방 이모 특식을 먹었으면 하거든요.”

“너는 구치소에 호의호식하러 왔냐? 무슨 특식 타령이야?”

“진짜라니깐요. 주방 이모 특식처럼 부드러운 게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은데.”

“엄살은. 알았다. 주방에 말해놓지.”

“고맙습니다, 이 교도관님.”


명호는 안심했다는 표정을 지은 채 교도관을 따라 의무실로 들어갔다.



이 교도관에게서 명호의 말을 전해 들은 종길은 개인 사물함으로 가서 가방에서 손바닥 만한 종이봉투를 꺼냈다. 종이봉투는 민재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종길은 봉투를 앞치마 호주머니에 넣고 무덤덤한 얼굴로 교도소 주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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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 구치소 사건 24.09.09 16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3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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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공략 24.09.02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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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위기 24.08.13 19 0 12쪽
71 위기 +2 24.08.12 19 0 13쪽
70 위기 +2 24.08.10 20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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