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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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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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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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사건

DUMMY

장민호 변호사는 곤란한 심정이 되었다.


“박진기 씨가 교도소 내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고요?”


그는 눈앞에 있는 서울 교도소 교도관에게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진기가 재소자 두 명을 마구잡이로 때렸습니다. 교도소를 소란하게 만들고 폭력을 쓴 벌로 지금 독방에 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날에 면회를 와주셨으면 합니다.”

“허, 이거 참.”


장 변호사는 지한에게 진기의 성격에 대해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교도소에 수감된 지 이틀 만에 문제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 아무리 변호사라도 교도소의 처분과 맞서 싸워가며 진기를 면회할 수는 없었다. 장 변호사는 씁쓸한 얼굴로 교도관실을 나왔다.


서울 구치소를 나온 장 변호사는 지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한과 연결되자 장 변호사는 진기가 벌인 일을 알려주었다.


“진기가 독방으로 갔네요.”


진기의 성격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지한은 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면 자신에게 불리할 거라는 것을 알 텐데 제어가 안 되나 봅니다.”

“변호사님, 제가 대신 죄송합니다.”

“지한 씨가 죄송할 게 있나요. 어쨌든 사흘 정도 진기가 독방에 있을 거라 하니 3일 뒤에 면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예.”


지한은 답답한 마음으로 휴대폰을 책상 위에 올렸다. 생각지도 못하게 일이 자꾸 미뤄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




교도소에 몇 번 들락거린 적이 있는 진기에게 독방은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이영진 밑에서 일할 때 나이 많은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옛날에는 독방행이 교도관이 주는 형벌이었다고 했다. 작은 공간에 갇혀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사람을 보지도 말을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독방에 갇히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었다. 교도소에서도 사생활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주로 그랬다.


‘뭐, 며칠 심심한 거 참으면 되지.’


진기는 바닥에 팔베개를 한 채 드러누웠다. 그러나 5분도 되지 않아 결심이 흔들렸다. 진기는 주위가 유독 조용하다고 생각했다. 이영진 밑에서 일할 때도 교도소나 형무소에 와서도 여러사람들 속에서 움직였다. 그래서 일부러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그 김형진이라는 새끼는 인상부터 만만치 않던데. 밖에서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녀석이지만 문제는 녀석이 교도관이라는 거야. 오늘 일은 장 변호사가 잘 해결해주겠지만 웬만하면 녀석과 부딪치지 말아야겠어.”


자신을 노려보던 형진을 떠올리자 진기는 다시 울컥했다.


“새끼, 언제 제대로 한 번 본때를 보여 주고 싶은데 그럴듯한 방법이......”


조용하던 감방 밖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진기는 말을 멈추고 바닥에서 벌떡 일어섰다. 혹시 형석이 왔나 싶었다. 발소리가 독방 앞에 멈추고 다음 순간 배식구의 조그마한 문이 열렸다.


“박진기, 저녁이다.”


배식구를 통과해 음식이 담긴 식판이 독방으로 들어왔다. 진기는 식판을 책상 위에 올렸다. 교도소 음식치고 잘 나온 편이었다. 국도 소고기가 들어간 국인데다 돼지 불백으로 보이는 반찬도 있었다. 음식을 보자 진기는 배가 고픈 것을 느끼고 수저를 들었다.


열심히 고기볶음을 퍼먹던 진기는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진기는 젓가락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목을 움켜잡았다.


“헉......헉.....”


진기는 자신 앞에 놓인 음식을 보았다. 이들 음식 중 땅콩이 들어갔다는 것을 진기는 알아챘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책상에서 일어섰지만, 감방문에 닿기도 전에 진기는 바닥에 쓰러졌다. 기도가 점점 조여들고 온몬에 식은땀이 났다. 진기는 필사적으로 감방문으로 기었다. 간신히 감방문에 도착한 진기는 주먹으로 감방문을 쳤다.


“여..... 여기..... 살려.....줘......”


진기는 헐떡이며 문을 두드렸지만, 독방으로 다가오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래도 진기는 필사적으로 독방 문을 두드렸다.


“.....숨을.....못....쉬......”


독방 문을 두드리는 진기의 주먹에서 점차 힘이 빠졌다. 진기는 목을 쥐고 바닥에서 버둥거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기의 움직임이 점차 느려졌다. 쌕쌕거리며 짧은 숨을 들이쉬고 뱉던 진기는 어느 순간 입을 벌린 채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



“아니, 뭐라고요?”


박 형사는 소스라차게 놀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박진기가...... 죽었다고고요? 아니, 대체 왜......”


박 형사는 말을 잇지 못하고 상대 교도관의 말만 듣고 있었다.


“그게...... 어젯밤 순시를 돌 때 독방에서 숨진 채 바닥에 쓰러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독방이라고요?”

“예. 박진기는 교도소에 들어온 첫날부터 같은 방 재소자에게 폭력을 썼습니다. 어제도 또 다른 재소자 둘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습니다. 말로 해서는 교화가 안 되겠다 싶어 진기를 독방으로 보냈습니다. 순시를 돌기 전까지 음식을 배식하는 사람 말고는 아무도 그 독방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사인은 뭡니까? 혹시 진기가 심장마비로 그렇게 된 겁니까?”

“부검을 해봐야 정확한 사인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음식물에 독이 들었는지 검사를 했지만 전혀 걸리는 것이 없었습니다.”

“독극물 검사를 했다고요? 아니, 왜요?”

“진기는 저녁 밥을 먹던 중에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아니, 그런......”


박 형사는 진기의 사인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박 형사 앞으로 한 형사가 굳은 얼굴로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박 형사는 여전히 아무 말도 못하고 수화기를 한 형사에게 넘겼다.


“한수혁 형삽니다. 진기가 교도소 들어가고 나서 일어난 일을 죄다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아, 예......”


교도관은 진기가 감방을 배정받은 뒤 감방 동료들에게 폭력을 쓴 것부터 김형석이 진기를 독방에 넣을 때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한 형사에게 전해주었다.

박 형사는 전화를 끊은 뒤에도 좀처럼 전화기 앞을 떠나지 못했다.


‘이것을 어떻게 전하지? 백도현에 대한 진술을 얻기 위해 지한 씨가 자기 억울한 것까지 참아가며 애써왔는데.’


박 형사가 수화기를 들지 못하자 한 형사가 불쑥 입을 열었다.


“내가 대신 지한 씨에게 말해줘?”


박 형사는 고개를 저었다. 한 형사는 무언가를 차분히 전하는 데 서툴렀다. 이야기를 하다가도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거나 설명의 디테일을 빼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는 경우가 흔했다.


박 형사는 결심을 굳히고 지한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지한은 아침 일찍 박 형사에게서 들은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지한 씨, 괜찮습니까?”


지한이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박 형사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박 형사님, 구치소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박 형사는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지한이 억지로 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도 박 형사는 이럴 때 지한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정확한 사실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한 형사에게 들은 그대로 전해주었다.


“박 형사님, 죄송한데요. 지금은 끊었다가 나중에 다시 전화 걸어도 될까요?”


박 형사의 말이 끝나고도 몇 분이 더 흐르고 나서 지한이 입을 열었다.


“그래요. 지한 씨가 원할 때 얼마든지 전화해요.”


지한은 화가 나서 열이 받는 중에도 박 형사가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는 것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지한은 답답한 심정에 괜히 집안을 어슬렁거렸다. 화가 나는데도 밖을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만큼 싫었던 적도 없었다.


구치소에서 있었던 일을 듣는 동안 지한은 진기에게 일어난 일이 도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진기의 성격상 첫날 같은 감방 재소자들에게 폭력을 쓴 건 이해되었다. 물론 절대로 용서할 만한 행동은 아니지만, 무리 중에서 가장 강한 자를 제압하면 교도소 감방 안에서는 편히 지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둘째 날 진기와 알지도 못했던 자들이 진기와 싸움 난 것은 단순한 우연 같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 일 때문에 진기가 독방에 갇힌 셈이 되었으니까.


“뭔가가 있어. 만약 진기가 독방에 갇히지 않았다면 심장마비가 와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거라고. 도움받을 수 없게 독방에 갇힌 날 하필 일이 생겼다면 절대 우연이 아니지.”


지한은 박 형사에게 전화했다. 할 일이 생기자 끓어올랐던 화도 가라앉았다.


“어, 지한 씨.”

“박 형사님,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있는데요.”

“그게 뭔가요?”

“진기가 교도소에 들어간 날을 전후로 그곳 CCTV를 볼 수 있을까요?”

“CCTV요?”

“예. 만약 이 일이 백도현과 관련 있는 거라면 그자가 부리는 자가 구치소를 오가지 않았을까 해서요.”

“......그럴 수 있겠네요.”

“상황이 너무 맞아 떨어집니다.”

“예?”


지한은 자신이 품었던 의혹을 박 형사에게 털어놓았다.


“.....말이 되네요. 그럼, 지한 씨가 말한 대로 서울 구치소 CCTV를 봐야겠네요. 그런데 나와 한 형사는 백도현과 관련된 자들을 잘 모릅니다. 혹시 지한 씨나 알만한 사람이 있을까요?”


박 형사는 조심스럽게 도움을 요청했다. 도현이 조폭을 고용해가며 지한을 납치하려 한 데는 이유를 인천 경찰서의 서 형사에게 들었다. FN이라는 회사 내에 세력 다툼이 있었고 그 한 축이 도현이 있는 세력이었다. 지한이 회사와 관련된 일이기에 자세히 말하는 것을 피해서 자신들은 그 정도만 알고 있었다.


“저도 그다지 알고 있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서울 구치소 CCTV를 확보하는 데로 전화하죠.”

“예.”


지한은 재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재진 씨, 우진 씨와 준구 씨에게 도움받고 싶은 게 있는데요.”


재진은 이유가 뭔지 묻지 않았다.


“언제 두 녀석을 데리고 오면 됩니까?”

“곧 두 사람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알겠습니다.”



지한은 늦은 오후가 되어 박 형사에게서 다시 전화를 받았다.


“지한 씨, 서울 교도소 CCTV를 확보했습니다.”

“그럼, 서초 경찰서로 출발할게요.”

“그래요.”


지한은 번거롭다고 생각하며 다시 재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재진이 전화를 받자 지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서초 경찰서로 가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지한 씨 데리러 가죠.”


재진을 기다리는 동안 지한은 가볍게 툴툴거렸다.


“참,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하는지. 혼자서 외출도 못하는 게 이리 불편할 줄이야.”


초인종 소리가 나서 몸을 일으킬 때 지한의 머릿속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되겠어.”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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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페이퍼 컴퍼니 24.09.16 6 0 12쪽
95 구치소 사건 24.09.14 5 0 12쪽
94 구치소 사건 24.09.13 9 1 12쪽
93 구치소 사건 24.09.11 9 1 11쪽
»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5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2 1 12쪽
89 공략 +2 24.09.06 12 1 12쪽
88 공략 24.09.04 13 0 12쪽
87 공략 24.09.03 13 0 12쪽
86 공략 24.09.02 11 0 11쪽
85 공략 +2 24.08.31 15 0 12쪽
84 공략 +2 24.08.30 13 0 11쪽
83 수사 24.08.28 14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6 0 12쪽
81 수사 시작 +3 24.08.26 19 0 12쪽
80 탈출 24.08.24 20 0 12쪽
79 탈출 24.08.23 15 0 11쪽
78 탈출 24.08.21 18 0 12쪽
77 탈출 +2 24.08.20 16 0 12쪽
76 대결 24.08.19 16 0 12쪽
75 대결 24.08.17 21 0 12쪽
74 대결 +3 24.08.16 21 0 13쪽
73 위기 +2 24.08.14 17 0 12쪽
72 위기 24.08.13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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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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