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847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9.14 23:20
조회
5
추천
0
글자
12쪽

구치소 사건

DUMMY

강 비서는 다급한 마음을 억누르며 되도록 침착한 심정으로 진성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권 작가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


진성은 회계 보고서에서 눈을 떼고 강 비서를 쳐다보았다.


“권 작가님, 방금 서초 경찰서에서 나온 형사들이 와서 백 실장님을 체포해 갔습니다.”

“뭐?”


진성은 미간을 찌푸리고 강 비서를 쳐다보았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백 실장이 왜? 걸리는 건 하나 없는데.”


진성은 강 비서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도현의 사무실로 이어지는 단축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몇 분이나 지나도 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진성은 이제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경찰 말로는 장민재를 자신을 살해하려고 백 실장님이 교사했다고 진술했답니다.”

“장민재가 백 실장을 살해 교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니. 그자는 분명......”


진성은 심호흡한 뒤 겨우 침착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강 비서, 서초 경찰서로 사람을 보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알아오라고 해.”

“예.”


강 비서가 나가고 난 뒤 진성은 잠시 굳은 듯이 앉아 있다가 전화기로 손을 뻗었다.



*




도현은 여전히 의심 가득한 얼굴로 취조실에 앉아 있었다.


“형사님들이 무슨 오해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장민재가 본인의 살해 교사범으로 나를 지목했다니 말이 안 됩니다.”

“왜 말이 안 됩니까? 장민재가 죽었으니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겁니까?”


박 형사의 말에 도현은 피식 웃었다.


“유도심문하는군요. 실망입니다. 대한민국 형사님들이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수사를 하면 억울한 사람만 나오지 않겠습니까?”

“억울한 사람? 당신 손에 몇 명이 희생됐는데 자신이 억울하다니.”


한 형사가 도현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한 형사는 조금 전부터 자신이 마치 두 형사에게서 수사 보고 받는 경찰 서장처럼 느긋하게 앉아 있는 도현의 모습에 열을 받아있었다.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고 있는 사람은 박 형사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은 아무래도 직접 보지 않으면 입을 열지 않겠네요.”


박 형사는 취조실 밖과 연결된 스피커 버튼을 눌렀다.


“황 형사, 보여드려.”


그러자 취조실 밖 유리창이 밝아지더니 황 형사와 장민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민재의 모습을 보고 도현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지만, 곧 이를 악물고 더 이상 동요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노려보는 민재를 태연하게 쳐다보았다.


“그렇군요. 제가 헛소문을 들었던 거네요. 장민재가 죽었다는 그런 헛소문을요.”


민재에게서 눈을 떼서 두 형사를 번갈아 쳐다보며 도현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분 형사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일단 제 변호사가 오면 형사님들 질문에 응해드리죠. 지금 있는 오해에 더 망상을 더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도현을 보고 한 형사가 코웃음을 쳤다.


“변호사라고? 그게 당신 맘대로 될까?”


그 말에 도현은 무슨 말이냐는 듯이 한 형사를 쳐다보았다. 한 형사는 속에서 올라오는 말을 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었다.


‘이자에게 굳이 지한 씨가 해준 말을 할 필요가 없겠지.’


도현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한 형사는 여유롭게 미소 지은 뒤 입을 열었다.


“우리도 급할 건 없지. 당신과는 해야 할 이야기가 많으니까. 장민재 교사 사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박진기 살해 교사와 강현주 살해도 당신이 대답해야 하니까.”


한 형사의 도발에도 도현은 엷은 미소마저 지은 채 동요 없이 형사들의 시선을 받아내고 있었다.



취조실을 나와 다시 유치장으로 향하면서 민재는 속에서 분노가 차오르고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도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민재를 보고 있었다. 자신을 보고서도 도현은 목소리를 조금도 떨지 않았다.


‘악마 같은 자식. 내가 손에 피 묻혀 가며 몇 년이나 지 밑에서 충성해왔는데 나를 죽이려 해? 지옥으로 쫓아가서라도 널 절대 가만 안 둘거다!’


민재를 차 안으로 밀어 넣은 남자들이 열어둔 창문으로 호수의 물이 콸콸 들어올 때 민재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안전띠는 풀렸지만 차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숨을 쉬기 위해 고개를 차 천장으로 젖히고 버둥거릴 때 민재는 첨벙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는 누군가 차 창문을 깨고 민재를 몸을 밖으로 끌어당겼다. 그 과정이 민재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다이버들이 민재를 호수 밖으로 끌어올리고 두 형사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서야 민재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할아버지?”


진성은 경악한 얼굴로 길수를 쳐다보았다.


“백 실장에게 변호사를 붙이지 않겠다니요?”


진성이 마치 따지기라도 하듯 물었지만 길수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차를 마신 뒤 찻잔을 탁자 위로 내려놓았다.


“권 작가, 왜 이리 감정적이지? 평소 냉철하던 모습은 어디 내팽개친 거야?”


길수는 화가 나거나 회장으로서 권위를 세울 때 진성을 권 작가라고 불렀다.


“예?”

“네가 백 실장과 꽤 오래 부린 건 안다. 그동안 백 실장과 인간적인 정이 쌓일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 너는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너답지 않게 지금 상황 판단도 못 하고 있어.”


길수가 거칠게 혀를 찼다.


“상황 판단을 못 한다고요?”

“그래. 백 실장이 네 지시로 그 일들을 해왔다면 어쩔 셈이냐? 그런 식으로 알려지면 누가 너와 일하려고 하지? 너와 연결되면 바로 사람들 입방아에 오를 텐데? 아무리 내가 있다고 해도 회사 주주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냐? 거기다 김 이사는 이번 일로 아주 벼르고 있을거다.”

“김 이사가요?”


길수는 응접실 밖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 이 비서. 내 서재로 가서 책상 서랍 두 번째 칸 맨 위에 있는 서류 좀 가져와.”

“예, 회장님.”


이 비서의 발소리가 응접실에서 멀어지자 길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백 실장과 오래 일해서 마음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때로는 그런 마음도 잘라내야 하는 거야. 그래서 백 실장도 자신이 부리던 민재를 잘라낸 거니까. 어째 넌 변한 게 없냐? 서 작가도 그렇게 허술하게 처리하더니.”


진성은 의아한 얼굴로 길수를 쳐다보았다. 처음에 길수가 현수를 입에 올릴 때 진성은 크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현수에 대한 소문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다. 하지만 지금 길수의 말은 그냥 넘기기 어려웠다. 현수를 허술하게 처리했다니? 그 말속에 담긴 뉘앙스가 묘했다.


이 비서가 응접실로 들어와 서류를 길수 앞에 놓았다. 길수는 서류를 진성에게 건네주었다.


“보면 알 거다. 김 이사가 어떤 일을 하고 건지.”


길수가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FN 자금을 빼돌리는 것을 명훈이 조사하는 정황을 발견했다는 보고서를 보고 진성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할아......, 아니, 회장님. 김 이사가 어떻게 이걸 알았을까요?”

“회계 쪽에 있는 누군가가 일러바친 거겠지.”

“회계 쪽요?”

“자, 어떠냐? 이래도 지금 허점을 드러낼 때라 생각하느냐? 다음 이사회 총회까지 보름도 안 남았어. 그때를 노리고 김 이사가 이걸 터트리면? 게다가 회계 장부에는......”


길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내 말을 이해하겠지?”


길수의 말에 진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회장님.”



길수의 집을 나와 운전수가 대기하고 있는 차에 올라탄 진성은 자신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 비서, 사람을 시켜서 김 이사에 대해 알아보라고 해. 할아버지는 김 이사에게 비밀 회계 장부 들킨 것을 초조해하고 있었어. 회계 장부 내용 중 할아버지가 걸리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걸 먼저 알았으면 좋겠어.”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힐긋 보며 진성은 명훈을 떠올렸다. 길수가 저렇게나 경계하고 있으니 명훈의 약점을 미리 잡아놓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서현수 작가와 할아버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라고 해. 특히 서 작가가 회사를 나간 뒤 할아버지와 관련된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조사했으면 해.”

“알겠습니다, 권 작가님.”

“그리고......”


진성은 현재 유치장에 있을 도현을 떠올렸다. 경찰은 도현을 박진기 살해 교사와 현주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한다. 도현의 말과는 달리 상황이 꼬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비서에게 그 조사를 시키려고 했다. 진성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쉬며 말했다.


“되도록 빨리 조사해서 보고하도록 해.”


진성은 비서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계속 휴대폰을 들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았다.


“이제 도현은 내게 없는 사람이다.”


진성은 결심을 굳힌 듯 바깥 풍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운전사의 귀가 잠시 움찔했지만, 운전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지한은 박 형사에게서 전화를 받고 조금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순순히 자신의 죄를 인정 안 할거라 생각했지만, 자신이 죽이려 했던 사람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았다니 뭔가 좀 그렇네요.”

“그 정도 강심장이니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고 살해 지시를 내리는 거겠죠.”

“그렇겠네요.”

“그런데 그쪽에서 변호사를 붙이지 않을 것은 맞겠죠? 백도현은 변호사를 기대하고 있던데.”

“예. 그자들은 백도현이 한 짓은 자신과 아무 관련 없다고 할 겁니다. 당연히 변호사도 붙여주지 않고요. 백도현에게는 다른 가족이나 친지도 없으니 변호사를 고용할 사람도 없고요.”

“......친구가 없다면 이제 국선 변호사만이 남겠네요.”

“예. 참, 박 형사님, 백도현을 잘 지켜봐 주세요. 그자가 죗값을 치르지 않고 스스로 도망치게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놔둘 순 없죠. 걱정말아요. 그자를 계속 지켜볼 테니. 그리고 지한 씨, 만약 우리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요. 지한 씨 도움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쉽게 사건을 풀지 못했을 겁니다.”

“예.”


지한은 전화를 끊고 조금 전부터 계속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재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왜 그러세요? 계속 저를 쳐다보시던데.”

“죄송합니다. 그냥 습관입니다.”


자신의 말에 납득한 표정을 짓는 지한을 보고 재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야. 그 사람들이 어떻게 나올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


지한은 뭔가를 따져보고는 다시 재진을 쳐다보았다.


“이제 회사로 돌아가는 게 좋겠네요.”

“백도현이 체포됐으니 이제 위험 요소는 없겠네요.”

“글쎄요.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진 않은데요.”


재진은 무슨 말이냐는 듯이 쳐다봤지만 지한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위험이 사라진 것 같지 않다면서 회사로 돌아가야겠다고요?”

“여기서는 저들이 어떻게 나올지 살피기 아무래도 어려워서요.”


지한은 진성과 길수를 생각하며 슬쩍 미소마저 지으며 말했다. 그 모습에 재진은 다시 속으로 중얼거렸다.


‘안전한 곳에 머물 사람은 아닌 것은 알았지만...... 뭐, 덕분에 경호하는 게 심심하지 않기는 하지.’


재진은 지한의 일에 이제 마음 편하게 가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어디선가 온 문자를 확인한 지한이 박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하는 말에 표정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박 형사님, 조금 전에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하셨죠? 사실 제가 마음에 두고 있던 사건이 있는데요. 약 6개월 전에 있었던 서현수 자살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싶습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금요일에 97 편 올리겠습니다. 24.09.16 1 0 -
96 페이퍼 컴퍼니 24.09.16 6 0 12쪽
» 구치소 사건 24.09.14 6 0 12쪽
94 구치소 사건 24.09.13 10 1 12쪽
93 구치소 사건 24.09.11 10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5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3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3 0 12쪽
87 공략 24.09.03 13 0 12쪽
86 공략 24.09.02 11 0 11쪽
85 공략 +2 24.08.31 16 0 12쪽
84 공략 +2 24.08.30 14 0 11쪽
83 수사 24.08.28 15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6 0 12쪽
81 수사 시작 +3 24.08.26 19 0 12쪽
80 탈출 24.08.24 21 0 12쪽
79 탈출 24.08.23 16 0 11쪽
78 탈출 24.08.21 19 0 12쪽
77 탈출 +2 24.08.20 16 0 12쪽
76 대결 24.08.19 16 0 12쪽
75 대결 24.08.17 21 0 12쪽
74 대결 +3 24.08.16 22 0 13쪽
73 위기 +2 24.08.14 18 0 12쪽
72 위기 24.08.13 18 0 12쪽
71 위기 +2 24.08.12 19 0 13쪽
70 위기 +2 24.08.10 19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2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