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872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8.31 22:26
조회
16
추천
0
글자
12쪽

공략

DUMMY

연수는 무지개 빌라 경비원 차림을 하고 206호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대답이 없자 연수는 한번 더 눌렀고, 그러자 206호 안에서 이제 막 잠에서 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세요?”

“새로 온 경비원입니다. 전날 버린 쓰레기 때문에 입주민에게서 민원이 들어왔어요.”

“어제 버린 쓰레기요?”

“예. 플라스틱과 종이를 딱 분리해서 내놔야 하는데 그렇게 섞어서 버리면 어쩝니까? 거기다 비닐까지 같이 버리셨어요.”

“아, 어제 급히 일 나갈 때 정리해서 버리다 보니 제대로 분리가 안 되었나봐요.”

“어유, 입주민이 화가 많이 났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대형 봉지에 이것저것 넣어 버리다니.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벌금을 내셔야 합니다.”

“벌금이라고요?”


벌금을 내야 한다는 말에 민정의 목소리가 살짝 변했다.


“이번만이 아니라 이제껏 불법적으로 버린 거 전부 벌금 내셔야죠. 가만 있어봐라. 꽤 많이 나오겠네......”


그 말에 민정은 현관문을 열었다. 민정의 눈에 여전히 잠이 어려 있었고 머리카락도 조금 헝클어져 있었다.


“이번에만 실수한 거라고요. 며칠 전 쓰레기는 저와 전혀 상관이 없어요.”


연수는 민정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가씨, 어제 인천 경찰서에 오지 않았어요?”

“......그런데요?”


민정은 경계 어린 눈빛으로 연수를 쳐다보았다.


“내 조카 녀석이 이번에 무슨 섬인가에 들어가 난리를 피웠다고 유치장에 갇혔거든요. 어휴, 몇 년 전에 집 나간 녀석이 무슨 염치로 나에게 전화를 건 건지. 그래, 제 부모 대신에 갔더니 변호사니 뭐니 헛소리를 하지 않겠습니까?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원......”

“.....아저씨 조카가 섬에서 난리 피우다 잡혔다고요? 혹시 큰형님 이름이.....?”

“글세, 영진인가 명진인가 뭐라든데......”


그 말에 민정의 경계심이 줄어들었다. 그것을 보고 연수는 미끼를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조카 녀석이 그러던데 같이 일하던 놈들에게서 이런 소리가 나온답니다. 어차피 자신들은 섬에 가서 사람 하나 찾으라는 말만 들었다. 납치라든지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그것은 큰형님과 큰형님 오른팔인 최석현이 주도한 거다. 그러니 최석현이 이번 일을 책임져야지 자신들은 상관없다고 입을 맞추자는 겁니다.”


연우의 말을 듣고 민정의 안색이 변했다.


“그건 말도 안 돼요. 다 같이 그랬으면서 우리 석현 씨에게 전부 뒤집어씌우겠다는 거예요?”

“우리 석현 씨?”


연우가 다시 눈을 동그랗게 뜨자 민정은 실수를 깨닫고 뒤로 주춤 물러섰다.


“아가씨가 최석현의 가족인지 애인인지 모르겠지만 조심해야 해요. 이거 잘못하면 최석현이 특수 폭행 및 납치까지 뒤집어써서 감옥에 최소 10년 이상 살아야 할지도 몰라요.”


연우는 얼굴이 울상인 민정을 곁눈질로 힐금 쳐다보았다.


“어떡하지. 우리 석현 씨, 불쌍해서 어떡하지.”


연수는 혼잣말인 것처럼 중얼거렸다.


“그거 실력 있는 변호사를 사면 잘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실력 있는 변호사요?”

“아가씨, 이래 봬도 내가 경비하기 전에 법원에서 서기 일도 해 본 사람이거든. 그래서 아는 변호사가 좀 있어요. 조카가 그 때문에 내게 전화를 한 거거든.”

“변, 변호사를 쓰려면 얼마 있어야 해요?”

“응? 아가씨도 변호사를 쓰려고? 잘 생각했어요. 요즘 세상에는 변호사 없으면 없는 죄도 뒤집어쓰거든. 아가씨도 알다시피 강도와 살인은 죄 무게가 다르잖아요? 그러니 비용도 변호해야 할 일에 따라 다르죠.”

“그건 그렇죠.”

“그러니 어떤 사정인지 들어야 나도 비용이 얼마나 들지 변호사에게 물어볼 수 있어요.”


연수의 말을 듣고 민정은 주저하다가 결심을 굳히고는 연수에게 말했다.


“아저씨, 제가 출근하기 전에 시간이 좀 있거든요. 혹시 아저씨도 시간이 되면 우리 석현 씨 사정 좀 들어주실래요?”

“그래요? 마침 나도 심심하던 차였는데.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아가씨가 염려하는 사람이 어떤지 들어볼까요?”

“고마워요. 집에서 옷만 갈아입고 나올게요.”


민정은 206호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연수는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





지한이 저녁 뉴스를 보고 있을 때 연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백도현이 이영진에게 지한 씨를 납치해서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더군요. 그런 사실이 경찰의 귀에 들어가지 않게 같이 일했던 애들을 단속하라고 했답니다. 특히, 박진기를요. 들어보니 영진과 함께 석현과 진기가 백도현이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에 있었답니다. 그래서 백도현이 특히 두 사람을 신경 쓰는구나 싶더군요.'


메시지는 다음 칸으로 다시 이어졌다.


'변호사가 수시로 최석현을 면회하러 오면 최석현은 그때까지의 일을 변호사에게 보고해야 한답니다. 최석현이 말을 잘 들으면 주민정의 빚을 갚아주고 새 출발을 할만한 돈을 주겠다고 했답니다. 최석현이 감방에서 나오면 백도현 밑으로 들어갈 수 있고요. 그런데 최석현이 말을 듣지 않으면 주민정은 물론 최석현의 가족까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겠다는 말을 들었다 합니다.’


메시지 밑에는 추신이 달려 있었다.


‘안 좋은 일을 당하셨네요. 그 녀석들 죄를 밝히는 일은 경찰에 넘기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런 일을 혼자 처리하기에는 심적으로도 힘드실 텐데요.’


지한은 연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미 형사와 일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제가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백도현이 박진기에게 뭔가를 제공하거나 협박한 것이 없는지 조사할 수 있나요? 또 최석현과 박진기가 언제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는지 지금 특별히 그러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두 사람이 유치장 안에 있는데 조사 가능한가요?’



지한이 메시지를 보낸 지 오 분도 되지 않아 답문이 왔다.


‘가능합니다. 조사하는 데로 보고하겠습니다.’



*



다음 날 면회 가능 시간이 되자 최석현은 초조한 얼굴로 강 변호사가 기다리고 있는 면회실로 들어갔다. 아크릴판 너머에서 강 변호사가 빈틈없는 눈초리로 석현의 움직임 하나하나 쳐다보고 있었다. 석현은 자신을 데리고 온 경찰이 떨어지길 기다렸다가 아크릴판 앞에 앉았다.


“강 변호사님,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서초 경찰서에서 경찰이 나와 저와 박진기의 구강세포를 떼어갔습니다.”

“구강 세포요?”

“민우현 탐정이 서초구에 있는 산에서 목을 메달았습니다.”

“아, 그 일이라면 들었습니다. 그런데 민 탐정 일은 자살로 결론났잖습니까?”


석현은 잠시 주저하다가 자신의 죄를 털어놓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본 뒤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사실은 큰형님과 우리 두 사람이 민 탐정을 산으로 데리고 가서 목을 매달았습니다.”


그 말에 강 변호사가 얼굴을 찌푸렸다.


“아마도 민 탐정 몸이나 밧줄에서 누군가의 DNA가 나온 것 같습니다.”


강 변호사는 코웃음을 치더니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석현을 쳐다보았다.


“아니, 그거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증거를 남겼다는 말입니까?”


석현은 동공 지진이 난 듯 눈빛이 흔들리더니 수치스러움이 얼굴에 드리웠다. 말없이 고개를 숙인 석현을 보더니 강 변호사가 물었다.


“그런데 경찰은 당신들이 민 탐정 사건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압니까? 그것도 당신들이 납치 미수와 폭행죄로 들어온 바로 이 때에.”


석현은 지한이 진기에게 잡혔을 때 일을 녹음하고 있는 줄 당연히 몰랐다. 그렇기에 민기가 제멋대로 떠들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를 강 변호사에게 그대로 털어놓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강 변호사는 자신을 혐오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 글쎄요. 아마 애들 심문하는 중에 민 탐정 말이 나온 모양입니다.”


석현의 말을 듣고 강 변호사는 대놓고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민 탐정과 접촉이 많았던 사람은 누구입니까?”

“박진기입니다.”


이미 당시 상황을 떠올려보고 무엇이 문제가 되었을지 체크한 석현은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다.


“큰형님과 저는 민우현을 매달 때만 그자와 접촉했습니다. 당연히 장갑을 끼고요. 그런데 진기는 욱하는 성질이 있어 민우현을 거칠게 대했습니다. 큰형님이 보고 있어서 그자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몸을 밀치거나 실랑이를 벌이면서 그자를 괴롭혔죠. 그때 아마 진기의 DNA가 묻지 않았나 합니다.”


강 변호사는 이제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석현을 쳐다보았다. 그것을 보고 석현은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그들 손에 민정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자 면회실 안에는 잠시 어색한 침묵만이 흘렀다.


시간이 지나 석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강 변호사님. 변호사님이 진기도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입단속을 시켰지만 아무래도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진기에게 뭐라도 쥐어 주고 강 변호사님이 경고를 해줬으면 합니다. 만약 살인죄가 드러난다고 해도 백 실장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니까 말입니다.”

“.....그래야겠죠.”


강 변호사는 석현에게로 몸을 내밀어 경고하듯 말했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령 이번에 당신 DNA가 나와 감방에 가게 되더라도 백 실장님에 대해서는 입을 닫아야 합니다. 작은 불똥 하나라도 백 실장님에게 튀게 되면 당신 애인도 가족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겁니다.”


석현은 어금니를 깨물며 속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참았다. 그러고는 순순히 말 잘듣는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면회실을 나온 강 변호사는 백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 실장님, 급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진기는 유치장 벽에 기대어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무릎이 떨려 서 있기도 힘들었다. 감식반이라고 적힌 복장의 사람들이 자신과 석현의 구강세포를 채취한 뒤부터 마음속에 불안이 가득했다. 서초구 소속이라고 밝힌 형사는 자신과 석현이 민우현 탐정 살해 용의자라고 했다.


‘설마 그 녀석 녹음한 것을 듣고 여기까지 우리를 조사하러 온 거야?’


진기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 녀석을 때리지 말고 그런 소리도 하지 말아야 했어. 분명 그 녀석이 내가 한 일에 앙심품고 민 탐정 살해 용의자라고 꼬지른 거야. 몰래 녹음까지 해가면서.’


진기는 머릿속이 복잡한 가운데서도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 얼굴이 붉고 입에서 술 냄새를 풍겼던 남자가 진기를 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꼬나 보는데?”


민기가 눈을 부라리며 버럭 소리쳤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남자는 그다지 겁 먹은 기색 없이 오히려 민기에게 다가와 앉았다.


“형씨, 보니까 고민이 많은 것 같은데. 뭐, 하긴 나라도 일행만 살길이 생기면 빙 돌긴 하지.”

“뭐?”

“아까 형씨에게 말 조심하라고 했던 남자, 같이 들어온 거 아냐?”


여전히 술 냄새를 풍기는 남자가 석현이 있던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 남자, 변호사 만나러 갔다고 아까 경찰이 그러던데? 형씨에게는 그런 사람 없어?”

“변호사?”

“몰랐어? 이거 잘못하면 형씨는 감방 가고 변호사 만나러 간 남자는 밖으로 나가겠는데?”


남자의 말에 진기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하! 지 혼자 살겠다 이거지? 지는 밖에 나가면 한몫 단단히 잡고 나는 감방 안에서 썩고. 그래서 나더러 백도현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했던 거야.’


남자는 진기에게 가까이 다가와 앉았다. 진기가 씹어먹을 듯 쳐다봐도 겁을 내지 않았다.


“형씨, 저 남자가 뭔 수로 변호사를 만나는지 알아봐 줄까? 내가 입을 잘 털거든. 뭐, 자랑은 아니지만 여기 경찰서 유치장으로 몇 번 들어오다 보니 안면 있는 경찰도 좀 있거든.”


남자를 야리던 진기는 그 말에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금요일에 97 편 올리겠습니다. 24.09.16 2 0 -
96 페이퍼 컴퍼니 24.09.16 7 0 12쪽
95 구치소 사건 24.09.14 7 0 12쪽
94 구치소 사건 24.09.13 10 1 12쪽
93 구치소 사건 24.09.11 10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6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3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4 0 12쪽
87 공략 24.09.03 14 0 12쪽
86 공략 24.09.02 12 0 11쪽
» 공략 +2 24.08.31 17 0 12쪽
84 공략 +2 24.08.30 14 0 11쪽
83 수사 24.08.28 15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7 0 12쪽
81 수사 시작 +3 24.08.26 19 0 12쪽
80 탈출 24.08.24 21 0 12쪽
79 탈출 24.08.23 16 0 11쪽
78 탈출 24.08.21 19 0 12쪽
77 탈출 +2 24.08.20 17 0 12쪽
76 대결 24.08.19 17 0 12쪽
75 대결 24.08.17 22 0 12쪽
74 대결 +3 24.08.16 22 0 13쪽
73 위기 +2 24.08.14 18 0 12쪽
72 위기 24.08.13 19 0 12쪽
71 위기 +2 24.08.12 19 0 13쪽
70 위기 +2 24.08.10 20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3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