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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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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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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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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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사건

DUMMY

민재는 도현의 말대로 같이 일해온 조폭 두목인 춘길에게 서울 구치소에 관해 물었다.


“서울 구치소 정보가 필요하다고? 이 바닥 있는 애들치고 구치소 교도소 안 갔다 온 애들이 더 드물지.”

“단지 구치소에 다녀온 것만으로는 안 돼. 서울 구치소 교도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알맞게 잘 찾아온 거라고. 수감자 녀석 중에 교도관 한 번 씹어보지 않은 녀석이 있을까? 잡소리 그만하고 서울 구치소 다녀온 애를 불러오지.”


갈색으로 그을린 두 팔 전체에 용 문신을 한 춘길이 옆에 서 있는 얼굴에 칼자국이 난데다 턱이 뾰족하고 눈이 살쾡이같이 날카로운 남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가서 두식이 좀 데리고 와.”“예, 형님.”


남자는 춘길에게 고개를 숙인 뒤 산짐승 박제품과 무기들이 걸린 방을 나갔다. 그러고는 5분도 되지 않아 약삭빨라 보이는 남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두식아, 우리 거래처 분이 네 서울 구치소 이야기를 듣고 싶단다.”


눈을 반쯤 내리 깐 춘길이 턱으로 민재를 가리키며 말했다.


“니가 시간날 때마다 까던 서울 구치소 교도관이 궁금하다니까 알려드려.”

“예, 형님.”


두식은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민재를 쳐다보았다.


“그럼, 하나씩 알려드릴까요?”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알고 싶은 건 문제가 있는 교도관이거든. 남에게 켕길만한 약점이 있는 녀석으로 말이야.”

“헤, 그러시구나.”


두식은 누런 이를 드러내며 히죽 웃었다.


“이 교도관이라고 있는데 자기 상사 마누라랑 바람이 났거든요. 쉬는 날이면 술집에서 죽을 치는 것 같더만. 다음 날 되면 아주 우리들에게 자랑을 해요. 지가 어떻게 여자를 자빠뜨렸.....”


두식이 말하는 중에 춘길이 끼어들었다.


“우리 거래처 고객님에게 점잖은 말만 해라. 그래도 회사에서 나오신 분이니까.”

“예, 형님.”


두식은 다시 춘길에게 넙죽 고개를 숙이고는 민재에게로 눈을 돌렸다.


“서울 구치소에 유명한 개새끼가 있는데 성격이 정말 쫓 같은 새끼죠. 허구한 날 우리 같은 사람들을 패고 발로 차고 욕하고 했죠. 또 어떤 놈은 자기는 시청 같은 데서 일하고 싶었는데 좇같은 데서 일한다고 쫑알대고 또 어떤 놈은 친구 여동생이 안 넘어온다고 지랄떠는데 썅......, 아, 죄송합니다. 열받아서 그만..... 어쨌든 이미 남편 있는 여편네가 지 말 안 들어준다고 씹 난리를 떠는데......”


이번에는 민재가 두식의 말을 가로챘다.


“니가 말한 놈들 중에 성격이 더럽다는 교도관에 대해 알고 싶은데.”

“아, 김 개새끼 말입니까?”

“김 개새끼?”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김형석이 녀석 이름이거든요. 이 새끼는 사람 괴롭히려고 교도관 된 새낍니다. 교도관 중 특히 이 새끼가 우리 같은 사람들을 사람 취급 안 해요. 밤에 떠든다고 빠따질을 하질 않나 음식 가려먹는다고 뒤통수를 후리질 않나...... 이 새끼 지 입으로 떠든 게 우리 같은 것들은 무조건 쥐어패야 사람 구실 할 수 있다고요. 게다가 이 쌔끼 취미가 우리를 교육한답시고 독방에 처넣는 겁니다. 그때는 암만 사정해도 들은 척도 안 하는 새낍니다. 아후, 그 새끼한테서 그동안 처맞은 거 생각하면 진짜......”

“김형석이라. 지금도 서울 구치소에서 근무하겠지?”

“예, 예. 아직도 거기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죠. 여전히 개 아니, 형석이 거기서 아침저녁으로 사람들을 패고 있다네요.”


두식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다가 구치소 때 맞은 기억 때문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두식이 녀석이 도움이 됐는지?”

춘길이 물었다.


“충분히 도움이 됐어.”

“그럼, 다행이네. 보다시피 우리는 이렇게나 쓸모가 많아요.”


춘길의 목소리가 묘해 민재가 묻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글세, 어디 녀석들처럼 하룻밤 만에 정리되고 싶지 않다는 뜻인지도......”


춘길은 별 다른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지만 눈 속에는 분명히 불길 같은 게 타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민재는 그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녀석들에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뿐이야. 당신들은 그럴 일 없어.”

“......녀석들은 백 실장 말이라면 껌뻑 죽는 시늉까지 했지. 그쪽 두목이 만만치 않은 성격인데도 그랬다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들과 상관없어. 이제 볼 일 다 봤으니 가봐야겠어.”

“당신도 그런 일 당하지 말라는 법 없지. 어차피 백 실장 밑에서 일하는 것은 우리와 다를 게 없잖아?”

“......다음에 다시 오지.”


민재는 마리화나 냄새마저 벤 방을 빠져 나오며 그곳 사람들이 경계하던 모습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



민재는 도현 앞에서 김형석 이야기를 꺼냈다.


“춘길이 관리하는 애들 중에 두식이라는 녀석이 서울 구치소로 갔었다고 합니다. 거기 교도관들 중에 김형석이라는 자가 있는데 성격이 포악하다고 합니다. 음식을 가려먹거나 시끄럽게 떠들면 매질을 했답니다. 교도관들은 3교대로 근무하니 그자의 근무 시간에 맞춰 문제를 일으키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민재의 보고에 도현은 흐뭇한 얼굴이 되었다.


“좋아. 이번에 쓰기 딱 좋은 녀석을 알아 왔군. 지금 서울 구치소에 들어가 있는 수감자 중 매수하라고 한 녀석들은 어떻게 되었지?”

“이미 민성, 명호를 매수했습니다. 진기가 서울 구치소로 옮기고 형석이 근무하게 되면 지시대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둘 다 돈으로 매수가 끝났고 약점도 잡아놨기 때문에 배신할 염려는 없습니다. 수감자들 음식 메뉴를 짜는 영양사인 종길이라는 자도 매수했습니다. 이들 중 누구도 백 실장님의 이름을 모릅니다.”

“수고했어. 역시 믿고 맡길 만하군.”

“감사합니다.”


도현의 만족에 민재는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민재가 FN 회사를 나오자 회색 양복을 입고 키가 훤칠한 남자가 그에게 다가갔다.


“배 실장님, 어쩐 일입니까?”


민재가 남자를 보고 가볍게 고개를 까닥였다. 배 실장이라 불린 남자 역시 목인사를 했다.


“권 회장님이 찾으십니다.”

“권 회장님이요? 아니, 왜?”

“회장님께서 물어볼 것이 있으시답니다. 같이 차 타고 가실까요?”


민재는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FN 비서 실장을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민재의 대답을 듣고 남자는 뒤돌아 회사 앞에 대놓은 검은 SUV로 민재를 안내했다.


검은색 SUV는 FN을 떠난 지 거의 한 시간이 넘어 길수의 자택에 도착했다. 민재는 묵직한 나무 문을 지나 잘 정돈된 정원길을 따라 올라갔다. 발밑에 밟히는 넓적한 돌 때문인지 민재는 벌써 마음이 불편해졌다.


길수는 응접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민재를 훑어보았다. 민재는 마치 뱀이 자신을 훑어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앉지.”


길수는 자신이 왕인 것처럼 명령을 내렸다.


“감사합니다.”


조폭들 앞에서도 떨지 않는 민재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길수 맞은편에 앉았다.


“배 실장은 마실 것 좀 내오고.”

“예, 회장님.”


길수는 다시 관찰하는 듯한 시선으로 민재를 쳐다보았다.


“자네, 도현이 밑에서 일한 지가 얼마 정도 되지?”

“한 달 뒤면 2년이 됩니다.”

“그래?”


길수는 느긋하게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구미에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신의 수족을 내쳐버리는 자 옆에서 2년이란 꽤 긴 시간이지.”


배 실장이 다시 응급실로 들어와 길수와 민재 앞에 각각 녹차를 가져다 놓았다. 길수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찻잔을 받침 접시에 올렸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자에게 아직 직급도 주지 않다니 백도현 그자도 참 너무하는군.”


민재는 차를 마시는 것으로 길수의 말에 대한 반응을 피했다.


“내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 이렇게 자네를 불렀어.”

“어떤 것이 궁금하십니까?”

“백도현 그자가 요새 무슨 일을 하며 지내는지가 궁금해.”

“회삿일 말씀이십니까?”

“아니, 자네가 그자를 위해 하는 그 일이 궁금해. 유 작가를 섬에 밀어 넣었음에도 처리하지 못했다지?”

“아, 예......”

“그 때문에 우리 손자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고 말이야.”


길수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 그 말을 들은 민재는 팔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마치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한 사자의 눈빛을 한 길수를 보고 민재는 회사에 은근히 떠도는 소문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진성을 자신의 후임으로 만들기 위해 길수가 손을 쓰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러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겠어. 무슨 말인지 알겠지?”

“......예, 회장님”


민재는 길수 앞에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



진기는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려 서울 구치소의 정문을 통과해 들어갔다. 그러고는 신체검사를 받고 죄수복과 구치소에서 쓰게 될 기본 물품을 받은 뒤 어디에 수감 될지 정해졌다.


교도관이 열어주는 철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니 세 명의 남자들이 열 평 공간 안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덩치가 큰 사람이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있다가 진기를 발견하고는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이미 여러 차례 구치소에 들락거린 진기는 감방 안 분위기가 낯설지 않았다. 자신을 훑어본 남자가 가소롭다는 듯이 진기는 코방귀를 끼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건방진 놈이 들어왔네.”


덩치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감방에 들어왔으면 선배님에게 신상정보 털어놓고 예의를 갖춰야 하지 않나?”

“선배는 무슨. 왜 칼질에도 위아래가 있나 보지?”


진기가 덩치 몸에 난 흉터들을 가리키며 이죽거렸다.


“이 새끼가 좋게 말해주니까 눈에 뵈는 게 없......”


덩치가 말을 다 잇기도 전에 진기가 벌떡 일어나 덩치에게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대뜸 주먹으로 귀방망이를 후렸다. 기습에 놀란 덩치가 자세를 잡기도 전에 진기는 주먹으로 얼굴과 가슴을 집중적으로 갈겼다. 일방적인 공격에 덩치는 제대로 공격 하나 못한 채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그러자 키는 크지만 몸이 마른 남자와 딱 평균적인 키와 몸을 한 남자가 진기에게 다가섰다. 진기는 두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바닥에 쓰러진 덩치의 얼굴을 발로 차버렸다.


“우욱.......”


덩치는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바닥을 굴렀다. 코피가 바닥에 떨어지고 덩치의 입가에 침이 흘렀다. 진기는 남자 둘의 머리와 배를 힘껏 걷어차서 자신에게 들러붙은 남자 둘을 떼어냈다. 진기가 다시 덩치에게로 다가가자 덩치가 기겁해서 필사적으로 철창으로 기었다.


“교, 교도관님, 여기......”


덩치는 진기에게 옆구리를 걷어차여 이번에도 말을 잇지 못했다. 덩치를 때리는 소리를 듣고 교도관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진기의 귀에 꽂혔다. 그런데도 진기는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감방에 들어온 첫날 감방에서 짱 먹는 녀석을 손보면 그다음부터는 편히 살 수 있다는 것을 진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진기에게 여러 차례 걷어차인 덩치는 결국 눈을 까뒤집고 기절해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진기는 발길질을 멈췄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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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페이퍼 컴퍼니 24.09.16 7 0 12쪽
95 구치소 사건 24.09.14 7 0 12쪽
94 구치소 사건 24.09.13 10 1 12쪽
93 구치소 사건 24.09.11 10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6 1 12쪽
» 구치소 사건 +2 24.09.07 14 1 12쪽
89 공략 +2 24.09.06 13 1 12쪽
88 공략 24.09.04 14 0 12쪽
87 공략 24.09.03 14 0 12쪽
86 공략 24.09.02 12 0 11쪽
85 공략 +2 24.08.31 17 0 12쪽
84 공략 +2 24.08.30 14 0 11쪽
83 수사 24.08.28 15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7 0 12쪽
81 수사 시작 +3 24.08.26 19 0 12쪽
80 탈출 24.08.24 21 0 12쪽
79 탈출 24.08.23 16 0 11쪽
78 탈출 24.08.21 19 0 12쪽
77 탈출 +2 24.08.20 17 0 12쪽
76 대결 24.08.19 17 0 12쪽
75 대결 24.08.17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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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위기 24.08.13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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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위기 +2 24.08.10 20 0 12쪽
69 위기 24.08.09 20 1 12쪽
68 윤 피디 24.08.07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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