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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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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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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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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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구치소 사건

DUMMY

박 형사는 사람들의 눈이 잘 닿지 않는 회의실로 지한 일행을 안내했다.


“CCTV를 보실 분은 누구신가요?”


박 형사가 묻자 우진과 준구가 살짝 손을 들었다.


“백 실장과 권 작가를 지켜본 일이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지 몰랐네요.”


우진이 말하자 지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박 형사는 CCTV 분량을 둘로 나눠 우진과 준구 앞에 틀어주었다. 우진과 준구는 진기가 교도소에 들어가기로 정해진 때부터 진기가 시체로 발견되기까지 교도소를 드나든 사람들을 확인해야 했다. 박 형사는 영상이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한 뒤 지한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참, 지한 씨, 진기의 부검이 내일로 잡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박 형사의 말에 지한은 살짝 놀랐다.


“부검을 빨리하네요. 어디서 주워들은 거지만 부검을 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린다던데요.”

“구치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잖아요. 그러니 빨리 진상을 밝히려고 애쓰고 있는 거죠. 지금 그쪽 완전히 난리났어요. 특히 진기를 독방으로 보낸 김형석이라는 사람은 조사까지 받고 있어요. 이 사람은 재소자들과 폭력 시비가 몇 번 있었기도 하니 이번에는 쉽게 넘어가지는 못할 겁니다.”

“......박 형사님 말씀 들어보니까 더욱 의심이 가는데요. 하필 재소자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근무할 때 진기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요.”

“그러게요. 참, 이번에도 지한 씨 덕분에 사건의 실마리를 잡네요.”

“아, 그냥 뭐...... 어쩌다가.......”


느닷없는 칭찬에 지한이 어색해하자 박 형사가 피식 웃었다.


“자랑해도 됩니다. 지한 씨 덕분에 현주 씨 시체도 찾았잖아요?”

“.....예.”


지한 뒤에 선 재진은 박 형사의 말을 듣고 외이도 때 일을 떠올렸다. 그 역시 지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신이 세운 계획이 사소한 실수로 이영진에게 이용당할 뻔했던 기억은 지금도 잠 못 들 정도로 부끄러웠다. 재진은 지한이 아니었으면 일이 잘못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하여튼 묘한 사람이야. 아군으로 두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고.’


재진은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며 지한의 뒷모습을 힐긋 쳐다보았다.


*



재소자들의 점심을 준비하는 중에 종길은 눈치껏 주방을 나와 민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출근한 뒤 재료 준비에 바빠 이제야 종길은 짬을 낼 수 있었다.


“성공했습니다. 어젯밤 순시를 돌던 교도관이 박진기의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그래?”


민재의 얼굴이 밝아지고 목소리에 만족감이 드러나 있었다. 마침 그는 FN으로 차를 몰고 가는 중이었다.


“수고했어. 혹시 당신이 의심받고 있지는 않겠지?”

“아닙니다. 김형석이라는 교도관이 조사받고 있을 뿐입니다.”

“그거 다행이군. 보수는 약속대로 오늘 밤 자정에 현금을 터미널 역 3번 출구 방향 지하철 물품 보관 장소 1번에 넣어두지.”

“감사합니다.”


회사에 도착한 민재는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직통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현의 사무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사무실 문을 두드리자 도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민재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도현이 얼굴을 들었다.


“백 실장님, 진기가 사망한 채로 간밤에 교도관에게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조금 전 종길이라는 자에게서 보고 받았습니다.”

“그래?”


기다리던 보고임에도 도현은 별달리 좋아하는 표정을 짖지 않았다.


“혹시 이 일에 관련된 사람 중 의심받는 사람은 없고?”

“예. 김형석이 조사를 받고 있을 뿐입니다. 진기의 사인이 밝혀지면 사고사로 처리되거나 혹시라도 종길이 의심받더라도 증거가 없습니다. 종길이 진기의 음식에 일부러 땅콩가루를 넣었다는 그런 증거요.”


그제야 도현의 얼굴이 밝아졌다.


“수고했어. 종길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이 오늘 밤 자정이었지?”

“예.”


민재는 종길에게 돈을 전달하는 데 사용할 물품보관소에 대해 보고했다. 그러자 도현은 책상 옆에 두었던 네모난 가방을 민재에게 건네주었다.


“그자가 나중에 보수를 받지 않았다고 할 경우를 대비해서 사진을 찍어두고.”

“알겠습니다.”

“그럼, 나가봐.”


민재는 고개를 숙인 뒤 사무실을 나갔다. 민재가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오른쪽 볼 아래에 화상 자국이 있고 눈빛이 흉흉한 장신의 남자와 스쳤다. 장신의 남자는 민재를 힐긋 쳐다보더니 도현의 사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도현은 노크도 없이 들어온 남자의 행동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저 남잡니까?”


도현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입을 열었다.


“터미널 역 3번 출구 쪽 물품 보관함 1번이야. 오늘 밤 거기로 9시 되기 전 도착할 거다. 실수하지 마라. 물품 보관함에서 돈을 가져가는 녀석은 손대지 마. 그자가 없어지면 괜한 의심을 살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장신의 남자는 도현에게 고개를 숙인 뒤 뒤돌아 사무실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버튼을 누른 뒤 민재는 길수가 생각났다.


“FN 창업주에게 잘 보여서 나쁜 것 없지. 나도 백 실장의 눈 밖에 나서 곤란한 입장이 될지도 모르니까. 뭐,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지.”


민재는 길수에게서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길수가 받자 민재가 엘리베이터 층수 표시판을 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


“회장님, 말씀드릴 것이 있어 전화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던 장신의 남자는 민재의 목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췄다.


*




“찾았습니다.”


CCTV 영상을 보던 준구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박 형사와 한 형사가 준구에게 다가갔다.


“이 잡니다.”


준구는 손가락으로 영상 속 민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자가 백도현 지시를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강민잽니다.”


영상 속 민재는 모자를 쓴데다 CCTV 앞을 지나갈 때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있어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눈썰미 좋으시네요. 자세히 봐도 얼굴 보기가 힘든데.”


박 형사가 감탄했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준구가 씨익 웃으며 재진을 돌아보았다.


“선배님이 감시해야 할 대상자는 뒷모습만 보고도 알아차리도록 엄청 훈련 시켰거든요. 얼굴을 가려도 체형과 키, 걷는 버릇 등으로 충분히 알아볼 수 있게 말입니다. 그리고 영상 속에 이자의 옆얼굴만으로도 알아볼 수 있죠.”


그 말에 박 형사와 한 형사가 재진을 돌아보았다. 형사 둘의 시선을 한꺼번에 받고도 재진은 별 동요 없이 회의실 문 옆에 꼿꼿이 서 있었다. 다시 영상으로 눈을 돌린 한 형사는 민재를 한번 지그시 보고는 마치 당장이라도 잡으러 갈 것처럼 뒤돌아섰다. 그러나 즉시 발걸음을 떼지는 않았다.


“이자가 백도현이 부리는 자라는 말이지.”


한 형사는 박 형사를 쳐다보았다. 수년간 파트너로 일해온 사이여서 박 형사는 한 형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박 형사는 고개를 끄덕인 뒤 지한에게로 눈을 돌렸다.


“지한 씨, 이자 말입니다......”

“백도현의 지시를 받고 온갖 일을 다 하는 잡니다.”


지한이 슬쩍 미소까지 지으며 말하자 두 형사는 지한 역시 자신들과 같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박 형사가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이거 지한 씨에게는 못 당하겠는데요.”


지한은 박 형사의 말에 마땅히 대답할 말이 없어 슬쩍 딴청을 피웠다.



*



종길과 약속한 시각보다 15분 이른 시간에 터미널 역에 도착한 민재는 차에서 내렸다. 계단을 내려간 뒤 민재는 물품 보관함으로 다가갔다. 마지막 지하철이 출발한 뒤여서 지하도에 오가는 사람은 없었다. 민재는 이런 거래를 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하며 도현에게서 받은 가방을 1번 물품보관함에 밀어 넣었다. 그런 뒤 지하철 티켓 머신 뒤에 숨어 휴대폰을 꺼내 손에 들었다.


종길을 기다리는 동안 민재는 문득 자신에게 누군가 살그머니 다가오는 기척을 느꼈다. 수상한 인물이 누군지 보려고 얼굴을 돌리는 순간 장신의 남자가 민재의 입에 흰천을 갖다 대었다. 민재는 클로로폼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


장신의 남자는 자신을 따라온 남자 둘에게 턱 짓을 했다. 그에 따라 남자 둘은 민재를 양팔을 어깨에 둘렀다. 누군가 보면 술 취한 민재를 부축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민재를 양옆에서 끌어서 남자 둘은 계단을 올라갔다.


장신의 남자는 도현의 지시대로 1번 물품 보관함에서 돈 가방을 꺼내는 종길을 흘긋 본 뒤 뒤돌아섰다.


터미널 역을 나온 장신의 남자는 민재의 호주머니를 뒤져 자동차 키를 꺼냈다. 남자 둘이 민재를 뒷좌석에 태우는 것을 본 뒤 장신의 남자는 민재의 차 뒤에 대어놓았던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민재는 머리에 깨질 듯한 통증을 느끼며 눈을 떴다. 아직 몽롱하던 의식은 흙냄새와 물 냄새가 코로 들어오자 좀 더 또렷해졌다. 의식을 차리자 민재는 뒤로 손이 천으로 묶인 채 흙바닥에 앉아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신의 차가 있는 것이 어둠 속에서 어렴풋이 보였다.


“이게..... 무슨......”


갑자기 손전등 빛이 민재의 눈으로 쏟아져 들어오자 민재는 몸을 움찔하고는 눈을 찌푸렸다. 장신의 남자가 손전등으로 민재의 얼굴을 비추며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민재는 눈이 부셔서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당신, 누구야?”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껴 턱이 떨리는 것을 억누르며 민재가 소리쳤다.


“내가 누구인지는 알 것 없고.”


민재의 질문에 무심하게 대답한 뒤 장신의 남자는 민재 뒤에 선 두 남자에게 명령했다.


“시작해.”


그러자 남자 한 명은 민재를 잡아 입을 벌리고 또 다른 한 명은 민재의 입에 소주를 들이부었다.


“커억.....”


민재가 몸부림치자 소주가 기도로 넘어갔다. 민재는 소주를 토하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두 남자는 다시 민재의 머리를 젖혀 입에 소주를 들이부었다. 민재가 소주를 토하든 말았든 상관없이 새로운 소주병을 따서 다시 민재에게 소주를 먹였다. 민재가 술에 취하자 남자들은 그를 일으켰다. 그러고는 질질 끌어 민재를 차 운전석에 앉혔다. 민재가 차 밖으로 나가려 하자 두 남자는 민재를 도로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런 다음 차의 시동을 켜고 운전석 창문을 조금 연 뒤 기어를 D에 놓았다.


남자 둘은 민재의 차를 호수 쪽으로 밀었다. 차는 스르르 굴러가서 호수에 빠졌다. 장신의 남자는 손전등을 비춰 차가 물에 잠기는 모습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장신의 남자는 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 실장님, 처리했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장신의 남자는 부하 둘과 함께 자신의 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물 출렁이는 소리 하나 나지 않는 호수 반대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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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페이퍼 컴퍼니 24.09.16 8 0 12쪽
95 구치소 사건 24.09.14 8 0 12쪽
94 구치소 사건 24.09.13 11 1 12쪽
» 구치소 사건 24.09.11 11 1 11쪽
92 구치소 사건 24.09.10 14 1 11쪽
91 구치소 사건 24.09.09 17 1 12쪽
90 구치소 사건 +2 24.09.07 14 1 12쪽
89 공략 +2 24.09.06 14 1 12쪽
88 공략 24.09.04 15 0 12쪽
87 공략 24.09.03 15 0 12쪽
86 공략 24.09.02 13 0 11쪽
85 공략 +2 24.08.31 17 0 12쪽
84 공략 +2 24.08.30 15 0 11쪽
83 수사 24.08.28 16 0 12쪽
82 수사 시작 +2 24.08.27 18 0 12쪽
81 수사 시작 +3 24.08.26 20 0 12쪽
80 탈출 24.08.24 22 0 12쪽
79 탈출 24.08.23 17 0 11쪽
78 탈출 24.08.21 20 0 12쪽
77 탈출 +2 24.08.20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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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대결 +3 24.08.16 23 0 13쪽
73 위기 +2 24.08.14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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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위기 +2 24.08.10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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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윤 피디 24.08.07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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