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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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디투
작품등록일 :
2024.06.17 20:42
최근연재일 :
2024.09.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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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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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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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화-택시

DUMMY

6화-택시



“택시!”


인도끝을 지나

아예 차도로

나와서 이신은 번쩍

손을 들었다.


붐비는 명동에서

재수 좋게

손을 들자 마자

택시가 잡혔다.



차종은 기아 세피아였다.


뒷자리에 타고

목적지를 말하고서야

미터기를 보았는데

기본요금이 1400원이였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신 자신도 어쩌면

운수업의 하나인

대리운전을 하고 있어서인지

기본요금이 말도 안되게

싸다..

물가대비 하면

택시 요금은 참 안올랐다..싶다가도


이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생각이 옮겨 갔다.


이신은 평생 택시 타본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택시라는 것은 거의 엠블란스급

특수한 경우에나 타는 것이지.


저렇게나 비싼 운송수단은

이 세상에 존재는 하지만

나랑은 투명한 벽에 의해 분리된,

딴 세상 탈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렇게 평생을 10원 한장에 발발 떨며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탔을 택시를,


가슴에 달러를 안고나서 생기는

극도의 불안감에 의해

겨우겨우 생각해낸 것이다.


이걸 가슴에 품고 집까지

벌벌 떨며 가느니

택시를 타자.라고 생각 했는데


1400원이라니···.


지금 집에 갈때 택시 타길 잘했다.

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내 지나간 50여년···

저 돈을 아끼려고 그렇게 괴롭게 살았었나?


TV에 간혹 새파란 아가씨들이

택시 타는 장면이 나오면

연출이라 저렇겠지..내지는

저거 저거 정신 못차렸네..

이런 손가락질을 했던 자신이


더 없이 한심해졌다.


그렇게 바들바들 아끼고

아껴 살았지만

남은건 빚 밖에 없는데

택시도 좀 타고 편할 수 있는

상황이 됐을땐

편하게 살지 왜 그렇게

미련하게 아등바등 살았었는지..


나지막히

“씨발···”

소리가 절로 나왔다.



택시 기본요금 같은걸

알려고도 하지 않고 진짜

딴 세상 물건으로 여기고 산

자신이 한심 했다.


그렇게 편하게 집에 도착한

이신은


엄마가 하시던 대로

문갑 서랍을 다 빼고

바꿔온 달러들을

서랍안이 아니라

문갑 본체와 서랍 사이의 공간에 넣고

서랍을 넣었다


그 작업이 다 끝나자

긴장이 풀린 나머지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쾅쾅쾅쾅쾅!!”



이신의 반지하 현관문이

부서질듯 두드려졌다.



“헉!”


이신은 잠을 자다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다.


“어..누···누구세요?”


“형!!나야.나!빨랑 문열어봐봐!”


“아···수혁이야?”



문을 열어주며

이신이 말했다.


“야이 새꺄.뭔 문을 그렇게

부서져라···”

“형!!!!올랐어!!!!

으하하하하하하하!!

진짜 형 말대로 환율이

오르더라?!!!”


“뭐..뭐야..

너 임마. 내말 못 믿었었냐?

일단 들어와..”


“아..아니 그런건 아니고..”


들어오라고는 했지만

콧구녕만한 집이라

딱히 앉으랄데도 없었다.


“그냥 거기 침대에 걸터앉아.

옷 보니 너 또 저녁근무 시간에

나왔구나”


근무복을 입고 온 수혁이를

보고 이신이 말했다.



“어?어...”

“형,근데 지금 저녁시간인데

여태 잔거야?

낮잠을 잔거야.뭐야?”


“어?그..그게···”



사실 이신은 환전을 한 후

엄청난 불안에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이틀째 밤을 새고

좀 전에 겨우 겨우 살짝 잠이

든 상태였다


타임슬립이라는

말도 안되는걸 겪었지만

언제 이게 한낫 꿈으로 깨어버릴지..


지옥같던 그 현실로 돌아갈지..

애시당초 그 불안이 깔려 있었고,


환전을 하고 난들

인터넷이 있어서

환율 확인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것도 아닌 처지라..


‘내가 예상 했던대로

환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IMF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런 불안때메 엄청나게

괴로운 이틀을 보냈던 것이다.



“아..뭐 그냥 잠이 잘 안오더라고”


수혁은 이신의 낯빛이 미심쩍었지만

따지고 들지 않고 화제 전환을 했다.



“형.진짜 올랐더라니까?

이런거 어캐 안거야?”


“헤헤.짜식아.형 말만 믿으라니까?”


“어.그래서 형.나 더 투자 하려고!

우리 아빠 돈 많거덩”



‘헐···아무리 사실이더라도

사람 면전에서 이런말을 하다니;;

순박하다고 해야 할지···’


“그.그래.송금해줘.

그럼 내가 내일 또 환전할게.

걱정하지 말아”


“충성!충충성!

형님만 믿고 갑니다이~~”


수혁이는 아주 신이 날대로

나서 돌아갔다.



실제로 이틀만에 꽤 올랐다.


20~30%는 올랐다.


이신이 투자한게 200만원이였으니

지금 환전 하면 250만원 정도?


1997년은 짜장면이 2천원이였고,

1500원 하는곳도 있는 시대이다.


이 물가가 아니고


이신이 살던 2024년이라고 하더라도

명동에 한번 갔다 온거 말곤

한거 없이 50만원이 생겼다면

완전 꿀이다.


2024년에 그나마 쉽게 돈 번다고

알려진 명풍 오픈런 대행.

영하의 날씨에 서서 밤을 새도

이 돈은 결코 못 벌것이다.경쟁 자체를

뚫기도 힘들고···



‘그래.나 때메 역사가 달라지진 않을거야.

그리고 내가 걱정한들 바뀔게 안바뀌고

안바뀔게 바뀌겠어?’


‘잡생각은 접어두고

수면유도제나 사러가자’


수면유도제 같은것도

먹으면 내성 생긴다.

그런 소릴 듣고는 절대,절대 안 먹는

인생을 살았던 이신이지만


한두번 편의를 위해서는 쓰는게

어떠냐?는 식으로 생각을 바꿔봤다.


이신은 택시 타는것도 그렇고

뭔가 낭비다.

나쁘다라는 대중적인 평가가

있다면 거기에 강박 되는 성향이 있었다.


이번참에 의식해서 그런 부분을

깨 보자는 마음을 서서히 먹게 되었다.



그렇게 수면유도제를 큰맘 먹고

두알이나 먹고서


이신은 다음날 아침까지

꿀잠을 잤다.

































“촤악”


다음날 아침.조간 신문을

피자마자 환율란을 찾아보는 이신이였다.


“올랐다”

저절로 주먹이 꽉 쥐어졌다.


‘난 틀리지 않았어’


또 꽤나 올랐다.


‘이런걸 요즘 애들이 말하는

“패시브 인컴”이라고 하나?


내가 하는건 하나도 없는데

자고 일어나면 돈이 불어난다’


여기까지

기분 좋은 생각만 하고

만다면 좋을텐데


타고난 천성인지,

살아온 날들이 그를 이렇게

만든것인지


이신의 머리에는 바로

이런 생각이 따라 들었다


‘부자들은 평생을 이렇게 살겠지?

아니,평생이 아니라 대를 이어,

대대로 이렇게 살고 있는거겠지?’


씁쓸한 기분을 털어내려는듯

좌우로 머리를 흔든

이신은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딸랑”


다시 명동의 그 욕쟁이

환전소의 문을 연 이신.


“척”

카운터로 다가가자

다시봐도 대단히

험악한 주인 할머니가

떡하니 앉아 있었다.



“웜마?

와따~어린너무 새끼가 또 쳐와버렸써야?

대가리 피도 안 마른게

이런데 댕기지 말라고 내가

그~~렇게 욕을 쳐 해냈는디.

또 왔네?호호호”



‘뭐야?그랬던 거야?’

저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하나 싶었지만

선의에 의한 욕지거리였단걸

알고 이신은 마음이 살짝

변하려고 했다.


“야이 잡것아.

너 누구 심부름으로 오는것이여?”


‘뭐야..또 욕 하는구만’

변하려고 하다 말았다



“그,그건 왜요?”


“풉~!지도 사내라고 지금

덤벼 보는겨?호호호

그노무 불알 서푼도 안하겠구만.

빼짝 말라가지고이~호호호”



본인도 50대 아저씨면서

몸이 어려져서 그런지 저정도

농담에도 왠지 얼굴이 붉어지는

이신이였다.



“그래.뭐 못 들은걸로 혀~

원래 내는 손님 정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응게”


‘금방 물었잖아요;;;’


“뭣이여.오늘도 딸러 살텨?

아님 팔텨?”


“사..살라구요”


“풉.쥐방울 만한게 돈은 좀

있나벼?”


아니 저 할매가 너무

싸가지가 없으시네.싶어

한마디 할려는 찰나


“아그야.커피 한잔 씹어 돌릴려?

쥐방울 만해갖고

커피 먹을줄은 아냐?”


‘호오~~

좋군.좋아’


어찌 되었든 친밀도를 높힐 기회라

생각한 이신은 바로 달라고

대답했다.


“그노무 새끼.

공짜라면 양잿물도 쳐먹겄네.

그러다 머리 베껴져.하알딱!

이놈아.좀 지다려봐!”


‘하아···.

한마디 한마디

사람 신경 긁는 재주가 천상계구만’


잠시 기다린 후

카운터 돈 드나느는

구멍으로 커피잔이 스윽 나왔다.


할매랑 어울리지 않게

찻잔 받힘까지 있었다.


“쳐먹어”


‘············

돌겠네.진짜’


커피를 후후 불어

한모금 아주 조금 마셨는데


“으웩~!”


너무너무 달았다.

설탕통을 그대로 쏟은것 같았다.


“저런 저런~염병 하는거 봐봐”

“어른이 음식 주는데

인사도 없이 쳐먹을때부터 알아 봤지 뭐”


“아..너무···다..달아요”


“이누무 새끼야!

불과 얼마전만 해도

단게 을매나 귀했던줄 알어?

그게 손님 대접이여.이눔아!”



‘뭔 소릴 하는거야?누군 이 시대 안살아봤나?

설탕 귀한게 언제적 얘긴데···’


소리를 하려다 그냥 꾸욱 참았다.


“쳐먹기 싫음 때려쳐.이눔아”


“아..아닙니다.그리고···”


“??”


“인사를 잊어서 죄송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


찰나의 순간 할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지만

그 미소를 가리려는것 처럼

할매는 급히 소리쳤다.


“얼마 바꿀껴?딸라로 쳐 바꿀껴?

내놔 봐!”



이신은 이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수혁이에게 받은

천만원을 건내서

달러로 환전 했다.



금액을 본 할매는

살짝 동요 했지만

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았다.


달러가 나오자

나는 가방에 넣었고,


인사를 하고 나가려던 차


“아야.너 택시 안필요하냐?”































집으로 가는 택시안.

화재가 있기전

남대문을 지나고 있다.


며칠간 불안에

떨던 이신은 더 없이

편안한 마음이 되었다.


조금 전 환전 할매가

자신의 인사를 듣고

살짝 입가에 미소를 머금을때

할매 마음의 문이 살짝 열렸다고

예상했던게 맞아 떨어졌다.


할매는 가게와 연결된 콜택시

를 전화로 불러 주었고,

택시비로 만원도 주었다.


지난번에는 정말 운이 좋아

쉽게 택시를 잡았던것이지


명동에서 택시 잡는게 쉬운것이 아니다.

그런데 할매가 전화해서 불러준

콜택시를 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택시비 만원?


물론 할매의 영업 수단이겠지.


그러면 어떠한가?

내게도 분명한 이득이다.


세상에는 이렇게 여러가지

지름길이 있다.


지름길은 고사하고

평지로 갈걸 고갯길로 가고,

빠른길 놔두고

둘러가고 괴롭게만 살았던

이신은 이 할매와의 작은

사건을 통해 앞으로 다 잘될것이라는

예시를 들은듯 너무나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 내생각대로 될거야’



쏘나타1 콜택시의

좌석이 너무나 편하게 느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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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아버지 +1 24.08.10 208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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