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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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디투
작품등록일 :
2024.06.17 20:42
최근연재일 :
2024.09.11 18:0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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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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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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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어머니

DUMMY

16화-어머니



“아···제가 이 점포 얻을까

해서 온 사람입니다”


이신의 말에 대여점 주인은

흠칫 했다.


“아···그러셨어?

얘길 하시지..

그래, 죽 둘러보시는거 같던데 보니까 어때요?”


이신은 가게를

슬쩍 눈으로 둘러본 후

대답한다


“아 네~넓고 좋네요”


“그렇죠?하하

여기가 아주 유동인구도 많고

아주 알짜배기 점포죠”


“근데···..”



“···?”




“손님이 너무 없네요?”



흠칫한 주인.


“어?어..어..오늘 무슨 드라마 하나?

어..어쩌다,아,마침 딱

이럴때 오셨네.타이밍이

안좋으셨어.”


주인이 당황하며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근데 계약하면 언제쯤 들어오실

수 있어요?”


“아..그거요?당장이라도 들어올 수 있어요.

근데 어디보자···.

가게 빼시면

이 재고들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왜요?대여점 그대로 하시게?

캬~그럼 잘됐네.제가

싸게 넘겨 드릴게”

주인이 박수까지 치며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그러나

이신은 팔짱을 끼며

여유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런 동작들은 의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신은 97년으로 오고부터

자기도 모르게

“갑”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슬슬 느끼기

시작했고,

그 감정은

자기도 모르게 몸 동작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으음···그러세요?


아예 사장은 등을 지고

팔짱을 낀 채 가게 안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이신이 넌지시 물었다


“저..그러면..

권리금은 얼마 생각하세요?”



여기가 승부처라는걸

알고 있는 사장은

침을 꼴깍 삼키며

조금 뜸을 들이다 말했다.


“이천은 주셔야지”































“미아삼거리역이요”

“예~~”


점포 타진을 마치고

둘은 택시를 탔다.


“형.또 쳐 웃지말고 대답해야 해?”

“아~씨.너 그말 자체가 웃음 1발 장전

하란 소리 같애.하하.뭔데?”


수혁이 뻘쭘해 하며 말을 꺼낸다.


“권리금이 뭐야?”


이신은 황당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뭐야..웃기지도 않는구만.

니 나이대에 권리금을 어떻게 알겠냐?”


“뭐여~재수없게.꼴랑 두살 많으면서 무슨..

대답이나 빨리 해”


“권리금은 저 가게의 건물주가

아니라 우리랑 얘기한 주인,즉 세입자가

받는 돈이야”


“내가 이 가게 이만큼 키워서

손님도 많지?인테리어도 돈 들여 했는데

니가 써도 좋을만큼 좋지?

가게 평판도 좋게 해놨지?

등등,이런 이유를 들어서

다음에 들어올 사람한테 받는 금액이지”



“뭐여?손님도 없두만.

그리고 우리가 대여점 안한다고

하면 인테리어도 소용 없고,

한다고 해도 인테리어 바꿀거면

상관 없잖아?”



“그래.그게 거래지 뭐.

그럼 못 준다 그러면 되지.

그러면 상대가 그래도 내놓거나

깍아주거나 무슨 반응이 있을거 아냐.


말 안돌리고 그냥 니가 원하는 대답

해줄게”


“저 아저씨,원래라면 저정도 규모에

저정도 위치면 이천만원 부를만 해”



“근데 난 절대 안줄라고”


“원래는 장사 잘 됐던 집일거야.아저씨

잘못도 아니지.근데 내 잘못도

아니잖아?”


“우린 저 가격에서

쥐어짜내서 헐값으로

저집에 들어가야지”


수혁이 벙찐 표정이

되어 말한다


“와···형은 좀 딴 사람 같아.

왤케 자신감이 넘치냐?

원래는 안 이랬는데..


아니..안그런게 아니라

따지자면 자신감이 없는편이였지.

제대하고 뭔 신내림이라도

받았어?”


“하하하.그럴지도?

야야.다 왔다.나 먼저 내릴게.

넌 내가 부탁한거 좀 해줘”


“응.알았어.수고해 그럼”


“탁!”


택시에서 내린 이신.저만치 보이는

고가도로를 쳐다본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미아삼거리는 사실 사거리인데,

저 고가도로가 세갈레로 나눠져서

삼거리로 불리고 역이름도

그랬는데···2000년대 초반에

헐린 저 고가를 이렇게

내가 다시 보고 서 있을 수 있다니···’


이신의 고향이 여기다.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

물론 집은 역에서 어엄청 먼

고개를 올라가야 하지만..


‘참..그러고 보니 여기도 오랜만이다.

여긴 부동산이며 주차비 등등,

여러가지 물가가,


반지하도 내 형편으로는

살 수 없는,그러니까 서울-특별시-라서

와본지도 오랜만이야’


“아이고~신아!!”


생각에 잠긴 이신의 등을

“탁”치며

이신 어머니가 반가워 했다.


“어?엄마.학원 끝났어요?”

“그래.학원에서 딱 나옹께네(나오니까)

우리 귀한 아들내미가 딱 서 있네?

니 여서(여기서)뭐하노?”


“뭐하긴?엄마 기다렸지.

엄마.배고프지?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하이고~참말로?오이야.오이야~(오냐)

가자.가자”


이신은 97년으로 오고도

진짜 마음 편한 기쁨은

딱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가

요 며칠,환율차액 실현이

마무리 되고 부터

그 기쁨을 엄청나게 느끼고 있다.




























“아이고오~신아!

우짜마 좋노?

어흐흐흑”


원래생에서의 97년.

집에 돌아온 이신 앞에서

엄마가 방바닥을

두드리며 눈물 범벅이 되어 있다


“왜?왜 이래 엄마?”

“무슨 일인데?”


“아이고!신아!!

그년이!!그 빌어쳐머얼(빌어처먹을)

경수 어마이(애미) 그년이!!

아이고~

곗돈을 들고 날라뿠다아아아아.

아이고~~우짜마 좋노?”


이신의 양팔을 잡고 매달리며

이신어머니는 오열했다


갑자기 그 팔을

확 뿌리치는 이신.


“아~진짜!!!


그놈의 곗돈 이자!

그거 좀 더 받겠다고!!”

“으이씨!내가 하지 말라 그랬지!!”

“그거 조금 더 받는다 그러다가

큰일 나면 어쩔거냐고 그랬었잖아!”

“어쩔거야!진짜”


“아이고~우야노.우야노.으허허허헝”


원래도 형편이 최악이였는데

그 곗돈 사건이 터지고는

이신은 진짜 최고의 고통을 맛봤었다.

물론,이신 엄마의 고통이 훨씬 컸었다.





















“아이고~야야.고기가 뭣이

씹을끼 없노?오호호호”

막 기양 사악 녹아뿌네?”

한우집에서

꽃등심을 먹고 있는

이신 모자.


“하하 맛있어?”


“하모.하모.야야~뭣이

목구녕 밑에서 막 끄으땡기는거 겉다

(끌어당기는거 같다)”


“오호호호호 씹을새가 없네?

시상천지 이리 부드럽은 살이

다 있겠노?

처녀 젖가슴도 이래는

안부드럽겠다야”


“아이.엄마는 뭔 그런말을 해?”


“오호호호 맛이 너무 좋아서 안카나.

아따나~우리 아들내미 때메

내가 이런 고급 고기 맛도 다 보고.

어이?”


“많이드셔요.엄마가 이리 잘드시니

내가 안먹어도 배부르다 소리가

뭔질 다 알겠네”


“오호호호.그래 마이 무우꾸마(먹을게)”


“엄마,근데 학원은 할만해?”


이신 어머니가 반색하며

대답한다


“하이고,말 잘했네.


야야~내가 어이?내가 캤제?


내가 소핵교때 공부를 그래에~(그렇게)

잘해가가(잘해서) 학교 선생이 우리집꺼정

찾아와가-야는 공부 시키야 됩니데이.

학사금을 제가 내드리겠습니다.


이래까지 캤는데 우리 오매(엄마)가

그 중핵교를 안보내줘가가

이 가심에.어이?

가슴에 한이 딱 베깄었는데”

(꽂혔었는데)


이신 어머니는 가슴을

쳐가며 열변을 토했다.


“어이?~학원에서 뭐시를

(뭔가를)배워봉께네

이기 이기 이래 즐거블수가

있나?오요..(얘야)

참말로 희한하데이.

내가 동냥해서 듣는것도

아잉께네

모르는거 있으마 따박 따박

묻고, 물으마 또 잘 갈챠주고

(가르쳐 주고)

하이고~시상 천지.

막 콤푸타 카는거는 내 죽을때

까지 내캉 아아무 상관 없는

긴줄 알았는데 이기 이기..

요래 배웅께네

(배우니까) 알겠는기라(알겠는거야)

오요?(아니?)

이기 막 머리에 들어오고

집에가서 해보마 이기 진짜로

되는기라”


“·········.”


“야야.막 내가 머리에

떠올리본데이.(떠올려 본다)


누가 내를 카메라 들고

찍는기라.

그라마 않있나?(있잖아?)


내가 콤푸타 앞에 앉아서

자판도 치고 마우스 카는

그것도 조종하고,어이?


막,천상 막 배운 여자

같은기라.오호호호호호호.

이기 이기.얼매나 기분이 좋은동.

(좋은지)

호호호호”





“크흡”




“어?뭐고?야가 와이카노?”


“으허허허허허헝”


“아이고,야야.신아.니 와아카노?”


갑자기 오열하는 이신을 보고

놀란 이신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건너편 이신을

감싸 안았다.


“니 와이카노?

밥묵다가 가악중에(갑자기)

와 우노?어데 아프나?”


“커흐흑”


대답도 못할정도로

오열하던

이신은

오랜시간을 울다

겨우 진정했고

별거 아니라고

엄마를 진정 시켰다



이신의 오열은 당연한 것이였다.


저런 재능과 열정이 있는

엄마를···.

그런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도록···.

그렇게 밖에 해줄 수 없었던

자신의 운명이 생각났었기

때문이다.


저렇게 배움에 갈증이 있는

사람이,

원래의 인생에서는

연필 한번 못 잡아 보고

사회의 최하층

바닥을 흙발로

기다가 결국에는 치매라니···


가혹해도 너무나

가혹했던 인생.


너무나 행복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이런

상념들이 겹치며 도저히

울음을 참을 수 없었던

이신이였다.






그러나,이신은 또 할일이

있었다.

사실은 할일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빽빽하게

밀려 있었다.


엄마와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엄마와 헤어져


또 택시를 탄 이신.


‘참,다행이야.

난 엄마가 가게 접는걸

엄청 반대할줄 알았는데

컴퓨터 공부가 재미 있어서였을까?

저렇게 쉽게 가게를 접으시다니.

진짜 큰 산 넘어야 하는줄 알았는데

말이야’







택시는 혜화역을

향하고 있었다.



역에서 내려

대학로쪽으로

들어간 이신.


골목 골목을 돌아

어느 지하 만화방에

들어간다.



어두컴컴한 조명.



담배냄새가 난다.

정도가 아니라


담배 연기 구름층이

있다.라고 표현 해야할

정도로

담배 연기가 자욱한 실내.


그런 담배 연기속에서

잘도 짜장면을 먹고 있는

사람.


옆에 앉은키 보다

높은 무협시리즈를

쌓아두고 조는 사람.


90년대 특유의 만화방

분위기가 흘러 넘치는 공간

이였다.


한남자가

카운터에 엎어져 조는 것도 아니고

뒷쪽 간이 온돌 같은

자리에 군용 모포 같은 것을

깔고 그 위에 대짜로

뻗어 누워있다.


무릎 나온 퍼런 츄리닝과

며칠을 신었는지 모를

양말이 낯설지 않은듯한

이신이였다.


남자는 신문으로 얼굴을

덮고 있었지만

이신은 그의 오른손

중지를 보고 그가 찾는

사람인지를 이미 확신 했다.


그 남자의 오른손

중지의 굳은살은

너무나 두꺼웠다.


보통 글자를 많이 쓰는

사람이면 생기는 굳은살인데

그 수준으로 볼 한도를

넘어서서 엄청 굳은살의

높이가 높았다.


이신은 그 사람이 덮고 있는

신문을 확 젖혔다



“뭐,뭐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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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고개만 끄덕 24.08.21 13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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