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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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디투
작품등록일 :
2024.06.17 20:42
최근연재일 :
2024.09.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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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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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9화-아버지

DUMMY

9화-아버지



“안녕하십니까!이신 이라고 합니다”


이신은 허리를 90도 이상

굽혀서 정중히 인사 했다.







“카아아아아악~퇫”


수혁의 아버지는

재떨이에 가래침을 뱉었다.


40대 후반 정도?

뚱뚱한 체형.

상의 셔츠는

금색 고리 같은 무늬가

화려하고도 유치하게

들어가 있었고 실크 소재인지

반짝 거렸다.

양손에 금팔찌와 반지,목에도 금목걸이가

걸려 있어 보자마자 졸부 느낌이 확 났다.



“너여??

싸가지 없이 어른을 오라 마라 한것이?”


“죄송합니다”

이신은 선채로 다시 허리 굽혀 인사했다.


“너 말야.쥐젖만한게 우리 애를 얼마나

들이볶아 댔으믄 애가 아주

며칠을 사정 사정을 허는 겨?


니가 우리 아그 고참이지 내 고참이여?

이런 느자구 없는 새끼!”


“아이~아부지 그만하세요..”

“형.앉아 앉아.괜찮아”


수혁이 끼어 들어 겨우 자리에

앉은 이신이였다.



“다시 한번 사죄드리겠습니다.

저도 너무 급해서..

꼭 만나 뵙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이신은 앉아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 했다.



“뭣이여?뭣인디!

왜!왜!!”


닦달하는 수혁이 아버지에게

결심한듯 이신이 대답한다.


“단도 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지금 건설 중단된 집이

몇챕니까?”



순간 수혁 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들뻘인 꼬맹이가,

그것도 첨 보는 자리에서

자기의 인생이 무너져 있단걸

알고 그 상황 보고를 하라는

말이니 당연한 반응이였다.



“이런 개같은 새끼가

어서 겨 나온겨?

미쳤어?이 씨발새끼야”


-쾅-

-쾅-


수혁 부는 탁자를 강하게

치며 온 가게가 울릴 정도로

큰 소리를 쳤다.



이신은 동요라고는 하나 없는

표정으로 수혁 부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때,카페 알바가

놀라서 달려왔다.


“저..죄송합니다만..

다른 손님도 계시니 좀 조용해 주세요”


“아.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수혁이 대답했다.


“그리고 두분은 주문도 좀..”


“아.네 커피 두잔 주세요”


“네.알겠습니다”


알바가 떠나자 이신이 입을 열었다.

수혁 부의 고함은

없었던 일인것처럼,


평온하지만

당찬 태도 였다.


“흥분하지 마십시요”


“이 새끼가..어디서..”


“흥분해서 해결 되는 건 없습니다”


“쾅!!!”

“이 개새끼가아아!!

오냐.오늘 일 한번 치뤄보자!!”


수혁 부는 탁자를 두 손으로

치고 일어나며 손목시계를

거칠게 풀며 소리쳤다.


“아버님!!!!!!!”

이신은 바로 따라 일어나

수혁 부의 얼굴에

닿을듯 얼굴을 대고 소리쳤다


“아버님을 도우려는 겁니다!”

“이런 개새끼가 지금 누굴..”

“쾅!”

이신은 탁자를 크게 치고

이야게 했다.

“소리 지르지 마세요!

그래서 해결 되는거 없어요.

그리고 지금 해결 방법 있어요?”


























추가로 시킨 커피도 다 마신

시간 동안,

수혁 부의 재떨이에

담배재만 쌓이는 시간이

한참 흘렀다.


“치익~”

수혁 부가

또 하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리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다섯 채”



“예?”


“몇 채냐며?이 새끼야”


“다섯 채나요?”

이신이 크게 놀라며 대답했다.


“뭣이여?사내로 태어났다면

그 정도 스케일은 나가줘야지.

쪼잔하게 살라믄 그거

불알 떼버려야지”


‘크···큰일이다···!


이 규모면..달러가 배로 뛰더라도..

자본금이 적어서 막아내기 힘들어’


이신은 눈 앞이 캄캄해졌다.


수혁이 옆에서 귓속말로 물었다


“왜?히..힘들어?”


“뭣이여?쥐젖만한 새끼가 으른헌티

꼭 다 해결해줄것 처럼 쳐 물어쌌더니,

닥쳐보니 벙어리가 됐씨야?”



이신은 탁자위에 놓인

주먹을 콱 쥐며

용기내서 물었다.


“아버님.지금 갖고 계신 부동산은

얼마나 되시나요?”













































“아야야”

“아이 좀만 참아 봐”


“찌이익~”


“으으~~”


카페 근처의 어느 약국.

수혁이 이신의 볼에

빨간약을 바르고서


이제 밴드를 붙여주고 있다.


“형,진짜 미안해.

우리 아부지가 성격이 좀···

아니 조금이 아니지..

진짜 미안해.내가 할 말이 없다”



이신은 수혁 부에게

꽤나 심한 구타를 당했다.

입술도 터지고

갈비뼈 통증이

꽤 있었다.

얼굴에도 꽤 상처가 난 상태였다



“수혁아.잘 들어”

“나 지금 달러 환전하러

가야 하고 딴 할일도 많아”


“그런데도 이렇게 맞아가면서

뭐하러 이러겠냐?”



멍하게 서 있는 수혁의

손을 약국 의자에 앉은

이신이 잡으며 이야기 했다.


“난 니가 필요해.

완벽한 내편”


“솔직히 말할게.

사실 이제까지 니 도움으로

생긴 이익만 있어도

나 혼자 잘 해나갈 수 있어.

그렇지만 난 멀리 보는거야.


너 처럼 다 믿을 수 있는

우리편 얻는건 어려워.

아예 불가능 할수도

있고.


야,시간 없으니까 나가서

걸으면서 이야기 하자”


가슴이 뭉클해

서 있는 수혁을

이신은 잡아 끌어

가게 밖으로 나갔다.



가게 밖은

낮 시간인데도

꽤나 쌀쌀했고

거리에는

플라타너스의

넓은 잎이 누렇게

단풍이 되어

뒹굴고 있었다.


이신과 수혁은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니네 아부지.그 공사 중지된

집 다섯채가

어느 지역에 얼마 규모인지

모르겠지만..그거 하루 빨리

막아야 해.

그나마 니네 집이 강남에

건평 200평이나 된다며?”


“아..응, 뭐..”

잰 걸음으로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이신을

따라가며 수혁이 대답했다.


“그거 하나 밖에 기댈게 없어.

제발 그 집에 대출은 없기를 바란다”


방금 나왔지만

추위로 금새 코가 빨개진

수혁이 입김을 길게 뿜으며

대답한다.


“그런거 없어요.제가 알기로는”

“아니.내가 알기로는···에이.”


막 제대한 신분이라

이신에게 존대말이 자동으로

나와서 어색한 수혁이였다.


미심쩍은 눈빛으로

수혁을 보던 이신이 말을 이어간다


“니네 집을 하루 빨리 팔아야 해.

진짜 아쉽다···IMF터지기 전이라면

좀 희망이 있었을텐데···

지금은 팔기 아주 힘들거야···


값도 하루가 다르게 내려갈거야.

아부지께 그냥 다 포기한 가격으로

팔라고 말씀 드려”


“형···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죽어도 안 파신다니까요?

아,아니.안파신다니까?

특히 돌아가신 엄마랑 저랑

추억이 있는 집이라고···”



-척-


이신이 갑자기 서는 바람에

따라가던 수혁이

이신에게 부딪혔다.


이신의 표정은 싸늘해져 있었다

천천히 수혁쪽으로

돌아본 이신은

잠시 말 없이

코구멍에서만

하얀 김을 뿜다가


이윽고 말했다.


“수혁아.그 추억도

살아 있어야 가치가 있는거야”


이신의 얼굴이 전에 없이

차가워서

수혁은 할 말을 잃었다.


“수혁아.나는 더 이상 방법이 없어.

잘 들어. 그 집 가격은 하루 하루

엄청나게 떨어질거야.

그래도 팔아.

팔아야 살 수 있는 조금의

희망이라도 있어”


“니가 할 수 밖에 없어”


-척-


수혁의 양 어깨를

잡은 이신이 진지하게 말한다.



“해내길 바란다.

난 여기서 먼저 갈게”



“부탁한다~”


수혁을 남겨둔 채


이신은 지하철역으로

달려 들어갔다.




























“아이고오~~”

“아이고오~~”

“아이고오~~”


요즘은 아무도 안하지만

97년만 해도

장례식에서 상주는

조문객이 오면 곡을 계속 해야 했다.


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고오~”하며 우는 소리를 흉내내는 것을

“곡”이라고 하는데 그걸 다 했고

삼베옷도 입었었다.


원래의 이신 생에서는

98년 초에

김수혁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원래의 이신이 기억하는

김수혁의 마지막 모습은

이 장례식장에서의 모습이다.


20대 초반이라 장례식에 간게

거의 처음이였던 이신은

낯선 모습으로 곡을 하던 김수혁의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였다.


그렇게 경황이 없이 만난게 마지막이였고

당연히 어쩌다 돌아가셨냐?


이런 대화를 할 시도도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수혁이가 이신을 보자

너무 오열해서 도저히 대화를

할 상황이 못 되었다.




























‘아..엄청 쓰리네.이거 엄마가

눈치 못 채야 되는데···’



“철컹~철컹~”


의외로 지하철 1호선은

수십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크게

다른점은 없었다.


낮 시간이라

약간 사람이 적어

상당히 서늘한감이

있었다.



명동으로 가는 지하철안

얼굴에 난 상처를 만지며

이신은 생각 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수혁이 아버지가 그때 왜 돌아가셨는지

알겠어’


‘아···진짜 한심하다..

요 며칠전까지도

수혁이가 우리 아부지 부자라며

몇 백씩 가지고 왔었던게,

그게···

지금 상태를 보니..

아부지 돈이 아니라


아들한테 체면 안 구길라고

사채나 뭐 그런걸 땡긴거 같아.


거의 확실해.


티뷰론은 따로 수혁이에게

물어보니 몇달전 예약 한거라는거 보니

그땐 현금이 있었던거 같고···’



다른쪽 다친 볼을

쓰다듬으며 이신은 더욱

근심이 쌓였다


“수혁이는 내게 꼭 필요한

존재야.

그런데 그 수혁이한테 저런

아버지가 있었을 줄이야···


이건 나한테 너무 큰 부담이야.

성격이 저런데 고쳐질리도 없고···

미치겠네.무슨 이런일이 벌어지냐?’


‘모든게 내 생각대로 다 잘되고

있었는데···’


‘저런 큰 위험부담을 계속

안고 앞으로 긴 여정을

해야 하는 건지···.’



‘아···누구한테 물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명동역 부근은

IMF이후라고

해서 아직은 크게 바뀐점이

없었다.


노점상들도 여전했고

사람수도 크게 줄진

않았지만,

줄어 들어 있다는건

느낄 수 있었다.


이신은

명동 환전소로

들어갔다.



“와따.쥐방울 만헌게

자주도 오네이?”


오늘은 좀 친해져보려고

인사라도 먼저 할 요량으로

들어간 이신이였지만

인사도 꺼내기 전에


기분 상하게 하기

마스터급 멘트에

그대로 기분을 잡쳐

버렸다.


그리고 콤보는 계속되었다.


“왐마?꿀을 쳐 드셨냐?

으른이 얘기 하는디

대꾸가 없어?

귀때기에 X이라도

쳐박은겨?”


이신은 꼭지가 돌았다.


“제가 뭐라고 했어요?

왜 말을 그따위로 하세요?”


“왐마?아주 저,저 저 눈 좀

보소?사시미칼로

난도질 헐 기세네?”


“아니!왜 말을 자꾸 그런식으로

하세요.전 그냥

오늘 인사 드리고

그럴려고 했는데..”


“드리지?”


“드릴려고 하는데

그쪽이 그런말 하셔서

못했어요”


“왐마.내 탓이다?”


“아,애시당초

손님한테 왜 그러세요?

진짜”


“아,그럼 딴데 가아~

가믄 되잖여?누가

바지 가랭이 잡고

땡겼어?”


“아오~~!!”

이신은 진짜 오기로

환전을 했다.


정말 이런 취급을 받자

어디까지 가나

오기가 생긴 것이였다.


환전하는 도중에도

빈정 거림은 계속

됐다.


겨우 환전을 마쳤다.


오늘로서 수혁이에게서

더 투자 되는 금액은

끝이란 사실에 뒷맛이

더욱 씁쓸했다.



축 처진 어깨로

집에 들어가기 전에

엄마의 가게나 둘러 보러

가는 이신이였다.



골목을 돌아서

엄마 가게 앞에 도착하자


엄마가 이신을 알아보고

급하게 뛰쳐 나왔다


“아이고!!!신아!

클났데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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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금팔찌 24.08.13 185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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