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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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디투
작품등록일 :
2024.06.17 20:42
최근연재일 :
2024.09.11 18: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5,067
추천수 :
122
글자수 :
149,807

작성
24.08.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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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추천
4
글자
10쪽

10화-곗돈

DUMMY

10-곗돈




“아이고!신아 클났데이”


이신을 보자 양 팔을

벌려가며 이신 어머니가

소리 쳤다.




다가 온 이신의 가슴을

콩콩 치며 이신 어머니는

흥분하여 말을 이었다.



“아이고~야야.니 우째 알았노?”

“예?뭘요?”


이신 어머니는

발을

콩콩 구르며

흥분했다.


“계주가 날랐뿟데이!”

(날라 버렸다)



“······..”



이신은 순간 오싹한

공포를 느껴

빠르게 반문 했다.


“엄마.돈 뺐어요?”


.

.

.

.

.

.

.

“엄마?”


.

.

.

.



“야이놈아.

내가 뺀다 캤잖아.

니는 엄마 말도 못 믿나?”


“아~~뜸은 왜 들여요?

간 떨어질뻔 했네”


“뼀지.

뺐어.아이고 무서버래이~

(무서워라)

안있나?야야”(있잖아.얘야)


이신 어머니는 계속

발을 콩콩

굴러가며

이신의 한 팔을 붙들고

말을 이어갔다.


이런 동작들은

회상에 따라 긴장된 것이

무의식으로 발현된 것이라

자신은 의식도 못하는

동작이였다.


“아이고.야야···

어제밤에 않있나?”(있잖아?)


이신 모는

침을 꿀떡 삼켰다.


































어둠이 내린 밤.

이신의 반지하 집 현관문이

열려 있고 그 좁은 복도에

어떤 아줌마를 맞아

이신 어머니가 서 있다.


“아이고~~경수 어무이.

이 시간에 우짠 일입니까?”


“춥은데 들오이소(들어오세요)”

11월 말이라 이신 어머니가

말을 할때마다 입에서

상당한 길이까지 입김이

품품 뿜어져 나왔다.


경수 어머니라고 불린 여성은

양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아냐,아냐.금방 갈꺼야”


“근데···저기···신이 엄마···..”


“예?”


경수 엄마는

이 혹한에

급하게 나왔는지

외투도 없었고,


맨발이였다.

맨발로 신고 있는

신발은

발등에 과일인지 뭔지가

양각으로 들어가 있고

촌시런 파란색을 자랑하는

당시 전국 아줌마들의

국민 슬리퍼였다.


그 딱딱한 플라스틱이

보는 사람도 추워지는

모습이였다


“저기..신이 엄마···

내···내가···

부···부탁할게 있는데···”


“예?”


추위 때문인지

시선을 바닥으로 깔고 있는

경수 엄마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


“그···.있잖아···.”


이신 어머니가 어리둥절

해하고 있던 이때


-덥석!-


“신이 엄마!”


경수 모가 이신 어머니의

양손을 덥석 잡고

소리쳤다.


“부탁이야!곗돈 취소한거,

그거 다시 넣어주면 안돼?”


“벌금 낸거 두배로 내가..

내가 줄게!”


갑자기 엄청난 음량으로

소리친 탓인지 경수 모의

음성은 찢어졌다.


-탁!탁-

“어?신이 엄마?어?안돼?”

경수 모는 발을 동동

구르며 말을 이었다.



“와···와예?”(왜요?)

“와..이카시는 긴데예?(왜 이러시는 건데요?)”


맞잡은 경수 엄마의 손이 너무

떨리고 있어서

겁까지 먹은 이신 어머니가 물었다.



“그냥!!!!!!!!!!!”


“으허어어엉~~!”


“그냥 좀 해주면 안돼?으아아앙”


경수 모는 골목에서도

들릴만큼 큰 소리를 지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소리에 동네

개들이 컹컹 짖기

시작했다.


이신 어머니는 놀랄 따름이였다.

똑 바로 꽉 안지도 못하고

한쪽 팔로만 경수 엄마를

안으며 달랠뿐이였다.


“아이고~경수 어무이..와이카노..진짜”

“도대체 와 이카는지···”


미칠듯한 오열이 잠시 잦아든

경수 엄마.

이 추운날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이젠

얼굴 전체에서 허연 김이

품품

올라오는 상태였다.


한쪽 소매로 얼굴을

스윽 훔친 경수 엄마가

고개는 숙인채

눈알만 위로 해

이신 어머니를 올려다 보며

음산하게 말했다


“신이 엄마”


“예?”


“그거···

취소 한다고···”


센서등도 없는 좁은 복도라

어두운 상태였는데


그때 경수 엄마의 눈에서는

안광이 흘려 나오는것 처럼 보였다.


경수 엄마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 취소한다고

너 죽는건 아니잖아!!!!!!!!!!!!”








































“아이고마~~

다시 생각해도 소름 돋는데이”


다시 이신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신 어머니의 떡볶이 가게.


한기를 느끼는 듯

자신의 양 팔을 양손으로

감싸 안고 이신 어머니가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 눈빛이 얼매나 무섭든동”(무섭던지)




“어제밤에 그캤는데 안있나?


오늘 아까 오후에 다른 계원이 지나가다가

카는기라”(그러는 거야)


“예?뭐라고요?”

이신이 대답한다.


“아이고 어서오이소~

마이 춥지예?”


이신이 대답을 들으려는 차에

손님이 와서

이신 어머니가 그에 응대했다.

총총 걸음으로

손님에게 달려가

주문을 받았다.


“어디보자···떡볶이 1인분 하고

순대 1인분 주세요.

오뎅은 집어 먹으면 되죠?”


“예~예~그라모예(그럼요)

그래 하시마 됩니다~”


중년의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추위에 옷을 추스르며

나무 의자에 앉아 주문했다.


어린이에게도 맞는 그냥

세로로 긴 나무의자는

많이 사용한듯

앉는 상판 부분에는

반들 반들 윤이 났다


“제가 마이 드리께예~

오뎅 국물 잡수이소.춥은데”



중년 부부의 주문 음식을

다 차려 주신후

가게 안쪽에 앉아 있는

이신에게 다시

돌아온 이신 어머니.


날씨가 추워선지

콧물을 훌쩍 거리며

이야기 했다.

“어데까지 이야기 했노?

아.그래.그래.오후에 다른

계원이 지나가다가 카는기라.


그 경수 엄마 집에를

계원들이 종일 갔는데

사람이 없단다.

차도 없고”


“음···그 집 남편은 뭐 하는

사람인데요?”


왠지 이제는 안심이 된 이신이 대답했다.


“태양은행 차장인가,부장인가

하이튼 직책도 높은 양바이다”(양반이다)



“헐···”


이신의 입에서 참지 못한 한마디가

세어 나왔다.


“남편 직장도 그래 좋은데,

어이?그러이 더 이상하다 아이가”


-척-

“엄마”

이신은 엄마의 한쪽 어깨를 잡으며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작지만 단호하게

이야기 했다.


“며칠안에 태양은행 부도 나요”


“······”

너무 황당한지 이신 어머니는

눈알만 커지고 말을 못하고 있었다.

이신이 말을 계속 했다.


“그 경수?경수 엄마?

그 아줌마 남편이 직위가 높아서

먼저 알고 튄거에요”





“오호호호호호호호호!!!”





떡볶이 먹던 중년 부부가

미어캣 처럼 고개가 튀어 오르며

쳐다볼만큼 큰 소리로

이신 엄마가 웃었다.



“아이고~죄송합니데이.

우리 아아가(애가) 돈을 줏었다 캐서.

만원.만원이 어데라예~오호호호”



너무 크게 웃은게

뻘쭘 했는지 이신 엄마는

손님들에게 이상한 멘트를 날렸다.


계속해서 웃으며 이신 엄마는 이신에게 이야기 했다.

“하이고~치아라.(때려쳐라)짜슥아”

“이기 어데 엄마를 등신 팔푸이(팔푼이)로 알고.호호”

“은행이 망하다이?(망한다니)

무신 봉창 뚜디리는 소리고?

어떤 미친놈이 남대문에 불을 지른다 캐라. 와?”



이신은 더 자세한

설명을 더하려다 말았다.


사실 은행이 망한다거나

종신고용이 사라진다는

것은 당시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니 거기에 대해

더 설명을 해봤자

진전이 없을거라

생각한 이신은

더 이상

말을 얹지 않고


“알겠어요.

엄마.저 먼저 들어갈게요”


이신 어머니가

실눈이 되서 씨익

웃으며 이야기한다


“짜슥이~말로 몬이기겠응께네

(못 이기겠으니까)

쓰윽~꼬랑대기(꼬리) 말고 내빼네?

오호호.니가.어이?

요새 돈 좀 벌었다꼬

꺼떡거리쌌지만도

안죽(아직)엄마한테는

안돼.하모.오호호”


“아하하.그렇지.내가

엄마를 어떻게 이기겠어요?

먼저 가볼게요”


“오이야~그래

춥은데 조심해가가(조심해서)

드가래이~”




태양은행은


2024년이 되면

유튜브에

“그땐 그랬지”이런

90년대 길거리 영상에나

간판이 보이는 은행이다.


당시에는 은행이 망한다는

상상을 할 수 없었기에


이신 엄마의 반응이 당연했다.



밤길이 추워 종종 걸음으로

귀가중인 이신의 머리는 복잡했다.


길가에 보이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었다.


딸랑~

딸랑~


150원.


“꾹”

밀크커피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린다.


한모금 짜리

자판기 커피지만

향이 꽤 올라온다.


커피를 꺼내

후후 불며 한 모금 하며


생각을 정리 해본다.


더 이상 돈 불리기가

사실상 불가능 했기에

착잡하기만 하다..


엄마에게 이야기 해서

동네 사람들한테 좀

빌려달라고 할까도

생각 했지만


그런 부채가 생기면

엄마는 빚이 생겼다는 불안감에

다른 사람 보다 훨씬

고통스러워 할것이 뻔하니

그럴순 없었다.


이미 반지하도 탈출하고

엄마의 가게도 더 큰대로

옮길 수 있을 만한

이익은 생겼다.


그렇지만 이신은

환율이 얼마까지 오르다 꼬꾸라지는지

그 수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IMF의 날짜는 기억 못했지만

환율이 그 금액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숫자 자체도 외우기 쉬운 숫자여서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걸 아는데

거기에 넣을 돈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 큰 고통이였다.


명동에 드나들면서

눈에 밟히던 다른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그걸 써야 할지 말지 갈등중인

이신이였다.


여러번 생각했지만 답이

안나왔다.


현재의 이익을 위해

큰 피해가

생길지도 모르고

정확한 정보도 알 수 없는

그런 짓을 하는게 맞는 것인지..


그렇다고 그냥 손 놓고 있기엔

눈 앞에 이익이 아깝고..


누군가 상담할 사람이

간절했다.



그리고 수혁이에게도

꼭 묻고 싶은게 있었지만

이건 선을 넘는 질문일거 같아

도저히 그 선을 못 넘고 있는 상태였다.


이젠 며칠이 지나

제법 다시 익숙해진

30여년 전의 집으로


추운 밤, 이신의

걸음이 옮겨지고 있었다.





























“쾅!”


“개같은 것들!”


수혁의 강남집.

수혁의 아버지가

소주가 든 소주병을

탁자에 강하게 내리치며

큰 소리를 질렀다



그 탁자 위에는 -내용증명-이라고 써 있는

우편물들,여러가지 독촉장,과태로 증명서 등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


“개좆같은 것들!내가 잘 나갈때는

아주 기냥 내장이라도 빼 줄듯이 굽신거리던 것들이이이!!”

“이제 와선 하나 겉이 쌩을 까버려야?


“쾅!”쾅!”

탁자를 술병으로 연신 내리치며

수혁 아버지의 외침은 계속 된다.

“나 헌티 등돌린 써그랄 새끼들.

이.내가 다아아~기억 했지.아암!”

“두고 보드라고!나가 이대로 무너지나?”

“두고 보라고 이 개새끼들아아!!”


“쾅!”

“쾅!”


채권자들이 24시간 집앞에 진을 치고

수혁 부를 찾고 있기 때문에

밤에도 불도 못 켜고

촛불 하나를 켠 집안이였다.



“척”


“척”


어두운 복도 저편에서


수혁 아버지가 있는 거실 소파쪽으로

수혁이 걸어 나왔다.


그 표정이 사뭇 비장했다


“아부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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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연쇄 +1 24.08.16 170 4 11쪽
14 14-서울출판사 24.08.15 168 4 10쪽
13 13화-장비와 여포 +1 24.08.14 171 5 10쪽
12 12화-금팔찌 24.08.13 186 4 10쪽
11 11화-만화 24.08.12 19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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