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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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최근연재일 :
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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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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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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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저승사자와의 재회

DUMMY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그 이름 차영진.


그가 내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역시 각성자였다. 회복력이 빨라도 너무 빨랐다. 분명 엊그제만 해도 다 죽어가던 사람이었는데 오늘 보니 모든 상처를 회복한 것 같았다.


너무나 멀쩡하게 내 앞에 서 있는 차영진 헌터를 보고 있으니, 한숨이 푹 쉬어졌다.


‘오늘도 또 더블로 x됬네’


나는 살기 위해 재빠르게 일어나 무릎을 꿇고 그를 향해 큰절하듯 엎어졌다.


차영진은 엎드려 절하고 있는 내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일단 저 변이 좀비부터 처리하고 올 테니까 그 자세 고대로 있어라. 안 그러면 너부터 죽인다.”


말을 마친 차헌터는 손을 입에 대고 휘파람을 불었다.


휘파람 소리에 변이 좀비의 시선이 차헌터에게 돌아갔다.


변이 좀비는 불만이 가득 담긴 포효를 내질렀다.


차헌터는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그리고 어마무시한 굉음이 허공속에 연속으로 울려 퍼졌다.


[쾅 으드윽 콰쾅 췡]


엄청난 접전이었다. 서로 치고 빠지며 엄청난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차헌터도 이번 변이 좀비 만큼은 만만치 않았는지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공격했다.


그러나 이번 변이 좀비는 강했다.


내가 처음 만났던 변이 좀비보다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의 변이 좀비는 차헌터 앞에서 여유까지 부렸다.


그럴만도한게 지금 싸우고 있는 변이 좀비는 병원에 있는 모든 사람을 먹어 치웠으니까 강할 수밖에 없었다.


항상 아픈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병원에 살아있는 것이 없었다.


그때부터 스멀스멀 저번처럼 둘 다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만약 둘 다 쓰러지거나 둘 중 어느 하나만 남는다 해도 싸우다 지친 좀비나 사람에게 도망치는 건 자신 있었다.


만약 저번처럼 차헌터만 살아남는다면···.


‘그때처럼 기절하면 살려는 드릴께!’


엎어진 얼굴에 악마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탕!! 타다닷탕!]


어디선가 총성이 울렸다.


건물 이곳저곳에서 총알이 비처럼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 총알은 정확하게 변이 좀비의 얼굴에 꽂혔다. 저격자들은 백발백중으로 거대 좀비의 얼굴을 타격했다.


잠시 희망에 차올랐었지만 변이 좀비를 공격하는 총성에 나의 희망은 무참이 무너져 내렸다.


총성이 들리고 나서부터는 차헌터가 일방적으로 변이 좀비를 몰아붙였다.


‘주변에 동료들이 있었나?. 이번에는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 에휴. 유언이라도 작성해야지...’


뒤에서는 어마무시한 충격과 함께 주변에 바람을 일으켰지만 나는 관심 없었다.


나는 내 유언장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집중할 뿐이었다.


두 괴물들의 싸움으로 충격파가 나에게 휘몰아쳤다.


나는 데굴데굴 구르며 스케치북에 생각해낸 유언을 적었다.


잠시 기 싸움을 하려고 멈춘 변이 좀비와 차헌터 덕분에 내 마지막 유언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마지막이다. 잘 가라 이 괴물아"


내 뒤쪽 상황도 정리가 끝난 듯 고요해졌다.


변이 좀비는 정확하게 허리가 반으로 이 등분 되었고 차헌터는 발로 툭툭 변이 좀비의 생사를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차헌터를 향해 꿈틀거리던 변이 좀비의 팔이 툭 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변이 좀비를 확실히 처리한 차헌터가 내 쪽으로 발길을 돌려 처벅처벅 걸어와 내 앞에 섰다.


난 내 마지막을 장렬하게 펼쳐 보였다. 물론 무릎 꿇고 공손한 자세로..


[엄마가 아프십니다. 부모님께 약만 전달하고 죽고 싶습니다.]


고개를 들고 싶었지만 작은 움직임에도 목이 날아갈까 스케치북을 펼친 채 움직이지 않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내 간절한 바램이 통했나?'


차헌터에게 바로 목이 날아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차영진이 내 앞에 와 가만히 나를 응시하다 휘파람을 불었다.


[휘르휙]


차헌터의 휘파람 소리가 거리에 메아리치듯 울렸다.


조금 지나자 여기저기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모두 모였는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차헌터가 마치 신이 난 듯 말했다.


“봐! 이게 내가 말했던 욕 하는 좀비다. 도망도 졸라 잘 쳐! 근데 이제 글자로 의사 표현도 하네?”


차헌터의 동료들로 보이는 이들이 내 주위를 빙 둘러싸고 말했다.


“차헌터님 저 새끼 진짜 좀비 맞습니까?”


“좀비가 한글을 알고 의사 표현한다는 소리는 처음 듣습니다.”


“그렇습니다 차헌터님 전혀 좀비 같지 않아요.”


차헌터는 자신의 말을 지금까지 쭈~욱 믿지 않고 거짓말이라고 하던 자신의 동료들에게 의기양양하듯 말했다.


“내가 확인시켜 주지”


차헌터는 여전히 스케치북을 들고 바닥과 혼연일체가 된 내 옆구리를 발로 툭툭 차며 말했다.


“야 일어나”


몇 번 더 툭툭 차인 나는 스케치북에 글자를 적었다.


[일어나면 죽이실 거잖아요.]


“야 지금은 안 죽일 테니까 일어나 새끼야”


'그러니까... 지금은 안 죽이는거지 언젠간 죽인다는 소리잖아!'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일어났다.


차 헌터의 동료들은 나를 보자마자 경련 하듯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헉 저 눈 좀비의 눈이잖아. 진짜 좀비였어!”


"진짜 좀비네! 차헌터님 말이 사실이었어!"


그중 한 사람은 나에게 총을 겨누며 말했다.


“X발 이런 개 같은 일이 있나 좀비가 지능이 있어 X발 빨리 죽여야 돼”


내 눈을 보게 된 차헌터의 무리들은 나를 향해 적개심을 들어냈다.


나는 재빠르게 스케치북에 글을 적어 넣었다.


[제발 저희 어머니께 약만 전달 하게 해 주세요]


차헌터는 스케치북을 한동안 쳐다보더니 입을 뗐다.


“이 새끼 효자 좀비였네 “


차헌터의 농담 섞인 말을 듣던 동료들은 내 스케치북과 차 헌터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고, 겁에 질렸던 남자들은 차헌터의 농담에 금세 긴장을 풀며 배꼽을 잡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효자좀비래 ㅎㅎㅎㅎ 아 웃겨 죽겠네”


“저 새끼 욕도 한다니까? 들어볼래?”


동료들은 한 목소리로 차헌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요 됐습니다. 좀비한테 욕먹긴 싫습니다.”


나는 이제 삶을 포기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래 웃어라 웃어 그리고 어차피 죽일 거 곱게 좀 죽여주라’


“야 효자 좀비! 그날 나를 옥상으로 옮겨 좀비들에게 습격당하지 않게 해준 게 너지? ”


[예 그렇습니다. 근처에 좀비들이 있어 옮겨드렸습니다.]


“왜 죽게 두지 않았지? 난 널 죽이려고 했는데”


[따님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지 않았나요?]


차헌터는 갑작스럽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내 스케치북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덕분에 좀비가 되는 꼴은 면했다.”


삶의 희망이 다시금 피어오른다!.


[살려주시는 건가요?]


차헌터는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말했다.


"글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차헌터가 나에게 호의적으로 말하자 옆에 있던 동료가 곤란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차헌터님 지금 바로 죽여야 합니다. 지능이 있는 좀비라구요. 죽이지 않으면 다른 쉘터들이 위험할 수 있어요.”


“맞아요 헌터님 이대로 묵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내 생명의 은인을 내 손으로 목이라도 따라는 건가?”


“차헌터님이 못하시겠다면 제가 바로 머리를 날려 버리겠습니다.”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눈물이 차올랐다.


나도 내가 좀비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같은 사람이었었다.


내 눈앞에 사람들은 나를 처리해 버려야 하는 벌레처럼 말하고 있었다.


[저는 사람을 물지 않아요.]


자신이 적고도 비참했다. 자신도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개 조심 스티커를 자신의 가슴에 붙이고 다녀야 할 것 같았다.


간절한 표정으로 차헌터를 바라보았다.


“나도 이 새끼가 위험하다는 건 알아. 바로 죽일까도 생각했다. 근데 쉘터에 살아있는 사람이 아프다잖아.“


“그건···그렇지만···”


"저 녀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어요."


"위험해지면 바로 베어버리면 그만이다. 날 못 믿는 건가?"


다들 곤란한 얼굴을 하고 차헌터를 바라봤다.


“우린 인간성을 포기한 파괴자 집단과 달라 사람은 살려야 한다.”


차헌터와 같이 온 동료들은 차헌터의 말을 듣고 이내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차헌터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재활용도 안되는 쓰레기들과 우린 다르죠"


한 사람이 동의하자 나머지도 탐탁지 않은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다.


모두가 동의하자. 차헌터는 검집에서 검을 꺼내 내 목에 갔다 대고 말했다.


“야 효자 좀비 너 허튼짓 하면 바로 요단강 직행버스 타는 거다. 뭐 약이 전달돼도 요단강 구경은 정해진 거지만.. ”


나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글자를 적었다. 방금 수명이 조금 늘어났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약은 삼솔 병원에 있습니다.]


차헌터에게 벗어나지 않으면 죽겠지만, 그렇다고 당장 죽는 게 아니라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헌터와 그 동료들이 움직일 준비를 하자 나는 꾸벅 꾸벅 인사를 하며 안내하듯 정중한 손짓을 흉내 내었다.


수 백의 백화점 좀비들을 정리하고 거대한 변이좀비 마저 손쉽게 정리한 차헌터 였다. 다른 건 몰라도 차헌터의 능력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듯 보였다.


백화점 앞 길거리에 칼로 난도질 당하고 머리에 총알 구멍이 뚫린 좀비들의 사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나는 좀비다. 정확히는 아무 짝에 쓸모없이 인간의 위협만 되는 지능을 가진 좀비


차헌터가 내 목을 날리는 건 당연했고, 날 죽이는 게 숨 쉬는 것보다 쉬울 것이다.


‘차헌터가!!아니 차헌터님이!! 아니 차헌터 님께서 !! 쉘터까지 동행해 주신다니!!’


부모님이 계신 쉘터로 의약품을 옮기는 길이 안전해진 것이다.


저번처럼 다른 헌터를 만나 의약품을 빼앗길 뻔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죽을 거 그냥 개죽음 당하는 것보다는 아프신 엄마에게 약이라도 전달 하고 죽을 수 있게 되었음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리고 출발 전 뒤돌아 죽어있는 좀비를 슬쩍 보았다.


나는 반으로 쪼개진 변이 좀비에게 맛있는 향이 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했다.


작가의말

저승사자를 다시 만나버린 찬영군!!

작가가 미안하다!! 하지만 빠른 전개가 필요해서 어쩔 수 없구나 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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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습격1 24.07.15 122 4 12쪽
» 6# 저승사자와의 재회 24.07.14 119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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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망해버린 세상 +1 24.07.11 170 5 10쪽
1 1# 영혼을태우는도주 +1 24.07.11 23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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