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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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최근연재일 :
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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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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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 강탈자들

DUMMY

나는 쉘터를 떠나 바로 티마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 좀비들을 바라보면서, 내 자신과 오버랩 되어 안쓰럽게 느껴졌다.


특히나 어리디어린 좀비들은 보기만 해도 안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온몸이 성한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좀비가 된 어른들은 강했고, 약하디약한 아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뜯어 먹힐 수밖에 없었다.


거리를 방황하는 아이 좀비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안전한 차 안에 넣어줬다. 혹시나 헌터를 만나더라도 차 안에 갇힌 좀비는 위협이 되지 않으니 그냥 지나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게 11번째 꼬맹이를 차 안에 넣어 놓고 손인사를 했다.


티마트는 여전히 좀비들 소굴이었다.


하지만 일반 좀비들은 날 공격하지 않는다. 생필품을 구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리어카에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을 때까지 물품들을 가득 실었다.


'이 정도면 한동안 물자 걱정이 없으시겠지?'


쉘터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아니면 내가 힘이 세진 걸가?


확실히 갈수록 덜 지치고 덜 힘들었다.


내 몸의 상태를 곰곰이 생각하며 길을 가는데...


[슈~우우욱 쾅]


내 옆을 무엇인가 빛의 속도로 지나갔다.


얼마나 빠르게 지나갔는지 머리에 쓰고 있던 모자가 벗겨져 버렸다.


내 앞을 지나간 건 처참하게 도륙당한 좀비의 시체였다.


나는 눈앞에 펼쳐진 처참한 광경에 움찔 했고 그대로 얼어 움직일 수 없었다.


“뭐야? 좀비야? 사람이야? 깔끔한 거 보니 사람인가?”


뒤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를 무시기로 했다. 지금 모자가 벗겨져 붉은 눈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 잠깐 거기서 봐”


내 뒤로 또렷하게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와 그 뒤에 남자들의 기척 느껴졌다.


‘이 기운은 헌터다 잡히면 죽는다!’


나는 도망가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너 도망가려고? 그러다가 죽는다?”


이미 생각을 마친 나는 멈춰 설 생각이 없었다.


무작정 달리고 또 달렸다. 다른 건 몰라도 달리기 하나는 자신 있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멈추고 말았다. 내 앞 정면으로 긴 쇠막대가 날아와 박혔기 때문이다.


“야 네가 튀면 내가 못 잡을 것 같았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팔다리에 소름이 쫘~악 올라왔다.


서둘러 모자를 쓰고, 재빠르게 무릎을 꿇고, 스케치북에 글자를 적어 높게 치켜들었다.


[저는 사람입니다 근데 말을 하지 못합니다]


이제는 스스로 개 짖는 소리가 나오는 것 정도는 통제 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소리 내지 않는 방법을 연습했다. 그러므로 완벽했다.


“뭐? 벙어리... 라고 ? 각성자 같은데?”


나는 스케치북의 다음 페이지를 서둘러 보여줬다.


[저는 각성자 임찬영입니다]


“뭐야 너도 헌터라고? 임찬영이란 이름은 처음 듣는데?”


[각성한 지 얼마 안됐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말만 하지 못합니다.]


“음 그건 알겠는데 왜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거지?”


나는 순간 해야 할 말을 적지 못했다.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죽는다.


나는 최대한 머리를 굴렸다.


‘움직여라! 생각해 내라! 생존이 달렸다. 내 뇌야!’


나는 살기 위해 거짓말을 택했다.


“너무 아름다우셔서 부끄럽습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게 아닌가? 여자들은 외모 칭찬하면 다들 좋아서 넘어가던데..’


임찬영 인생에 최대 거짓말을 시전하는 중이었다.


작은 키에 통통한 몸매 피부는 하얀 편이지만 얼굴은 주근깨를 가득 담았고 찢어진 눈초리가 매섭기까지 한 여자를 아름답다 칭했다.


“히히 꼬맹이가 사람 볼 줄 아네? 내가 좀 예쁘긴 하지 네가 보고 있는 이 미모의 여인은 다이너마이트의 꽃 김사영이란다”


‘그래 날 그냥 보내주면 예쁘다고 생각해 볼께! 아줌마 제발 그냥 넘어가자’


하늘에 빌고 또 빌었다.


저 자뻑에 쩔어 사는 아줌마가 제발 자신을 그냥 보내주기를 너무나 간절히 빌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김사영 님께 선물을 바칠 기회를 주마! 네가 끌고 가고 있는 리어카 넘겨 그럼 살려는 줄게”


그 말과 함께 남자 서너 명이 여자의 뒤에서 자세를 고쳐 잡았다.


[이건 저희 부모님 드릴 겁니다]


“지금 나에게 선물을 바치기 싫다는 거야? 죽고 싶어?”


막무가내였다. 여자와 그 무리들은 내 리어카를 뺏기로 작심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눈앞에서 여자가 쇠로 된 봉을 고쳐 잡고 쇠막대기를 날릴 태세로 자세를 잡았다.


“마지막이야 리어카 두고 가면 살려는 줄게”


‘벼룩에 간을 내 먹어라 x친년’


[제가 정말로 꺼내야 하는 것 한 가지만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그래 한 가지 정도는”


나는 타협이 불가능한 저 인간을 설득하는 걸 포기했다.


온몸에 힘을 끌어 올렸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이다.


리어카 손잡이 부분을 내려놓고 리어카 뒤쪽으로 가서 리어카 본체를 꼭 잡고 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하나둘 셋 고!!’


나는 뒤도 돌아 보지 않았다. 그저 앞만 보고 온 힘을 다해 달렸다.


내 뒤로 쇠막대기가 날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좀비가 되고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다. 나는 등 뒤에 날아오는 쇠막대기의 방향을 예측하며 최대한의 속도로 달려 나갔다.


조금 뛰었더니 티마트로 오면서 보았던 좀비들이 가득한 버스가 보였다.


좀비 버스의 앞문을 활짝 열었고 박수를 치자 엄청난 양의 좀비들이 쏟아져 내렸다.


좀비들은 곧 내 뒤에 날 쫓던 인간들을 향해 거칠게 달려갔다.


뒤에서 김사영의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개자식이 좀비를 풀어 ?"


‘미안합니다’


“크아아압듸아”


달려오는 김사영과 부하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인사를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그러나 버스 한 대 분량의 좀비 숫자로는 헌터를 막을수 없었다.


버스에서 나온 좀비 무리를 빠르게 정리한 김사영과 부하들은 또 다시 내 뒤를 쫓기 시작했다.


‘하··· 어떻게 하지 ..끝까지 쫓아올 생각인가 본데’


리어카를 끌고 달리고 또 달리며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 그래 여기 바로 옆 백화점!’


달리던 방향을 바꿔 죽을 힘을 다해 다시 달렸다. 그리고 백화점에 도착한 나는 빠르게 백화점 문을 모두 열어젖혔다.


‘나···.좀비 영화에서 나오는 빌런인 거야?’


살기 위해 백화점 문을 열면서도 자괴감에 빠졌다.


백화점에 갇혀 있던 좀비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빠르게 빠져나와 김사영과 부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김사영은 좀비들에게 꾀 버텨냈지만 같이 온 부하들은 일반인이 였는지 좀비들의 밥이 되고 있었다.


워낙 큰 백화점이라 좀비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런 씨발 "


김사영이 궁지에 몰리자 끝없이 욕을 쏟아냈다.'


하지만 백화점 안에 있던 좀비의 숫자는 많았고, 간간히 덩치가 큰 좀비도 보였기 때문에 김사영도 버티지 못하고 좀비들의 먹이가 되며 결국 그 자리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나는 그들의 최후를 끝까지 볼 수 없었다. 아니, 보지 않았다.


나로 인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광경은 차마 볼 수 없었다.


내가 좀비라는 것을 인식했지만, 정신은 또렷했고 생각은 사람일 때 그대로였다. 난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래 어쩔수 없었어... 멸망한 세상에서 내 생존과 가족들이 우선이야'


좀비들이 쏟아져 나오는 백화점 문을 닫자 미처 나오지 못한 좀비들이 발버둥을 쳤다. 나는 김사영이 던졌던 쇠 막대기로 입구를 단단히 봉쇄했다.


그리고 리어카에 가서 손잡이를 고쳐 잡고 쉘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 리어카를 쉘터 앞 도로로 가지고 와서 내려놓고 스케치북에 글씨를 적어 넣었다.


[마지막 입ㄴ]


“찬영아!!찬영아 엄마야!!”


쉘터에 오기 전에 다행이 모자를 새로 구해서 썼기 때문에 엄마에겐 내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다. 모자를 쓰고 만나게 돼서···’


“찬영아 괜찮은 거니? 위험 하니까 일단 쉘터로 들어와서 얘기하자.”


나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스케치북의 다음 장을 넘겼다.


[엄마 아빠 형 죄송해요.]


글자를 적어나가는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푹 숙인 채 스케치북을 높게 들었다


그때 아빠 목소리가 들렸다.


“죄송할 게 뭐가 있어 살아줘서 고맙다, 찬영아”


“찬영아 일단 쉘터로 들어와 거긴 위험해”


엄마는 애타게 내가 쉘터로 들어보길 바라고 있었다.


[전 갈 수 없어요.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모두 말씀드릴게요.]


스케치북을 높게 들다 보니 모자 틈 사이로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와 형은 괜찮아 보였지만 지병으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엄마는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엄마 약은 먹고 있는거야?]


"지금 약이 문제니? 찬영아 일단 들어와 들어와서 엄마랑 얘기해!"


엄마가 안대위를 바라보며 빌듯 말했다.


"안 대위님 찬영이가 들어올 수 있게 제발 문을 열어주세요...제발요...흑흑...


"사모님 안됩니다. 찬영이가 아직 감염이 되었지는 아닌지 확인이 안됐습니다 바로 문을 열 수는 없어요"


안대위의 말에 엄마는 충격을 받았는지 아빠의 품으로 쓰러지듯 기대었다.


그 모습을 본 안대위가 무언가 생각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쉘터를 지키는 것도 힘들어서 의약품 수급이 어렵다 너희 엄마도 약을 못 드신지 오래되셨다.”


엄마는 안대위에게 크게 뭐라고 했다.


“대위님 저희를 지켜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왜 쓸데없는 말씀을 하세요! 찬영아 아니야 엄마는 괜찮아! 여기 쉘터는 안전해 엄마랑 같이 있자.”


엄마의 꾸지람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안대위가 말했다.


"네가 약을 구해온다면 바로 쉘터 문을 열어주마"


엄마의 모습을 보다 못한 형이 나섰다.


“야 임찬영 지금까지 살아 남았으니까 약 정도는 구할 수 있을거 아냐! 부탁한다. ”


나는 엄마의 얼굴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스케치북에 글을 적어 내렸다


[아빠! 형! 엄마를 부탁해요.]


나는 어차피 쉘터로 들어갈 수 없었다. 어쨌든 나는 좀비고 저들은 인간이었다.


가족들도 나도 안전 하려면 서로 멀리 있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그리고 나는 쫓기고 있는 몸이다.


헌터들과 변이 좀비들을 피해 그 누구도 없는 곳을 찾아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머리는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가슴이 그렇지 않았다.


아픈 엄마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서 엄마의 약을 찾아 전달하고 떠나야겠다.'


위험의 무릎 쓰고 다시 한번 리어카의 손잡이를 들었다.


뒤돌아서 리어카를 끌고 가는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눈물이 쏟아져 내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쉘터와 멀어지고 나서야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집중해서 내가 전에 알고 있던 약국과 병원을 떠올렸다.


쉘터와 멀지 않은 곳에 2차 병원인 삼솔 병원이 있었고 그 앞에 약국이 두 세 개 정도 있다는 걸 기억해 냈다.


‘하.. 삼솔 병원··· 평일에도 사람들이 넘쳐나게 있던 병원이었지..’





작가의말

인간성과 생존 무엇을 택해야 할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 스빠크
    작성일
    24.08.02 08:14
    No. 1

    너무 재밌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하록3513
    작성일
    24.09.15 20:40
    No. 2

    글 잘쓰는대

    왜 중단?

    개 씹같은 소설만 유료화 시키더만

    글 잘쓰는 초보 소설가는 먼가 조교 하는가?문피아에서?

    분명한건 이 글은 잘쓰고 잇어요,,,왜 중단한거지

    씹같은 소설이 유료화 되서 독자들 엿먹이던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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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경원 쉘터의 변화 +1 24.08.09 72 3 11쪽
27 27# 필요에 의한 협조 +1 24.08.08 78 2 11쪽
26 26# 경원 쉘터의 위기 2 +1 24.08.07 87 3 12쪽
25 25# 경원 쉘터의 위기 1 +1 24.08.06 86 3 12쪽
24 24# 그 녀석을 찾아라 +1 24.08.03 87 2 13쪽
23 23# 애타는 마음 +1 24.08.02 84 5 12쪽
22 22# 빗속의 전쟁2 24.08.01 83 2 12쪽
21 21# 빗속의 전쟁1 24.07.31 85 3 12쪽
20 20#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만들자! +1 24.07.30 86 4 12쪽
19 19# 버킷 리스트 +1 24.07.27 86 4 12쪽
18 18# 각자의 사정 +1 24.07.26 83 3 12쪽
17 17# 사라진 박할머니 24.07.25 86 3 12쪽
16 16# 어린이집 구조 작전 +1 24.07.24 90 3 12쪽
15 15# 한빛쉘터 3 24.07.23 96 3 11쪽
14 14#한빛쉘터2 24.07.22 97 3 13쪽
13 13# 한빛쉘터1 24.07.21 106 3 12쪽
12 12# 두 번의 전멸 24.07.20 109 3 11쪽
11 11# 집으로 +1 24.07.20 108 3 13쪽
10 10# 동행2 24.07.18 108 2 10쪽
9 9# 동행1 +1 24.07.17 112 2 11쪽
8 8# 습격2 +1 24.07.16 111 3 11쪽
7 7# 습격1 24.07.15 121 4 12쪽
6 6# 저승사자와의 재회 24.07.14 117 5 10쪽
5 5# 만만한 좀비 +1 24.07.13 126 7 11쪽
» 4# 강탈자들 +2 24.07.12 144 6 11쪽
3 3# 그리운 가족 24.07.11 152 5 12쪽
2 2# 망해버린 세상 +1 24.07.11 168 5 10쪽
1 1# 영혼을태우는도주 +1 24.07.11 22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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