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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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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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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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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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 습격1

DUMMY


차헌터와 동료들은 삼솔 병원으로 안내하는 내내 나와 조금 거리를 두었다.


차헌터는 몰라도 같이 온 사람들은 아직 나를 경계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가까워 지면 총구를 내 쪽으로 겨눠 언제든 나를 쏠 준비를 했다.


나는 최대한 앞만 보고 걸어갔다.


한참을 걷다가 차 헌터가 옆에 오는 것을 느끼고 걷는 속도를 줄였다.


“야 효자 좀비! 변이 좀비는 왜 널 쫓아 왔던 거지?”


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스케치북을 들었다.


[이상하게도 변이 좀비만은 저를 먹이감으로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차헌터가 나를 유심히 보다가 말했다.


“변이 좀비는 같은 좀비를 먹던데 네가 특이한 좀비라 더 맛있어 보였나?”


마음은 각종 저주를 퍼붓고 있지만 냉정한 판단력으로 나는 이 상황에 걸맞는 답을 내놓았다.


[저는 그저 공격성 없는 평범한 좀비입니다.]


나는 베시시 웃어 보였다.


"쳐 웃기는 평범한 좀비가 생각도 하고 글도 쓰냐? "


차헌터가 장난처럼 건넨 말 한마디에 내 표정은 어두워 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변이 좀비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


분명 반으로 쪼개진 변이 좀비의 시체 머리에서 맛있는 냄새가 났고, 이성이 끊어질 정도로 강력한 냄새를 차헌터에 대한 공포, 즉 죽음의 공포로 겨우 참아 낼 수 있었다.


차헌터가 앞에 없었다면 정신없이 뛰어가 좀비 시체의 머리를 뒤졌으리라.


자신은 점점 더 변이 좀비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끔찍한 변이 좀비가 된다니... 침울해졌다.


확실히 기민해진 육체와 정신은 멸망 이전의 자신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사실을 차헌터에게 들켜서는 안됐다.


들키게 된다면... 분명 부모님의 쉘터에 의약품을 전달 할 수 없게 될지도 몰랐다.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은 나는 다시 삼솔 병원으로 가는 길에 집중했다.


얼마 못 가 등 뒤에서 굉음의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총 쏘는 소리가 들렸다.


[부우우웅 찰칵 탕타다탕]


뒤에서 일어난 갑작스러운 공격에 나와 차헌터 동료들은 급하게 근처 건물로 몸을 숨겼다.


빠르게 건물 이층으로 올라간 차헌터는 그곳에 있던 좀비들을 순식간에 정리했고 동료들은 전투를 준비했다.


차헌터는 창문 넘어로 밖을 살피더니 이내 벽으로 몸을 숨기며 말했다.


“이런 X발 파괴자 집단이야. 여긴 왜 온 거지?”


파괴자 집단 다이너마이트


부모님이 계시는 경원 쉘터에서 경비병이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들은 멸망해 가는 세상에서 인간성을 포기하고 자신의 욕망에만 모든 것 쏟아 붙는다.


인간이건 좀비건 상관없이 자신의 쾌락을 위해 이용하고 죽이는 범죄자 집단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들의 쉘터를 유린하고 짓밟았다.


얼마 전에는 소규모 쉘터를 몰살시키고 식량을 빼앗았으며, 그곳에 살던 여자들을 끌고 가 강간하고 잔인하게 죽여서 쇠꼬챙이에 꽂아 전리품이라도 되듯 자신의 쉘터에 전시해 놓았다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도 되듯 잠깐 창문으로 힐긋 보게 된 바깥 상황은 처참했다.


그들이 탄 오토바이에는 긴 줄이 하나씩 묶여 있었는데, 그 끝에는 한참 동안 매달고 다녔는지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사람의 시신이 매달려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좀비가 아니었다. 머리가 온전히 달려 있었고 치명상을 입지도 않았는데 움직임이 없었다.


살아있는 인간을 매달고 다닌 것이다.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그 분노가 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는지 차 헌터가 힐끗 날 보고 입을 열었다.


“야 효자 좀비 너 화도 낼 줄 알았냐? 그냥 겁많은 병신같은 좀비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이거 위험한 걸? 바로 죽여야 하나?”


차헌터가 방긋 미소지으며 흉흉한 살기를 펼쳤다.


나는 흉흉한 살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 온몸을 꼿꼿이 세우고 고개를 양옆으로 세차게 저었다.


[탕 슈~팟]


눈앞으로 총알이 지나가는 것을 정확하게 보았다.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효자 좀비야 죽기 싫으면 잘 숨어 있어 부모님은 뵙고 죽어야지, 내가 저놈들 처리하고 오기 전까지 얌전히 대가리 박아!”


나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머리를 땅에 쾅 하고 박았다.


차헌터의 무리들은 파괴자 집단과 싸우기 위해 총구를 겨눴다.


그리고 차헌터도 검 집에서 일본도를 꺼냈다.


[스르르릉]


검 집에서 칼을 꺼내는 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지고 소름이 돋았다.


‘얌전히 쳐박고 있어야겠다.’


나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차헌터는 이 층 창문넘어로 훌쩍 뛰어내렸다.


그리고 밖에서는 전쟁이라도 터진 것처럼 미친 듯이 총을 난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c구역 쉘터장 차영진 헌터다 !! 죽여라.”


“죽여 김사영님을 죽인 죄인이야!!”


“김사영 님의 복수를 !!!”


나는 김사영의 이름을 듣자마자 움찔했다.


그 자뻑에 쩔어살던 여자, 그 여자 이름이 김사영이라고 했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좀비로 만들었던··· 자신이 첫 번째로 사람을 해쳤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눈을 감으면 좀비가 된 여자가 눈앞에서 나를 원망하듯 쫓아와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 여자가 파괴자 집단 소속이었구나.’


양심의 가책이 좀 덜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파괴자 집단에 소속 이라면 그 여자도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범죄자였을 거다.


'저들은 차헌터가 김사영을 좀비로 만들어 죽였다고 알고 있는 건가? 어떻게 일이 그렇게 돌고 돌았지?"


알 길이 없었다.


차헌터는 날아 오는 총알을 여유롭게 피하며 파괴자 집단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뭔 개소리야 누가 누굴 죽여?”


차헌터는 어의가 없다는 듯이 자신을 향해 날아든 포탄을 빠른 움직임으로 피하더니 군더더기 없는 몸짓으로 착지했다.


“그래. 오늘 너희들 모두 죽는 날이긴 해.”


차헌터가 더 이상은 봐주지 않겠다는 듯이 살기를 끌어 올렸다.


그러자 파괴자 무리의 맨 앞에 있던 남자가 외쳤다.


“아무리 헌터라고 해도 숫자는 우리가 더 많다 쏴라 쏴!! 차헌터를 죽여서 끌고 가 개 먹이로 던져주자!!”


파괴자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는 자신이 들고 있는 총으로 차헌터를 향해 총알을 난사했다.


[탕!! 탕!!]


난사는 오래 가지 못했다. 차헌터의 동료들이 저격 준비를 마치고 파괴자 무리의 리더 이마에 정확히 총알을 박아 넣었다.


“헉 대장이 당했다. 저격수가 있어 다들 조심해”


파괴자 무리가 우왕좌왕하는 틈에 차헌터가 무리의 정면을 돌파하면서 파괴자 무리의 머리를 칼로 하나씩 베어버렸다.


누군가 흥분한 듯 소리쳤다.


“차에 있는 그거 풀어”


[스르르릉 철컥]


“풀었어!! 다들 피해 !!”


그들이 알 수 없는 대화를 듣자, 나는 불현듯 불안한 예감에 휩싸였다.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엄청나게 무서운 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그 예감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파괴자 무리가 가지고 온 대형 트럭 안에서 발버둥 치듯 큰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큰 대형 트럭의 뒤쪽 입구가 터지듯 뜯겨져 나갔다.


[쾅! 그르륵 크륵]


엄청나게 큰 무엇인가의 다리가 슬금슬금 빠져나오는 듯했다.


[그르륵 쉭]


갑자기 빠른 속도로 밖으로 빠져나온 그 무언가는 변이 좀비였다.


그런데 그 모습이 그동안 보았던 변이 좀비와 차원이 달랐다.


이번 변이 좀비의 모습은 흡사 거미 같았다.


인간의 발처럼 생긴 다리들이 여러 개 달려있었고, 얼굴도 인간의 얼굴이 여러 개 달려있어 기괴하기까지 했다.


차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변이 좀비는 살기를 내뿜고 있는 차헌터를 향해 기괴한 소리로 포효했다


변이 좀비가 공격 목표를 정하는 순간이었다


[끼에웨엑 까르륵]


“x발 저게 뭐야?”


내 옆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던 차헌터의 동료들이 욕설을 뱉어내었다. 그리고 식은땀이 흐르는 손을 바지에 닦고 총구를 고쳐 잡았다.


차헌터는 기괴한 변이 좀비와 잠시 신경전을 펼쳤다.


서로를 향해 살의를 가감 없이 펼쳤다.


먼저 움직인 건 역시 자아가 없이 본능만 있는 변이 좀비였다.


변이 좀비는 빠른 속도로 돌진해 자신의 앞발을 차 헌터를 향해 힘차게 뻗었다.


변이 좀비의 찌르기 공격은 날카로웠지만 차헌터가 신중하게 검으로 공격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변이 좀비의 공격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바로 연속 공격으로 다른 발이 차헌터의 옆구리를 향해 쇄도 했다. 차헌터가 급하게 피하려고 했지만, 변이 좀비의 발이 더 빨랐다.


그때 변이 좀비의 발에 총알이 날아들었다.


차헌터의 동료들이 저격에 연속적으로 성공하면서, 변이 좀비의 움직임이 점점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차헌터는 곧바로 변이 좀비의 발 하나를 검으로 잘라 냈다.


[끼기에에에엑]


변이 좀비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나 자리를 잡았다.


이번엔 차헌터가 변이 좀비에게 쇄도 했다.


그때 변이 좀비의 입이 벌어지더니 검은 무언가를 입에서 뿜어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몸을 돌려 날아오는 액체를 피한 차헌터의 시선이 액체를 향했다. 액체에 닿은 땅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젠장 더러운 좀비였네”


액체를 확인한 차헌터는 더욱 신중해 졌다.


땅이 녹아내리는 액체를 뿜어낸 변이 좀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헌터를 향해 다시금 발을 뻗었다.


[탕 타탕]


차헌터의 동료들이 연속으로 견제사격에 성공했고, 또 다시 총에 맞아 움직임을 방해받은 변이 좀비는 신경질을 내듯 기괴한 소리를 내뿜었다.


차헌터가 다시 벽을 박차고 변이 좀비를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동료들의 견제 사격은 쉴 틈 없이 이루어졌다.


변이 좀비가 잠시 멈칫하다가 우리가 있는 2층으로 시선을 돌렸다.


‘헉 변이 좀비의 살기가 느껴져’


기민해진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더없이 살벌한 느낌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눈앞에 있는 저격수들을 덮쳐 창문이 없는 쪽으로 그들을 밀었다.


“이 X같은 좀비 새끼가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빨리 죽여! 진작 죽였어야 했어!!“


나는 그들의 위협 속에 두려움에 떨며 손짓으로 벽 쪽을 가르켰다.


그곳에는 창문을 통에 쏘아진 변이 좀비의 체액으로 벽을 녹이고 있었다.


그들이 벽을 확인하자, 나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아까 있던 자리에 돌아와 다시 한번 머리를 땅과 합체 시켰다.


억울하고 굴욕적이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지금 밖에서는 무지막지한 변이 좀비를 향해 무자비한 칼 춤을 추고 있는 차헌터의 무서운 살기가 여기까지 닿아있다.


그는 좀비와 싸우면서도 이곳 상황을 주시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사실 죽던가 말던가 그냥 내버려두고, 그들이 체액에 맞아 죽으면 도망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잠시 멈칫했었다.


그러나 자신의 눈앞에 살아 있는 사람이 녹아서 죽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죽이려고 했지만, 일단은 삼솔 병원에서 나를 쫓아 오던 변이 좀비를 그들이 죽여줘서 아직은 살아있다.


어차피 그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테니까.


그리고 그들이 없다면 부모님이 계시는 쉘터로 의약품을 옮기는 데 문제가 생긴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됐다.


“어··· 이 좀비 새끼가 우릴 살려 준 거야?”


“그런 것 같은데? 그리고 다시 착실하게 대가리 박고 있잖아”


“이 새끼 이거 골 때리는 좀비 새끼네”


다들 황당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하지만 밖에서 일어나는 전투의 굉음에 그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바로 총구를 고쳐 잡은 그들은 변이 좀비와 싸우는 차헌터를 다시 돕기 시작했다.


그때 차헌터의 외침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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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경원 쉘터의 변화 +1 24.08.09 72 3 11쪽
27 27# 필요에 의한 협조 +1 24.08.08 78 2 11쪽
26 26# 경원 쉘터의 위기 2 +1 24.08.07 87 3 12쪽
25 25# 경원 쉘터의 위기 1 +1 24.08.06 86 3 12쪽
24 24# 그 녀석을 찾아라 +1 24.08.03 87 2 13쪽
23 23# 애타는 마음 +1 24.08.02 84 5 12쪽
22 22# 빗속의 전쟁2 24.08.01 83 2 12쪽
21 21# 빗속의 전쟁1 24.07.31 85 3 12쪽
20 20#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만들자! +1 24.07.30 86 4 12쪽
19 19# 버킷 리스트 +1 24.07.27 86 4 12쪽
18 18# 각자의 사정 +1 24.07.26 83 3 12쪽
17 17# 사라진 박할머니 24.07.25 86 3 12쪽
16 16# 어린이집 구조 작전 +1 24.07.24 90 3 12쪽
15 15# 한빛쉘터 3 24.07.23 96 3 11쪽
14 14#한빛쉘터2 24.07.22 97 3 13쪽
13 13# 한빛쉘터1 24.07.21 106 3 12쪽
12 12# 두 번의 전멸 24.07.20 109 3 11쪽
11 11# 집으로 +1 24.07.20 108 3 13쪽
10 10# 동행2 24.07.18 108 2 10쪽
9 9# 동행1 +1 24.07.17 112 2 11쪽
8 8# 습격2 +1 24.07.16 111 3 11쪽
» 7# 습격1 24.07.15 121 4 12쪽
6 6# 저승사자와의 재회 24.07.14 117 5 10쪽
5 5# 만만한 좀비 +1 24.07.13 126 7 11쪽
4 4# 강탈자들 +2 24.07.12 143 6 11쪽
3 3# 그리운 가족 24.07.11 152 5 12쪽
2 2# 망해버린 세상 +1 24.07.11 168 5 10쪽
1 1# 영혼을태우는도주 +1 24.07.11 22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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