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좀비가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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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묵향
작품등록일 :
2024.07.08 23:47
최근연재일 :
202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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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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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 습격2

DUMMY

“눈! 눈만 공격해.”


저격총을 잡은 이들이 변이 좀비의 눈을 저격하며 끊임없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전세가 역전되어 차헌터가 좀비의 다리를 하나씩 베어나갔다.


차헌터는 변이 좀비가 산성액체를 동료들에게 쏘지 않도록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한참의 혈투 끝에 변이 좀비의 다리가 반절도 남지 않았고, 차헌터는 최후의 일격을 날리기 위해 자세를 잡고 힘을 끌어 모았다.


때마침 변이 좀비의 눈에 총알이 정확하게 박혔다.


타이밍을 놓치지않고 변이 좀비의 배 아래를 파고들며 가슴부터 꼬리까지 일본도를 주욱 베어넣었다. 배가 일자로 찢겨진 채 몸부림을 치던 변이 좀비는 곧 풀썩 쓰러졌다.


그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기민한 청각이 파괴자 집단의 웅성거림을 듣게 해줬다.


“X발 도망가야 해 “


“차헌터 인간 같지도 않은 놈 그걸 잡다니”


“저걸 사로잡으려고 2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X발”


“괴물이야 사람이 아니야 괴물이야”


파괴자 집단을 여기저기 흩어져 숨어 있었다.


차헌터를 잡으려고 나섰다가 변이 좀비의 어그로를 끌게 되면 괜히 차헌터를 도와주는 꼴이 되고 자신들 또한 위험해 질 수 밖에 없었다.


30명은 되어 보였던 파괴자 무리는 반절도 남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서로 몸을 사리느라 숨을 곳을 찾기 바빴다..


변이 좀비가 나타나는 바람에 차헌터도 사방팔방 흩어지는 파괴자 무리를 모두 쫓지는 못했다.


차헌터 동료들이 저격총으로 파괴자 무리들을 최대한 저격해 사살했지만 몇몇이 도망가 완전히 숨어 버렸다.


차헌터는 죽어버린 변이 좀비를 확인 사살하고 피범벅이 된 자신의 애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콧노래를 불렀다.


“어디 어디 있나? 요기 요기 있찌!!”


“으악 살려···ㅈ···.”


차헌터는 공포 게임을 하듯 한명 한명을 찾아내어 목을 베었다. 정확하게는 살인을 즐기고 있었다.


차헌터는 이미 탈 인간급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자신의 기감을 사용해서 숨어있는 파괴자 무리들만 쏙쏙 찾아내 목을 베었다.


그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다.


완벽한 승리였다.


그 많은 파괴자 집단의 무리들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차헌터의 동료들이 서둘러 아래로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밖에서 차헌터를 만난 무리들은 승리의 기쁨을 주최하지 못하고 차헌터를 찬양하는 환호의 소리를 내질렀다.


“역시 차헌터 님이십니다”


“맨몸으로 총구를 겨눈 적들과 싸워 이기다니 대단하십니다”


“무시무시한 변이 좀비를 단칼에 베어내는 차헌터님은 정말로 멋있으셨습니다.”


“파괴자들이 꽁지 빠지게 도망가는 것을 보고 얼마나 통쾌했는지 모릅니다”


다들 차 헌터를 치켜세우느라 입을 끊임없이 놀렸다.


차 헌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여러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이제는 끈끈한 전우가 되어버린 차 헌터와 동료들은 서로를 추켜세우기 바빴다.


“근데 효자 좀비는 ?”


차 헌터의 물음에 한 남성이 나서서 손짓하며 말했다.


“예? 아··· 그 이상한 좀비는 여전히 ..2층에서 대가리 박고 있습니다”


“근데 그 좀비가.. 저희를 구했습니다”


차헌터도 보았다.


거미 변이 좀비의 체액이 2층으로 날아갈 때 등줄기가 서늘했다.


정확하게 동료들이 있는 2층으로 날아가던 체액은,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 저격용 총을 놓지 않고 있을 자신의 동료들을 덮칠 것이고, 그들은 고통 속에 녹아 죽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거미의 체액이 쏘아지자, 생각지도 못했던 효자 좀비 놈이 몸을 날려 그들을 밀쳤다.


효자 좀비 놈이 본능을 못 버리고 인간을 덮친 건 아닐지 동료들이 걱정되어 인상이 구겨졌었다.


하지만 그의 인상은 금세 펴질 수 있었다. 자신의 동료들이 다시금 자세를 잡고 총을 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본 장면을 믿을 수가 없었다. 좀비가 사람을 구했다.


차헌터는 한 손으로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얼굴을 매만지다 이층으로 훌쩍 뛰어넘어 들어갔다.


식은땀까지 흘리며 대가리를 박고 있는 좀비의 옆구리를 툭툭 차며 말했다.


“일어선다. 실시!!”


나는 들려오는 음성에 본능적으로 반응했다.


“차렷!!”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인다.


“열중 쉬엇"


나는 내 몸의 통제를 포기했다.


“차렷!”


너무 굴욕적이지만, 생존본능은 한낱 좀비에게 자존심을 허락하지 않았다.


바람 앞에 촛불은 바람을 이길 수 없다.


그저 바람이 시키는 데로 이리저리 휘둘리다 한순간 꺼지는 존재! 차헌터는 바람이었고 나는 그 앞에 언제든 꺼질 하찮은 촛불이었다.


“푸하핫 이 새끼 골때리네”


내 앞에서 미친 듯이 웃으며 눈물까지 훑치고 있는 차헌터는 다행히 살기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웃던 차헌터가 새 스케치북과 매직을 나에게 던졌다.


“지금부터 묻는 말에 답한다.”


나는 세차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거렸다.


“너 말은 못 하냐? 분명 욕은 했잖아”


[제가 하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좀비의 괴성처럼만 들립니다.]


“그래서 입 꾹 닫고 글자로 대화하는군.. “


나는 다시 한번 세차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너 아까 내 사람들을 구하려고 덮친 거냐?”


내가 사람들을 구한 걸 알아주자 나도 모르게 표정이 밝아졌다.


혹시 사람들을 구했다고 살려주지 않을까? 라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나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왜 구했냐?”


[사람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공격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은 없습니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해를 끼치지 않는 좀비라. 그래도 좀비는 좀비 언제든 변할 수 있지”


나는 억울하면서도 그도 사람이라 어쩔 수 없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시무룩 해졌다.


내 어깨가 추욱 쳐졌다.


그런데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차헌터가 나에게 다가와 내 어깨를 두어번 두드렸다.


“일단은 고맙다 네 덕에 우리 동료들이 살 수 있었어.”


나는 벙찐 얼굴로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글자를 적어 넣었다.


[혹시···살려주시는 겁니까? 착하게 살겠습니다.]


그의 인상이 팍 구겨졌다.


“헛꿈 꾸지 말아라. 너는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좀비 새끼일 뿐이야. 그나마 효자 좀비라 목숨 줄 붙어 있는 줄 알아 새꺄”


나도 모르게 다시 어깨가 추욱 처졌다.


혹시나 동료들을 구해준 값으로 나를 살려줄까 하는 작은 희망도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


“넌 뭐냐 진짜? 인간은 아닌 것 같고 좀비인데 인간인 것 같이 행동하고! 너 좀비 되기 전에 기억은 있냐? 이름은? 알고?”


[임찬영 입니다 경원 타워 펠리스에 사는 고등학생입니다]


"경원 쉘터라 예전에 내가 지나가면서 봤던 경원아파트 말하는 건가?"


[넵 경원 아파트 한 동이 쉘터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차헌터는 살짝 고민하다가 손을 내밀며 입을 뗐다


“난 차영진이다. 보다시피 널 언제든 죽일 수 있는 헌터다.”


나는 구겨지는 인상을 겨우 폈다. 차헌터는 아랑곳 않고 물었다.


"그럼 경원 쉘터 까지만 약을 배달하면 되는 건가?"


‘참 빨리도 물어본다!!”


나는 그 말이 목 끝까지 나와 참을 수 없었다.


“츠으암, 쀅킈드무르붝댜”


잠시 고민하던 차 헌터가 갑자기 내 뒤통수를 가격했다.


“어디서 반말이야 X새끼야 너보다 한참 형님한테”


‘헉 내 말을 알아들은 건가?’


나는 벙찐 얼굴로 차 헌터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반말 한 거 어떻게 알았냐고?”


나는 격하게 끄덕거렸다.


“다 아는 수가 있다. 쉐키야 어디서 형님께 빨리도 물어본다고 소리치고 반말까지 해? “


[퍽 퍼퍽]


차헌터는 그 후로 몇 번이나 내 등짝에 스메싱을 날렸다.


‘아니 이 새끼는 왜 내 말을 알아듣는 거냐고~~오!!!!’



잠시 전열을 정비하고 삼솔 병원으로 출발했다.


가는 내내 차헌터의 동료들은 나를 쳐다보며 끊임없이 주절 걸렸다.


"저 새끼가 덮쳤을 때 나는 이제 죽는구나 했어"


"나도 네가 물리는 줄 알고 얼마나 식겁했는데."


"만약 저 새끼가 아닌 다른 좀비라고 생각하면 으~~~ 끔찍하다."


내 얘기를 하길래 살짝 뒤를 돌아봤다.


"이 좀비 새끼야 어딜 꼬나봐 그 더러운 면상 보고 싶지 않으니까, 앞에 봐"


나는 재빠르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을 구해줬지만, 여전히 그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나도 굳이 끼어들어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앞만 보고 걸어갔다.


그들은 끝없이 나를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나를 보며 앞 담화를 대놓고 했지만 화가 나진 않았다.


사실 방금 전 파괴자들과 싸움은 나 때문에 일어난 것 같았다.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다.


다행이 차헌터와 무리들은 나 때문일 거란 생각은 단 1그램도 하지 않았다.


“허 씨발 좀비 새끼가 욕도 하고 효자 짓도 하고 사람까지 구하고 허허 내가 뭘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자네도 그런가? 아무튼 좀비로 세계가 멸망해 가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 저런 좀비가 나타나다니...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나는 아직도 찝찝해! 저런 좀비가 인간에게 적대심을 갖게 되면 위험할 꺼야 빨리 죽이는 편이···”


“그래도 자네를 살린 좀비 아닌가? 목숨값이라 생각하고 요단강 건너기 전에 소원 하나는 들어주자고”


여전히 그들에게 나는 한낱 좀비 한 마리였다.


변해 버린 세상에 좀비와 인간은 살아 남기 위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관계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나는 죽여 없애야 하는 좀비일 뿐이었다.


그리고 삼솔 병원으로 가는 길에도 그들은 수없이 많은 좀비를 검으로 베고 총알로 머리를 꿰뚫으며 자신들의 적은 좀비라는 것을 나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일부러 좀비의 머리를 잔인하게 잘라 축구공처럼 나에게 던졌다. 괴로워하는 좀비의 표정이 너무나 끔찍했고 무서웠다.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는데 내가 구해줬던 사람이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푸핫 좀비새끼가 좀비 보고 무서워서 덜덜 떠는 것 봐, 야 너도 곧 저렇게 머리통이 날아갈 거다 크크큭"


더이상 참을 수 없어 그들을 노려보았다. 내 표정을 보고 바로 총구부터 겨눈다.


그들의 눈빛을 통해 나는 내가 좀비인 것을 너무나 확실히 깨달았다.



작가의말

오늘의 찬영 언어!


"참 빨리도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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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경원 쉘터의 변화 +1 24.08.09 72 3 11쪽
27 27# 필요에 의한 협조 +1 24.08.08 78 2 11쪽
26 26# 경원 쉘터의 위기 2 +1 24.08.07 87 3 12쪽
25 25# 경원 쉘터의 위기 1 +1 24.08.06 86 3 12쪽
24 24# 그 녀석을 찾아라 +1 24.08.03 87 2 13쪽
23 23# 애타는 마음 +1 24.08.02 84 5 12쪽
22 22# 빗속의 전쟁2 24.08.01 83 2 12쪽
21 21# 빗속의 전쟁1 24.07.31 85 3 12쪽
20 20#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만들자! +1 24.07.30 86 4 12쪽
19 19# 버킷 리스트 +1 24.07.27 86 4 12쪽
18 18# 각자의 사정 +1 24.07.26 83 3 12쪽
17 17# 사라진 박할머니 24.07.25 86 3 12쪽
16 16# 어린이집 구조 작전 +1 24.07.24 90 3 12쪽
15 15# 한빛쉘터 3 24.07.23 96 3 11쪽
14 14#한빛쉘터2 24.07.22 97 3 13쪽
13 13# 한빛쉘터1 24.07.21 106 3 12쪽
12 12# 두 번의 전멸 24.07.20 109 3 11쪽
11 11# 집으로 +1 24.07.20 108 3 13쪽
10 10# 동행2 24.07.18 108 2 10쪽
9 9# 동행1 +1 24.07.17 112 2 11쪽
» 8# 습격2 +1 24.07.16 112 3 11쪽
7 7# 습격1 24.07.15 121 4 12쪽
6 6# 저승사자와의 재회 24.07.14 117 5 10쪽
5 5# 만만한 좀비 +1 24.07.13 126 7 11쪽
4 4# 강탈자들 +2 24.07.12 144 6 11쪽
3 3# 그리운 가족 24.07.11 152 5 12쪽
2 2# 망해버린 세상 +1 24.07.11 168 5 10쪽
1 1# 영혼을태우는도주 +1 24.07.11 22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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