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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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황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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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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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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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미궁에 떨어져 버렸다

DUMMY



캡틴 조종인이 떠난 뒤.


“예, 장관님. 방금 미궁 입장했습니다.”


통화하던 집행관.


“예, 그리고 불광동 사고 쪽도 새어나가지 않게 잘 처리해두겠습니다.”


집행관이 계기판을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삐리빅?”


계기판 옆에 선 채 덩그러니 남아있는 로봇 하나.


“X발?”

“삑?”


전화를 든 채 굳어버린 집행관.

그리고 리빅.

흐르는 정적.


“아? 아? 아니요! 장관님께 그런 게 아니라, 여기 X급의 소환체가 그대로 남아······.”


집행관이 말을 더듬는다.


“예? 아니, 지금 소환사가 소환체와 동시 이동을 하지 않아서······. 예, 지금 소환사만 미궁에 입장하고 제 앞에 소환체만 남아있습니다.”


집행관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소환사와 소환체는 일심동체!

소환체는 반드시 소환사에게 종속된다.

소환사 없인 소환체가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분리되어 이동하다니?


당황한 건 리빅도 마찬가지.


“삐리이이익!?”


토다다다다다다!


방금까지 종인이 있던 자리 주변을 뱅글뱅글 돈다.

어쩔줄 모르던 그때.


“삐리이······!”


뿅!


바닥을 뛰어다니던 리빅이 사라졌다.



* * *



슬라임 숲.

스킬 ‘호출’을 발동시키자마자 나타난 리빅이.


뿅!


[최초 스킬 사용 보너스가 지급됩니다.]

[경험치 2배 버프가 적용됩니다. (지속시간: 59분)]


최초 스킬 사용 보너스?

이런 게 있나?


하지만 보너스의 기쁨을 느낄 새가 없다.


“쀼링?”


어느새 주위를 가득 메운 슬라임.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번식력이 엄청나다더니······!’


미궁 내에서 번식력 높기로 손꼽히는 종.

깊은 심층에서도 슬라임이 발견된다나.

따지자면 미궁의 바퀴벌레 같은 존재인 셈.


“리빅아!”

“삐리빅~!”


맡겨놓으란 듯 자신 있게 뛰어오르는 리빅.


슈슈슈슝!


리빅이에게서 순식간에 수많은 마나 탄이 날아간다.

정확히 핵이 꿰뚫린 슬라임들이 그대로 녹아내려 바닥에 고인다.

그와 동시에.


[리빅의 레벨이 올랐습니다.Lv.2]


눈앞에 뜨는 시스템창.


‘레벨업이 이렇게 쉬운 거였어?’


집행관이 그랬다.

미궁에서 레벨업은 무지 어렵다고.

게임처럼 쉽지 않다고.


─ 보통 10레벨까지 가는데 평균 반 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빠르면 3개월로 단축도 가능하고요.


1렙 때도 하루종일 미궁 돌아 하나 레벨 업하기가 힘들단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경험치 2배 버프라더니!’


[기능이 강화됩니다.]


그때 또다시 떠오르는 시스템창.


[마나빔 기능이 한층 안정화되었습니다.]

[방어 기능이 미세하게 향상되었습니다.]

[마나 분석 기능이 미세하게 향상되었습니다.]

[스캔 기능이 미세하게 향상되었습니다.]

[과열 방지 기능이 미세하게 향상되었습니다.]

[이동 기능이 미세하게 향상되었습니다.]

[파일럿과의 링크가 강화되었습니다. (*거리 제한 1.5m)]

······


주르륵.

플랙스한 영수증처럼 길게 뜨는 시스템창.


“여어, 레벨 2 조리빅!”

“삐리빅!”


신나게 뛰어 보이는 리빅.


“어때. 느낌이 달라?”

“삐리빅!”


[골드 타이탄의 레벨은 성장 단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성장 단계?”


보란듯이 설명창이 눈앞에 뜬다.


───────

[골드 타이탄 성장 단계]

유아기 - 성장기 - 성숙기 - 초월기

───────


“진짜 생물 같네. 물론 진짜 생물이지만.”


그러니까 레벨이 나이 같은 거란 뜻이지?

경험치 먹고 레벨이 오를수록 리빅이가 큰다.

지금 리빅이는 유아기.


“너 진짜 애기였구나?”

“삐리빅!”


[골드 타이탄은 강인한 힘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유아기라고 무시하지 말라는 뜻.

인정한다.

나보다 훨씬 강하지.

슬라임도 순식간에 해치웠는걸.


게다가.


“방어막 때문에 날 건드리지도 못하잖아?”


나를 둘러싼 반투명한 푸른 방어막.

마나 에너지로 둘러친 얇은 막 때문에 슬라임이 튕겨나간다.

구청 지하에서 심사대가 폭팔할 때 나를 보호했던 그 방어막.


‘쉽긴 쉽네!’


조금씩 생기는 자신감.

이 정도면 할만할 것 같다.


“기왕 미궁 들어온 거, 다음 층까지 열어놓고 갈까?”


미궁의 규칙.

뚫어놓은 층으론 원하는 대로 이동할 수 있다.

10층까지 뚫으면 10층까진 마음대로 아무 층이나 이동.

물론 워프 포인트에서만 가능하다.


층을 뚫는 법은 간단하다.

각 층에 있는 워프 포인트를 최소 2개 이상 활성화시키면 된다.

보통 도착 워프 포인트 하나는 활성화 된다.

그러니 다른 워프 포인트 하나만 찾으면 되는 셈.


‘마나가 부족해서 당장 층 이동은 못 하겠지만.’


층간 이동도 마나가 든다.


내 마나는 25.

미궁 입장 쓴 20마나.

호출 스킬을 쓴다고 나머지 쓴 5마나.

비루한 마나를 전부 탕진했다.


그래도 워프 포인트 활성화는 마나가 안 드니까.

활성화만 해두고 돌아가면 되지.


“삐리빅!”


리빅이 덕분에 얻은 용기로, 숲을 나아가기로 했다.


“아, 맞다. 혹시 모르니까 너도 여기 포인트 찍어놔.”

“삐리빅.”


리빅이가 제단에 동그란 몸을 갖다 댄다.

리빅이도 워프 포인트에 등록.

안 그랬다간, 다음 층에서 또 그 이상한 ‘호출’ 스킬을 써야할지도 모른다.


“그럼 가볼까?”


우리는 원시림처럼 우거진 숲을 걷기 시작했다.


미궁.

이름에서 볼 수 있다시피 지도가 정해지지 않은 곳이다.

일정 주기로 워프 포인트가 달라진다.

대신 한 번 활성화된 워프 포인트는 위치가 바뀌어도 위치를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가는 길을 뚫긴 해야하지만.


“다른 포인트는 어딨으려나.”


걷다보면 마주치는 슬라임.

삐슝!

리빅이의 한 방에 나가떨어진다.

그러길 반복.

또 반복.


[리빅이 레벨업을 했습니다. Lv.3]


또다시 뜨는 시스템창.

비슷한 기능 업그레이드 설명도 주르륵 떴다가 사라진다.


“슬라임 한 50마리는 잡은 거 같은데?”

“삐리빅!”


[슬라임 처치: 총 75마리]


3레벨로 레벨업 할 만하네.

지금은 경험치 2배 이벤트 중!

150마리를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왜 나는 레벨이 안 오르지?”


문득 든 생각.

리빅이가 2렙이나 업할 때, 나는 여전히 1레벨이다.


집행관이 그랬다.

소환체가 사냥한 경험치는 소환자에게도 나누어 공유된다고.


“삐리빅.”


[파일럿은 몬스터 사냥에 개입한 적 없습니다.]

[경험치는 사냥한 당사자만 획득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근원.

나와 리빅이의 특수성.

엄밀히 말하자면 리빅이는 소환체가 아니다.

그래서 던전 입장도 같이 못 한 거고.

경험치도 따로 얻는다.

마치 두 명의 인간을 대하듯 모든 것이 별개.


“그럼 나는 계속 1레벨이야?”

“삐빅!”


[숟가락을 얹어 경험치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고개를 젓더니 발끝으로 휙 굵은 나뭇가지를 던지는 리빅이.

얼결에 나뭇가지를 잡았다.


“이걸로 같이 사냥하자고?”

“삐리빅~”


정답입니다~ 하는 것 같다.

그러더니.


“삐이이-!”


호루라기 소리처럼 높은 소리를 내는 리빅이.


“윽!”


고막이 찢길듯한 고음에 귀를 틀어막았다.

대체 이게 무슨······!


그때.


부스럭 부스럭.


숲이 흔들린다.

이거, 괜찮을까?



* * *



“헉! 헉······!”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다.

가진 무기라곤 나뭇가지 하나.

그걸로 내게 달려드는 슬라임들을 미친 듯이 쳐냈다.


‘스윙 연습 몇 백 번은 한 것 같네······!’


중간에 나뭇가지가 부러지자 리빅이가 다른 가지를 던져줬다.

몇 마리나 잡았는지 모르겠다.

쉴 새가 없었다.

슬라임이 보이지 않으면 다시 호루라기처럼 삐익-소리를 내어서 어그로를 끌고, 사냥하고 또 사냥하고······.


‘조리빅, 저 자식 은근 스파르타잖아.’


그 결과.

리빅, 레벨 5.

조종인, 레벨 3.


“삐리빅~”


────────

[타이탄과 파일럿의 레벨 요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새 연계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 스킬 : 경험치 공유(Lv.1)

────────


“경험치 공유?”


연계 스킬이라는 것도 있나?


설명을 확인했다.

공생관계에 있는 파일럿과 타이탄이 동시에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스킬을 얻을 수 있다.

쌍방에 효과 좋은 스킬로.

그게 바로 연계 스킬.


‘경험치 공유’는 둘이 레벨 3을 찍는 것이 해금 조건.

패시브 스킬이다.


“하, 그럼 이제 내가 나뭇가지 휘두르지 않아도 경험치 공유된다는 거지?”

“삐리빅!”


[경험치 분배가 아닌 공유는 고효율 스킬입니다.]


“공유라니? 정확히 무슨 뜻이야?”


보통 파티 사냥 경험치는 나눠 먹는다.

경험치 10짜리 슬라임을 둘이서 잡으면 각기 5씩.

하지만······.


[사냥 후 경험치를 동일하게 획득합니다.]


파일럿과 타이탄은 경험치를 그대로 공유해서 10씩 갖는다.


“그게 말이 돼?”


소환계 헌터들은 경험치를 헌터 본인만 먹는다.

소환체는 경험치를 얻지 못한다.


‘애초에 정령이나 영웅, 악마 같은 소환체는 그 자체로 완성형이기도 하고······.’


육성하려고 해도 아이템을 쓰거나 별개의 육성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랑 리빅이는 일심동체.


‘지금은 슬라임이지만 나중엔 드래곤 거 하나만 잡아도?’


드래곤을 한 마리만 잡아도 두 마리 잡은 효율!

전례 없는 사기 스킬이다.


심지어 지금은 경험치 2배 버프까지 작동 중!


“경험치가 복사가 된다고?”


이거, 시간 낭비할 새가 없다.


“리빅아, 그 호루라기 소리 한 번 더 가자!”


솔직히 몸 부서질 거 같다.

생각해 보니 밥도 안 먹었다.

삼겹살도 한 점 먹자마자 난장판이 됐고.


하지만 경험치 복사 이벤트를 어떻게 참아.


“삐리빅!”


신나서는 뛰어오르는 리빅이.


“삐이이익-!”


다시 한번 숲을 울린다.



* * *



“헉, 허억······! 리빅아, 잠깐만 쉬었다가 가자.”


털썩.

슬라임의 잔해가 남은 숲 한 가운데에 주저앉았다.


[경험치 2배 버프가 해제됩니다.]


1시간을 꽉 채웠다.


솔직히 너무 힘들다.


앉아서 잠시 숨을 고른다.

주변에 흥건한 슬라임의 점액들.

거의 연못을 이루고 있다.


‘이건 좀 아깝네.’


사냥을 이렇게 많이 했는데.

얻은 건 경험치뿐이라니.


‘몬스터를 잡으면 아이템이 나오는 법인데.’


보통 몬스터를 잡고 나면 사체에서 뿔이나 발톱, 가죽 등을 떼어 낸다.

지구에 없는 물질이기 때문에 미궁 밖으로 가져가면 여러 가공품으로 사용된다.

희귀하고 질이 좋아 고가에 팔리는 템도 있고, 박리다매로 일상에 스며든 템도 있다.


게다가 몬스터를 잡으면 드물게 마석이 나온다.

무협에서 나오는 내단처럼.


‘하지만 슬라임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지.’


미궁의 바퀴벌레라고 불리는 이유.

쓸모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때 나를 툭 치는 리빅이.


“삐리빅?”


[슬라임의 액체를 수거하시겠습니까?]


“액체? 수거하면 뭐 해?”


슬라임의 액체는 쓰레기다.

저 콧물 같은 액체를 먹을 수도 없고.

분석을 위해 시료 채취나 하려나?

하지만 이미 분석해도 쓸모없다고 일찍이 판명되어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런데.


“삐리빅!”


[슬라임의 액체는 극소량의 마나를 품고 있습니다. 고온으로 끓이면 부식 성분이 증발하고 마나액이 남습니다.]


리빅이가 슬라임의 용도가 쓸모 있단다.


“마나액이 남는다고?”


─────────

[슬라임의 액체]

- 부식성 물질과 마나를 품고 있다.

- 200℃ 이상에서 끓이면 부식성 물질이 증발하고 희석된 저순도 마나액이 남는다. (*일반 슬라임 기준 1L당 약 1ml 내외)

─────────


마나액.

처음 보는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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