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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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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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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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로봇을 주움

DUMMY




─ 오늘 오후 5시경, 서울 불광역 인근에 균열이 열려 일대가 현재까지 통제 중입니다. 사전 대비로 인명피해는 없으나 지하철 일부 구간 운행이 중지되어 시민들의 퇴근길이······


30여 년 전.

세상에 미궁이라는 것이 생겼다.

각국에 생긴 거대한 돔 형태의 미궁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들에 생겨났다.

서울을 비롯해, 뉴욕, 파리, 도쿄, 상하이, 콜카타, 마닐라, 보고타······.

그리고 미궁 근처엔 이따금 차원을 비트는 ‘균열’이 생겨났다.

몬스터가 튀어나온 적도 있고, 다행히 아무 일 없이 봉해진 적도 있다.


요즘은 균열이 생길 곳을 미리 파악해 빠르게 봉하기 때문에 몬스터의 습격은 벌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제 균열에서 튀어나올 몬스터보단 출퇴근길 지하철 운행 중지를 더 걱정한다.

그리고 나는.


“내 앞날이 걱정이다.”


다니던 회사의 부도로 졸지에 백수가 됐다.

사장은 월급 3개월 치를 먹고 날랐다.

본인도 동업자 뒤통수를 맞았다는 쪽지 한 장만 남기고.


덕분에 간신히 실업급여로 버티는 중.

그마저도 다음 달이 지나면 끊긴다.


─ 한편 미궁 심층 공략을 앞둔 헌터들이 연달아······.


뉴스는 계속해서 미궁에 대해 떠들었다.

바닥에 내팽개친 전단지가 보인다.

‘세종 각성 학원’의 홍보 전단.


<축 각성자 11명 배출!>

- 박○수(골든 가디언)

- 전○서(에이펙스 코퍼레이션)

······


자랑하듯 적힌 학원 출신 각성자들의 이름.

미궁이 생기면서 이능력을 가진 각성자들이 생겨났다.

각성자는 미궁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헌터’가 됐다.


“요즘 학생들 장래 희망 1순위가 헌터라더니.”


우후죽순 각성자 육성 학원도 생기는 상황.


“각성이 학원 다닌다고 되나.”


각성에 대해선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 없다.

누가 어떻게 왜 각성하는지 세계 석학 연구진들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각성자가 되기 위해 학원에 다닌다.

되고 싶다는 믿음과 희망 하나로.

헛된 미신과 유사 과학, 사기가 어우러진 사이비 산업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이해는 되네······.’


나도 어릴 땐 헌터가 꿈이었으니까.


각성해서 헌터만 되면 연봉이 세전 5천부터 시작한다.

거기에 미궁을 다녀올 때마다 수당이 붙는다.

미궁 2층이라도 한 번 갔다 오면 100만 원.

더 깊은 미궁으로 갈수록 점점 그 가격이 억대까지도 올라간다지.

미궁에서 벌어오는 마석이나 아이템을 팔아 버는 돈도 따로다.


“이제 미궁 10층 이하에서 죽을 확률은 교통사고 사망률 정도밖에 안 된다던데. 개이득 아닌가.”


헌터가 되는 순간, 돈방석에 앉는 셈.


“탑급 헌터는 그럼 월에 얼마를 버는 거야······.”


뛰어난 헌터는 움직이는 대기업에 준한다.


“부럽네.”


운 좋게 각성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쓸어 담는 그들이.

물론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기야 하겠지만, 적어도 당장 내일 먹고 살 걱정은 없잖아.


“그나저나 불광역 인근이면 우리 집 근처인데. 아까부터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창밖을 쳐다본다.

벽 밖에 안 보인다.


“균열 근처에 가면 각성한다는 썰이 있던데.”


문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봤던 글이 떠올랐다.

균열에서 미궁의 기운을 받으면 각성한다는 썰.

증명된 바는 없다.


‘하지만 한 번 가본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지.’


할 일도 없는 백수인데, 산책 겸 다녀와도 되지 않나?

누군 각성하겠다고 학원도 다니는데, 이 정도는 애교지.


‘마침 커피도 다 떨어졌고.’


커피 사 오는 김에 산책 삼아 구경이나 가야지.


슬리퍼를 찍찍 끌고 밖으로 나섰다.


싸구려 커피를 한 잔 사서 빨며 큰길로 나오자 확실히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도로 통제로 차가 막히고 여기저기 모여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궁금해서 온 사람 반, 나처럼 미궁 기운 받으려는 사람 반.


사람들을 헤치고 앞쪽으로 나가자, 통제된 도로 위, 공중에 떠 있는 균열을 볼 수 있었다.

마치 공간을 CG로 뒤틀어 놓은 듯한 모습.

영상 등으로 몇 번을 봤지만, 항상 비현실적인 광경이다.


“골든 가디언의 퀸이다!”

“어디? 어디!”


누가 소리 지르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간다.

유유히 사람들을 지나 통제구역으로 들어가는 밴.

통제구역 안쪽에 멈춘 밴에서 곧 한 사람이 내렸다.

금색으로 탈색한 칼단발에 도도해 보이는 긴 다리를 뻗으며 내린 젊은 여자.

선글라스를 낀 채 양복 입은 남자들의 안내를 받는······.


‘진짜 퀸이잖아?’


국내 헌터 랭킹 1위.

국내 길드 1위 길드인 골든 가디언의 길드장.

도도하고 까칠하지만 아이돌 같은 외모에 유능함까지 겸비한 이 시대의 슈퍼스타.

코드네임 ‘퀸’.

그 어마어마한 거물이 여기까지 직접 납셨다고?


아니나 다를까, 퀸이라는 소리에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경찰들은 다급히 라인을 막으며 사람들을 통제했다.

곧 양복 입은 남자들과 이야기하며 균열 쪽으로 멀어지는 퀸.


멀어지기 전에 서둘러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미 멀어진 데다 흔들린 탓에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흐릿하게 찍혔다.

그래도 알아는 볼 수 있을 정도인 게 어디냐.


‘재영이 녀석한테 말하면 겁나 부러워하겠지.’


녀석은 오랜 퀸의 팬이니까.

불알친구 박재영에게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쨍, 나 퀸 봄]


사진도 전송.

맨날 뒤늦게 톡 확인하던 녀석이 이번엔 곧장 답장이 온다.


[ㅅㅂ ㅇㄷ임?]

[집 앞 균열 생겨서 옴]

[ㅅㅂ 왜 난 회사?]

[백수 능욕입니까? 사과하시죠.]

[ㅈㅅ 사진 좀 더 보내보셈]

[이미 들어감]

[예쁘냐?]


예쁘냐고?

퀸 팬은 아니지만 저걸 안 예쁘다고 하면 시력에 이상이 있는 거지.


[이쁘긴 한 듯]

[ㅅㅂ 왜 난 회사?]


그사이 퀸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서서히 줄어드는 균열만 보일 뿐.


‘역시 균열 기운 받으면 각성한다는 건 역시 미신이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인데, 각성의 기억자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기야, 균열의 기운을 받는다고 각성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각성하게?


“그래도 재밌는 구경 했네.”


균열도 가까이에서 보고, 퀸도 보고 자랑하고.

산책 치곤 꽤 수확이 좋다.

저녁용 돈까스 도시락이나 사가지고 들어가야지.


그렇게 편의점에 들러 돈까스 도시락을 구매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때.


부웅-!


공중에 퍼지는 거대한 파동음.

낯선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드는 순간.


파앙!


“X발, 뭐야!”


창문이 깨질 듯 거대한 충격이 일대를 뒤흔들었다.

역 쪽에서 들리는 비명과 외침.

동시에 하늘에서 주먹만 한 파편이 내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맞으면 죽는다······!’


본능적인 위기감에 냅다 바닥을 구르며 피했다.

그러자 방금까지 옆에 있던 쓰레기 봉투 위에 꽂히는 파편.


퍽!


단단히 묶어두었던 쓰레기봉투가 터지고, 사방으로 쓰레기가 흩어졌다.


“X발, 죽을 뻔했네······.”


벌렁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몸을 추슬렀다.

주위를 둘러보니 큰 길 쪽에서 사람들이 술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이야······?”


하늘을 올려다 보니 동심원 형태로 구름이 퍼져 있었다.

그 원의 중심, 아까 봤던 균열이 있던 곳이다.


“균열이 터진 거야······?”


십여 년 전에나 있었을 법한 균열의 붕괴.

봉쇄하지 못한 균열에선 몬스터가 튀어나온다.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상자도 많이 발생한 탓에 미궁 초기에는 지구 멸망설도 돌았더랬지.

하지만 최근엔 일찍 균열을 봉쇄하기 때문에 그런 사고는 없었는데······.


“설마 방금 건 몬스터의 공격······?”


오소소, 전신에 소름이 돋는다.

뉴스에서만 보던 사태가 집 앞에서 벌어졌다고?

그때.


부스럭.


쓰레기 더미에서 들려오는 소리.


‘설마 몬스터······?’


모골이 송연해졌다.


집으로 도망가?

경찰을 불러?

퀸이 있는 데로 가면 안전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던 그때.

불쑥!

쓰레기 더미에서 작은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삐리빅?”


주먹보다 조금 큰 크기의 동그란 구체.

금색과 흰색의 금속성 패널로 이루어진 외관.

몸통 가운데엔 눈처럼 푸른 구슬이 박혀 있고, 움직일 수 있는 짧은 다리 형태의 무언가가 붙어있다.

마치 특수 목적을 위해 설계된 미니 로봇처럼.


“몬스터는 아닌가······?”


로봇 중심에 박힌 푸른 구슬이 눈인 것처럼 나를 바라보았다.

익히 들어왔던 몬스터의 형태와는 다르다.

가만히 있는데 공격을 하지도 않고, 위협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어쩌면 균열과 미궁을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국가의 로봇인지도?


미궁관리부에서 균열을 처리하다가 조작 사고로 날아온 걸지도 모른다.

방금 폭발로 튕겨나온 걸 수도 있고.


“그쪽에 가져다줘야 하나?”

“삐릿?”

“네가 알아서 집 찾아갈 수 있냐?”


요즘 로봇청소기도 알아서 집 찾아가던데.


“삐리빅?”


고개를 갸웃하듯 몸을 기울이는 로봇.

집 복귀 기능 따윈 없나본데.

파란 구슬 안쪽의 빛이 변화하며 눈으로 꼭 표정을 짓는 것 같아 보인다.


“말을 알아듣는 거야, 뭐야.”

“삐리빅!”


요즘 핸드폰에도 기본으로 달린 음성 AI기능조차 없는 모양.

한국 로봇 산업.

갈 길 멀었네.


“안 되겠다. 그냥 직접 반납해 주는 게 낫겠다.”


혹시 모르지.

가져다주면 퀸한테 싸인 받을 수 있을지도.

받으면 쟁이 녀석한테 백만 원에 팔아야겠다.


그렇게 히죽 웃으며 로봇을 집어 들려던 그때.


삐슝!


로봇의 푸른 눈에서 강렬한 빛이 쏘아져 나왔다.


“으악!”


눈을 찌르듯 쏘아진 빛.

동시에 내 머릿속에 이상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미각성자입니다. 시스템 설치 환경을 위해 강제 각성합니다.]


“윽!”


뇌리를 찔러오는 두통.


[최적화를 위해 각성 능력을 조정합니다.]

[직업을 강제 설정합니다.]

[기본 스킬을 설치합니다.]


이해하지 못할 말들이 시스템 창처럼 주르륵 지나간다.

알아보지도 못할 언어가 프로그래밍 스크립트처럼 빠르게 흘러간다.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다.


[타이탄 시스템 얼리액세스 버전 설치 완료.]

[업데이트를 위한 마나가 부족합니다.]

[변경 사항을 적용하기 위해 재부팅이 필요합니다.]


재부팅?

그건 또 무슨 개솔······!

털썩!


‘나’은(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 * *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쓰레기 더미 앞에 엎어져 있었다.


“X발······.”


저항 없이 쓰러진 탓에 멍이 들었는지 몸이 아프다.

머리도 지끈거리는게 속이 울렁거리고.

무엇보다 내 소중한 돈까스 도시락이 바닥에 엎어져버렸다.


그런데.


[시스템 설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시스템 창처럼 눈앞에 떠오르는 글자들.

뭐야, 이건?

공중에 손을 저어봤지만 글자는 잡히지 않는다.

마치 망막을 스크린 삼아 떠오르는 듯, 아니, 머릿속에 직접 떠오르는 느낌.


“삐리빅?”


그때 동그란 구체형 로봇이 쓰러진 내 눈앞에 와서 빤히 바라본다.

그래. 시작은 이 로봇이 내 눈에 쏘아올린 작은 빛이었다.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삐리빅?”

“미친놈처럼 머릿속에 글자가 보이잖아! 말해보라고!”


덥석.

로봇을 움켜쥐자.


“삐리비빅!”


[얼리액세스에서는 음성 언어 기능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버전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레벨 업을 통해 기본 마나량을 늘리십시오.]


젠장, 뭐라는 거야.

그때 손에 붙잡힌 로봇의 위에 초록색 삼각형이 떠 있다.

눌러보라는 듯 반짝이는 삼각형.

굳이 움직이지 않고 의지만으로 그 삼각형을 누르자.


───────

null (Lv. 1)

[종족] : 골드 타이탄 (유아기)

[파일럿] : 조종인

───────


상태창이 뜬다.

마치 게임처럼.

그 내용을 확인한 나는 눈을 비볐다.

‘파일럿’이라는 글자 옆에 적힌 내 이름, 조종인.


“삐리빅?”


아무래도 이상한 로봇을 주운 것 같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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