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게임
에디스 아가씨가 뾰루퉁해진 원인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에밀리 에디스 스탠리: 홈즈를 죽인 파렴치한을 위한 요리라니! / 감정: 실망 / 만족도: -]
에디스도 셜록키언인가, 뭐 그런 건가? 이게 도대체 몇 명째야? 무슨 한 다리만 건너면 죄다 홈즈 팬이네. 물론 그만큼 이 시대 영국인들에게 홈즈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는 의미였다.
아서 코난 도일 씨를 경감이 직접 호위하는 이유가 이제야 이해됐다. 런던 어디를 가든 도일 씨에 대한 애증이 뒤섞인 시선을 쉽게 마주쳤을 테니까. 애초에 런던도 큰 맘 먹고 온 거 아냐?
홈즈 시리즈가 끝난 지 벌써 7년이 다 되어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홈즈의 부활을 기다리며 작가를 다그치는 중이었다. 자신들이 사랑한 캐릭터를 너무나도 무심하게 제거한 것에 대한 반감으로, 도일 씨를 '살인자'라고 부르는 자들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에디스의 이런 반응은 오히려 귀여운 편이었다.
어떻게 할까? 그냥 무시하고 모른 척 넘어가?
사람은 마음에 근심이 있으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요리사가 불편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면, 아무리 솜씨가 뛰어나도 그 음식은 제 맛을 내기 어렵다.
요리를 할 때의 집중력, 정성, 그리고 사랑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음식에 스며들어 맛을 좌우한다는 말도 있잖아?
언뜻 보면 미신 같지만, 나는 이 미신을 꽤나 신봉하는 편이었다. 비슷한 경험을 너무 많이 해서 말이지.
그녀가 이토록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었다. 맨날 요리에만 미쳐있는 줄 알았더니···
하지만 저런 상태가 계속되면, 몇 시간 뒤 디너 타임에도 문제가 생길 게 뻔했다. 오늘 밤엔 그녀에게 모든 걸 던지고 땅콩 버터 공장으로 슬쩍 도망칠 생각이었는데, 이대로는 안 되지.
어쩔 수 없네. 여기서 어떻게든 기분을 풀어줄 수밖에.
나는 폭탄 선언을 던졌다.
"에디스 아가씨, 이런 건 어떠십니까?"
"네?"
"도일 씨의 마음을 돌릴 만한 멋진 음식을 만들어서, 우리가 직접 홈즈를 부활시키는 겁니다!!"
"네에에?!"
예상대로 그녀는 깜짝 놀랐다. 뭐, 나는 일이년 안에 홈즈가 부활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 양심의 가책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요, 요리만으로 그게 될까요?!"
물론 불가능하지. 최면이나 세뇌도 아니고 요리에 그런 힘이 있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린 법. 지금으로서는 그녀가 '진실'이라고 믿을 정도의 논리적 근거만 있으면 충분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도일 씨가 추리 소설을 더 이상 쓰지 않는 건 단순히 추리에 대한 관심이 식었기 때문이라고요.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으셨잖아요? 그래서 슬럼프가 오신 거죠. 흥미가 떨어지니까 자꾸 모험 활극이나 전쟁 회고록 같은 글만 쓰시는 겁니다. 맞죠?"
"그건··· 네, 맞는 말 같아요."
"하지만 도일 씨가 글쓰기를 완전히 멈추신 건 아니잖아요? 여전히 집필에 대한 열정이 남아 계시고, 비록 추리 소설은 아니지만 재밌는 글을 계속 쓰고 계신 건 사실입니다. 그렇죠?"
"네··· 그래요. 그래서 더 화가 나요!"
물론 지금도 도일 씨가 정말 재밌는 글을 쓰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안 읽었으니까. 하지만 에디스 아가씨의 반응을 보니 제대로 정곡을 찌른 듯 했다.
진정한 팬이라면, 포텐셜 가득한 작가가 다른 장르로 빠지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법. 아직도 영국인들이 도일 씨를 괴롭히는 이유도 바로 그거 아닐까?
여기서 더 심해지면 납치해서 군만두나 먹이면서 글 쓰게 강요하는 거지.
"그럼, 우리 힘을 합쳐 도일 씨의 추리 소설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켜 봅시다. 그가 잃어버린 추리의 불씨를 다시 되살려보자고요."
"···어떻게요?"
"쉽고 간단합니다. 요리를 통해 추리 게임을 만들어 보시죠. 직접 추리의 재미를 경험하면 열정이 되살아 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네에?! 그게 가능한가요?!"
가능하겠냐?! 궤변이지만 이미 말을 꺼낸 이상,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에디스가 승부욕이 강하다는 걸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추리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특정 재료로 음식을 준비한 다음, 레시피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맞춰보게 하는 거예요. 재미있지 않겠어요?"
"네!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가능성이란 거죠.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결과는 이제 에디스 아가씨의 손에 달렸습니다."
"네!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럼 이제 어떻게 시작하면 되죠?"
그리고 그녀의 승부욕을 건드릴 만한 키워드는 딱 하나면 충분했다. 바로 '재미'다.
[에밀리 에디스 스탠리: 요리 추리라니! 추리 소설의 대가에게 내가 요리 추리를 시키다니! / 감정: 흥분 / 만족도: -]
이렇게 그녀의 승부욕을 자극하면 감정의 흐름을 바꾸는 건 식은 죽 먹기. 아무튼, 이러면 해결된 거 맞지? 나는 만족스럽게 짝 하고 손뼉을 쳤다.
"마침, 이 상황에 딱 맞는 재료가 하나 있네요."
"아··· 땅콩!"
짤그락, 짤그락.
나는 땅콩이 가득 든 바구니를 에디스의 눈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처음엔 그냥 땅콩 소스 삼겹살이나 땅콩 소스 샌드위치 정도로 간단하게 끝내려 했는데, 일이 뭔가 귀찮아 지네.
뭐, 그래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미리 선점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기회일지도. 지금 공장에서는 열심히 땅콩 버터 생산 라인을 확장 중이고, 일부 라인에서는 이미 시제품이 나오는 단계까지 왔다.
재고가 조금 더 쌓이면 피튼 씨가 운영하는 잡화점부터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텐데, 만약 도일 씨가 딱 시기에 맞춰 새로운 작품에서 땅콩 버터의 맛을 언급해 준다면?
그럼 인기가 팡! 하고 터지겠지. 전생의 마마이트보다 한 두 배 쯤 인기 있어지면, 나는 돈방석에 앉는 거잖아?
음, 이왕 이렇게 된 거, 힘을 좀 더 줘볼까?
"잠깐 귀 좀 빌려 주실래요? 이번 레시피는 전부 비밀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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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경시청 경감, 존 레이드는 긴장한 듯 주변을 살폈다.
그는 여전히 이 자리가 불편했다. 점심이나 간단히 먹자고 들어온 식당이 알고 보니 런던에서 가장 비싼 곳 중 하나라니, 게다가 함께 앉아 있는 사람이 상사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라면, 이건 뭐 말 다 한 거다.
'차라리 치킨 앤 칩스 얘기를 꺼내지 말 걸 그랬어.'
베이커 가의 치킨 앤 칩스는 이미 여러 번 맛봤다. 그래서 귀한 손님, 아서 코난 도일 씨에게 잠깐 자랑한 것이 문제였다.
'설마 그렇게 반색하면서 가자고 하실 줄이야···.'
런던에서 유행한 지 몇 달 안 된 것 같은데, 소문이 벌써 서리 주까지 퍼졌던 걸까? 뭐, 기차 타면 두 시간 거리니 그럴 수 있을지도.
하지만 마차를 타고 베이커 가에 도착했을 땐, 모든 음식이 이미 품절된 상태였다. 혹시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니 이곳에 가면 아들이 같은 음식을 판다고 추천해 줘서 다시 달려왔는데···
'무슨 레스토랑이 이렇게 화려해? 이크, 저건 비싼 오크 나무 원목이잖아! 잘못 건드리지 않게 조심해야지.'
베이커 가의 노점도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았고, 이 건물의 외관도 허름해서 그냥 평범한 식당인 줄 알았다. 이 정도로 대단한 곳일 줄 알았더라면, 도일 씨를 모시고 바로 근처의 커피 하우스에나 들어갔을 것이다.
꼬르륵.
게다가 이 눈치 없는 위장이 주인의 심정을 배신하며 자꾸 이상한 소리를 냈다. 창피해 죽을 지경이었다.
"크흠, 레이드 경감. 점심을 거른 건가? 그럼 이거라도 먹어 보게."
우적우적.
상사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 더비 백작님이 아까부터 입에 넣고 씹고 있던 것이 궁금하던 차였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백작 각하, 그건 뭡니까?"
"응? 땅콩이라네. 처음 보는 건가? 뭐, 곧 쉽게 볼 수 있을 걸세."
"저도 흥미가 생기는데요. 실례가 안 된다면, 한 번 맛을 봐도 될까요?"
레이드 경감은 도일 씨와 함께 백작이 권한 땅콩을 한가득 집어 입에 넣고 씹었다.
아그작. 뭔가 촉촉하면서도 약간 쓴 맛이 나는 견과류였다. 고소한 맛이 느껴지지만 단맛은 거의 없다. 비교하자면 호두가 더 나을 것 같지만,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 있었다.
끼이이익.
그 순간 멀리서 서빙 카트를 끌고 레스토랑의 셰프가 나타났다.
"오오! 드디어 음식이 나오는군! 생각보다 빠른데?"
셰프는 굉장히 잘생긴 청년이었다. 푸른 눈동자에 탁한 흑발. 아직 앳된 얼굴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조금만 더 나이를 먹으면 사교계 여식들도 쉽게 반할 만한 외모였다.
"음? 쟝 군, 왜 에피타이저가 두 개인가? 일반적인 코스 구성은 순차적으로 나오는 게 맞지 않나?"
더비 백작님의 의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그냥 요리를 대접하면 뭔가 심심해 하실 것 같아서요. 마침 여기 추리 소설의 대가인 도일 씨도 계시고, 추리와 연관된 재미있는 시식회를 열어볼까 합니다."
"재미? 추리?"
"네. 마침 땅콩을 맛보신 듯 하군요. 아주 간단한 추리 게임을 준비해봤습니다. 지금부터 2개의 에피타이저, 2개의 메인 디쉬, 2개의 디저트를 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땅콩이 들어가지 않은 요리를 추측해 보십시오. 정답을 맞추시면 오늘 드신 음식의 특별한 비밀을 알려 드리죠. 아마 식사가 끝날 즈음엔 매우 궁금해지실 겁니다."
"호오··· 문제가 너무 쉬운 거 아닌가? 우린 이미 땅콩 맛을 알고 있는데?"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그러자 그때까지 조용히 있던 도일 씨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런 제안은 처음이군요. 식사에 추리의 개념을 도입하다니, 무척 신선한 발상입니다.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백작님, 함께 즐겨보시겠습니까?"
"크흠, 도일 씨가 그러시다면야. 뭐, 나는 상관없네."
"좋습니다. 그럼 식사를 마음껏 즐겨주십시오."
청년이 내놓은 건 뭔가 복잡 미묘한 샐러드와 반대로 간단해 보이는 샌드위치 두 가지였다. 그는 인사를 하더니 다시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백작님, 추리부터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맛부터 보시겠습니까?"
"나는 대문호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네."
"그렇다면 일단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맛을 보시죠. 어떤 의도가 숨어 있을지 궁금합니다. 첫인상과 마지막 인상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좋아. 그렇다면, 여기서 음식에 가장 문외한인 사람의 의견부터 들어보고 싶군. 레이드 경감."
"넵!"
갑자기 더비 백작님이 옆을 돌아보았다. 경감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소감을 말해보게. 있는 그대로 묘사해봐. 떠오르는 대로. 외양과 냄새를 중심으로. 이 고급스럽고 화려한 샐러드를 자네가 수사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낱낱이 파헤쳐 보게나."
"예, 알겠습니다."
설명이라니. 레이드 경감은 평생 샐러드에 마요네즈 말고는 뿌려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머릿속에서 모든 단어들이 엉켜버린 듯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든 짜내려고 애썼다.
킁킁.
"일단··· 마늘, 마늘향이 납니다! 그리고 약간의 치즈 향기도··· 뭐가 위에 뿌려져 있는데, 생긴 건 땅콩을 부숴서 넣은 것 같지만 색깔이 다르군요. 이건 분명히 함정입니다! 고정관념을 유도하는 트릭이지요! 땅콩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실은 땅콩이 아니라 다른 견과류일 겁니다! 범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 아, 죄송합니다. 샐러드 재료는 로메인 상추에 크루통(*crouton, 빵의 테두리를 튀긴 것)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훌륭해! 훌륭합니다! 역시 경감님이십니다! 추리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찾아내셨군요! 백작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응? 나? 뭐··· 잘했다, 레이드!"
갑작스러운 백작님의 칭찬! 할 말이 없어 곤란할 때 자주 하시는 반응이었다.
"제가 주제넘게 한 마디 더 첨언하자면, 약간의 레몬즙과 친근한 우스터셔 소스(Worcestershire Sauce)의 향이 아주 약간 섞인 것 같습니다. 치즈는 분명 이탈리아의 파르메산 치즈(Parmigiano-Reggiano)일 겁니다. 자, 그럼 이제 함께 맛을 봅시다."
모두가 포크로 샐러드를 집어 들고 입에 넣었다. 그리고 나온 반응은―
"음···! 기가 막히는구만! 야채에 소스 하나 뿌렸을 뿐인데 이렇게 맛이 살아날 수가 있다니!"
"···방금 제가 놓친 요소가 있었군요. 소스에 잘 섞여 있어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계란 노른자! 절묘하게 섞여 들어간 이 요소가, 치즈의 짭짤함과 레몬의 상큼함, 그리고 우스터셔 소스의 감칠맛을 부드럽고 담백하게 감싸 안아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분명한 맛이 있었다.
"고소함! 아주 강한 고소한 맛이 납니다! 이 정체불명의 견과류가 원인일까요?"
"흥미롭군. 도일 씨, 이 견과류 조각들이 정말 땅콩을 부숴 만든 것일까? 처음 보는 드레싱 조합인데, 맛이 굉장히 탄탄하군! 이런 샐러드만 먹을 수 있다면, 나라도 매일 채식을 할 수 있을 것 같소!"
"글쎄요. 맛과 향이 제 예상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비슷하게 생긴 다른 종류의 견과류이거나, 아니면 땅콩을 특별히 조리해서 맛을 변형시켰을 겁니다. 어느 쪽인지 알아보려면 다른 쪽 요리도 맛봐야겠군요."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샌드위치로 향했다. 이쪽은 눈으로 봐도 대충 짐작이 갔다.
'밀빵을 가지런히 잘라 테두리를 없애고, 딸기잼과 정체불명의 노란 잼을 발랐군. 야채도 없고, 그저 잼만 들어가 있는데, 이 노란 소스는 골든 시럽에 꿀을 섞은 걸까? 하지만 땅콩처럼 생긴 건 전혀 보이지 않는군.'
"입맛이 확 돌아서 이젠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요. 방금 전 샐러드가 에피타이저로서 완벽히 역할을 해냈습니다. 이번 샌드위치는 구성이 간단해 보이니, 추리할 것 없이 바로 먹어봅시다."
배고픔이 한계에 다다랐다. 도일 씨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두가 잽싸게 손을 뻗어 샌드위치를 집어 들고 입 안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레이드 경감은 그 순간, 새로운 맛의 세상을 깨달았다.
- 작가의말
1. 딸기잼 + 땅콩버터 샌드위치는 현대에 들어서도 사기 조합이죠. PB&J (Peanut Butter and Jelly) 라고 부릅니다. 미국인의 국민 요리 랭킹을 매기면 항상 치즈버거와 함께 10위 안에 들어가는 조합입니다 위키에서 보니 평균적인 미국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땅콩버터 젤리 샌드위치만 1,500개나 먹는다고 합니다. 이걸 미국인들에게서 한번 빼앗아 보겠습니다.
2. 자료 조사하다가 알게 된 건데,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상추가 사실 유럽과 서아시아가 원산지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상추의 원산지는 유럽이고, 한국보다 더 다양한 품종의 상추들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주로 보는 건 적상추인데, 원래 상추는 가시상추라고 하는 잎사귀가 뾰족뾰족한 맛대가리 없는 들풀이 원종이고, 잎이 넓어지고 아삭아삭해진 쪽이 변종이라고 합니다. 영국에서도 아주 오랜 옛날부터 상추를 키웠습니다. 대표적으로 로메인 상추, 버터헤드 상추가 있습니다. 그 중 버터헤드가 한국에서 먹는 적상추랑 가장 식감이 흡사합니다. 잎이 굉장히 연하고 맛있습니다. 삼겹살 쌈으로 써 먹어 보세요. 마트에도 있더라구요. 로메인 상추는 좀 더 아삭하고 단단합니다. 그래서 샐러드의 단골 재료입니다.
3. 샐러드의 정체는 제가 언뜻 묘사한 레시피로 아시는 분은 바로 짐작하셨을 겁니다. 1920년대에 만들어져서 이 시대에 없어야 하지만 현대인 치트키를 썼습니다. 샐러드의 황제라고 불리는 바로 그 샐러드입니다. 땅콩과는 상성이 안 맞는 재료가 있어서 그거 하나만 뺐습니다. 호불호가 있어서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식당에서는 없는 레시피를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4. PnPd님 또 다시 소버린 금화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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